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각성자로 회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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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띠
작품등록일 :
2024.08.05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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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7

DUMMY

단조롭고 평화로운 일상이 이어졌다.

목숨을 반쯤 걸어야 하는 마수 사냥과 어울리진 않지만 강현우가 느끼기에는 그랬다.

마수 사냥과 한계를 넘나드는 수련을 반복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각성자로 사는 것이 이제 익숙해졌나 보네.’


지넬 길드원들은 갑작스럽게 상승한 능력치에 적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굳이 최선을 다할 필요는 없었고.

누가 억지로 시킨 것도 아니었다.

다만 레드 존에 대한 기억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공기 중에 가득한 마수의 기운.

숨이 막힐 듯 짓누르는 압박감.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오르는 강렬한 투쟁심.


“그만 좀 하자! 수련미친노마! 아아아아아악!”


빡!


한 사람만 빼면 다 그랬다.

비콘은 예상대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다.

슈트와 아머가 각성자들 사이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었다.

착하지 않은 가격에 초반에는 판매가 다소 저조했지만 마수 부산물을 이용한 보상 판매 전략이 돌파구가 되었다.

더불어 최근에 출시한 마수 탐지기 역시 마수 사냥에 있어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비콘의 주가는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길드도 순탄하게 운영되고 있고, 비콘도 쭉쭉 커가고 있고, 지연이도 건강하고, 돈도 잘 모이고 있고··· 걱정거리가 없네.’


흰 털 새끼가 살짝 마음에 걸리기는 하지만.

회귀 전에도 10년 동안이나 털끝도 못 찾았던 놈이다.

그것만 빼면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평온한 일상이었다.


* * *


경기도 이천. 고속버스 터미널 앞.

공간이 깨지는 듯 갈라지며 균열이 생겼다.

점차 커진 균열이 타원형의 모습을 갖추었다.

게이트가 발생하였다.


“크르르르—”


게이트 너머 거대한 형체의 실루엣이 보였다.

날개 달린 사자가 뱀 꼬리를 흔들며 느릿느릿 걸어 나왔다.

만티코어였다.


“마··· 수··· 마수다! 마수!”


마수를 발견한 누군가가 소리쳤다.

사람들의 시선이 소리가 난 방향으로 집중되었다.


“꺄아아악!”

“도망쳐!”


비명을 지르는 사람.

도망치는 사람.

멍하니 넋이 나간 사람.

시내는 금세 아수라장이 되어 버렸다.


“크아앙!”


마수가 길게 포효를 질렀다.

그리고는 사람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끄아아악!”


사람들의 비명이 울려 퍼졌다.


이천에 게이트가 발생했던 같은 시각.

서울 강남역 앞.

이곳에서도 게이트가 발생하였다.

게이트에서 마수가 걸어 나왔다.

한 걸음 한걸음에 땅이 울리며 요동을 쳤다.

거대한 덩치에 온몸을 바위로 된 껍질로 감싸고 있는 마수.

고르고가 등장하였다.


“아아악!”


사람들의 비명이 울려 퍼졌다.

역시나 아수라장이 되어버린 시내.


“쿠오오오오!”


마수의 포효가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그때 한 무리의 사람들이 마수를 향해 달려왔다.


“여러분 이제 안심하셔도 됩니다!”


무리의 리더로 보이는 남자가 소리쳤다.

남자는 슈트와 아머에 각종 보호대까지 착용하고 있었다.

비콘의 프리미엄 풀 아머 세트였다.

판매가 5억에 육박하는 최상위 등급의 제품이었다.


“오! 각성자다! 살았어!”

“멋있다! 조져버려!”


사람들의 환호성에 남자가 미소를 지었다.

왠지 모르게 꼴 보기 싫은 미소였다.


“강남 길드! 전원 전투 준비!”


강남 길드라니···

필살기는 말춤이냐?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강남 길드는 마수의 돌 부스러기 하나 떼어내지 못했다.

장비는 최상급이었고 실력도 그럭저럭 중간 정도는 되는 것 같았지만.

그 정도 화력으로는 마수에 맞서기에 턱없이 부족했다.


“강남 길드! 전원 퇴각!”


강남 길드는 등장할 때만큼이나 재빠르게 사라져버렸다.


“어? 어! 어! 각성자가 도망갔다!”

“도망쳐!”


당황한 구경꾼들의 목소리와.


“쿠어어어!”


마수의 포효가 울려 퍼졌다.


같은 시각의 과천.

이곳 역시 게이트가 발생하였다.

웨어 울프 수백여 마리가 게이트에서 쏟아져 나왔고.

그 어느 지역보다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하였다.


삐이이익— 삐이이익—


긴급 재난 문자가 귀가 아프도록 울렸다.


“아으으으··· 무슨 일이야···”


오전 훈련을 마치고 숙소에서 쉬고 있던 강현우가 휴대폰을 확인했다.


[이천, 서울, 과천 지역에 게이트가 발생하였습니다. 해당 지역에 긴급 명령을 발동합니다. 이 시간부로 해당 지역은 군에서 통제합니다. 인근 주민들은 가까운 공공기관으로 대피하십시오.]


“게이트가 발생했다고? 벌써?”


문자 내용에 놀라 벌떡 일어났다.

게이트 발생은 회귀 전에도 종종 있었던 일이었다.

따라서 그렇게 놀랄 일은 아니었다.

강현우가 놀란 것은 게이트의 발생 시점이었다.

원래라면 마수 웨이브 이후 1년은 지나서야 발생했어야 했다.


“게다가 세 개라고?”


발생 시점도 시점이지만 한 번에 세 개의 게이트가 동시에 발생한 적도 없었다.

회귀 전과 상황이 너무 크게 달라졌다.

무언가 비틀림이 발생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우선은 상황을 면밀하게 확인해 봐야 할 필요가 있었다.


“대표님! 이거 보셨어요?”


대표실로 내려온 강현우가 박진우를 찾았다.

박진우가 손가락으로 휴대폰을 가리켰다.

누군가와 통화를 하는 중이었다.


“예, 알겠습니다. 그럼 준비되는 대로 출발하겠습니다.”


통화를 마친 박진우가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어떻게 알고 다 모여있냐?”


대표실에는 강현우 포함한 길드원 전원이 모여있었다.


“재난 문자 보셨어요?”

“봤지, 그럼.”

“뭔가 해야 되지 않을까요?”


정수진이 근심이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안 그래도 방금 비서실하고 통화했어요.”

“비콘 비서실이요?”

“아니요, 대통령 비서실이요.”


대통령 비서실이라는 말에 정수진은 얼굴이 한결 밝아졌고 알렉은 인상을 찌푸렸다.

역시 알렉! 귀찮은 일이 생기는 걸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다들 빨리 준비하고 바로 용산으로 간다.”


지넬 길드에서 대통령실 청사는 멀지 않았기에 금세 도착할 수 있었다.


“서둘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가까운 곳에 있어서 빨리 올 수 있었습니다.”


비서실장과 박진우가 인사를 나누었다.

이번에는 웬일로 박진우가 따라왔다.


“대표님과 강현우 씨는 저와 함께 가시고, 다른 분들은 대기실로 안내드리겠습니다.”


비서실장은 박진우와 강현우를 커다란 회의실로 이끌었다.


“몇 분 더 오실 예정입니다. 편하게 기다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비서실장이 회의실을 나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회의실 문이 열렸다.

검은 실루엣의 누군가가 들어왔다.


“어? 오랜만이다. 가면 샀네?”


위아래로 검은 옷에 검은 망토를 두르고 기괴하게 생긴 가면까지 쓴 남자가 들어왔다.

까마귀였다.

요상한 길드를 하나 만들었다는 소문은 들었는데 진짜였나 보다.


“강현우! 오랜만이네? 잘 지냈지? 내 생각 많이 했어? 난 많이 했는데.”

“다음에 만나면 죽는다고 했던 거 같은데··· 그게 오늘인가?”

“히익!”

“닥치고 구석에 찌그러져 있어.”


보자마자 쓸데없는 소리를 늘어놓는 까마귀의 입을 막아버렸다.

까마귀가 자리에 앉는 사이 회의실로 또 다른 사람이 들어왔다.


“길드장님! 오랜만에 보네요!”

“아··· 예···”


강현우의 반가운 인사에 남자가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희망 길드 이윤재였다.

강현우와 엮이기 싫다는 생각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났다.


“내가 마지막인가?”


낮은 중저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커다란 덩치가 회의실 문을 통과했다.

문이 작아 보일 정도의 체격이었다.


“너도 왔냐?”


남자가 먼저 강현우를 알아봤다.

건달왕 김민철이었다.


‘참 진귀한 장면이다.’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희망 길드.

뒷세계를 휘어잡고 있는 한방 길드.

가장 어두운 곳에서 활동하는 까마귀의 광대 길드.


‘사회의 스펙트럼을 대표하는 사람들을 잘도 모아왔네. 과연 대통령실이라는 건가? 우리는 다양성을 존중한다는 거지.’


강현우는 신기한 듯이 이윤재와 김민철, 그리고 까마귀를 번갈아 보았다.

그리고 그 세 사람은 모두 강현우를 보고 있었다.

이렇게 보면 강현우가 제일 신기한 놈인가?

비서실장이 회의실로 들어왔다.


“급하게 요청드렸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모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인사는 됐고 용건이나 빨리 말합시다.”


김민철이 비서실장의 말을 끊었다.

역시 이놈은 대통령실이고 뭐고 없구나.


“네. 상황이 급하니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대통령실이 이들을 호출한 이유는 사실 간단했다.

이천, 강남, 과천에 출현한 마수를 토벌해달라는 것이었다.


“제게 주어진 사명이니 당연히 해야 할 일입니다.”


이윤재가 세상에서 가장 선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지랄, 사명 같은 소리 하고 자빠졌네. 그래서 얼마를 생각하고 부른 거요?”


김민철이 이윤재에게 한 마디 하며 비서실장에게 물었다.

그렇지! 잘한다, 건달왕!


“해당 지역의 마수를 모두 토벌해 주시면.”


비서실장의 말에 모두가 집중했다.

특히나 이윤재의 눈이 가장 반짝거렸다.

니놈이 그럼 그렇지, 사명은 개뿔···


“각 길드 당 백억의 포상금을 드리겠습니다.”

“오호! 통이 크신데! 맘에 들어.”


게이트 하나 정리하고 백억.

이 정도면 회귀 전으로 따져봐도 꽤 괜찮은 수준이었다.


“그리고.”


회의실 문이 열리며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가장 빠르게 토벌을 완료하는 길드에게 백억을 더 드리리다.”


인자한 미소를 띤 중년의 남자가 들어왔다.


“대통령님 오셨습니까.”


비서실장이 남자를 보며 허리를 숙였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쓸데없지만 빠질 수 없는 자리가 이제 끝나는 바람에 결례를 범했습니다.”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희망 길드장 이윤재입니다.”


어느새 이윤재가 대통령 곁으로 가 자기소개를 하고 있었다.


“야, 까마귀. 앉아 새끼야. 어딜 먼저 튈라고 새끼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통 모르겠는데?”

“거짓말하면 죽는다. 쯥—”


시미치를 뚝 떼고는 있지만 강현우의 말에 움찔하는 까마귀였다.


“다시 회의 진행하겠습니다.”


비서실장이 분위기를 환기했다.


“마수를 토벌하는 방식에 제한은 없습니다. 우선 저희 쪽에서 임의로 할당한 지역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이천은 희망 길드.

강남은 한방 길드와 지넬 길드.

과천은 광대 길드.

비서실에서 각 길드에 대한 정보를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할당 자체는 적절하게 되었다고 생각했다.


“지역 할당에 이의 있으신 분은 말씀해 주십시오.”

“강남은 왜 둘이나 가는 거요?”


김민철이 물었다.


“강남 지역에 출현한 마수가 초거대 마수이고 이번에 처음으로 출현한 개체인 관계로 데이터가 전무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비서실장에 설명에 김민철이 고개를 끄덕였다.

지역 할당에 대해서 김민철이 반대할 수도 있지 않을까 예상했지만 더 이상의 말은 하지 않았다.

단순 무식에 가오만 잡을 것처럼 생겼는데···

겉모습과 달리 의외로 정상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건가?


“야··· 너, 눈깔 똑바로 떠라.”


김민철이 게슴츠레한 눈을 하고 있는 강현우를 바라보며 한마디 했다.


“그럼, 지금 바로 토벌을 시작하겠습니다.”


비서실장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까마귀가 자리에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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