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천재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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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저블
그림/삽화
아침10시10분
작품등록일 :
2024.08.06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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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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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0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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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칙한 여주인공 여주리

DUMMY

남주 남주현, 여주 여주리, 시나리오를 쓰면서 내 머리속에 남주와 여주로 각인된 사람들이다.

이미 스튜디오 용가리를 통해서 두 사람에게 전체 시놉시스와 1회차 대본이 전달된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 가장 핫한 사람들이고 ‘문갈’도(갈세출과 문지향 감독을 한꺼번에 부르는 말.) 불만이 없었다.

남주현 5%, 여주리 3% 두 사람의 끌고 올수 있는 시청률은 이미 마케팅 지표에 나와 있었고 둘이 참여만 하게 되면 8%의 시청률을 확보한 채 시작하는 거다.


라임 좋지 않냐? 남주현, 여주리, 이건 뭔가 운명을 타고난 듯 느껴졌다.

내가 쓴 드라마 ‘이혼 후 능력각성’의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이 되기 위한 운명 말이다.

둘다 떠오르는 20대이고 몇몇 작품을 통해 인지도와 연기력을 인정받은 라이징 스타들이었다.

게다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남주현은 29살인데 옷차림과 연기에 따라 10대 후반부터 30대까지 커버할 수 있었디.

남주현의 캐스팅이 완료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난 주먹을 불끈 쥐었다.

남주현 캐스팅은 그저 시청률 5%가 확보된 것만을 의미하는게 아니다.

내가 그린 전체적인 밑그림의 가장 중요한 초석이 놓아졌다는 뜻이니까.

내가 쓴 웹소설은 내가 주인공이었고 내가 쓴 시나리오의 주인공도 나였다.

나를 대신할 최적의 사람을 상상했고 그가 바로 남주현이었다.


[저기 작가님이 여주리 한번 만나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여주리가 작가님 만나보고 할지 말지를 결정한다고 해서요]


캐스팅을 맡고 있는 스튜디오 용가리의 민도희 부장한테서 어젯밤 연락이 왔었다.


가끔 그런 경우가 있다는건 알고 있었다. 시나리오 진행방향을 알고 싶을 때, 또는 내용이 잘 이해되지 않을때 작가를 보고 싶다는 요청이 있을 수 있다. 어떤 경우건 작품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는 뜻이다.

난 만나보겠다고 민도희 부장에게 내 뜻을 전달했고 지금 여주리가 약속장소로 잡은 청담동의 뷰티샵으로 가고 있다.


화려한 금장으로 장식된 건물외관, 통유리로 된 전면부, 건물은 한눈에도 뭘 서비스하고 뭘 팔지 몰라도 비싼 물건일 것이라는 암시를 주고 있었다. 이런데 와본 적이 없지만 그렇다고 쫄 박기만이 아니지.


[띠링.]


문에는 경쾌한 음색의 풍경이 달려 있었다.


“어서오세요. 어떻게 오셨죠?”


단정한 옷을 입은 직원이 나를 맞는다.

내 작품의 여주인공이 될 사람을 그것도 청담동 뷰티샵에서 만나기로 했기에 나름 차려 입고 나왔다.

그래봐야 면티위에 슈트를 걸친것에 불과하지만.


“여주리씨 만나러 온 건데요.”


내 말에 직원은 손목에 찬 시계를 살펴본다.


“조금 일찍 오셨네요. 10시 약속이신데 이리로 오세요.”


난 약속시간을 지키는걸 철칙처럼 알고 살아왔다. 20분 정도 일찍 오는건 기본 아닌가?

직원은 유럽풍 앤틱가구로 가득한 티룸(?)같은 탁자와 의자가 있는 공간으로 나를 안내했다.


“어떤 차 드릴까요?”


상냥하지만 사무적인 말투.


“커피있으면 커피 주실래요?”


작가한테 아침 10시는 새벽이다. 허겁지겁 온 바람에 멍한 상태였다.


“잠시만 기다리세요.”


마치 속삭이든 청량한 음색으로 말하곤 직원이 나갔고 난 혼자 남았다.




***




“어머 미안해요. 좀 늦었죠?”


10시 30분 풀메이크업에 헤어세팅이 끝낸 여주리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보통이라면 내가 일어나서 그녀를 맞이 했을 테지만 난 가만히 앉아 있었다.


“여주리입니다.”


“박기만입니다.”


인사도 앉은채 손을 내밀어 악수하는 척 하고 말았다.


“내가 좀 늦었다고 그러신 거에요?”


내 퉁명스러운 태도를 보고서 하는 말이다.


“늦어서 미안해요. 머리세팅이 잘못해서 다시 하는 바람에···”


난 알겠다는듯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냥 알겠다는 것이지 그녀의 사과를 받을 마음은 없었다.


“시나리오 작가님이 신입이시라고 그래서 뵙자고 했어요. 아무래도 신입작가가 쓴 작품을 하는건 신중한 일이거든요. 원래 뭐하셨어요?”


“웹소설 썼습니다.”


“아아 웹소설, 대표 작품이···”


“다 별볼일 없었죠. 대표작이 있다면 이게 대표작이 될 겁니다.”


“이게 웹소설 이었구나, 그럼 웹소설도 쓰고 시나리오도 쓰시는 거예요?”


여주리는 내가 준 시놉시스와 1회차 대본을 손으로 넘겨보면서 말한다.


“그렇죠.”


“그렇게 써서 제대로 된 작품 퀄러티 유지할 수 있겠어요? 이 바닥이 아마추어들한테 호락호락하지 않거든요.”


이 기집애 봐라?

난 여주리를 빤히 바라보았다.

나를 불러서 보자고 한 건, 면접을 보기 위해서 였던 거다.

내가 건네준 작품은 나름 괜찮은데 이 품질이 지속될 수 있는가? 끝을 제대로 맺을 수 있는가? 또는 자기가 원하는대로 여주인공 위주로 스토리를 끌고가줄 것인가?

작가를 보고 확인해 보고 싶었던 것이다.


“그게 작품이 제대로 진행될 것인가에 대한 불안이라면 안심하세요. 잘 끝을 맺을 겁니다.”


여주리도 내 강렬한 시선을 피하지 않고 똑바로 마주보고 있다.


“다들 말은 그렇게 해요.”


기분이 슬쩍 나빠지려고 하는데? 말꼬리 잡고 늘어지기야?


“어떤 정신나간 배우가 똥인지 된장인지도 모르는 주제에 왕복 세 시간 거리의 장소로 불러서 약속시간 삼십분이나 늦게나타나 도합 3시간 30분이나 작가 시간 날려먹게 하지 않는다면 정상적으로 잘 진행될 겁니다.”


“네?”


여주리의 얼굴이 붉어졌다.


“영화나 드라마처럼 큰 일은 서로 맡은 일들이 있죠. 중요한건 서로 맡은 일을 잘 하는 거예요. 그리고 그 수많은 사람들이 한 일들이 부딪치지 않고 뭉쳐서 시너지효과를 내는 거죠. 동료를 믿지 못하고 의심이 되면 일 할 수 있겠어요?”


“아무리 피땀흘려 노력해도 누군가 실수한번 하면 와장창 깨지고 박살나는게 이 바닥이에요.”


“네 맞아요 동감합니다. 그러니까 본인 일 잘 하세요. 본인 일부터 잘하고 남의 일에 간섭하세요.”


“······”


여주리가 이글이글 타는 눈으로 나를 노려보고 있다.


“그리고 다시 말하지만, 약속시간 늦은건 당신 사정이지 내사정이 아니에요. 난 약속시간에 당신을 보러 온겁니다. 약속시간 지키는건 기본이에요.”


거기까지 말하자 여주리의 눈빛이 분노에서 증오로 바뀌어 불타오른다.

뭐 틀린 말 한것도 아니고.


“정말 궁금하네요. 제가 시나리오 작가를 바꿔주면 출연하겠다고 하면 어떻게 될런지.”


피곤한 기집애네 이제 끗발싸움 하자는 거다.

자신이 이정도 영향력이니 ‘함부로 까불지 마라.’, ‘자신의 비위를 긁는 소리 조심해라.’

정리하자면 뭐 그런 소리 아니겠냐?


“아마 여주리씨가 그렇게 말해도 시나리오 작가는 바뀌지 않을 거예요.”


“투자자가 여주인공으로 날 지목했다는데요? 그정도면··· 날 다른 배우로 바꾸기 힘들지 않겠어요?”


“휴우···”


난 한숨을 쉬면서 일어났다.

더 듣고 있자니 너무나 가소롭기도 하고.


“다음에 볼때엔 말씀 가려서 해 주세요. 이바닥은 나이를 떠나서 급이라는게 존재하니까요.”


“알았습니다. 알았어요. 그런데 시나리오 작가는 바뀌지 않을거고요. 여주리님도 곰곰히 잘 생각해봐요.”


“왜 안 바껴? 내가 바꾸라 그러면 바뀌지.”


“휴우··· 나이 어려서 생각이 모자른건 이해하는데, 여주리씨 아직도 똥오줌 못 가리네, 시나리오 작가는 안 바껴! 여주리씨가 여주인공이었으면 좋겠다고 한 투자자도 바로··· 나거든.”


“네, 네?”


“다음에 만날때엔 조금 더 생산적이고 조금 더 진솔한 이야기 나누기 기대합니다. 오늘 여주리씨는 영 아니네.”


그렇게 놀란 표정의 여주리를 두고 티룸에서 나왔다.

뭐 자기가 출연할 작품의 전체적인 부분을 따져보겠다는 마음은 긍정적으로 봐줄수는 있다.

하지만 약속시간도 늦은 주제에 건방떠는건 아니지.

여차하면 여주를 바꿔야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이 들었다.

이참에 나이는 좀 있지만 늘씬하게 잘 빠지고 똑똑한데다 야무지게 연기잘하는 오영순으로 바꿔?

머리속이 복잡해진다.




***




내 능력은 내가 상상한 곳 밖의 영역으로도 발달이 되고 있었는데 처음엔 나도 믿질 못했다.

아우라, 대부분의 사람들에게선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저 평범하다.

그런데 몇몇 인간들에게선 그들의 피부 표면으로 희미한 빛? 먼지? 배경같은 것이 느껴졌다.


어떤 물건이나 사건들은 ‘징 징’ 울리는 것 같은 진동을 느낀다.

그 진동의 크기로 얼마나 커다란 성공인지, 좋은 물건인지가 느껴지곤 했다.

그런데 그게 시각적으로도 나타난것이다.


처음엔 너무나 희미해서 감지할 수가 없었는데 조금씩 선명해져서 이젠 4~5미터 정도의 거리에서도 그 아우라를 느낄 정도가 되었다.

수백명이 모여 있는 곳이면 한두명 정도 강한 아우라를 가진 이들을 볼 수 있었다.

아우라의 색이 희미하게 조금 다른거 같은데 아직 그 빛이 선명하지 않아 무엇이라 단정할 정도는 아니다.


새벽과 밤에는 글 쓰고 아침 9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는 주식투자와 가상화폐 투자에 집중한다.

밤 7시에서 8시 정도, 헬스장에 가서 1시간에서 2시간 동안 운동을 한다.

하루 하루 몸이 좋아지고 뱃살이 빠지고 근육으로 변해가는걸 보다보니 빼먹을 수가 없었다.


난 하루 일정을 마치고 헬스장으로 향했다.

이제와서 보니 맷돼지 트레이너 조기철에겐 다른 트레이너에겐 느껴지지 않는 아우라 같은게 있었다.

어느새 조기철 트레이너의 수강생도 다섯명으로 늘어 있다.

내가 단 2주만에 20킬로 이상을 빼는걸 지켜보고 조기철 트레이너한테 1 대 1 트레이닝 신청이 들어오고 있는 것이었다.


“자 기구 한바퀴 돌고 있으세요. 똑바로 해야 합니다.”


스트레칭을 하더니 조기철 트레이너가 다른 사람에게 가버린다.

이럴거면 1 대 1 트레이닝이 아니지, 오가면서 한꺼번에 여러사람을 코칭하고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원래 약속된건 일주일에 두번 이었다.


그리고 지금 내 몸무게는 93킬로그램, 다른 헬스트레이너와 비교해서 뒤지지 않는, 근육 좋은 체형 정도? 조기철 트레이너가 지도하는 다른 수강생들의 상태는 한눈에도 매우 심각해 보였다.


차지혜는 헬스장에서 마주쳐도 인사를 나누지 않는다.

그저 무표정한 얼굴로 지나칠 뿐이다.

아주 잠시였지만 차지혜를 향한 내 마음은 내 행동과 달리 점점 깊어졌다.

결혼생활, 잠깐의 신혼 시절이 지난이후 난 여자를 마음에 품어본 적이 없었다.

아니 여자들도 나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런 내게 차지혜가 스스럼없이 다가왔고 호감을 표시했었던 것이다.

자연스럽게 흘러가야할 감정을 억지로 막아서인지 차지혜에 대한 감정이 점점 커져갔지만 난 이를 악물고 억제하고 있었다.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시간이 흐르면 다시 괜찮아 지리라 꾹 꾹 눌러 막으면.


“이것 드세요.”


기구를 사용하고 힘들어 고개를 숙이고 있는 내게 음료수병을 내밀었다. 차지혜 이리라.

차지혜가 내민 음료수 병을 받을까 말까? 잠시 고민을 했다.

내가 꿈에서도 그리고 있던 사람, 도저히 잊으려고해도 잊을수 없는 사람.

차지혜는 아무렇지도 않게 대하는데 왜 내 스스로가 이혼 경력을 문제삼는단 말인가?

차지혜와 나누었던 모든 것들이 너무나 그리웠다.


난 음료수를 받아들었다.


“엇?”


고개를 들어본 곳에는 차지혜가 없었다.

내가 착각한 것이다.


“아저씨 너무 멋있어 졌어요.”


“최고예요 아저씨!”


처음 헬스장 등록할때 나와 함께 그룹레슨 받기 싫다고 했던 여대생 둘이 서 있었다.

고개를 돌려보니 조금 떨어진 곳에서 차지혜가 슬쩍 내 쪽을 한번 보더니 고개를 돌리고 하던 운동에 집중한다.

내가, 정말 멍청한 결정을 한 것 같았다.

내 손에 있었던 금덩이를 내다 버리다니 이런 바보가 있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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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위험한 사람들 NEW +1 4시간 전 170 7 12쪽
42 천쯔의 초대 +1 24.09.16 469 16 12쪽
41 신정미는 무조건 믿는다 +2 24.09.15 689 19 12쪽
40 상여우 은지선 +2 24.09.14 787 23 12쪽
39 위험하다 +2 24.09.13 964 24 12쪽
38 미녀는 구하고 봐야지 +5 24.09.12 1,112 24 12쪽
37 여친은 재벌 외동딸 +3 24.09.11 1,227 26 12쪽
36 니 일이나 잘 하세요 +3 24.09.10 1,235 29 12쪽
35 할 일 없는 석공들 +3 24.09.09 1,295 30 12쪽
34 연봉 4억. 업무는 오타수정 +1 24.09.08 1,419 24 12쪽
33 인생을 건 진짜 도박 +3 24.09.07 1,534 30 12쪽
32 추적자들 +1 24.09.06 1,598 34 12쪽
31 불신의 씨앗 +1 24.09.05 1,704 29 12쪽
30 돈쭐을 내주마 +2 24.09.04 1,804 30 12쪽
29 이정도까지 벌 마음은 없었어 +2 24.09.03 1,849 33 12쪽
28 모든 여자가 날 좋아하냐? +3 24.09.02 1,872 32 12쪽
27 내공이요? 그런거 몰라요 +1 24.09.01 1,910 32 12쪽
26 나도 내가 무섭다 +4 24.08.31 1,964 32 12쪽
25 전진구 이사의 방문 +2 24.08.30 2,037 28 12쪽
24 채찍과 당근 +1 24.08.29 2,082 35 12쪽
23 국도 스승님 제자가 되다 +2 24.08.28 2,116 36 12쪽
22 돈벌기가 너무 쉽다 +4 24.08.27 2,249 35 12쪽
21 인공지능 +2 24.08.26 2,266 40 12쪽
20 문어발 사업가 +3 24.08.25 2,319 39 12쪽
19 고수 대 고수 +2 24.08.24 2,380 36 12쪽
18 수상한 할아버지 +6 24.08.23 2,450 41 12쪽
17 왠 여자가 처들어 왔다 +3 24.08.22 2,552 46 12쪽
16 신경끄는 비용 2억 +2 24.08.21 2,563 47 12쪽
» 발칙한 여주인공 여주리 +3 24.08.20 2,570 4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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