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각성자로 회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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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띠
작품등록일 :
2024.08.05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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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3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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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

DUMMY

지넬 길드가 출국을 위해 인천 공항을 찾았다.

특훈을 위한 출국이었지만 어쨌든 해외를 간다는 생각에 설레는 표정들이었다.

엘리나가 길드원들을 공항까지 데려다주었다.


“조심히 다녀오세요. 두 달 뒤에 뵙겠습니다.”


공항 입구에 차를 세운 엘리나가 길드원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엘리나의 머릿결이 바람에 날린다.

싱그러운 햇살, 청량한 바람, 공항의 들뜬 분위기.

평소에도 아름답다고 생각했지만 오늘은 특히나 미모가 빛을 발했다.


찰칵— 찰칵— 찰칵—


여기저기서 카메라 셔터 음이 들려왔다.

핸드폰으로 찍는 사람도 있었지만 전문 기자로 보이는 사람들도 제법 눈에 띄었다.

카메라는 모두 엘리나를 향하고 있었다.


“네, 실장님. 배웅 고마워요. 두 달 뒤에 봐요.”


길드원들과의 작별 인사를 마친 엘리나가 차를 몰아 공항을 빠져나갔다.


“혀누, 실장님은 왜 온 거냐?”


엘리나는 안 그래도 이것저것 바쁜 사람인데 굳이 배웅을 하겠다고 나섰다.


“원래 셀럽은 공항 패션 콘텐츠도 가끔 해줘야 한다구요.”


척서율이 아련한 눈빛으로 엘리나가 사라진 방향을 바라보며 말했다.

원인이 너였구나···

길드 너튜브 채널인 지넬 tv는 실상 엘리나 tv라고 봐도 무방했다.

오래전에 그렇게 변해버렸다.

조회 수가 나오는 영상 위주로 올리다 보니 어느샌가 자연스럽게 엘리나의 영상만 올라가게 되어 버렸다.


‘그리 자주 올리는 것 같지도 않던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낙에 사람 같지 않은 미모 덕분에 고정팬층이 탄탄했다.

이제 엘리나의 인지도는 셀럽이라고 불리기에 충분한 수준이었다.

길드 재정을 위한 것이라고는 말은 하지만 엘리나 본인도 은근 즐기는 것 같았다.


‘그러니 굳이 공항까지 배웅을 해줬지···’


엘리나를 촬영하기 위해 늘어선 사람들을 보며 대박 광고나 하나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 * *


“으갸갸갸갸—”


비행기에서 내린 척서율이 몸을 한껏 늘리며 기지개를 폈다.

10시간이 넘게 비행기를 타고 겨우겨우 LA 공항에 도착했다.

아무리 비즈니스 클래스라고 해도 너무 장시간 앉아 있었더니 온몸이 쑤셔왔다.


“비행시간이 조금 짧다. 그렇지 않냐? 조금 더 자면 딱 좋을 것 같은데···”


알렉이 눈을 비비며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씨부린다.

한 번도 깨지 않고 내리 처자더니만 그것도 모자란단다.

너도 참 대단한 놈이다.

승무원이 너 죽은 줄 알았어 임마.


“아저씨, 배고파요. 밥 먹으러 가요.”


척서율의 말에 정수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기내식을 그렇게 처먹고 배가 고프다고 하는 너 역시 참 대단한 놈이다.

척서율에 가려 티가 나지 않았지만 가만히 보면 정수진도 만만치 않은 먹성이었다.

잠탱이와 먹깨비 둘을 데리고 강현우는 시내를 향했다.


“아저씨, 전 미국 체질인가 봐요. 너무 잘 맞아요.”


척서율이 식당을 나서며 말했다.

정수진도 만족스러운 얼굴이었다.

두 사람은 확실히 식사량에 있어서는 미국 체질이 맞는 것 같았다.

소화도 시키고 구경도 할 겸 시내를 천천히 걷고 있었다.

차도 빌려야 했기에 강현우가 두리번거리며 렌터카 매장을 찾을 때였다.


“이봐! 거기 원숭이들! 잠깐 우리랑 얘기 좀 하지?”


건들거리는 녀석 셋이 길을 막아서며 말했다.

뭐라고 하는지 잘은 모르겠지만 느낌으로 왠지 알 것 같았다.

한 놈이 강현우에게 슬렁슬렁 다가왔다.

강현우의 어깨에 팔을 걸치며 몸을 기울였다.

녀석에게서 희미하게 마력이 느껴지는 것을 보니 각성자였다.


“못 보던 얼굴들인데 니들 여기 처음이지? 그럼 입장료를 내야지. 일단 가진 거 다 내놔 봐.”


아무런 대답 없이 녀석을 가만히 쳐다만 봤다.


“이 무식한 원숭이 새끼는 영어도 못 알아듣나 본데?”

“미국에 오면서 영어를 몰라? 안되겠네. 니들은 입장료 두 배야.”

“돈! 돈! 돈 몰라?”


어느새 세 놈이 전부 다가와 강현우를 둘러싸고는 시끄럽게 떠들어댔다.

한 놈은 지폐까지 흔들어 가며 소리를 질러댔다.

아까부터 무슨 말을 하는지 대충 알아는 들었지만 계속 가만히 있었다.

길드원들은 강현우가 어떻게 하는지 조금 떨어져서 구경하고 있었다.

원래 싸움 구경이 세상 제일 재밌는 것이지.


“수진, 쟤들 큰일 나겠는데? 말릴까?”


알렉이 김상식을 떠올리며 미국 친구들을 조금은 걱정해 주었다.


"안되겠네. 이 새끼. 저리 좀 가자.”


강현우가 아무런 반응이 없자 결국 한 놈이 강현우의 멱살을 잡아 건물 뒤편 골목으로 끌고 갔다.

골목으로 끌려가는 중 순찰 중인 경찰과 눈이 마주쳤다.

하지만 경찰은 애써 강현우의 눈을 피하며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차를 몰아 지나가 버렸다.


‘역시 미국은 선진국이야. 뭐든지 항상 앞서나가.’


각성자가 곧 법이 되는 사회.

미국은 한국과 달리 상당히 높은 정도로 사회가 변화되어 있었다.

방금 전 경찰이 보여준 태도가 이것을 분명하게 말해주었다.

명백한 불법행위를 목격했음에도 불구하고 각성자가 엮여있다면 경찰조차도 묵인하는 분위기.

이곳에서 각성자는 초법적인 특권 계층이라는 것이다.

회귀 전에 강현우가 살았던 사회의 모습이었다.


“그래도 따라가야 봐야 되지 않을까요?”


그래도 척서율이 밥 사줬다고 나름 걱정을 해주었다.


“서율, 움직이면 배고파. 가만히 있어. 그리고 누구를 걱정하는 거야? 설마 혀누를 걱정하는 건 아니지?”


하지만 알렉의 말에 바로 설득당해버렸다.


퍽— 쾅— 쾅—


강현우가 끌려간 뒷골목에서 몇 차례 묵직한 소음이 들리고는 이내 조용해졌다.

잠시 후 강현우 혼자 골목에서 나왔다.


“렌트는 안 해도 되겠어요. 잘 얘기하니까 저 친구들이 도와준대요. 알고 보니 착한 친구들이에요.”


강현우가 해맑게 웃으며 못 보던 차 키를 손에 들고 흔들었다.


삐빅—


차 키를 누르니 멀지 않은 곳에서 신호음이 울렸다.


“새끼들 얼마나 삥을 뜯은 거야··· 차 겁나 좋네.”


고급 SUV의 지시등이 깜빡이고 있었다.

알렉과 척서율은 미국 친구들이 궁금했는지 강현우가 나온 골목길 쪽으로 갔다.


“어우··· 혀누···”

“다음에는 현우 아저씨 꼭 말려야겠어요.”


알렉과 척서율이 잔뜩 인상을 찌푸리고 고개를 저으며 골목을 나왔다.


“자, 이제 출발하겠습니다.”

“가즈아!”


지넬 길드가 미국 친구들에게 선물 받은 차를 타고 그랜드 캐년으로 향했다.


* * *


지넬 길드가 그랜드 캐년 입구에 도착했다.


“아··· 겨우 도착했다.”


강현우가 질렸다는 표정으로 차에서 내렸다.

차를 타고 출발할 때는 좋았지만 곧 미국은 넓은 나라라는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한국에서만 살던 사람들인지라 이제 차를 탔으니 기껏해야 3~4시간이면 도착할 거라고 막연히 생각했었다.

하지만 LA에서 그랜드 캐년까지는 무려 800km.

서울에서 부산을 왕복하는 거리.

중간중간 밥도 먹고 휴식도 취했더니 12시간 만에 도착했다.


“으아아아— 잘 잤다. 어? 도착한 거야? 금방이네.”


물론 알렉은 빼고.

출발하자마자 기절하더니 이제 일어났다.

안 일어나길래 밥도 안 먹였다.

먹지도 싸지도 않고 내리 잠만 자는데, 이 정도면 다른 능력을 각성했나 싶을 정도였다.

아주 가끔 이중 각성자가 있다고 하더니만 너였냐.


“다들 짐 챙기시고 이동합시다.”


각자 커다란 배낭 하나씩을 짊어지고 그랜드 캐년으로 들어갔다.

입구에서는 관광객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여기저기 둘러보며 들뜬 표정의 관광객 덕분에 유명 관광지에 놀러 온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반나절 정도를 이동하고 나니 사람의 흔적은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곳에 와 있었다.


“오오오— 아저씨! 경치 봐요! 엄청나요!”


척서율이 하늘로 날아올라 자연이 만들어낸 장관을 보며 감탄했다.

지넬 길드는 입구에 들어서면서부터 조금씩 공식 트래킹 코스를 벗어나기 시작했다.

지금은 일반인은 절대 접근할 수 없는 지역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다들 수트랑 아머 착용하세요.”


처음부터 착용하고 올라와도 되는 것이었지만 각성자임을 광고하고 다니고 싶지는 않았다.

비밀리에(?) 온 특훈이기도 했고.

혹시나 이곳에 속성을 지닌 마수의 존재가 알려지는 것도 방지하기 위한 차원이었다.


“역시 수트가 편해. 이게 최고야.”


이동하는 내내 다리가 아프다느니, 먼지가 많다느니 구시렁거리던 알렉이 그나마 밝아진 얼굴로 말했다.

수트의 기능성이 워낙에 탁월하기는 했지만 알렉은 유독 수트를 좋아했다.


“이제 이쪽으로 곧장 이동하면 됩니다.”

“얼마나 가야 되냐, 혀누?”

“협곡 중심까지 가야 하니까 대략 200km 정도? 되는 것 같네요.”

“... 혀누, 사기꾼 새끼다. 금방 도착하는 거처럼 말했다.”

“갑시다.”


투덜거리는 알렉을 놔두고 지넬 길드는 목적지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200km는 보통 사람 걸음이라면··· 안 걷지. 그걸 왜 걸어?

물론 안 걷겠지만 계산상으로는 50시간이 걸리는 거리이다.

쉬지 않고 잠도 안 자고 걷기만 한다면 이틀이 걸리겠고.

잠도 자고 휴식도 취하면서 간다면 5일 정도.


“서두르지 않고 여유 있게 가겠습니다.”


여유롭게 이동한 지넬 길드는 다음 날 오후에 목적지에 도착했다.

물론 각성자 특유의 월등한 신체 능력 덕분이기는 하지만.

알렉조차도 뒤처지지 않고 잘 따라온 것은 무엇보다도 수련의 힘이었다.

척하진 만세! 수련 미친놈 만세!


휘이이잉—


깎아지는 듯한 절벽 아래로 협곡이 내려다보였다.

바람에 머리가 이리저리 흩날렸다.

이곳은 다른 지역보다 유독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었다.

협곡 아래로 바람 소리가 울려 퍼졌다.

구불 구불하고 깊게 파인 협곡을 세찬 바람이 할퀴듯 스쳐가며 묘한 소리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아저씨, 저게 게이트예요?”


초코바를 입에 가득 넣고 우물거리며 척서율이 물었다.

저 멀리 척서율이 가리키는 곳에서 푸르스름한 빛이 보였다.


“아마도?”

“조금 이상하네요.”


정수진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저기까지 대충 2km 정도 되는 것 같죠?”

“응, 수진. 정확히는 1.85km다. 훗! 놀라지 마라. 마법사는 원래 이런 거 중요하다. 난 더 특별하고.”


알렉이 묻지도 않는 말을 하면서 지 자랑을 했다.


“그런데 마수가 왜 하나도 안 보이죠?”

“어? 그렇네? 왜 그렇지?”


정수진의 의문에 척서율이 맞장구를 쳤다.


“... 그러게요. 참 특이하네.”


속성을 지닌 마수는 다른 게이트의 경우와 달리 메인 마수만 단독으로 출현했다.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회귀 전 발견된 모든 속성 마수가 그러했었다.


“찌끄레기들 없으면 덜 성가시고 좋죠 뭐.”


강현우가 대충 얼버무리며 넘어갔다.


“오늘은 여기서 야영하고 내일 날이 밝으면 메인 마수 토벌을 진행하겠습니다.”


최소 A급 마수의 토벌.

척서율의 가슴이 유독 두근거렸다.

언제나 마수를 상대하는 것은 흥분되는 일이었지만 이번에는 그 어느 때보다 기대가 되었다.

잠이 잘 오지 않았지만 애써 가슴을 진정시키고 겨우 잠에 들었다.

협곡의 바람을 타고 신나게 날아다니는 꿈을 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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