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각성자로 회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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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띠
작품등록일 :
2024.08.05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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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6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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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5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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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

DUMMY

지넬 길드가 전투에 나서자 황제성의 눈길이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향했다.

이미 지넬 길드에 대한 황제성의 평가는 결론이 났지만.


‘혹시나 숨겨둔 한 수가 있을지도 모르니.’


고대 유물이나 문화재와 같은 길드에 이토록 신경 써야 한다는 사실에 자존심이 상하기는 했다.

하지만 그건 그거고 일은 일이다.

방심해서는 안 된다는 이태석의 말을 억지로 되뇌며 지넬 길드의 전투를 유심히 관찰했다.


탓— 쉬익!


강현우가 땅을 박차고 마수에게 돌진했다.

양손에 쥔 소태도를 가볍게 휘둘렀다.

소태도가 깔끔하게 마수의 목을 몸과 분리시켰다.

속도와 리듬감이 눈에 띄는 움직임이었다.

타격 시 힘의 배분도 아주 적당했고.

모든 움직임이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다.

기본기가 탄탄하게 잡혀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하지만 딱 그 정도일 뿐이었다.


‘괜찮은 실력이군. 하지만 딱히 인상적이지는 않아.’


황제성의 눈에는 강현우가 자신보다 한참 아래로 보였다.


탓— 쉬이익—


강현우에 뒤이어 척서율이 가볍도 도약하며 장검을 휘둘렀다.

강현우 보다 한결 경쾌하고 가벼운 몸놀림이었다.

척서율 특유의 호쾌하면서 역동적인 움직임이 돋보였다.

깔끔하게 일격으로 마수 하나를 쓰러뜨렸다.

역시나 기본기가 잘 갖춰진 느낌이었다.


‘어린 나이에 저 정도면 아주 훌륭한 편이지.’


하지만 어디까지나 유망주로서 이야기할 때이고.

강현우와 마찬가지로 괜찮은 수준일 뿐이었다.

실력은 있지만 그렇다고 뛰어나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피잉— 퍽!


정수진이 쏜 화살이 마수의 머리에 박혔다.

그리고 이내 사라졌다.


‘마력 화살! 이건 좀 흥미롭군.’


제국 길드원의 대부분이 원거리 공격 전문이었기 때문에 정수진의 마력 화살에는 흥미가 생겼다.

마력 화살은 상당히 고급 기술로서 구현하기 까다로운 기술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마력과 공기를 적절하게 섞고 형태를 유지하는 것이 결코 쉬울 리가 없었다.

하지만 정수진은 마력 화살을 아주 자연스럽게 사용했다.

한 발 한 발 정직하게 날아가는 화살이 마수에 머리에 정확하게 꽂혔다.


‘우리 길드로 오면 한자리 내줘도 좋겠어.’


하지만 정수진에 대한 평가 역시 딱 그 정도였다.

꽤 괜찮은 원거리 공격 능력자.


화르륵—


알렉은 작은 불덩어리를 만들었다.

작은 새의 모양을 닮은 불덩어리였다.

크기나 모양이 병아리 혹은 참새와 같아 귀여운 구석이 있었다.


“서율, 이거 봐라. 너보고 만든 거다.”

“귀여워요.”


질풍노도의 시크한 중딩은 별 반응이 없었다.

오히려 정수진이 마음에 들어 하는 눈치였다.


휘리릭— 휘리리릭—


알렉이 만들어낸 작은 불새는 종횡무진 날아다니며 마수를 공격했다.

눈으로 좇기 어려운 정도의 속도로 날아다녔다.

하지만 불새의 노력과는 달리 마수에게 주는 타격은 아주 미미했다.


‘뭐지? 저 보잘 것 없는 마법은? 눈속임용 기술인가?’


워낙 정신 사납게 날아다니는 탓에 마수의 시선은 확실하게 빼앗고 있었다.

한편 제국 길드 마법사들의 시선 역시 불새를 쫓고 있었다.

마법사들은 자신이 보고 있는 것이 실제인지 의심하고 있었다.


‘저게 뭐지? 저렇게 할 수 있다고? 어떻게 저 속도와 움직임으로 제어가 가능한 거지?’


물론 이건 마법사들의 관점일 뿐.


‘저건 평가할 가치도 없다. 광대도 아니고. 눈속임용 기술이라니.’


황제성의 눈에 알렉은 전력 외로 평가되었다.

게으르고 실력 없는 이상한 외국인.

한편 희망 길드 역시 지넬 길드의 전투를 지켜보고 있었다.

희망 길드원들의 상당수도 황제성과 비슷한 반응이었다.

기본기가 잘 잡힌 준수한 수준의 실력자들.

물론 알렉은 빼고 말이다.

하지만 지넬 길드의 전투력을 익히 알고 있는 몇몇 희망 길드원들의 생각은 달랐다.

특히나 이윤재는 지넬 길드의 태도가 영 마음에 안 들었다.

지넬 길드가 설렁 설렁하고 있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전장에서 저런 태도라니··· 놀이터도 아니고. 여전히 불경스럽군요. 저러다 천벌받지, 쯧.”


한껏 인상을 쓰고 있는 이윤재와 강현우의 눈이 마주쳤다.

강현우가 윙크를 하며 웃어 주었다.

그 모습에 몇몇 여자 길드원들의 마음이 심하게 요동쳤지만.

이윤재는 격하게 속이 뒤집어지는 느낌이었다.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며···”


이윤재가 눈을 감고 나직이 읊조렸다.


* * *


1차 마수 토벌을 완료하는 데는 나흘의 시간이 걸렸다.

아무래도 A급 마수가 출현한 게이트라서 그런지 마수의 수가 제법 많은 탓이었다.

지넬 길드가 설렁 설렁 전투에 임한 탓도 아주 조금은 있었고.

아무튼 별다른 피해 없이 1차 토벌은 마무리할 수 있었다.

1차 토벌 완료 후 각 길드장이 모여 2차 토벌에 대한 회의를 가졌다.


“제안을 하나 하겠습니다.”


황제성이 일어서며 말했다.


“2차 토벌은 통합 토벌대를 운영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통합 토벌대라니? 그게 뭔데?

모두들 잘 이해가 안 가는 표정이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며칠간 지넬 길드의 전투를 면밀히 관찰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사과드리겠습니다.”


황제성이 고개를 숙이며 정중히 사과했다.

괜찮아, 알고 있었어.


“결과적으로 저는 지넬 길드가 A급 마수를 감당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결례인 줄 알지만, 확실히 하고 가는 편이 좋을 것 같아 부득이 말씀드립니다.”


결국 메인 길드로서 자격 미달이니 내려오라는 얘기였지만.

강현우는 딱히 황제성의 말에 반박하지는 않았다.

1차 토벌에서 설렁 설렁 전투에 임한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유는 있다.

1차 토벌은 희망 길드와 제국 길드만으로도 충분했기 때문이었다.

이런 표면적인 이유와.

만약 지넬 길드의 실력이 대단하지 않음을 알게 되면.


‘황제성이 어떻게 나오는지 보고 싶었으니까.’


황제성의 첫인상이 그리 좋지는 않았었던 데다가.

이태석이 뒤를 봐주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어떤 의도로 이번 토벌에 참가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혹여나 까마귀처럼 뒤에서 칼을 꽂을 놈이라면 그냥 놔둘 수는 없는 일이잖은가.

이번 토벌의 대상은 A급 마수였다.

뒤통수에 의심스러운 걸 달고 임할 정도로 여유로운 일이 아니었다.

조심하고 준비해야만 했다.


“그래서 통합 토벌대라는 게 어떤 것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이윤재가 황제성에게 물었다.


“희망, 지넬, 제국 길드를 본 토벌에 한해서 임시적으로 하나의 길드로 운영했으면 합니다.”


통합 토벌대에 대한 설명을 들으니 뒤에서 칼을 꽂으려는 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각자 활동하는 것이 뒤통수 치기에는 더 좋을 테니까.


‘그러면 앞에서 쪽을 주려는 건가?’


황제성에 대한 의심을 떠나서 제안 자체는 나름 괜찮은 것 같았다.

일단 명분이 확실했다.

지넬 길드는 메인 길드로서의 자질을 의심받고 있었다.

이것은 황제성뿐만 아니라 여기 모인 각성자 중 상당수의 일치하는 생각이었다.

다른 하나는 효율성의 문제였다.

지넬 길드가 메인 길드로서 신뢰를 받지 못한다면 모두가 메인으로 활동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문제는 단순히 많은 길드가 동시에 공격한다고 반드시 좋은 결과를 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길드 간 불협화음으로 인해 피해만 키우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었다.

또한 자원의 효율적 배분이라는 측면에서도 길드의 개별 활동은 불리한 면이 있었다.

마수 토벌은 언제나 목숨을 거는 일이었고 이번에는 그 어느 때보다 위험한 토벌이었다.

명확한 지휘 체계 아래서 일사불란한 움직임이 필요한 시기였다.

마지막으로 통합 토벌대라는 방안이 실현 가능한 상황이라는 것이었다.


‘길드들의 덩치가 비슷하면야 서로 부딪히겠지만···’


현재는 희망 길드의 무력이 압도적으로 우위에 있는 상황이었다.

그렇다면 희망 길드를 메인 길드로 교체하면 될 일 아닌가 싶지만.


“상대는 A급 마수입니다. 희망 길드가 지넬 길드 대신 메인 길드를 맡으셔도 좋겠지만, 통합 토벌대를 운영하는 편이 각자 움직이는 것보다 조금이라도 더 효율적일 것이라 생각되어 드리는 제안입니다.”


황제성은 제3의 안을 제시하며 지넬 길드의 체면을 살려 주었다.


‘마수 토벌의 성공 가능성도 올리고 지넬 길드의 체면도 세워준다라··· 머리가 아주 팽팽 돌아가시는구만.’


황제성의 제안에 이윤재는 고민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이윤재가 강현우에게 물었다.


“저는 이의 없습니다. 그럼 토벌대장은 희망 길드장님이 맡으시는 건가요?”

“갑작스러우시겠지만 부탁드립니다.”


황제성이 이윤재에게 말했다.


“어쩔 수 없을 것 같군요. 알겠습니다.”


이윤재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언짢은 표정으로 강현우를 슬쩍 바라보았다.

이윤재는 사실 이번 토벌에 참가하려는 생각이 없었다.

위험도가 높아 이득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굳이 이득도 없는 위험한 일에 앞장설 필요는 없지 않은가?

김민철 아니 협회장의 부탁이 있었고.

서포트 길드로서 참여하는 것이라기에 수락한 것이었는데.

강현우 덕분에 졸지에 토벌대장이 되어 버렸다.

희망 길드는 최전방에 서야 했고.

하여튼 저놈이랑 엮여서 득이 되는 경우가 한 번이 없었다.


‘다행히 판은 쉽게 만들어졌네.’


황제성이 강현우와 이윤재를 보며 생각했다.

통합 토벌대를 제안한 목적은 지넬 길드를 메인의 자리에서 끌어내리기 위함이었다.

강력한 마수와 평범해 보이는 메인 길드.

명분은 충분했고 제안의 내용도 타당했다.

물론 지넬 길드가 이리 쉽게 물러선 것은 예상 밖이었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체면은 살려 줬으니 그걸로 만족하겠지.’


그리고 하나의 목적이 더 있었다.

본인이 주인공이 될 수 있는 무대를 만들기 위함이었다.

사실 황제성에게는 이것이 더 중요한 목적이었다.

최초의 A급 마수 토벌이었다.

성공한다면 근래 가장 큰 이슈가 될 것이다.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될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무대에 어울리는 화려한 주인공을 원할 것이다.

그래야 더 재밌고 극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포트 길드의 위치에서는 크게 활약하기는 어려운 면이 있다.

전면에 나설 수 있어야만 했다.


‘이제 준비는 됐어. 기회를 잘만 살리면 내가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지넬 길드보다는 자신이 한 수 위의 실력이었다.

희망 길드는 강력했으나 길드원 개개인은 지넬 길드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결국 개별 각성자 능력으로 따지면 자신이 가장 높은 수준에 있는 것이다.


‘막타만 뺏기지만 않으면 된다.’


마지막을 장식하기만 한다면 이 무대의 주인공이 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했다.

그리고 현재 이곳에서 가장 실력이 좋은 각성자는 바로 자신이었다.

마수 토벌의 마무리를 지을 가장 적임자가 자신이 아니면 누구겠는가?

A급 마수를 최초로 토벌한 각성자로 기록되고 사람들의 환호를 받는 모습이 상상되었다.

온몸에 소름이 돋는 듯했다.

황제성은 이틀 뒤에 있을 2차 토벌이 기다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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