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ㄱ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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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트레이더밥
그림/삽화
트레이더밥
작품등록일 :
2024.08.07 01:16
최근연재일 :
2024.09.01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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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9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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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휴가를 받았다. (캘리포니아 드림~)

DUMMY

“나성에~ 가면 편지를~ 띄우세요~

“사랑의 이야기 담뿍~ 담은 편지

“나성에 가면 소식을 전해줘요~

“하늘이 푸른지 마음이 밝은~지


엄마, 아빠가 여행 오셔서 기분이 좋으신가 보다. 서로 보면서 옛 노래를 부르신다. LA가 나성이거든, 지금은 미국이 다 좋은데 서양 음식은 못 먹겠다고 하셔서 한인타운으로 가는 중


“옛날에 말이다, 돈 벌겠다고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도 가고···다들 그래 살았다. 니 아나, 아들?

“알죠. 에이 저도 학교 가면 노땅 취급 받아요.

“맞나? 머리에 피도 안 마른기 뭐 노땅이고

“머리 피 마르면 죽어요.

“남편, T야?

“어? T가 뭔데?


답을 안 해준다. T가 뭔데? 차가 약간의 중국 분위기가 나는 거리 부근에서 멈춰선다. 여기가 한인타운 혹은 Korea Town이라 부르는 곳이다.

아버지가 말씀하시는 이민 1세대는 정말 고생하셨지만, 여기 K-Town에는 대부분 이민 2세거나 투자 이민 형태로 오신 분들이라. 다들 부자다.


조수석에 있던 양복 형님이 우리에게 주의를 부탁한다.


“여기 한인 타운은 치안이 좋은 편입니다만, 조금만 벗어나면 히스패닉 계 불법 이민자들이 많이 머무는 곳입니다. 그러니 함께 이동하셨으면 합니다.

“네, 그럴게요. 그런데 부모님이랑 이슬이는 말을 잘 안 들어서···어! 엄마! 이슬! 어디가! 저기요!

“어머니! 여기 순두부찌개가 그렇게 맛있어요. 어서 가요.

“그래, 니글거리가 죽겠다마! 

“나도 데러가레이, 마누라 같이 가자마!


“쩝···그런 것 같습니다. 한 명 더 불러 경호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이슬아! 엄마! 아빠! 같이 가자니까!


저 앞의 가게로 들어가는 가족들을 따라 빠르게 달려간다. 


식사를 끝내고 나니, 여기는 정말 미국 속 작은 한국이다. 맛이 끝내 준다. 배를 두드리고 주위를 둘러보다가 옆 사람과 눈을 마주쳤다. 

그러자 미국답게 아이스브레이킹을 시도하면서 말을 툭 건다.


“이것 맛있죠? 나도 자주 와요.

“네, 역시 이 나라에서도 살아남을 맛이에요.

“혹시 이쪽으로 이민해 오는 건가요? 가족들?

“아- 아니요. 그냥 가족 여행 왔습니다. 

“알겠어요. 나는 여기서 한인들 상대로 Loan Business 하는 최솔로몬 입니다. 마이 B/C, 필요하면 연락해요.

“론 비즈니스면, 아 대부업 하시는구나? 여기도 그런 게 있어요?

“당연합니다. 한국으로 돈 보내고, 미국으로 돈 보내고, 시티즌 아니면 Bank Account 내는 게 쉽지 않아요. Residence & Deposit 있어야 해요.


우리 대화가 길어지자, 엄마가 밖으로 나가시며 내게 이야기하신다.


“계산하고 온느라, 요 앞에 커피 마시고 있으께

“예, 그럴게요. 최솔로몬 씨, 혹시 커피 한 잔하시겠어요?

“아- 그래요. 


최솔로몬과 맞은 편 커피가게로 가니 자리가 없어서 가게 밖 의자에 앉았다. 한국말도 아니고 영어도 아닌 걸 보니, 여기도 이민 2세대나 뭐 그런 것 같다. 아까 하던 이야기를 이어본다.


“조금 관심이 생겨서 그러는데, 해외 송금을 대행해 주신다고요?

“네, 거기 보면 내 비즈니스 카드에 솔로몬 론이라고 그게 내 회사에요. 코리아타운뱅크 어카운트에 돈 보내고 수수료 받고, 여기 돈 받고 수수료 받고 하는 일, 뭐 한국어로 대출? 도 하고

“그럼 사설이니까 비싸겠네요. 

“수수료 10% 더 받아요. 나, 은행 큰 차이 없어요.

“어? 그게 되나?


은행을 통해서 해외 송금하는 것에 10%만 더 얹어서 받는단다.

그럼 $50,000 정도 보내면 같은 은행의 경우에는 보통 5만원~ 10만원 정도 나오던데, 건당 5천원? 돈이 되나 싶다.

이런 내 생각을 읽었는지 솔로몬 씨가 웃으며 말한다.


“사실 송금 안 해. 그냥 한국 통장에 있는 돈 보내는 거지. 

“네? 송금을 안 해요? 무슨 소리예요. 

“미리 돈을 넣어 두고 한국에서 미국 보내면, 한국 계좌 돈 받고, 미국 계좌에서 돈 주고 심플? 송금 안 해. 은행이 하는 일.

“아, 맞네요. 전에 황해적 형이 말씀하던 거구나?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내용인데

은행은 돈을 거래하지만, 실제로 모든 돈을 주고받지 않는다. 은행과 은행 사이, 개인과 은행 사이에 이동되어야 할 돈의 총량을 계산해서 차액만큼만 실제로 돈이 오고 간다. 

거래마다 오고 가는 건, 전자적으로 만들어진 가상의 약속이다. 예를 들어


A 은행 → B 은행 : 100

B 은행 → A 은행 : 50


이라면, 실제로는 


A 은행 → B 은행 : 50


만 이루어진다. 나머지는 계좌 상 기록을 위한 정보만 오고 가는 것.


최솔로몬이라는 이분은 이걸 국제적으로 할 뿐, 실제로는 원리는 비슷해 보인다. 돈은 이렇게 버는구나 싶다. 참 똑똑하다.

그가 별것 아니라는 표정으로 계속 말한다.


“나는 한 달에 $500,000~600,000 정도 거래되는데? $10,000 는 버는 일. 왜 안 하는지 모르겠어요.

“와- 모든 사람이 최솔로몬 씨처럼 똑똑하지는 않죠. 저도 듣기는 했지만 실제로 하시는 분은 처음 봤어요. 

“아, 약속 깜박했습니다. 먼저 가볼게요. 필요하면 연락하세요. 

“아, 예. 사업 잘되시기를 바래요.


그가 손을 들며, 바쁘게 간다. 나도 가족들 근처로 돌아가 테이블 옆으로 섰다. 이슬이가 나를 보며 


“아빠 못 오신데, 일 때문이라는데 엄마가 못 가게 한 것 같아.

“그래? 흠··· 아쉽네. 같이 여행도 하시고 하면서 좀 풀었으면 했는데

“아이고야, 일이 마이 바쁘시구나 우짜노

“우리만 이래 놀아가 되겠나, 모르겠다마. 다음은 어데 가노?


아버지가 마음에도 없는 말씀을 하신다. 바로 다음에 갈 곳을 물어보시면서··· 대략적인 일정은 있지만, 상황이 바뀔 수도 있기에 양복 형님을 쳐다본다. 그가 고개를 끄덕이며 답한다.


“다음은 가까운 실리콘밸리 지역으로 가볼 생각입니다. 차량으로 이동해도 되지만, 실리콘밸리로 다가갈수록 교통체증이 정말 어마어마합니다. 샌프란시스코 공항과 산호세 두 곳으로 가실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을 원하시는지요?

“나는 모르겠는데? 아들이 결정해라.

“음···혼자 왔다면 산호세 쪽으로 가겠는데요. 시내도 가깝고 그런데 거긴 거의 말 그대로 실리콘밸리라, 재미가 없으실 것 같아요. 샌프란시스코 공항 쪽으로 가시죠.

“네, 그럼 잠시 쉬셨다가 이동하시죠.

“예, 고맙습니다.


부모님은 또 비행기를 타야 한다며, 미국은 못 살겠다고 하시고 이슬이는 미국 서부를 다 탐험하겠다며 혼자 좋아한다. 


실리콘밸리도 캘리포니아주에 포함되어 있는데 북쪽의 샌프란시스코를 포함하는 게 맞을지 모르겠지만, IT나 반도체 회사의 본사가 많이 자리 잡고 있다. 

포도 농사를 열심히 짓던 이 동네가 산타클라라와 산호세 주변의 남부 반도체 벨리가 되면서 미국의 지원과 함께 이제는 미국의 돈줄이 되어 가는 곳이다. 


실리콘밸리의 원류는 휴렛&페커드 정도 되는 것 같은데, MIT(매사추세츠 공과대학)과 함께 공돌이가 선망하는 1, 2위를 다투는 스탠퍼드 대학이 있다. 

사립이라 ··· 뭐 공부를 엄청 잘하는 게 아니면 갔다가 허리가 휘어버릴 수도? 그런데 여기 갈 정도면 어디서든 지원받아서 다 잘 다닌다.

이 스탠퍼드의 인력들이 흘러나온 곳이 실리콘밸리고 지금은 전 세계에서 난다 긴다하는 천재들이 이곳으로 모여들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니 구경이라도 해봐야겠다.


***


땅이 넓다 보니 비행기 타는 일이 흔하다.

미어터지는 LA 공항을 통과해서 북적거리는 샌프란시스코 공항을 통과해 밖으로 나왔다. 도심지까지 대략 20km 정도 되는데 차량으로 갈 수도 있지만, 다른 옵션을 택했다.


“우와- 배를 가꼬 있단 말이가? 뭐 하는 사람이고 어부가?

“하하, 어부는 아니고 투자사 운용하시는 분이요. 엄청 부자 같아요. 부럽당~

“여보, 일로 와보이소!

“와? 또 뭐 할라꼬

“자, 여기 팔 벌리고 서가꼬 소리 좀 쳐봐라카이.

“이래?


아버지가 앞쪽에 설치된 난간으로 가서 어정쩡하게 양팔을 벌리자. 엄마가 뒤에서 끌어 앉으며 말한다.


“당신, 내 믿는교?

“은제, 우째 니를 믿노!

“이런 등신 같은 놈을 믿고 살았네! 영화도 안 보나!

“뭐라 케샀노!


두 분이 싸우는 모습을 보고, 이슬이와 내가 웃는다. 저거 타이타닉 따라 하는 거냐고 묻자. 고개를 끄덕인다. 역시 갱상도는 감성 따위는 없다.


웃으며 즐기는 동안 요트는 샌프란시스코 북쪽의 마리나 쪽으로 향한다. 멀지 않은 곳에 또 데이비드 씨의 소유 건물로 먼저 이동했다.

간단히 짐을 내려두고 주위를 둘러보는 우리에게 양복 형님께서 알려주신다.


“특별한 일정이 없으시다면, 내일 오전 중으로 대표님께서 도착하실 예정입니다. 고 대표님께서는 대표님과 잠시 함께 가주셨으면 한다는 말씀도 전하셨습니다.

“아, 네. 그렇게 할게요. 이슬이랑 부모님은 그럼 어찌하면 될까요?

“제가 모시겠습니다. 걱정 마시고 다녀오시길 바랍니다.

“네, 잘 챙겨 주셔서 고맙습니다. 일단 좀 쉴까요? 비행기가 저랑 안 맞나 봐요. 어질어질하네요. 하하

“네, 그럼 필요하시면 불러 주십시오. 가까운 곳에 있겠습니다.


양복 형님이 살짝 고개를 숙이며 밖으로 나갔다. 여기도 풍경이 참 좋다. 돈은 이렇게 쓰는 건가 싶다.


“와···실리콘밸리도 다 와보고 돈이 좋기는 좋네. 이슬아, 저 형님이 부모님은 모시고 관광을 해주신다니까. 우리는 같이 갈까?

“아니! 안 됀다! 우리 아가는 우리랑 있어야지!

“맞다. 와 고생시킬라 카노, 니 혼자 가라.

“쩝···그렇다시는데?

“흠. 그럼 혼자 갔다 올게요. 


뭐 이슬이가 딸이고 나는 어디 입양했나 보다. 부모님과 대화를 한참 나누고, 바닷가에 위치한 테라스에서 혼자 맥주나 한 캔 마셔본다.


/딸깍 촤-

“꿀꺽, 꿀꺽 캬- 맥주는 똑같네···조오타.

“뭐해? 나도 줘. 꿀꺽 크아!

“아, 진짜. 저기 냉장고에 있잖아. 꺼내먹어.

“남편이 가세요. 맛있네~

“하음···미국도 좋은 것 같다, 그치?

“아니, 여기 실리콘밸리 지옥일걸? 여긴 고용보험이나, 비경쟁 규제 뭐 그런 거 없어. 그냥 상황 안 좋으면 그날부로 잘라버려. 살벌해 여기-

“헐?! 법도 없나?

“여기 법이 그거야. 그 덕에 성공하는 회사만큼, 망하는 회사도 많은 지옥이지. 완전 경쟁 시장!


역시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인가 보다. 이슬이가 한참 맥주를 마시더니 내 어깨를 찰싹 때린다.


“아, 왜? 맥주 더 가져와?

“어, 가져오고 너 내일 가서 빌 게이트, 엘론 마스크, 리사 누님, 막 저커브, 쟆 베이조스 또 누구 있지?

“버핏 형? 아니면 소로스 형?

“어어, 거기도 좋고 아 머리가 썩었어! 잠깐만 내 휴대폰 좀 가져올게!

“어, 애가 이상해.


이슬이가 막 뛰어가더니, 캐리어를 뒤져서 휴대폰을 꺼내더니. 거의 50여명의 이름을 계속해서 읽어 나간다. 그리고 하는 말이


“이 사람들 보면 엄청나게 똑똑하고 유능한 척하면서 인연을 만들어야 되는 거야. 이름이 뭐라고?

“빌 게이트, 엘론 마스크, 리사 누님, 막 저커브, 쟆 베이조스··· 근데 방탄복소년단은 뭐야?

“아 시끄럽고 빨리 외워!

“어, 방탄복소년단···오프라인 윈프리? 뭐야···하아. 악! 때리지 좀 마! 외운다고···


안 읽으면 때리고, 읽으면 외웠냐고 물어보기를 10여분 하니, 뭐 기억은 난다. 근데 왜 외워야 하는지는 모르겠다. 뭐 또 갑자기 기분이 나쁜 건가 싶다. 녀석과 가져온 맥주를 나눠 마시고 내일의 만남을 준비하며 미국에서의 밤이 깊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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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가를 받았다. (캘리포니아 드림~) 24.08.29 24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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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우주 커머스 (그 시절 물류창고 = 생지옥) 24.08.28 24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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