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각성자로 회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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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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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5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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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9

DUMMY

조금은 어둡다고 느껴지는 회의실.

다섯 명의 사람들이 커다란 원형 책상에 둘러앉아 있었다.

다들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쾅!


“다 왔지? 시작해! 나 시간 많이 줬어!”


이태석이 회의실 문을 박차며 들어왔다.

하지만 아무도 먼저 말을 꺼내지 않았다.

자리에 앉은 이태석이 참모진의 얼굴을 둘러보았다.


“영상은 봤어?”

“...”

“안 봤어? 대답을 해!”

“... 봤습니다.”

“저···”


김 실장이 슬그머니 손을 들었다.


“김 실장, 왜! 뭐! ··· 너 이 새끼!”


이태석이 손에 든 휴대폰을 던지려다 말았다.

아침에 이미 하나 부숴먹었다.


“어휴··· 그 빌어먹을 영상이나 틀어봐.”


이태석이 머리를 짚으며 말했다.


“예.”


김 실장이 문제의 영상을 플레이했다.

특전사 부대원들이 마수를 향해 조용히 접근하고 있었다.

부대원들의 얼굴에서 피난민 구조를 위한 결연한 의지가 느껴졌다.


타다다— 타다다다당—


부대원들의 총구가 불을 뿜었다.

먼지와 화약 연기 속에서 마수 한 마리가 쓰러지는 듯한 모습이 보였다.

환호하는 부대원들의 모습이 클로즈업 되었다.

하지만 자욱했던 연기와 먼지가 걷히고.

순식간에 환호는 절망으로 바뀌었다.

너무나 멀쩡한 모습의 마수가 그 자리에 서있었다.


“크르르—”


마수의 낮은 울음소리에 결연했던 부대원들의 의지는 힘없이 꺾여버렸다.

당장이라도 달려들듯한 마수 앞에서 부대원들은 희망의 끈을 놓아버렸다.


쉬익— 퍽!


그때 한 발의 화살이 날아와 마수의 머리를 꿰뚫었다.

절체절명의 순간.

각성자가 등장하였다.

빛나는 화살은 마수를 쓰러뜨리고 부대원들을 일으켜 세웠다.

곧이어 네 명의 각성자가 한 명씩 클로즈업 되었다.

영상은 각성자에게 압도당해 무력하게 쓰러지는 마수의 모습으로 마무리되었다.


“허··· 거참··· 햐··· 흡—”


마수는 강력하고 난폭했으며 무자비했다.

광화문 포기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하지만 정부의 의지는 아직 꺾이지 않았다.

각성자가 함께 할 것이다.

결국 승리는 우리의 것이다.

3분 남짓한 영상이었지만 이 모든 것이 담겨있었다.

그리고 보는 내내 감정이 자연스럽게 전달되었다.

공포, 좌절, 용기, 전율 그리고 희망.


“흡— 흡— 흑! 흐윽!”


김 실장이 끝내 참았던 눈물을 터트렸다.

이태석이 어이가 없는 표정으로 김 실장을 바라보았다.

지금 감동 먹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고?

너무 어이가 없으면 화도 안 나는 법이다.


“어떻게 할 거야?"


이태석이 김 실장은 무시하고 참모진에게 물었다.

여전히 아무도 말이 없었다.

참모진들 역시 정치 경력이 적은 사람들이 아니었다.

이들도 영상을 보는 순간 느낄 수 있었다.

대통령의 지지율은 복구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할 말 없어?”

“... 방법이 없습니다.”


참모 하나가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탄핵 논의는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 기반하고 있었다.

광화문 포기는 전대미문의 사건이었고 이로 인한 지지율 하락도 전례가 없는 수준이었다.

그냥 숟가락만 얻으면 되는 상황이었다.

여당 쪽에서도 이렇다 할 뾰족한 수가 없었다.

비슷한 뭐라도 있어야 참고를 할 거 아닌가?

맨땅에 헤딩은 머리만 깨질 뿐이었다.

하지만 이 영상으로 대통령의 행동이 순식간에 모두 이해가 되어버렸다.

심지어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뭐라도 해야 할거 아니야! 손가락만 빨고 있을 거야! 꼬장이라도 부려야 할 거 아냐!”


이태석은 다시 성질이 뻗쳤다.

머릿속이 타버릴 듯 화가 났지만 가까스로 화를 참아냈다.


“이거 출처 어디야?”

“매일포스트 입니다.”

“누가 몰라! 그 출처 말고! 영상 출처!”

“...”


이번에도 참모진의 대답은 없었다.


“어흠, 흠— 저··· 비콘입니다.”


그때 김 실장이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

참 해맑고 보기는 좋은데 한 방 먹이고 싶은 건 왜일까?

이런 생각도 잠깐 하면서···

이태석이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뒤져볼까요? 까면 뭐라도 나올 테니까요.”


참모 하나가 재빠르게 의견을 말했다.


“... 안돼. 위험해.”


하지만 이태석이 거부했다.


“어째서입니까? 재계 50위 정도의 기업입니다. 저희가 감당 못할 수준은 아닙니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하지만 참모가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있었다.

이태석이 분노를 조절 능력이 없는 것이지 정치적 능력이 없는 것이 아니었다.

능력만 본다면 정계에서 손에 꼽히는 인물이었다.


“김 실장. 최근에 비콘 관련해서 보고한 거 있지?”

“네? 아! 예! 예! 보고했었습니다.”

“다시 해봐.”

“넵!”


김 실장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


“비콘은 정부가 운영하는 구호 캠프에 적극적인 지원을 하고 있으며, 최근 본사를 대폭 확장하여 이전하였습니다.”

“구호 캠프 지원하는 기업, 비콘 말고 없지?”

“예.”


구호 캠프 단독 지원에 본사 확장 이전이라.

대통령과의 긴밀한 관계가 충분히 의심되는 상황이었다.


“비콘이 정부에 붙은 거야. 여기서 직접적으로 건드리면 역풍 맞아.”

“그렇죠, 그렇죠. 다 준비하고 있을 겁니다. 보니까 비콘이라는 기업, 내실이 아주 튼튼합니다.”


김 실장··· 이 새끼가 지금 누구 칭찬을 하는 거야···

무시하자, 무시해.

아··· 빡쳐.


“다른 건덕지는 없어? 비콘은 안돼.”

“음··· 저··· 한 가지 있습니다.”


김 실장이 또 손을 들었다.

손을 다시 내려주고 싶다.


“제가 얼마 전에 입수한 사진입니다.”


김 실장이 사진 한 장을 화면에 띄웠다.


“오··· 이쁘다.”

“기생오라비같이 생겼네.”


사진에는 강현우와 엘리나가 찍혀 있었다.


“얼마 전 비콘 본사를 방문한 인물입니다.”

“그래서?”


김 실장이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안 어울렸다.

꼴 보기 싫었다.

김 실장이 문제의 영상 중 한 장면을 확대했다.


“사진의 남자와 비슷하지 않습니까?”

“그렇군.”

“강현우라는 인물입니다. 정확한 신원까지 조사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공덕에 건물을 매수한 정황이 보입니다.”

“공덕에 건물이면 금액이 적지 않을 텐데.”

“매매가는 2억으로 신고되었지만 이중 계약이지 않겠습니까?”

“김 실장, 오랜만에 아주 오랜만에 정말 오랜만에 잘했어.”


이태석의 칭찬에 김 실장의 어깨가 한껏 올라갔다.


“다들 나가봐. 김 실장 빼고 오늘 다 굶어, 밥 먹지 마!”


참모진이 회의실을 빠져나갔다.

이태석도 의원실로 돌아왔다.

자리에 앉아 참모 회의에서 받은 열을 잠시 식혔다.


“이번에 놓치면 이런 기회가 또 올까?”


탄핵 생각에 다시 열이 받는 것 같았다.

인터폰을 눌렀다.


“김 실장, 들어오라고 그래.”

“네? 저요?”

“너 말고! 각성자인지 뭔지!”

“아! 예!”


똑똑똑—


검은 옷차림에 호리호리한 체격의 남자가 의원실로 들어왔다.


“안녕하십니까, 이태석 의원님.”

“안녕 못 해. 이름이 뭐라고?”

“다크 레이븐입니다.”

“외국인이야?”

“아닙니다.”

“뭔··· 그냥 까마귀라고 해.”

“편하신 대로 부르십시오.”


이놈이나 저놈이나···

제대로 된 놈이 하나도 없냐.


“사람 하나 처리할 수 있지?”

“예.”


남자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시원시원해서 좋네. 나가 봐. 연락하면 작업 진행시켜.”

“알겠습니다.”


인사를 하고 뒤를 돌아선 남자가 소리도 없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들어왔던 문으로 나간 것은 아니었다.


“하? 이 새끼 봐라··· 뭐야? 자기 PL 하고 간 거야? 또라이 같은 새끼네···”


* * *


[단독 입수! 특전사와 각성자의 피난민 구출 영상]


영상이 공개된 날 오후.

영상에 대한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영상이 실린 첫 보도가 나간 지 이제 겨우 반나절 남짓.

뉴스 포털이 관련 기사로 도배가 되었다.


“현우야, 반응이 기대 이상인데?”

“그러게요, 이 정도일 줄이야.”


영상의 퀄리티와 내용의 화제성으로 볼 때 당연히 화제가 될 거라고 생각은 했었다.

하지만 상상 이상이었다.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면을 도배하고 있었다.

심지어 스포츠 섹션까지도 관련 기사가 떴다.


“와··· 조회수 봐. 장난 아니네. 미쳤네.”


척서율이 너튜브 조회수를 보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조회수가 천만에 근접하고 있었다.

대한민국 인구가 5천만인데?


“그러게··· 여기는 진짜 미쳤는데?”


지난번 광화문에서 마주친 스트리머를 급하게 섭외했다.

그리고 길드 채널을 만들어 독점 영상을 하나 업로드했다.


[10분 풀버전. 특전사 VS 마수 대격돌! 각성자 최초 공개!]


스트리머가 뽑은 썸네일도 아주 기가 막혔다.

구독자 수도 벌써 50만을 넘어가고 있었다.

무엇보다 긍정적인 것은.

기사와 영상에 달린 댓글들의 반응이었다.


“이 정도면 탄핵은 힘들겠죠?”

“그렇지 않을까? 욕이 별로 안 보인다.”


이 정도면 도망치는 게 맞지.

나라도 도망갔다.

마수 쩌내.

각성자 잘 생겼다.

꼬우면 니가 하던가.

등등.

정부의 대응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상당히 많이 눈에 띄었다.

여기에 추가로 준비한 영상들이 공개된다면..

정부의 대응에 대한 오해는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다.

자연스럽게 지지율도 복구될 것이고.


“혀누, 타넥이 뭐냐?”

“알렉, 탄핵이에요. 탄핵.”


척서율이 알렉에게 정확한 발음을 알려 주었다.


“탄핵? 핵이냐? 한국은 핵 엄다고 했눈데?”

“얼마 전에 개발했어요. 탄핵 1호.”

“아! 잘해따!”


잘 들 논다, 어이가 없네···

척서율이 강현우를 보며 빙그레 웃었다.


* * *


어두운 방 안.

작은 스탠드 불빛만이 방 한구석을 밝히고 있었다.


[작업 시작]


휴대폰 메시지를 확인한 남자가 천진난만한 웃음을 보였다.


“오래 기다렸습니다, 의원님.”


검은 옷차림에 호리호리한 체격의 남자.

이태석에게 자신을 다크 레이븐이라 소개했던 남자였다.

남자가 책상에 흩어져 있는 서류를 다시 집어 들었다.


“강현우라···”


이태석 의원 측에서 전달한 자료였다.

강현우와 관련된 기본적인 정보가 적혀 있었다.

그야말로 기본적인 정보였기에 그다지 중요한 정보는 없었다.


“생기기는 드럽게 잘 생겼네.”


쓸만한 것이라고는 사진 정도.

그리고 지넬 길드의 주소.


“그럼 일하러 가볼까.”


자정이 다 되어가는 시간.

남자가 자켓을 걸치고 밖으로 나섰다.

한 시간 정도 이동하면 지넬 길드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었다.


“지넬 길드.”


지넬 길드 앞에선 남자가 빌딩을 올려다보았다.


“어디 계시려나···”


고개를 까딱 거리며 손가락으로 대충 층수를 가늠했다.

딱히 목적이 있어서 하는 행동은 아닌 것 같았다.


“모르겠네?”


뭔 미친 소리를 하나 싶었다.

표정도 어딘가 이상했다.

장난기 가득한 표정에.

너무 신이 나서 어쩔 줄 몰라하는 아이 같은 모습이었다.


“그러면··· 1층부터!”


남자가 오른팔을 번쩍 들어 올리면서 소리쳤다.

그때였다.


“너 뭐냐?”


남자의 뒤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휙—


남자가 빠르게 돌아섰다.


“오! 강현우다! 진짜 잘생겼네!”

“그건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고, 너 뭐냐고?”


강현우가 남자를 보며 다시 물었다.


“나? 다크 레이븐.”

“외국인이야?”

“아니야.”

“... 까마귀로 접수.”


다크 레이븐. 일명 까마귀.

회귀 전 기억을 되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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