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각성자로 회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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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띠
작품등록일 :
2024.08.05 17:24
최근연재일 :
2024.09.18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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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6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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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4

DUMMY

척서율이 식은땀을 비 오듯이 흘리기 시작했다.

입술을 꽉 다물고 버텼다.

새롭게 흡수한 마력이 척서율의 몸속에서 미친 듯이 날뛰었다.

칼바람이 불어 온몸을 할퀴고 찢어내는 듯한 고통이 느껴졌다.


쾅! 쾅!


척서율의 코어를 흡수한 마력이 들이받았다.

본래의 마력과 흡수한 마수의 마력이 서로 충돌했다.

그럴 때마다 척서율의 몸이 들썩거렸다.

길드원들이 초조한 시선으로 척서율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도와줄 방법이 없었다.

이것은 스스로 극복해야 할 시련이었다.


주루룩—


척서율의 코와 입에서 한 줄기 피가 흘러내렸다.

당장이라도 마력 흡수를 중지 시키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 멈추게 되면 더 큰 반동으로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었다.


“서율아, 조금만 더 힘내! 거의 다 왔어!”


강현우가 목소리를 높여 척서율을 응원했다.


쿠웅—


그 순간, 척서율의 가슴이 강하게 튀어 오르며 몸이 공중에 떠올랐다.


휘이잉—


동시에 눈을 뜨기 힘들 정도의 소용돌이가 척서율을 감쌌다.


“서율아!”


강현우가 소리치며 바람을 억지로 거스르며 척서율에게 다가가려 했다.

정수진과 알렉이 강현우를 붙잡았다.

강현우가 두 사람을 뿌리치려 할 때 바람이 잦아들며 소용돌이가 서서히 사라졌다.

척서율이 강현우를 바라보며 곧게 서 있었다.


“후우—”


척서율이 길게 숨을 내뱉었다.

그리고 길드원들을 향해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딱!


“아얏! 왜 때려요.”


강현우가 척서율의 이마에 딱밤을 날렸다.


“뭐가 좋다고 웃어! 웃기를! 개운하냐! 개운해!”


세상 시원한 표정으로 웃고 있는 척서율을 보자니 괜히 심술이 났다.

걱정한 사람만 멍청이인 거지···


“혀누, 심술부리지 마라. 어른이 왜 그러냐? 잘 끝났으면 다행인 거지.”

“그래요, 현우 씨. 서율아, 몸은 이상 없는 거지?”


정수진이 척서율에게 물었다.

쳇! 그래 나만 밴댕이 소갈딱지다.

강현우가 뒤돌아 궁시렁 거렸다.


“네! 이상 없어요. 아니 몸이 너무너무 가벼워요!”


척서율이 이리저리 몸을 움직여 보았다.


“에휴··· 그래. 별일 없어서 다행이다. 써글노무 새끼.”


강현우가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긴장이 풀리면서 피로감이 몰려왔다.

혹여나 척서율이 잘못될까 봐 자신도 모르게 많이 놀랐던 것 같다.

그동안 함께 지내온 시간도 적지 않았고.

대련도 척서율과 가장 많이 했었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 척서율에게 마음이 쓰이는 강현우였다.


“그럼 트라이얼 알파는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트라이얼··· 혀누, 고집 있다. 남자네. 남자.”

“각자 몸 좀 회복하시고 내일 일찍 출발하죠.”


강현우가 하는 말에 척서율이 안절부절못했다.

강현우의 눈치를 슬쩍 보며 검을 등에 매었다가 벗었다가 하기도 하고 손잡이를 만지작거리며 반쯤 뽑아다가 넣기도 했다.


“왜? 뭐 할 말 있어? 똥 마려우면 저기 멀리 가서 싸고.”

“아이! 그런 거 아니구요!”

“그럼 뭐?”

“아이··· 참··· 부끄러운데.”


저거 왜 저러는 거야? 부끄럽기는 뭐가 부끄러워···

혹시 마력 흡수가 잘못돼서 머리에 문제가 생겼나?

이런저런 생각이 들던 차에.


“서율, 한번 보여줘 봐라. 바주께.”


알렉이 어쩔 수 없다는 눈을 하고는 말했다.


“흠흠! 그러면 살짝만 해볼게요.”


척서율이 기다렸다는 듯이 대답하고 검을 부드럽게 뽑아들었다.


“뭐 하는 건데? 뭘 보여줘?”

“혀누, 그렇게 느낌이 없냐? 둔탱이냐? 서율이 자랑하고 싶다잖아.”


척서율이 토네이도 맨티스의 기술을 하나씩 시전하기 시작했다.

바람 칼날을 시전하고.

그리고 바람 트랩을 시전했다.

여기까지는 아까 전투에서 봤던 것이라 별 감흥이 없었다.

척서율이 오른발을 구르며 검을 앞으로 강하게 찔러냈다.


쉬이익— 꽈앙!


척서율의 검에서 바람의 파동이 직선으로 쏘아졌다.

맞은편 절벽이 파동으로 움푹 파였다.


“오···”


이건 좀 놀라웠다.

이번에는 척서율이 칼을 비스듬히 들어 올리며 방어 자세를 취했다.

둥그런 막이 생기며 척서율을 감쌌다.

실드가 생겨났다.


“오! 대박!”


척서율은 마수가 사용했던 모든 기술을 시전했다.

그것도 아주 능숙하게 해냈다.

처음이라 어색할 법도 한데 마치 자신이 오랫동안 써온 기술인 듯했다.

척서율은 아주 신이 났다.

알렉이 연신 박수와 환호를 보내며 흥을 돋우고 있었다.

한동안 척서율의 검술 시연을 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후우—”


척서율이 잠시 숨을 골랐다.


“이제 끝났냐? 그럼 좀 쉬어라.”

“하나 남았어요.”


척서율이 씨익 웃으며 마력을 끌어올렸다.


“뭐가 남아? 다 했구만···!? 안돼! 그건 안돼 임마!”


불길한 상상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서율, 자중해라! 자중해!”

“서율아, 진정해!”


정수진까지 나서서 척서율을 말리려 했지만.


휘이이잉—


이미 늦었다.

거대한 소용돌이가 몰아치며 척서율을 감쌌다.

토네이도.

결국 척서율은 이것까지 시전을 하고 말았다.


“하하하하! 내가 척서율이다!”

“에라이 미친노마! 미친 것도 유전이냐!”


척서율의 광소와 알렉의 비명이 하모니를 이루며 협곡에 울려 퍼졌다.


* * *


다음 날 지넬 길드는 그랜드 캐년을 떠나 LA로 돌아왔다.


“아저씨, 밥 언제 먹어요. 배고파요.”

“시끄러.”

“그래, 시끄럽다.”

“얌전히 있어.”

“네···”


척서율을 대하는 태도들이 냉랭했다.

어제는 척서율 덕에 협곡에 생매장을 당할 뻔했다.

절벽에서 떨어져 내리는 집채만 한 바위와 사방 팔방으로 쏘아지는 바람 칼날이 아직도 눈앞에 생생했다.

척서율이 고개를 푹 숙이고 쭈구리고 앉았다.


“지난번에 먹었던데 가자. 거의 다 왔다.”


암만 그래도 저렇게 쭈구리고 있으면 마음이 좀 그렇지.

밥이라도 실컷 먹여야겠다고 생각하며 식당으로 향했다.


우루루루루—


갑자기 한 무리의 사람들이 튀어나와 도로를 막고 섰다.

대충 10여 명 정도? 되는 것 같았다.

중간중간 아머를 걸치고 있는 놈도 보였다.


“야! 너 이 새끼! 간이 배 밖으로 나왔구나!”

“여기가 어디라고 다시 돌아와!”

“내려! 차에서 내리라고!”


눈에 익은 사람들이 한 걸음 앞으로 나와 소리쳤다.

가만히 보니 이 차를 선물해 준 친구들이었다.

다른 친구들과 함께 환영식을 열어 줄 모양이가?

안 그래도 차를 어떻게 돌려줄까 고민이었는데 잘된 일이었다.

강현우가 차에서 내렸다.


“우리한테 손을 대고 무사할 줄 알았냐? 엉?”

“각오해라. 넌 이제 끝이다.”


한 친구가 강현우에게 다가와서 얼굴을 들이밀고 거칠게 위협했다.

구취가 심한 친구인가 보다.

너무 가까운 탓에 냄새가 올라왔다.

강현우가 코를 가리려 손을 들어 올렸다.


파파팟—


순식간에 세 녀석이 저만치 뒤로 물러나며 거리를 벌렸다.

하하··· 새끼들. 쫄?


“비켜라.”


무리의 뒤편에서 묵직한 중저음의 목소리가 들렸다.

무리가 좌우로 갈라지며 덩치가 하나 걸어 나왔다.

이거 어디서 한 번 봤는데?

김민철 미국 버전?


꽝!


강현우에게 다가온 덩치가 차의 보닛을 손바닥으로 내리쳤다.

보닛이 움푹 들어가다 못해 손바닥 크기의 구멍이 뚫린 듯했다.

강현우가 슬쩍 차를 선물한 미국 친구들을 살폈다.

아니나 다를까 울상이었다.

수리비 꽤나 나오겠네···


“남의 동네에서 설치면 쓰나.”


강현우는 역시나 지난번처럼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사실은 영어를 잘하지 못해서 부끄러웠다.


“감히 나를 무시해!”


덩치도 강현우의 반응을 오해하고 발끈 성질을 냈다.


퍼억!


덩치의 주먹이 강현우의 턱을 후려갈겼다.


“와우!”


미국 패거리들이 덩치의 주먹질에 환호했고.


“어이쿠!”

“넌 이제 죽었다.”


알렉과 척서율은 덩치의 애도를 표했다.

둘은 조금 떨어진 곳에서 구경하고 있었다.

싸움 구경··· 재밌지.


“엉?”


덩치가 당황한 소리를 냈다.

강현우는 고개만 살짝 돌아간 상태였다.

인상을 찌푸린 채 눈만 돌려 덩치를 바라봤다.

귀찮고 짜증 나고··· 뭐 그런 표정이 지어졌다.


“이익!”


덩치가 다시 한번 팔을 뒤로 크게 재꼈다.

이번에는 더 강력한 주먹을 날릴 셈이었다.


쩌억— 핑그르르— 쿠당탕탕타당—


하지만 강현우의 응징의 싸대기가 먼저였다.

덩치가 크니 허공을 날아가는 모습도 바닥에 나뒹구는 모습도 무척이나 호쾌했다.


“새끼가··· 차례를 지켜야지. 너 한대 나 한 대. 이게 순서야 새끼야.”


강현우가 길을 막고 서있는 나머지 패거리를 훑어보았다.

다들 무슨 상황인지 해석 중인 얼굴들이었다.


까딱—


“드루와.”


강현우가 손가락을 까딱이며 패거리들의 결정에 도움을 주었다.


“야! 밟아! 죽여! 어차피 하나야!”


차를 선물한 친구들이 패거리를 선동하며 선두로 달려들었다.

그 뒤를 나머지가 따랐다.

제법 기세는 좋았지만 결과에 이변은 없었다.

다음 날 지역 뉴스 포털에 각성자 길드가 하나가 갑작스럽게 해체되었다는 기사가 짤막하게 올라왔다.


* * *


지넬 길드는 LA를 출발하여 이탈리아로 이동했다.

이 여정은 서울에서 LA로 갈 때 보다 더 난이도가 높았다.

비행시간만 대략 20시간 정도 걸린 것 같았다.

알렉조차 질려버린 표정이었다.

베네치아 공항에 나오자마자 서둘러 시내를 향했다.


“저는 이탈리아 체질인가 봐요. 음식이 너무 맛있네!”


척서율이 LA에서도 했던 말을 반복했다.

공항에서는 그렇게 질색을 하며 죽겠다고 했던 척서율은 어디 가고.

온갖 음식을 입속에 쑤셔 넣으며 행복해하는 척서율만 앉아 있었다.

간단하게 식사를 마친 지넬 길드는 호텔로 빠르게 움직였다.

장거리 비행의 피로 때문에 사건 사고에 얽히고 싶지 않았다.


“아름다운 곳이네요.”


호텔로 들어온 정수진이 창밖을 바라보며 말했다.

베네치아는 운 좋게도 게이트가 발생하지 않은 듯했다.

거리에 관광객이 넘쳐났다.

호텔 카운터에서 체크인을 하고 서울에서 보내준 짐을 확인했다.

강현우는 이탈리아로 출발하기 전에 엘리나에게 수트와 아머를 부탁했었다.


“4개를 다 보내주셨네요.”


강현우의 방으로 모인 길드원들에게 아머와 수트를 하나씩 나누어 주었다.

엘리나의 말로는 개량형 아머와 수트라고 했다.

수트는 외관상 큰 차이가 없었으나 아머는 기존 아머와 달리 축구공과 비슷한 크기와 모양이었다.

엘리나가 알려준 대로 아머에 마력을 불어 넣으니 공 모양의 아머가 넓게 펼쳐졌다.


“우와— 오한마 아저씨, 쪄네.”


확실히 신기하기는 했다.

새로운 아머는 두께도 기존보다 확연하게 얇아졌다.


“이번 목적지는 돌로미티입니다.”


강현우가 특훈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돌로미티는 이탈리아 북부의 산악 지역을 가리키는 말이다.

알프스의 경이로운 자연 경관으로 펼쳐지는 곳으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트래킹 코스이기도 했다.

그곳에 지넬 길드가 목표로 하는 두 번째 마수가 있었다.


“트라이얼 베타의 마수는···”

“풋!”


정수진이 웃음을 참지 못하고 뿜어냈다.


“수진 씨까지 그러지 마세요.”


두 번째 속성 마수는 아이스 콜로서스, 얼음 거인이었다.

이름 그대로 초거대 얼음 마수였다.

덩치만으로 보자면 히드라보다도 거대한 마수였다.


“아쉽게도 정보가 많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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