세계 최초 각성자로 회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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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띠
작품등록일 :
2024.08.05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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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

DUMMY

늦은 아침 시간, 지넬 길드의 카페테리아.

창가 테이블에 앉은 강현우가 따뜻한 커피를 한 잔 마시고 있었다.

카페에서 바라보는 창밖은 평화로웠다.

구름은 조금 있지만 하늘은 파랗고 청량했다.

오히려 구름 한 점이 더해져 멋스러웠다.

가로수는 푸르고 햇살은 따스했다.

빌딩 아래로 바쁘게 오고 가는 사람들이 보였다.

강현우 혼자만 여유로운 것 같은 기분도 나쁘지 않았다.

얼마 만에 느껴보는 여유인지 모르겠네···


“회귀 이후 참 바쁘게도 살았구나 싶네.”


창밖 풍경을 한동안 멍하니 바라보았다.

오리진 게이트 발생으로 한동안은 한산했던 거리가 어느새 다시 분주해졌다.

오히려 이전 보다 더 번화해진 느낌도 있었다.

광화문에는 오리진 게이트가 자리를 잡고 있었고 강남에도 로컬 게이트가 있었다.

게이트가 발생한 지역은 회사와 시설, 사람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주해야만 한다.

게이트 반경 2km 안에는 정부가 민간인 거주를 통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정부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해도 민간인이 게이트 근처에 거주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시도 때도 없이 마수가 출현하기 때문이었다.

용산 인근이 새로운 중심지 중의 하나로 떠오를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게이트 발생 지역이 폐허가 된 건 아니지.”


게이트 반경 2km.

마수 존이 끝나는 위치에는 언제나 길드가 자리 잡았다.

그 너머로 마수 부산물을 취급하는 혹은 그와 관련된 업자들이 모여들었다.

비콘 지점에서 마수 부산물을 거래할 수 있었지만 편의점처럼 곳곳에 지점이 퍼져있지는 않았다.

이것은 윤태호가 의도한 바이기도 했다.

나눠먹고 살아야지 혼자 다 처먹으면 배탈 난다라나···

그 외에 무기점도 있었고, 아머 판매점이 있었고.

마수 탐지기나 기타 전자 기기를 파는 곳도 있었다.

돈이 돌다 보니 자연히 사람이 모여들었고, 먹자골목도 생겼고.

아이러니하게도 삶의 기반을 파괴한 게이트가 다시 기반이 되어 상권이 형성되고 있었다.


“좋구나. 오랜만에.”


강현우가 늘어지게 기지개를 폈다.

양구 게이트 토벌을 완료하고 지넬 길드는 일주일 간의 휴식을 갖기로 했다.

이렇게 긴 휴가는 아마도 처음일 것이다.

사실 휴가라기보다는 요양에 가까웠다.

히드라 토벌로 다들 만신창이가 되었으니까.

알렉과 정수진은 마력을 과하게 사용하는 바람에 코어에 무리가 갔다.

정수진은 명상과 산책을 즐기며 휴식을 취했고 알렉은 하루 종일 자는 것으로 시간을 보냈다.

척서율은 몸 전체적으로 한계에 다다른 상태였다.

부족한 기운을 음식으로 채우는지 하루 종일 주구 장창 먹고 있었다.

지금도 구내식당에서 아침인지 점심인지 모를 식사를 하면서 위장을 채우고 있는 중일 것이다.

다만 강현우는 다른 길드원과는 달리 아무렇지도 않았다.

코어도 텅 비었고 몸도 엉망이었지만 하룻밤 자고 일어나니 이미 다 복구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기 싫은 마음에 그냥 늘어져 있었다.

진짜 오랜만에 휴식 다운 휴식을 취하고 싶었다.


“그럼 생각난 김에 물어볼까···”


그러다가 문득 떠오른 생각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실장님—”


강현우가 엘리나의 사무실을 찾았다.


“현우 씨? 무슨 일이죠?”

“마침 계셨네요. 궁금한 게 있어서요.”

“이쪽에 앉으세요.”


엘리나의 사무실은 이전에 왔을 때보다 훨씬 더 복잡해졌다.

못 보던 기기들과 살면서 한 번도 못 볼 것 같은 기기들이 더 이상 들어올 수 없을 정도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러니까 어디에 앉으라는 거야···


“아··· 미안해요. 사무실이 어지럽네요.”

“괜찮아요. 손님도 아니고.”


강현우가 대충 자리를 만들어 앉았다.


“물어보고 싶은 게 어떤 거죠?”

“제 능력이요, 초재생. 별 이상 없는 거죠?”


강현우가 느끼기에 몸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초재생이라는 능력에 대한 궁금한 점은 있었다.

회귀 전에는 전혀 들어본 적이 없는 능력이었다.

물론 각성자들은 자신의 능력을 어지간해서는 밝히지 않는다.

능력은 각성자의 장사 밑천이라고 할 수 있는데 누구 좋으라고 그걸 떠벌리고 다니겠는가.

그래도 제법 많은 능력들이 알려져 있었는데 그중에 초재생 같은 능력은 없었다.

재생을 해주는 능력이야 있기는 했다.

초재생에 비하면 어린애 수준이라고 볼 수 있는 정도이기는 하지만.

경미한 외상이나 내상을 복구해 주는 수준 정도의 능력들이었다.


“요즘 몸에 이상한 점이 있나요?”

“아니요. 몸에는 이상은 없죠. 근데 그게 이상해서요. 말이 조금 이상하지만 너무 이상이 없으니까 이상하다고 할까?”


다른 길드원들은 한창 요양 중인데 자신은 이미 다 회복이 되어 있었다.

심지어 히드라 토벌보다 한층 더 올라선 느낌까지 들었다.


“현우 씨가 그렇게 수련을 해오셨잖아요. 이런 말 하면 좀 그렇지만 자살 수련 같은 느낌이었어요.”

“자살 수련이라··· 틀린 말은 아니네요. 근데 그게 하고 싶다고 되는 게 아니잖아요? 되는 게 이상한 거지.”

“그 부분은 저도 동의해요. 처음 들었을 때는 무슨 개소리를 하고 있는지 전혀 이해를 못 했으니까요.”

“개소리라뇨··· 암튼. 지금은 괜찮지만 진짜 괜찮은 건지, 앞으로도 괜찮은 건지 궁금해서요.”


초재생은 따지고 보면 사기적인 능력이었다.

각성자의 능력은 조금씩 변화하고 진화한다.

능력 범위가 확장되기도 하고 심화되기도 하고.

하지만 그것도 일정 범주나 정도가 있다.

초재생의 경우에는 그 범주 자체가 비정상적으로 넓은 느낌이었다.

신체 복구, 코어 복구, 심지어 정신 복구라니···

이번에 히드라와 전투를 하면서 명확하게 느꼈다.

이제는 기절도 마음대로 못한다.


“정밀 검사 상으로는 전혀 문제없었어요. 향후에도 나쁜 쪽으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거라고 생각해요.”

“실장님이 그렇게 얘기하니 마음이 한결 편해지네요.”


기분 좋은 듯 웃으며 강현우가 엘리나의 사무실을 한번 둘러보았다.


“혹시 제 능력이 특이한 이유가 적합 인자랑 관계있는 건가요? 101% 적합 인자랑요.”

“...”


갑스러운 강현우의 질문에 잠시간 정적이 흘렀다.

강현우가 엘리나의 눈을 바라보았다.

엘리나에게서 별다른 동요는 느껴지지 않았다.


“어떻게 아셨어요? 101% 적합 인자라는 거.”

“사실 뭔지는 몰라요. 외과 수술할 때 우연히 들은 얘기니까요. 마취가 잘 안됐었는지 살짝 깨어 있었거든요.”

“하··· 복귀하면 수술팀은 각오해야겠어요.”


엘리나가 이마를 짚었다.


“그러게요. 99% 적합 인자는 다 실패했다고 하길래 조금 쫄았죠.”

“하하하··· 진짜 죽었어.”


엘리나가 어색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숨겨서 미안해요. 101% 적합 인자는 저희도 처음이었고 사실 마지막 희망 같은 거라서 말씀드릴 수가 없었어요. 현우 씨가 협조를 거부하면 무척이나 곤란한 상황이었거든요.”

“얻는 게 많았기 때문에 뭔가 있을 거라고 생각은 했어요.”


강현우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이미 지나간 일 어쩌겠는가.

자신도 동의한 일이고 엘리나가 칼 들고 협박한 것도 아니었고.


“101% 적합 인자에 대해서는 저희도 아는 바가 없기 때문에 해줄 얘기가 없기도 했어요. 그래서 현우 씨 생체 데이터가 필요한 거구요. 그것 말고는 숨긴 것은 없습니다.”

“회귀도 시켜 주셨고 능력도 얻었으니, 숨기는 게 있어도 상관은 없습니다. 약속은 다 지켰잖아요.”

“이해해 줘서 고마워요. 나중에 시간이 되면 적합 인자가 무엇인지부터 설명드릴게요.”

“알겠습니다. 제 몸은 진짜 이상 없는 거죠? 오늘은 일단 이것만 확인할게요.”

“네. 없어요.”


엘리나의 확답을 들은 강현우가 사무실을 나갔다.


* * *


다음 날, 지넬 길드로 손님이 찾아왔다.

수행 비서 한 사람과 함께 길드를 방문한 사람은 다름 아닌 황제우.

대한 자동차의 회장이자 황제성의 아버지였다.

대기업 총수는 보통 사람들과는 다르다고 하더니 황제우에게서 남다른 분위기가 느껴졌다.

아우라가 이런 것인가 싶은 기운이 자연스럽게 뿜어져 나왔다.

다만 그 아우라가 기분 좋은 느낌이라는 것은 아니었다.

상대를 깔보는 눈빛과 교활함이 섞인 웃음.

황제성보다는 능숙하게 숨기고 있지만 완벽하지는 않았다.


“원하시는 것이 있다면 말씀만 주십시오.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뭐든지 하겠습니다.”


황제우는 아들을 구해 준 것에 대한 감사를 전하며 말했다.

대한 그룹 전 계열사를 다 동원해서라도 보답하겠다고 하였다.

얼핏 보기에는 진심으로 감사하는 듯 느껴졌다.

하지만 황제성이 진심이든 무슨 꿍꿍이가 있든 간에 강현우는 애초에 아무것도 받을 생각이 없었다.


“괜찮습니다.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된 거지 일부러 구하려고 한 것도 아니구요.”


강현우가 황제우의 호의를 거절했다.

다만 대답이 묘했다.

방금 전 강현우의 대답은 황제성이 그냥 죽게 놔둘 수도 있다는 말로도 들렸다.

수행 비서가 움찔하며 사나운 눈빛을 보냈다.

보통의 비서는 아닌 듯 기세가 제법이었다.

강현우가 수행 비서를 한번 쳐다보았다.

눈깔이가 맘에 안 드네?

강현우가 인상을 찌푸렸다.


“김 비서.”

“죄송합니다. 회장님.”


황제우가 수행 비서에게 주의를 줬다.

수행 비서가 순식간에 기운을 갈무리했다.


“앞뒤 없이 이야기하는 바람에 오해하셨나 봅니다.”


그제야 강현우가 표정을 풀고 말했다.


“아시겠지만 마수와의 전투라는 게 언제나 목숨을 반쯤 내놓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실 다른 사람 챙길 여유는 없습니다. 다른 사람 챙기다가 제 목이 달아날 수도 있어서요.”

“아닙니다. 이해합니다.”

“그러니 그렇게 크게 고마워하지 않으셔도 된다는 말씀을 드리려고 했던 겁니다.”


황제우는 강현우에게서 묘한 느낌을 받았다.

분명 건방지다고 생각되지만 딱히 선을 넘지는 않고.

미사여구 따위는 전혀 없이 담백하다.

항간에 대통령이 곁에 두고 싶어 한다는 얘기가 사실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러면 더욱더 제 마음에 내키는 만큼 감사를 드리고 싶군요. 아비로서의 마음입니다.”

“아··· 정 그러시면··· 법인 차량 몇 대만 부탁드립니다.”


황제우가 재차 청하자 강현우가 못 이기는 듯 대답했다.


“하하. 자동차라니. 배려 감사드립니다. 오래 기다리시지는 않을 겁니다.”


강현우의 답을 들은 황제우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만 아쉽게도 선약이 있어 이만 일어나 봐야겠습니다.”

“바쁘신 와중에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박진우의 배웅을 받으며 황제우가 지넬 길드를 떠났다.


“차량 준비하고 GPS 하고 도청 장치 심어둬.”


황제우가 수행 비서에게 지시했다.


“도청은 발각될 우려가 있지 않을까요?”

“발각? 지들이 무슨 수로 우리가 심은 장치를 찾아! 설령 찾는다 한들 어떡할 건데?”

“죄송합니다. 준비하겠습니다.”


황제우가 차장을 바라보았다.


“멍청한 새끼 같으니라고. 지 상대가 되는지 분간도 못하고 덤벼들었어··· 쯧.”


황제우는 병실에 누워있는 황제성을 떠올리며 혼잣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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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7 24.09.09 111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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