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ㄱ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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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트레이더밥
그림/삽화
트레이더밥
작품등록일 :
2024.08.07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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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1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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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31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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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Ants (고구려 발명소, 변리사)

DUMMY

고구려 발명소 내부를 둘러보니, 기발한 것들이 많다. 

병뚜껑을 쉽게 따게 해주는 원터치 오프너, 지금은 만들다가 아주머니께 욕먹은 카메라 흔들림을 잡아주는 장치 등등 한쪽 벽을 다양한 발명품들이 채우고 있다.


그 뭐지 에디슨이 한국에서 태어났으면 용접공으로 살다가 죽었다든가? 뭐 그런 이야기 있지 않나? 역시 한국에서 발명가의 대접은 참으로 박하다.


발명소 사장님이 전동 리프트를 타고 나오신다. 표정이 아주 천진난만하시다.


“하하, 잘 가네! 재미있지 않았나? 

“와, 타고 다녀도 돼요?

“어차피 바닥이 받는 하중이 있으니까. 한 1.2톤까지는 움직일 거라. 속도는 일부러 늦췄네. 사고 나면 안되니까.

“아, 감속으로 대신 토크를 높이셨네요? 이햐, 멋있다. 엄지척!

“엄지척? 하하 고맙다네.


여기서는 어떻게 물건이 나오는지가 궁금하다. 내부를 보니까, 밀링도 없고 장비가 별로 안 보인다. 사장님께 


“저기 사장님은 설계만 하시는 건가요?

“내가 간단한 시퀀스는 짜고, 기판은 저 옆에 성동 전자에서 철물은 저 기중 금속, 용접은 저기 다람 알곤, 페인트는 옆에 한성 칼라. 뭐 이래 하지.

“하하, 완전 소호인데요?

“우리도 한때  꿈꿨었는데, 요새는 중국산이 원체 싸게 들어와서 재미가 없네. 하하.

“특허등록 하시면 어때요? 팔릴 것 같은데?

“돈 든다. 먹고 사는 것도 힘든 세상이다. 하하.

“아, 아쉽네요. 멋진데···


안타깝다. 한국의 에디슨 같으신데 도와드릴 방법이 없을까? 일단 지금 하는 것들로 도와드리면 어떨까 싶다. 나도 도움받고


“저 이런 발명 아이디어 있잖아요? 주변 분들에게 말씀하시고, 저희 사이트에 등록하시는 조건으로 제가 변리사 비용 지원하는 건 어때요?

“어린 사장이 한다고? 왜? 

“그냥 돈을 벌기는 하는데, 좀 멋지게 벌어보려고요. 젊으니까? 허세 좀 부려 보려고요. 크크!

“그래? 거 나만큼 철없는 사람이네? 하하하!

“요거, 제 명함인데- 주변에도 이야기하세요. 제가 운이 좋아서 공돈을 좀 벌었어요. 그걸로 착한 일 좀 해보게 해주세요.

“뭐 알겠네. 이 전동 리프트는 일단 마음에 드는가?

“네. 횬다이는 한 1,300정도 하더라구요. 그런데 너무 커요. 중량물이 없어서 좀 안 맞고, 이게 딱 맞아요!

“다행이네. 반품되면 바로 적자거든··· 그럼 성남 쪽으로 보내마.

“네, 써보고 추가 주문 드릴게요.

“그랍시다.


***


특허 관련 업무를 하려면 어디로 가야 할까?

특허청? 아니면 변리사? 특허 사무소 가면 된다. 하지만 나는 Red Ants로 향하는 중이다.

이박사님이 이쪽을 잘 아시기 때문인데, 과거에 기업 M&A 쪽 일을 하셨기에 회계, 변리, 변호사 같은 사자 붙은 쪽과 인연이 많으시다.


생각해 보면 회사를 인수 할 때 부동산도 있고, 현금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기술력이나 IP라 부르는 지식재산권은 요 변리사분들의 영역이다. 회사가 가진 가치가 얼마인지 파악해야, 인수하든 합병을 하니까. 변리사와 M&A는 떨어지기 힘든 관계


차를 몰아, 올해 초 입주한 Red Ants의 빌딩으로 들어선다. 돈이 되는지, 8층짜리 빌딩이다. 


“워, 건물 번쩍거리는 거 보소···

“아, 고 대표님. 게이트 열어드리겠습니다.

“네, 수고하세요.


가끔 오기에 내 얼굴을 알아본 경비원분이 차단봉을 올려 주신다. 근데 여기 뭐 훔쳐 갈게 있나 싶은데 금융 쪽은 허세를 좀 부려줘야. 뭐 있나보다 하면서 사람들이 돈을 맡긴다고 매미1호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바닥이 좀 재미있다.

예전에는 가입 상담이나 고객 관리를 7층에서 해서 바글바글하니 여자분들이 많았는데, VisionM 내부의 단군 CRM 쪽으로 이관했다. 그래서 지금은 텅 빈 상태다.

8층에 내려서면 저 멀리 서울의 풍경이 보인다. 좀 있어 보인다. 인사하는 인포데스크의 이쁜 누나에게 손을 들어드리고 이 박사님 사무실 쪽으로 바로 향한다.


/똑똑

“네, 들어오세요.

“이 박사님! 잘 지내셨어요? 여기 선물, 아니 뇌물.

“아, 고 대표. 왔어요? 미국 갔다며 금방 왔네?

“예, 지금도 휴가 중이기는 한데···회사가 워낙 귀엽다 보니까. 일해야겠어요. 사람이 없어, 쩝.

“하하, 이건 뭔가요? 넥타이핀이네?

“예, 면세점에서 샀어요. 뇌물입니다. 멋지죠?

“오- 있어 보이는데, 앉아요. 


옆에 있는 냉장고에서 콜라 하나를 꺼내서 자리에 앉는다. 이박사님은 좀 특이하신데 종이로 된 서류를 좋아하셔서, 지금도 프린트한 자료들을 읽어 보고 있다. 

콜라를 마시며 잠시 기다리니, 하던 일을 마무리하시고 내 앞으로 앉으며 서류를 두어장 내미신다.


“변리사 찾는다고 했죠? 개인보다는 법인이 나아요. 기왕이면 변호사도 겸하면 좋고, 근데 그런 경우는 등록은 해두는데 실제 일하는 경우는 잘 없지.

“아 그래요? 하긴 이게 단순 등록은 큰돈이 안되기는 하죠. 변호사 일로도 충분히 버시니까. 와- 이렇게 많아요?

“그럼, 한 해에 200여명씩 나오는데 한 40년 되었나? 많을 수밖에 그중에서 아무 곳이나 찍어봐요.

“아무 곳이나요? 푸하하. 아시는 곳으로 해주세요.

“그럼 거기 금강으로 해요. 아는 사람도 몇 있고, 일하기 편하지. 그런데 서류 보낸 그대로 하는 거요? 왜? 그런 곳에 돈을 쓰지?

“그냥요. 뭐 미국 가보니까, 우리나라랑 대접이 달라요. 그냥 허세 좀 부려 보려고요.

“매미 1호나, 고 대표나 다 제정신이 아니야. 개인 P2P는 왜 한다고 해서, 사람을 고생시키는지···에이. 때려 치든가 해야지.


매미 1호 님도 참 사서 고생하는 타입이고, 나도 그렇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이박사님은 M&A 출신이면 보통 연봉이 거의 10억에 가까운데 왜 이 일을 하시는지 궁금하기는 하다. 그런데 물어보기는 좀 그렇다. 아픈 과거니까.


“나중에 저 쫄딱 망하면, 여기 좀 취직시켜주세요. 아시잖아요? 저 촉이 엄청 좋아요! 

“내가 제일 싫어하는 투자 스타일이야. 감으로 하는 투자. 그런데 또 잘 맞아. 그래서 더 싫어. 근데 고객들에게 이 종목 사세요. 왜? 코가 간질간질해서요, 제가 똥 촉이 좋거든요. 이래봐, 누가 삽니까?

“푸하하! 방금 저랑 똑같았어요. 사야지! 돈 버는데? 안 그래요?


내 헛소리에 아주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신다. 잘 맞는다니까? 참 안 믿으신다.


“하여튼 우리 고객 명단에서 세 명의 수익률이 높아요. 이 떡상, 내안에파동있다. 이 사람들은 뭘 어찌 하는 겁니까? 뭔 일 년에 1,000%, 2,000%를 벌어? 주가 조작범이요?

“비슷하긴 한데, 걔들 주머니 털어먹는 사람들이죠. 조각조각 나눠서 장난칠 때 그냥 팍! 때려 버리는 게 내안에파동있다님. 그냥 알고리즘이고 뭐고 올라만 가면 잡아서 패대기 치는 게 떡상님. 이제 자산 거의 뭐 사백억도 넘을걸요? 완전 부자.

“슈퍼개미라더니, 참··· 변리사 문제는 내가 처리하겠소. 그리고 참 나 교수님 사모펀드. 규모가 너무 커지는데 이제 700억도 넘어요. 알고리즘으로 돌리는 건 국내는 좀 힘들어지는데, 다 해외로 하는 거요?

“교수님은 어떻게 하고 싶으시다셔요? 퀀트 3호가 비정상 상태에서 큰 수익 나는 거라. 거기 넣었다가 한번 시장이 무너지면 나머지 손실을 보전해 줄 거라시던 데···


내 물음에 이박사님이 한숨을 쉰다.

솔직히 퀀트 3호는 평소에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돈만 보관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시장이 무너질 때 작동하는데 이게 국내에서 이 상품을 거래하자고 응하는 증권사가 아무도 없다.


“증권사가 수수료로 돈을 버는데 이 상품의 설계는 말이 안 돼요. 가만히 있다가, 이상 증상이 기준이상 충족하면 나라가 망한다는 것에 건다는 건데···어떤 미친 증권사가 거래를 해주겠어요?

“쩝···그렇기는 하죠. 그래도 평소에는 MMF(Money Market Fund)에 두다가 위기 시에 작동하는 거니까. 그냥 저금 정도로 생각하지 않을까요? 아닌가? 저는 넣었는데···

“그러니까··· 가입자가 2명이야. 고 대표 120억, 바보 같은 우리 대표 15억··· 근데 이 돈을 국내 증권 쪽 파생 상품으로 단기에 넣는 건 불가능해. 미국 시장에 거래하던가, 아니면 채권 쪽 CDS를 거래하는 수밖에 없어.


 조금 설명을 추가하면 파생상품은 어떤 기초자산에 연계해서 만드는 금융 상품으로 선물, 옵션 정도가 된다.

기초자산이 주식이면 주식 선물, 옵션이 되고 크게는 지수, 작게는 개별 종목에 대해 설정한다. 채권이라면 동일하게 해당 위험을 완화하기 위해서, 그 위험을 유동화시키는데 옵션에 해당하는 상품이 CDS(Credit Default Swap)다. 

Credit이 신용 (채권)이고, Default가 파산, Swap은 교환. 고로 파산 가능성을 금융적으로 유동화 시켜서 파는 것인데, 이런 걸 사는 미친 녀석이 있냐?

있다. 일반적인 주식류는 어렵다. 하지만 부동산을 취급하는 쪽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니까, 거래가 활발하다. 


“아, 이박사님이 해주세요. 그냥 듣기만 해도 머리가 지끈거리는 것 같아요. 저는 그냥 저축으로 쓸 거예요. 똥 촉이 온단 말이에요. 코가 간질거려요.

“···정녕 내가 사람과 대화를 나눠야지. 촉으로 살아가는 곤충과 대화를 나누는 건 멍청한 짓이야. 에이!


“헤헤, 그건 그렇구. Red Ant P2P는 허가 언제 나와요? 

“내년 상반기 중으로 될 걸세. 대부업 등록은 돈 만 있으면 되는 일이지만, 지금 하려는 일이 온라인이라 관련해서 가이드라인을 주겠다더군. 합법적으로 어떻게 받아내겠다는 건지 모르겠어.

“뭐 생각이 있으시겠죠. 저도 솔직히 요거는 믿음이 안 가서, 살짝만 매미1호님 기분 안 나쁘실 정도만 할 예정이에요. 

“현명한 선택이야. 개인 파산은 쉽게 처리되기에 채권이 휴지가 될 가능성이 높아요. 너무 취약해. 


맞는 말이다. 막 영어로 Red Ants P2P라고 적어 놓으면, 뭔가 있어 보이지? 근데 그냥 사채다. 우리는 중간에서 수수료만 가져가기에 문제가 적다. 하지만 돈을 빌려준 사람은 우리 설계나 검토가 부실하면 원금 손실의 위험이 생긴다. 

개인적으로는 뜻은 좋은 것 같은데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모르겠다. 그래도 연이율 23%의 진짜 사채로 가는 사람들을 구제하고자 하는 매미1호님의 의도는 좋다.


“망할 것 같으면 제가 이 똥촉으로 모두를 구할게요. 나를 따르라! 풀 매수!

“쯧쯧, 시세조종으로 감옥을 가봐야···저딴 소리가 안 나오지. 다들 철이 없어도 너무 없어!

“그럼 새해가 코 앞인데 들어가셔서 쉬세요.

“하? 일을 시킨 사람이 그런 말을 하니, 더 화가 나는구먼! 

“헤헤, 그럼


도망 나왔다. 빠르게 차를 타고 집으로 복귀한다. 


집에 오니, 이슬이가 새로 산 작은 가방이 마음에 드는지 이리저리 돌려 보고 있다.


“나 왔어- 그게 그렇게 마음에 들어?

“그럼, 미국물 먹은 것 아니니? 좀 다르지.

“하하. 뭐 관세청 직원이 명품 사고 세금 내고 잘하는 짓이다. 

“세금 내는 게 잘하는 짓이지, 그럼 뭐 못한 짓이냐? 나는 당당해. 

“헐···그래요. 당당하지. 아무리 봐도 여자 가방인데 내가 쓸 거라고 참···어휴. 여기 치킨 사 왔어. 맥주랑 먹자.

“고러취! 얼른 세팅하거라!

“옙!


거실에 치킨과 맥주를 깔아 놓고, 한해의 마지막을 기념해본다. 엄마, 아빠는 연락해도 안 받으시고 나름 또 오랜만에 만난 분들과 즐거운 시간 보내시 겠지. 한 해도 치맥과 함께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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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북한이 이상해. (대국민 담화 후 우리는?) 24.08.31 17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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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PDA용 앱 개발 (헬지가 미쳤어요!) 24.08.31 21 1 12쪽
» Red Ants (고구려 발명소, 변리사) 24.08.31 21 1 12쪽
84 스마트 라인 (한국으로, 성남 2라인) 24.08.30 19 1 12쪽
83 휴가를 받았다. (미국, 미국.) 24.08.30 19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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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우주 커머스 (그 시절 물류창고 = 생지옥) 24.08.28 24 1 12쪽
74 라이더스 클럽 (외눈박이 세상 속 정상인) 24.08.28 26 1 13쪽
73 RedAnts P2P (feat. 이슬이 컴백!) 24.08.28 24 1 13쪽
72 광고 대행업 (단군CRM 합류) 24.08.28 26 1 13쪽
71 라이더스 클럽 (feat. 그것도 알고 싶다) 24.08.28 25 1 12쪽
70 라이더스 클럽 (feat. 잘생KIM in JAPAN) 24.08.27 27 1 12쪽
69 라이더스 클럽 (차별 or 역차별?) 24.08.27 29 1 13쪽
68 광고 대행업 (VisionM 광고의 변화) 24.08.27 29 1 13쪽
67 Red Ants 협업 (feat. 곤도라TV) 24.08.27 28 1 12쪽
66 모바일 메신저 (3) (feat. 찰스 랩) 24.08.27 27 1 12쪽
65 모바일 메신저 (3), 이슬이 교육가요. 24.08.27 28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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