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각성자로 회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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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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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5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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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3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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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

DUMMY

널찍한 책상이 놓여 있는 개인 사무실.

책상 앞으로 평범해 보이는 소파와 탁자가 자리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외 다른 집기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각성자 협회장의 집무실이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소박했다.


타탁— 타타탁—


커다란 덩치의 남자가 책상에 앉아 업무를 보고 있었다.

김민철이었다.

김민철은 강현우의 예상대로 협회장 자리를 수락하였다.

그렇게 협회장 자리에 앉은 지도 벌써 1년이 지나갔다.


“아으··· 씨부럴. 확 때려쳐버릴까···”


김민철이 머리를 감싸며 신음 소리를 내었다.

자신이 생각했던 협회장의 삶은 이런 것이 아니었다.

적당히 늦은 시간에 출근해서 향긋한 차를 즐기며 여유를 부리다가.

저녁에는 좋은 술을 곁들인 식사 자리를 통해 사교 활동을 하고.

가끔 골프와 같은 취미 활동을 하는 모습.

이런 모습을 상상했었다.

하지만 현실은 그야말로 지옥이었다.

야근 지옥.

지난 1년간 정시 퇴근을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정시 퇴근은 꿈같은 소리였고 자정 전에나 퇴근할 수 있으면 다행이었다.

검토하고 결제해야 할 서류는 왜 이렇게나 많은지.

거기다가 더 미치겠는 건.

왜 잘하냐고!

이게 제일 환장할 일이었다.

김민철은 생각보다 행정 일이 적성에 맞았다.


“협회장님— 저 왔습니다.”


문이 열리고 누군가 협회장 실로 들어왔다.

강현우였다.

바로 저 새끼였다.

나를 지옥의 아가리로 살살 꼬드기고 밀어 넣은 악마 같은 새끼!


“너! 이 개새···”

“협회장님, 안녕하세요.”


김민철이 강현우에게 반갑게 인사하려던 차에 정수진이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수진 씨. 오늘도 아름다우시네요.”


강현우를 향해 불을 뿜으려 했던 김민철이 환하게 웃었다.

김민철이 슬쩍 강현우를 보았다.

강현우는 김민철을 보며 실실 쪼개고 있었다.

니가 뭘 어쩔 건데?라고 말하는 듯한 표정.

이 새끼··· 분명히 일부러 수진 씨랑 같이 오는 거야.


“수진 씨, 이쪽으로 앉으시죠. 홍차 한잔 드릴게요. 이번에 괜찮은 차를 운 좋게 구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수진한테 잘 보이려고 시작한 홍차가 이제는 마니아가 되어버렸다.

점점 건달 이미지에서 멀어지고 있는 김민철이었다.


“나는?”

“믹스를 타서 처먹든지··· 아니다. 너 새끼는 그냥 꺼져. 나가. 확 접어버리기 전에.”


아직은 건달이 맞는 거 같다.


“까먹었나 본데 오늘은 니가 불렀다.”

“아··· 그랬었지. 앉아라.”


김민철이 정수진에게 홍차와 함께 케이크 한 조각을 같이 내어 주었다.


“치즈 케이크도 한 조각 같이 드셔 보세요.”

“감사합니다. 맛있겠어요.”

“나는?”

“확, 씨!”


강현우에게는 케이크 대신 눈을 부라려주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정수진은 홍차에 케이크를 맛있게 먹었다.

두 사람이 이러는 게 하루 이틀이 아닌지라 이제는 익숙했다.


“왜 불렀어?”


강현우가 믹스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물었다.


“양구에 게이트가 하나 발생했다.”


김민철이 표정을 가다듬으며 말했다.

강현우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뭔데 무게를 잡는데? 너 또 드럽고 어려운 거 시킬라고 그러지.”

“뭔 말을 그렇게 하냐? 내가 언제 또 드러운 일만 시켰다고.”


지난 1년간 생긴 여러 가지 변화 중에 각성자와 관련된 것은 크게 두 가지라고 할 수 있었다.

하나는 로컬 게이트의 지속적인 발생.

이천, 강남, 과천에서 게이트가 발생한 이후 지속적으로 새로운 게이트가 발생하고 있었다.

오리진 게이트와 구분하기 위해 로컬 게이트라 불리고 있었다.

다른 하나는 각성자 수의 증가.

게이트의 숫자가 증가하기 때문에 사실 당연한 일이기는 했다.

각성자 수의 증가로 자연히 새로운 길드도 많이 생겨났다.


“주변에 활동하는 길드가 있을 거잖아?”

“그렇지, 있지.”


보통은 게이트 발생 시 해당 지역에서 활동 중인 길드가 우선적으로 토벌을 담당하게 된다.

각성자 길드는 전국적으로 고르게 활동하고 있었다.

지난 1년간 게이트 발생이 전국적으로 균일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최근에는 지넬 길드가 서울을 벗어나는 일은 그리 많지 않았다.

어지간하면 지역 길드의 차원에서 마무리가 되고 있었다.


“그럼 날 왜 찾아? 그쪽에서 안될 거 같으니까 찾은 거잖아.”

“...”

“도대체 뭐가 나온 건데 그래?”


김민철이 말없이 강현우에게 영상을 하나 보여줬다.

고르고 만큼 커다란 덩치의 마수가 포효를 지르고 있었다.

마수는 머리가 셋이나 달린 거대 파충류의 모습이었다.

영상임에도 불구하고 마수의 포악함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랭크 A급 마수 히드라였다.


“이런 게 나와버렸다.”

“에이씨··· 더럽고 어려운 거 맞잖아.”

“그럼 어떡하냐. 근처에도 못 가겠다는데.”


A급 마수라면 그럴 만도 하지.

회귀 이후 A급 마수가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사실 회귀 전에도 A급 마수의 출현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강현우가 회귀 전 기억을 더듬었다.

회귀 전 A급 마수의 첫 출현은 오리진 게이트가 발생하고 5년이 넘게 지나서였다.

지금 히드라의 출현은 시기 상으로 너무 빨랐다.


‘로컬 게이트 발생 때도 그러더니···’


첫 로컬 게이트가 발생한 시점도 회귀 전에 비하면 빠른 시점이었다.

회귀 전과의 차이가 점차 커져가는 느낌이었다.

무언가 뒤틀리고 있다는 생각이 좀 더 확실해지고 있었다.

하지만 의심과 불안은 잠시 뒤로 미뤄야 했다.

지금은 A급 마수 토벌에 집중해야 할 때였다.


* * *


지넬 길드는 다음 날 바로 양구로 이동했다.

어차피 할 거면 빨리 움직이는 게 낫다.

시간을 끌어 봐야 게이트에서 마수만 더 기어 나올 뿐이다.

임시 캠프에 도착하자 부대원이 지휘부 막사로 안내했다.

지휘부 막사에 들어가니 먼저 와있는 이윤재가 보였다.


“늦었습니다. 오래 기다렸네요.”


이윤재가 언짢은 기색으로 강현우에게 말했다.


“아니다. 니가 빨리 온 거다. 쓸데없이 부지런하네.”


알렉의 대답에 이윤재의 표정이 더욱 일그러졌다.

맞는 말인데 기분을 상하게 하는 알렉만의 특기였다.

외국인이라 뭐라고 할 수도 없고···


“희망 길드가 서포트를 다 해주시다니. 저희가 호강합니다.”


강현우가 웃으며 너스레를 떨었다.


“협회장님이 직접 부탁하신 거라 어쩔 수 없었습니다.”


지넬 길드를 못 믿는 건 아니지만.

A급 마수는 처음이다 보니 김민철도 불안했던 거다.

마음 같아서는 본인도 함께 하고 싶었지만 협회를 비울 수가 없으니.

맘에 들지는 않지만 희망 길드에라도 도움을 청했다.


“어쩔 수 없이 잘 부탁드립니다.”

“예··· 뭐···”


이윤재가 얼버무리며 대충 대답을 했다.

지금 자존심이 무척이나 상해 있을 것이다.

서포트 길드라니···

대한민국 최고의 길드가 희망 길드인데!

그것도 하필 지넬 길드의 서포트 길드.

물론 처음 출현한 A급 마수를 상대하는 얼리어답터가 되고 싶은 것은 아니다.

그런 위험천만한 일은 다른 용감한 길드가 하면 되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지넬 길드의 뒤나 받치는 것은 더더욱 사양이다.

협회장 부탁만 아니면 절대 안 했을 일이었다.


“네, 알겠습니다.”


이윤재와 강현우가 인사를 하는 사이 지휘관이 들어왔다.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온 것 같았다.


“추가로 한 개 길드가 더 합류한다고 합니다.”

“또 온다구요?”

“네, 방금 협회장님과 통화했습니다. 갑자기 계획이 변경되어서 미안하다고 하시네요.”


지휘관이 강현우에게 통화 내용을 설명했다.


‘서포트 길드가 늘어나면 좋은 거지 왜 미안해?’


그리고 김민철이 닥치고 받으라고 했을 놈이지 미안하다고 할 놈이 아닌데.

뭔가 자연스럽지 못한 느낌이 들었다.

그때 지휘부 막사로 누군가 들어왔다.


“제가 마지막이군요. 늦어서 죄송합니다.”


준수한 외모의 청년이었다.

여유로운 미소와 품격 있는 말투, 단정한 몸가짐.

상류층의 사람이구나를 단박에 느낄 수 있는 청년이었다.

하지만 강현우는 청년의 눈빛에서 교활함이 느껴진다고 생각했다.


“반갑습니다. 방금 이야기는 전해 들었습니다.”


지휘관이 청년을 맞이했다.


“반갑습니다. 제국 길드의 황제성입니다.”


제국 길드라면 화제의 중심에 있는 길드였다.

1년 전에 결성되어 두각을 나타내더니 지금은 희망 길드와 함께 양대 산맥으로 불리고 있다.

대한 자동차의 후원을 받는 길드로도 유명했다.

국내 최대는 희망, 국내 최강은 제국이라나.

비슷하게 희망은 쪽수, 제국은 실력이라는 말도 있고.

이윤재가 가장 싫어하는 말 중에 하나였다.


‘실상 제국 길드의 실력자는 황제성 하나지만.’


사실 제국 길드가 유명한 건 황제성이 길드장이기 때문이었다.

황제성 본인이 일단 대한 그룹 재벌가의 일원이었다.

그리고 각성자로서의 실력이 아주 뛰어났다.

회귀 전에는 황제성이 한국 랭커 중에서 부동의 탑이었다.

현재도 한국 탑 랭킹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건 우리가 대외 활동을 안 해서 그런 거지. 우리가 나서면 니네들은 다 아웃이야.’


잘 생기고.

집안 좋고.

인성 훌륭하고.

실력까지 최고라니.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지 않는 게 더 어려울 지경이었다.


“이번 토벌 잘 부탁드립니다.”


지휘관은 황제성과 반갑게 인사했지만 이윤재의 표정은 한층 더 언짢아졌다.

하필 와도 저딴 게 오냐고.

차라리 광대 길드가 낫지.


“희망 길드장님, 오랜만에 뵙네요.”

“아··· 예··· 오랜만입니다.”

“이쪽 분은?”


황제성이 강현우를 바라봤다.


“지넬 길드의 강현우입니다.”

“아, 그러시군요. 제가 바깥소식에 워낙 어두운 탓에··· 알아보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길드 이름은 한두 번 들어본 것 같습니다.”


말은 정중한데 표정은 영 눈에 거슬린다.

소규모 길드라고 명백히 깔보는 눈깔이지 저거.

내가 누군지 알면서 모르는 척하는 것 같기도 하고.

혹시 긁는 거냐?


“저희와 같이 서포트 길드로 오셨나 봅니다. 황제성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희망 길드가 메인이고 지넬 길드가 서포트인 것으로 알고 있다는 말이었다.

충분히 오해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왠지 긁는 것 같다는 생각이 떠나지를 않았다.

정정을 해줄까 하다가 그냥 놔뒀다.

이윤재가 슬쩍 강현우를 쳐다보았다.


“우리가 서포트고 저기가 메인입니다.”

“네?”


이윤재가 무슨 생각인지 황제성의 말을 대신 정정해 주었다.

황제성이 이윤재의 말에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강현우는 그 속에서 아주 잠깐 황제성의 씁쓸한 표정을 보았다.

이미 알고 있는 사실에 대한 짜증이 묻어나는 표정이었다.

이 자식, 표정 연기가 아주 일품일세.

그리고 일부러 긁은 거 맞네.


“뭐, 그렇다고 하네요.”


강현우가 별거 아니라는 듯이 말했다.


“실례했습니다.”


황제성이 강현우에게 바로 사과를 했다.

끝까지 매너를 지키며 흐트러짐이 없는 황제성이었다.

제법 튼튼한 가면을 쓰고 계시네.


“지휘관님, 상황 설명 부탁드립니다.”


강현우가 화제를 전환하였다.

상황은 전형적이었다.

게이트 근처에 메인 마수인 히드라가 자리를 잡고 있었고 주변으로 서브 마수들이 설치고 있는 모양새였다.

마수 토벌은 내일부터 시작하기로 하고 각자의 막사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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