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각성자로 회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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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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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5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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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7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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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024

DUMMY

“잠시 휴식하겠습니다.”


한 무리의 마수를 처리하고 강현우가 말했다.

길드원들이 익숙한 듯 마수의 코어와 부산물을 회수하기 시작했다.

회수한 코어와 부산물들이 커다란 컨테이너에 차곡차곡 쌓였다.


위이이잉—


대형 드론이 컨테이너를 달고 날아올랐다.

벌써 세 번째 회수되는 컨테이너였다.

부산물의 대부분은 비콘 연구실로 보내질 것이다.

오한마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정말 많이도 나오네요.”


척서율이 바닥에 드러누우며 말했다.


“드글드글 바퀴벌레 같다.”

“알렉, 그거에 비교하지 마세요. 소름 끼치잖아요.”


여기까지 오는 동안 쉴 틈 없이 마수를 마주쳤다.

거짓말 조금 보태서 한두 걸음만 걸어도 마수가 나타났다.

희망 길드에서 만들어 놓은 레이스 코스는 아마도 마수를 가장 많이 마주치도록 설계한 것 같았다.


‘난이도 설정도 절묘하고.’


C급에서 E급 마수가 교차해서 나타나도록 코스를 설계했다.

어려웠다가 쉬웠다가 할 만했다가.

레이스 참가자들은 천당과 지옥을 오고 가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당근과 채찍이 이런 것인가.

혹은 좌절과 희망의 이중주라던가.


‘가장 최대의 참가비를 뽑아내기 위한 고도의 계산이 있겠지.’


실상은 이런 것인 줄 알고 있으면서도.

지넬 길드 역시 레이스에 푹 빠져 정신없이 진행했다.

현재 위치는 서울역과 시청역 중간쯤 되는 지점.

천천히 걸어도 1시간이면 되는 거리인데.

레이스 코스를 빙빙 돌게 만들어 놔서 여기까지 오는데 3시간이 조금 넘게 걸렸다.

그러니까 3시간 동안 레이스에 미쳐있었다는 얘기였다.


‘이윤재는 역시 머리가 좋은 놈이야.’


도파민을 뽑아내는 방법을 아는 놈이었다.

그리고 그걸 다시 돈으로 바꾸는 방법도 알고.


“이동하시죠.”


휴식을 끝내고 지넬 길드가 다시 레이스를 시작했다.

지넬 길드의 수준에서 코스의 난이도는 어렵지 않았다.

그래서 더 레이스에 빠져들었는지도 모른다.

아주 재밌게 만든 게임을 하는 느낌이랄까.

지넬 길드는 레이스 코스를 파죽지세로 돌파했다.

그동안 수련으로 쌓인 스트레스를 모조리 마수에게 푸는 것 같았다.

레이스 기록에 시간도 포함했다면 압도적인 신기록일 것이었다.


“후우—”

“도착!”

“징글징글하네.”


지넬 길드가 드디어 시청역에 도착했다.

무척 즐거운 시간이었지만 워낙에 숫자가 많아서 길드원들은 조금 피곤해 보였다.

강현우는 상관없었지만.


“휴식하겠습니다.”

“혀누, 우리 그럼 1등인 거냐?”


알렉이 목을 축이며 물었다.


“네, 희망 길드와 공동 1등일 겁니다.”

“공동? 1등에 그런 게 어딨냐?”

“우리가 더 빨리 왔으니까 단독 1등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수진이 정색을 하며 말했다.

이 아가씨··· 승부욕이 좀 있나 본데?


“아··· 그렇다고 볼 수도 있죠.”

“공식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니 시원스럽지는 않네요.”

“그럼, 더 들어가면 되잖아?”

“가즈아!”


알렉에 말에 척서율이 급발진을 했다.


‘더 들어갈까 말까···’


강현우가 짙은 안개로 둘러싸여 있는 광화문 방향을 바라보았다.

시청역을 넘어서 더 깊숙이 들어갈 것인가.

레이스 참가를 결정한 순간부터 고민한 문제였다.


‘레드존.’


저 너머 안개로 둘러싸인 구역을 부르는 명칭이었다.

이름에서 느껴지듯 위험도의 차원이 다른 곳이었다.

회귀 전에도 레드존에 진입할 수 있는 각성자는 10명 남짓이었다.

전 세계로 보면 100여 명 수준이었고.

물론 오리진 게이트까지 도달한 각성자는 단 하나도 없었다.


“더 들어가면 희망 길드가 시로하게찌?”

“아무래도 그렇지 않을까요? 신기록 세운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듣보잡한테 발리면 빡치겠죠.”

“마자, 그 교주놈 열받게찌. 크크크.”


알렉은 이윤재의 모습을 상상만 해도 즐거운 듯했다.

유독 이윤재를 싫어했다.


‘그렇지, 이윤재가 싫어하겠지. 우리가 희망 길드를 앞서면 무척 곤란할 거야.’


강현우의 머리가 맑아졌다.

위험을 감수하고 레드 존에 진입해야 할 이유가 떠올랐다.


“레이스를 조금 더 진행하겠습니다.”

“앗싸!”

“지금부터는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합니다. 이 너머는 지금까지와는 다릅니다.”


약간은 들떠 있는 듯한 길드원들에게 긴장감을 심어 주었다.


“출발합니다.”


* * *


시청역을 지나 안개가 시작되는 지점.

지넬 길드가 그곳에서 잠시 멈춰 섰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집중해야 합니다.”

“현누, 말 안 해도 알게따. 따끔따끔하다.”

“공기가 답답해요.”


레드존 바깥임에도 불구하고.

짙은 농도의 마력에 가슴이 답답했고.

마수가 뿜어내는 사나운 기운에 피부가 따끔거렸다.


“갑니다.”


지넬 길드가 안개를 뚫고 전진했다.

짙게 깔린 안개는 깊이 들어갈수록 점차 옅어졌다.

어느덧 안개가 사라지고 맑은 하늘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웅크린 모양의 거대한 석상이 눈에 띄었다.


“크르륵—”


석상에서 낮은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에 공기가 진동했고 마수의 기운이 퍼져나갔다.

머리카락이 쭈뼛 서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반쯤 감겨있던 석상이 눈을 떴다.

새빨간 마수의 눈이 지넬 길드를 응시했다.


“꿀꺽—”


척서율이 마른침을 삼켰다.

석상이 온통 새까만 탓에 빨간 눈만 더욱 도드라져 보였다.


“쿠아아아아—”


우득— 우두득—


석상이 포효를 지르며 천천히 일어섰다.

10m는 될 것 같은 거대한 덩치.

돌덩어리로 빈틈없이 뒤덮여 있는 몸체.

랭크 B급 대형 마수, 고르고였다.


“지넬 길드, 전투 준비.”


강현우의 말에 따라 길드원들이 재빨리 움직였다.


“최대 화력으로 갑니다.”

“아라따.”

“서율이가 마수의 시선을 끌고.”

“네.”


지금의 척서율은 고르고에게 타격을 줄 수 없다.

본인도 아는지 웬일로 고분고분하다.


“알렉과 수진 씨는 다리 쪽에 공격을 집중합니다.”


고르고는 크고 단단한 마수였다.

어지간한 공격으로는 상처조차 생기지 않는다.

공격을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느리고 무겁지.’


하체만 무너뜨릴 수 있다면.

다 잡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지넬 길드, 전투 개시!”


팟!


강현우의 신호가 있자마자 척서율이 마수를 향해 내달렸다.

순식간에 마수의 발을 밟고 뛰어올랐다.

마수의 무릎을 차고 다시 한번.

그리고 마수의 몸통을 따라 단번에 날아올랐다.


차앙—


척서율이 검을 휘두르며 높이 솟구쳐 올랐다.

마수의 이마에서 불꽃이 튀었다.

그리고는 공중에서 재빠르게 선회하였다.


차앙—


이번에는 마수의 볼을 베며 지나갔다.


“쿠오오오오—”


후웅—


마수가 성가신 듯 포효를 했다.

척서율을 쫓아 팔을 휘둘러 보았지만.

척서율의 움직임을 따라잡을 수는 없었다.


“알렉, 폭발하는 마법으로 부탁합니다.”


알렉이 양손을 앞으로 뻗고 가운데로 모았다.

손에서 화염 덩어리가 맺혔다.


“이그니스 엑스플로시부스!”


알렉이 기묘한 주문을 외치며 화염 덩어리를 쏘아냈다.


꽝!


화염 덩어리가 마수에 적중하며 큰 폭발을 일으켰다.

마수가 살짝 휘청이는 것 같았다.

화염이 폭발한 부분에서 돌 부스러기가 떨어졌다.


“청류궁 3식. 모아 쏘기.”


알렉의 공격에 이어 정수진이 활시위를 힘껏 당겼다.

푸르스름한 마력 화살이 시위에 걸렸다.

마력 화살이 점차 밝아지고 굵어졌다.


피잉—


시위를 떠난 화살이 공기를 찢는 소리를 내며 마수에게 날아갔다.


퍼억!


둔탁한 소리와 함께 화살이 마수의 다리에 틀어박혔다.

알렉의 마법이 타격한 그 자리였다.


“쿠어어어어—”


알렉과 정수진의 공격에 화가 난 것인지.

아니면 고통을 느끼는 것인지.

마수가 포효를 했다.


탓—


강현우가 마수를 향해 돌진했다.


까강!


마수의 다리를 향해 소태도를 휘둘렀다.

돌덩이가 부서지며 파편이 튀었다.

알렉과 정수진에 이은 강현우까지.

공격이 효과가 있는 것 같았다.


“허억— 허억—”

“크르르르—”


잠시간의 소강상태.

지넬 길드원들은 최고의 화력으로 마수를 몰아쳤다.

마수의 다리에 눈에 띄는 균열이 생겼다.

마수의 느린 움직임으로는 지넬 길드를 잡을 수 없었다.

버둥거리기만 할 뿐이었다.


‘이대로는 안돼.’


하지만 우세하게 보이는 것은 표면적일 뿐.

이대로 간다면 결국은 마수에게 밀리게 될 것이었다.

전력을 다하고 있는 탓에 지넬 길드는 빠르게 지쳐가고 있었고.

반면 마수에게 치명적인 상처는 주지는 못했다.

큰 거 한방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현우씨, 어떡하죠? 이대로는 힘들겠는데요.”


그래, 큰 거 가자.

강현우가 마음을 굳혔다.


“알렉, 수진씨. 서율이랑 같이 시선 좀 끌어주세요.”

“뭐 할라고 그러냐, 혀누?”

“한 가지 수가 남았는데 시간이 조금 필요합니다.”

“아저씨, 조심하세요.”


척서율은 강현우가 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것 같았다.


“제가 실패하면 그때는 바로 튀는 겁니다.”


고르고는 느리다.

따라서 사냥에 실패하는 경우 도망가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언제까지 도망칠 수는 없기에.

지금 할 수 있는 건 다 해봐야 했다.


“좋다, 혀누. 삼십육계도 병법이다.”


삼십육계? 병법?

그래··· 알렉이 알 수도 있는 거지.

이제는 놀랍지도 않다.

척서율만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들은 표정이었다.


“크르르르—”


마수도 준비가 된 듯하다.

끝까지 가보자, 이 자식아.


“이그니스 엑스플로시부스!”

“모아 쏘기.”


알렉과 정수진이 마수의 머리 쪽을 공격했다.

이것을 신호로.


탓!


척서율이 뛰어올랐고.

동시에 강현우가 마수에게 돌진했다.


퍼엉! 퍼억!


“크르르르—”


알렉과 정수진의 공격에 마수가 시선을 집중했다.


채앵—


연이어 척서율의 공격이 이어졌다.

타이밍이 완벽하게 들어맞는 합격이었다.

그사이 강현우가 마수의 뒤쪽에 자리 잡았다.


“후웁—”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마력을 최대로 끌어올렸다.


[폭참이라는 기술입니다. 기를 쏘아내어 폭발시키는 기술이지요.]


넘쳐흐르다 못해 날뛰는 마력을 소태도에 집중하였다.

마력을 모으고 모아 응축했다.


[기를 응축시킬수록 폭발력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합니다.]


‘더 모아, 더, 더.’


[많이 모을수록 좋은 거군요.]

[그렇다고 볼 수 있지요. 모으다가 터지면 죽기는 하겠지만요.]


‘그만 모아!’


불현듯 척하진의 말이 떠올랐다.


“아저씨! 걸렸어요! 빨랑 해요!”


때마침 척서율도 소리쳤다.


“크르르르—”


마수가 고개를 돌려 강현우를 찾아냈다.


‘웁스! 쏴!’


오른발로 강하게 땅을 찍었다.


쿵!


바닥이 움푹 들어가며 묵직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쉬이익—


소태도를 휘둘렀다.

각각의 소태도에서 응축된 마력이 쏘아졌다.

푸른빛의 초승달이 칼날 위에 뜬 것 같았다.


퍼어엉!


초승달이 폭죽이 되어 터졌다.


“쿠어오오오—”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마수의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쿠웅— 쾅—


마수가 앞으로 고꾸라졌다.

양다리의 허벅지 부분이 부서져 있었다.

사방으로 돌 파편이 흩어졌다.


“조져!”


강현우가 소리쳤다.

그리고 마수와 비슷하게 앞으로 고꾸라졌다.

코어가 텅 빈 느낌이었다.

손가락 하나도 움직일 수 없었다.


‘사부님, 거짓말쟁이··· 제대로 쏴도 죽을 수 있는 거였어.’

[허허허, 거짓말은 안 했습니다. 말을 안 해준 거지요.]


척하진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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