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각성자로 회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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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띠
작품등록일 :
2024.08.05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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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6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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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8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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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6

DUMMY

“이번에는 너무 욕심부리지 맙시다.”


강현우가 황제성을 보며 말했다.

황제성이 아주 천천히 고개를 한 번 끄덕였다.

여전히 눈빛은 썩은 동태 눈깔이었다.


“전원 전투 준비!”

“하!”

“진격!”

“하!”


이윤재의 버프를 받은 돌격대가 불 머리를 향해 움직였다.


“길게는 못 버팁니다.”


조금 전보다는 나았지만 여전히 초췌한 얼굴의 이윤재가 말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금방 끝납니다.”


강현우가 너스레를 떨었다.


“가시죠. 황제성 길드장님.”


황제성은 여전히 말없이 고개만 끄덕일 뿐이었다.


탓—


강현우와 황제성이 불 머리를 향해 뛰어올랐다.

이윤재의 버프를 받은 공격대가 어그로를 끌고.

강현우와 황제성이 불 머리를 공격했다.

머리도 하나 처리했고.

마수도 집안싸움으로 많이 지쳐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불 머리를 처리하는 과정은 독 머리 보다 더 쉬울 것으로 기대했다.


‘쉽기는 개뿔. 죽겄네, 진짜.’


하지만 현실은 종종 기대를 배신하곤 한다.

강현우는 죽을 맛이었다.

가능한 빠르게 끝내기 위해 폭참을 최대치로 사용하고 있었다.

초재생 능력이 실시간으로 복구하고 있음에도 그 큰 코어가 슬슬 바닥을 보이고 있었다.

채우는 것보다 비우는 속도가 빨랐다.

다행인 점은 불 머리가 슬슬 끝이 보인다는 점이었다.

목덜미의 껍질은 온통 부서지고 베인 상처뿐이었다.

검은 피가 흘려내려 피 칠갑을 하고 있었다.

폭연참만 사용하지 않는다면 얼음 머리를 처리하는데 까지는 간신히 버틸 수 있을 것 같았다.


“끼에에에엑—”


결국 불 머리가 길게 비명을 지르며 땅바닥에 떨어졌다.


“찔러!”

“하아아아아!”


불 머리가 토해내는 불길을 악으로 버터 내던 공격대가 함성을 질렀다.

그동안의 울분을 토해내듯이 땅에 떨어진 불 머리를 향해 창을 내질렀다.

공격대의 분노의 창질로 인해 불 머리는 아예 목에서 떨어져 나가 버렸다.


“전원 후퇴!”

“우아아아아아!”


공격대가 마수에게 조금 떨어진 곳으로 후퇴했다.


“후우— 후우—”


강현우가 숨을 거칠게 몰아쉬었다.

강현우뿐만 아니라 토벌대 모두가 지쳐있었다.

공격대는 말할 것도 없었고 지원대도 마력을 쥐어 짜내고 있었다.

일부는 마력 고갈로 혼절한 상태였다.

다만 황제성은 아무렇지 않아 보였다.


“황제성 길드장님.”


강현우가 황제성에게 다가갔다.


“정신 차리세요. 이제 마지막이에요. 마지막에는 도움이 되셔야지요. 각성자 랭킹 1위이신 분이.”


황제성이 초점이 어긋난 눈으로 강현우를 바라보았다.


“에이씨··· 이 아저씨 맛이 갔네.”


강현우가 뒤돌아섰다.


“마지막··· 그래 내가 랭킹 1위지.”


나지막이 중얼거리던 황제성의 눈이 돌연 번뜩였다.

광기로 가득 차버린 눈이 번들거렸다.


“아직 막타를 뺏긴 게 아니야. 황제성. 넌 선택받은 인간이다. 다른 이의 위에 올라설 운명을 타고났어.”


황제성이 중얼거리며 마수를 바라봤다.

머리를 두 개 잃은 마수는 마치 자신의 최후를 아는 듯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있었다.

황제성은 마수가 자신에게 어서 끝을 내달라고 말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5분 뒤에 3차전 시작하겠습니다! 마지막입니다!”


강현우가 토벌대를 독려했다.

짧은 휴식으로 조금이나마 회복했기를 바랐다.


"마지막입니다. 조금만 힘냅시다.”


강현우가 알렉과 정수진, 척서율에게 말했다.

정수진과 알렉은 며칠 밤을 새운 사람처럼 퀭한 모습이었고 척서율은 오랜만에 그지 꼴이었다.

여기저기 긁히고 찢어진 상처가 있었고 머리 일부는 그을린 듯했다.


“머리는 왜 그러냐? 얼음 머리랑 싸웠는데 왜 탔지?”


강현우의 물음에 척서율이 알렉을 노려봤다.


“일부러 그런 거 아니다. 불새가 조금 뜨거운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조금 뜨겁긴요! 아까부터 뜨겁다고 말했구만!”


아직 싸우는 거 보니 살만한가 보다.

강현우가 마수를 바라보았다.

가만히 늘어져 있는 모습이 왠지 불안했다.

마지막 한 수라도 준비하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

설마 별일을 없을 것이다.

숨을 크게 들이키며 애써 불안함을 다스렸다.


“토벌대 여러분! 갑시다!”

“우와와와와!”

“전진!”

“하!”


구령 소리와 함께 토벌대가 걸음을 내디뎠다.


“크르르륵—”


토벌대가 움직이자 하나 남은 마수의 머리가 고개를 쳐들었다.


‘뭔가 이상하다.’


불안감이 다시 고개를 쳐들었다.

곧 쓰러질 듯 지쳐있는 모습은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마수의 눈빛이 달라진 것 같았다.

마수의 눈빛을 논한다는 게 조금 이상하기는 했지만 분명 좀 전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크르륵— 크르륵—”


마수가 낮은 울음소리를 내며 숨을 들썩였다.

마수와 토벌대의 거리가 상당히 가까워져 있었다.


“엎드려!”


순간 강현우가 토벌대를 향해 크게 소리쳤다.


“끼에에에엑—”


마수의 포효가 울려 퍼졌다.

지금까지 와는 비교할 수 없는 소리였다.

그리고 수천의 얼음창이 토벌대를 향해 휘몰아쳤다.

얼음창의 폭풍이 쓸고 지나간 후 강현우가 토벌대를 확인하였다.

적지 않은 전력 이탈하였다.


“혀누, 춥다. 기상이변이냐?”


알렉이 또 이상한 소리를 한다고 싶었지만.

마수를 중심으로 주변의 기온이 급속도로 떨어지고 있었다.


“눈이다.”


조금이지만 눈까지 내리기 시작했다.


"촛불도 꺼지기 전에 가장 밝다고 하더니, 죽기 전에 발악하는 거냐?”


강현우는 입맛이 썼다.

머리가 두 개 떨어져 나갔으니 이제 다 끝나가는구나 싶었는데.

오히려 남은 마력이 하나로 집중되는 결과를 초래해 버렸다.

이래서 이론과 실제는 다르다니까···


“일단 온도부터 좀 올립시다. 알렉, 수진 씨 부탁합니다.”

“알아따, 혀누. 근데 이거 이제 마지막이다. 마력 없다.”

“시원하게 날려 버리세요.”


알렉과 정수진이 불새를 쏘아 올렸다.


“크르르륵—”


마수가 머리를 한껏 뒤로 젖히고 마력을 끌어올렸다.

주둥이 주변에 눈보라가 몰아쳤다.


“우리 불새가 먼저다! 차가운 도마뱀 새끼야!”


마수가 얼음 창을 쏘아낸다.

불새가 얼음 창과 부딪히며 폭발한다.


꽈과광—


커다란 폭발음과 함께 어마어마한 열기와 수증기가 마수를 감쌌다.

수증기가 걷히고 보니 마수의 한쪽 어깨가 움푹 패어 있었다.

축 늘어진 두 개의 목도 땅에 떨어져 있었다.


“칫! 끝낼 수 있었는데···”


마지막 순간에 마수의 얼음 창이 불새를 살짝 튕겨내었다.

당연하게도 마수는 엄청나게 흥분한 상태가 되었다.

하지만 생명력이 얼마 남지 않은 게 눈에 보일 정도였다.

최후의 발악이라는 것이 느껴졌다.

마수를 지켜보는 황제성의 눈이 번들거렸다.


“전군 돌격!”


이윤재의 가호를 두른 공격대가 마수를 향해 돌진하였다.

토벌대의 총공격이 시작되었다.


“서율아! 가자!”

“가즈아!”


강현우와 척서율도 움직였고.


피이이잉—

퍼퍼퍼퍽—


정수진의 화살이 마수의 목덜미에 일렬로 박혀들어갔다.


타타탓—


강현우가 계단을 밟듯이 화살을 밟고 머리를 향해 뛰어 올라갔다.


“...”


황제성은 가만히 서서 눈 조처 깜빡이지 않은 채 마수를 쳐다보고만 있었다.


“막타.”


주문을 외우듯 중얼중얼 거리고 있었다.

토벌대의 혼신의 힘을 쥐어짠 공격에 마수가 휘청였다.

마수의 공격 역시 눈에 띄게 무뎌져 가고 있었다.


“얼마 남지 않았다! 신께서 우리와 함께 하신다!”

“우와와아!”


공격대가 마수의 다리에 창을 찔러 넣고.


쉬이이익—

촤아앙—


강현우와 척서율이 마수에게 검을 휘둘렀다.


피이이잉— 퍼퍼퍽—


정수진의 화살이 마수의 껍질에 구멍을 뚫는다.

공격을 이어가던 강현우가 잠시 땅에 내려섰다.


‘마수보다 내가 먼저 뒤지겠네.’


입에서 단내가 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 싸움에도 끝이 보이는 것 같았다.

잠시 숨을 고르고 마지막 공격을 위해 도약하려던 차에.

황제성이 강현우를 앞지르며 마수에게 돌진하였다.


탓—


여유롭고 품위 있는 동작으로 마수의 콧등에 내려섰다.

지원대가 황제성에게 마법을 집중시켰다.

황제성의 몸이 또다시 하얗게 타오르며 빛을 뿜어냈다.


휘익—


황제성이 콧등을 밟고 높이 도약했다.

이번에는 아주 높이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도약했다.


‘두 번의 실패는 없다. 이번에는 꼭 숨통을 끊을 것이다.’


다짐하며 이를 악물었다.

정점에 도달한 황제성이 몸을 거꾸로 하고 낙하했다.

허공을 가르며 마수의 정수리로 내리꽂던 황제성이 마수와 눈이 마주쳤다.


“하압!”


마력을 최대로 끌어올리고 능력을 사용했다.

위압.

마수의 눈동자가 격하게 흔들리는 듯했다.


[건방진··· 감히 인간 따위가!]


하지만 그 순간 황제성의 머릿속으로 목소리가 들려왔다.

짐승의 소리와도 비슷한 소리였다.

처음 듣는 목소리였으나 어느 존재의 목소리인지 금세 알 수 있었다.

히드라의 목소리였다.

이게 무슨 상황인지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마수에게 위압이 먹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히려 반대로 황제성의 몸이 굳어 버렸다.


‘이게 무슨! 어째서!’


마수의 주둥이가 크게 벌어지며 황제성을 향했다.

입속에 가득한 이빨 하나하나가 사람 크기만 했다.

목구멍 속에서 차올라오는 냉기와 수천의 얼음 화살도 생생하게 느껴졌다.


‘안 먹혔다!’


때마침 마수의 콧등에 내려선 강현우가 상황을 알아챘다.

황제성이 마무리를 짓기 위해서 움직인 것을 알기에 뒤를 따랐다.

혹시나 황제성이 실패하는 경우 자신이 마무리할 생각이었다.

강현우는 황제성이 마지막 일격으로 무엇을 할지 예상할 수 있었다.

독 머리에게 먹였던 일격.

정확히 무엇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단순히 버프를 잔뜩 받은 찌르기는 아니었다.

아마도 그것이 황제성의 능력일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황제성의 전투에서 간혹 느껴지던 위화감의 정체일 것이다.

황제성이 마수의 머리 위에서 눈을 마주치며 마력을 끌어모으는 순간.

강현우는 잠시 그 위화감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위화감은 곧 사라져 버렸다.

위화감이 사라진 순간 강현우는 뭔가 잘못되었음을 알아차렸다.

마수가 황제성을 향해 주둥이를 크게 벌렸다.


“에이! 씨발!”


강현우가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이거 지금 쓰면 나 또 마력 바닥인데···’


아쉽게도 생각과 몸이 다르게 움직였다.

강현우가 있는 마력 없는 마력을 몽땅 끌어올렸다.

마수의 콧등을 박차고 나가 황제성이 떨어지고 있는 방향으로 향했다.

마수의 주둥이가 황제성을 삼키려는 그 순간에.

그 주둥이에서 수천의 얼음 창이 쏟아지려는 찰나에.


“섬!”


빛과 같은 속도로 강현우가 소태도와 하나가 되어 마수의 목을 가르고 지나갔다.


푸아아악—


마수의 목이 잘라지며 검은 피가 폭포와 같이 쏟아졌다.

강현우는 마수의 목을 가른 그 방향 그대로 몸을 가누지 못한 채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갔다.

몸이 날아가는 것과 함께 의식도 천천히 날아갔다.

의식을 잃어가는 와중에 강현우는 생각했다.

내가 저런 새끼 목숨이나 구하는 취미는 없는데···

큰일이야.

마수가 사람 죽이는 꼴을 못 보겠네.

내가 생각해도 사서 고생이다.


“대한 자동차에 가서 차나 삥 뜯어야겠다··· 젠장. 이제는 기절도 안 하네.”


날아가던 강현우의 정신줄이 돌아오며 정신이 다시 또렷해졌다.

빌어먹을 초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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