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척행성에서 인류 멸망각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SF

다초
작품등록일 :
2024.08.09 16:34
최근연재일 :
2024.09.16 14:00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625
추천수 :
1
글자수 :
208,526

작성
24.08.29 14:00
조회
11
추천
0
글자
12쪽

20화 UKL-A01 ‘First Feather’ 회수 작전

DUMMY

보통 한 덩치 하는 남자의 두배 크기는 됨직한 엄청난 거구.


알렉스가 김주희 대위 앞에 나서자 그녀의 모습은 보이지도 않게 가려졌다.


말없이 내려보는 것만으로도 누구든 질려 버릴 것 같은 날카로운 인상이었다.


실제로 알렉스는 특수부대 실전 고문 출신으로 훈련 뿐 아니라 실전 경험 또한 풍부했다.


‘살인기계’라는 별명은 괜히 붙은게 아닌 만큼, 대상을 내려보는 그의 눈빛은 살벌했다.


베테랑 군인 답게 그의 경호 철학은 항상 실전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


그 철학이 그가 지금 입은 방탄 정장과 특수 재질의 넥타이, 한두가지 기능을 숨겨둔 선글라스와 구두로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몸 자체가 무기인 사람이 무장까지 한 셈이다.


달라 붙는 실크 블라우스와 정장 미니스커트, 가벼운 단화를 신은 사무복장의 주희는 위협적인 이의 등장에도 지지 않는 눈빛으로 그를 올려다 보았다.


당황한 것은 알렉스 쪽이었다.


지금껏 그를 마주하고도 겁을 먹지 않은 이는 없었는데.


잠시 알렉스를 째려보던 주희는 다시 혜선을 일으키기 위해 당겼다.


혜선은 어쩔 줄 몰라 하며 알렉스에게 도움을 청하듯 울상이 되었다.


자신의 고용주 효정보다 항상 우월감에 차있던 혜선의 이런 모습이 색다르기도 했고, 자신의 미래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닿자 알렉스는 그녀를 돕기로 했다.


“이봐. 아가씨. 당신은 유도리도 없어? 지금 바깥 상황이 어떤지 알고 하는 소리야? 밖에서 전쟁이 났는지 폭풍이 치는지 모르는데 지금 관측기 타고 나가라니. 대놓고 죽으라는 소리잖아.”


“비키세요. 시간없어요. 이건 군의 일입니다.”


“아가씨. 그만 앵앵대. 그러다 망신 당하지 말고. 그쪽이나 가만히 있어. 여기서 그 옷 벗겨지기 전에··· 윽!!”


알렉스의 묵직하고 두터운 손이 주희의 어깨에 위협적으로 닿는 순간,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주희의 두 팔이 신속히 움직였다.


눈 깜짝 할 사이에 놓아 버린 서류와 타블렛이 바닥에 떨어지기도 전에 그녀의 반격이 시작됐다.


그녀의 오른손은 치마 안쪽을 재빨리 올렸다.


그녀의 허벅지 품안에서 숨겨져 있던 휴대폰만한 작은 권총이 튀어 나왔다.


흔한 패턴의 기습 공격이고, 알렉스도 예상치 못한 것도 아니었다.


허나 주희의 움직임은 알렉스의 예측보다 빨랐다. 훨씬.


예상보다 기민한 움직임과 어느세 그녀의 손에 들린 총을 본 알렉스가 당황했고, 그가 대응할 틈도 없이 그녀의 제압이 시작 되었다.


알렉스가 그녀의 어깨위에서 손을 빼려 했으나 주희의 왼손이 그의 손가락 두개를 꽉 쥐고 놓아주지 않았다.


“어?!”


그의 오른손 손가락을 잡아 챈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다.


동시에 그녀가 몸을 돌려 알렉스의 오른쪽으로 몸을 빼내자 손가락이 꺽인 알렉스가 무릎을 꿇고 말았다.


“윽!”


학생들 눈엔 주희의 말총 머리가 알렉스의 겨드랑이 아래에서 빙글 도는 모습만 잠시 보였는데, 어느센가 거구의 알렉스는 쓰러져 있고, 주희는 이미 알렉스의 왼손 공격 범위 밖으로 빠져 나와 있었다.


그녀가 자신의 허벅지에 권총을 재빠르게 대고 엉덩이 쪽으로 밀어내자 슬라이드가 잔정되었다. 엄지손으로 안전장치를 푼것은 동시에 벌어졌다.


그녀의 치마 위 매끈한 허벅지가 장전을 마치자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신속한 사격을 가했다.


-퓩퓩! 퓨퓨퓩! 퓩!


“으악!”


액체 탄환으로 이루어진 테러 진압용 액체경화탄 5발이 알렉스의 몸 급소에 정확히 꽂혔다. 2발은 겨드랑이, 3발은 갈비뼈, 한발은 쇄골에.


살상용 탄환이 아니라 방탄 정장을 뚫을 수는 없다. 하지만 한발한발이 기절할 정도의 파괴력을 갖기에 대상이 누구든 엄청난 충격을 줄 수는 있었다.


다섯군데의 급소에 가격 당하면 코뿔소라도 쓰러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허나 주희는 아직 상황을 끝내지 않았다.


쓰러지는 알렉스의 머리채를 낚아챈 주희는 마무리도 잊지 않았다.


그녀의 얇은 손가락이 재빨리 권총의 소음기능을 껐다.


-띠딕! 탕! 탕!!


상대의 전의를 부수고 더이상 일어서지 못하도록 소음기능을 제거하여 알렉스의 귀 옆에 대고 일부러 두발을 쏘았다.


“으악!”


비명을 지르며 귀를 잡고 쓰러진 알렉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몸집도 크지 않은 일반 여성이 저 엄청난 거구를 한방(?)에 쓰러트리는 모습에 모두들 경악했고, 효정은 다시는 고개 들지 못하고 학생들 사이에 조용히 숨어야 했다.


주희의 손에 들린 작은 권총 끝에서 어느새 작은 화약 연기가 피어올랐다.


그리고 엉거주춤한 자세로 식은 땀을 흘리고 있는 알렉스가 이제는 바닥에 주저 앉아 신음만 흘리고 있었다.


은하 5함대 특수 작전 부대인 UKL 소속의 대위 김주희.


비록 전투 파일럿은 아니지만 기본 군사 교육을 받음에 UKL 내에서 차등은 두지 않는다.


만약, 그녀가 어설프게 위협했다면 알렉스를 제압할 수 없었을 것이다.


주희의 과감한 결단과 행동이 상대 제압에 주저함이 없었던 것이 승리의 요인이었다.


주희는 이것을 잘 알았기에, 알렉스를 무자비하게 제압해 냈다.


“아악···!! 이.. 비겁한 년···”


급소 세방을 맞고, 뼈가 부러진 알렉스는 쓰러져 일어서지 못했다.


손은 두개인데 귀와 갈비뼈, 다리 이곳저곳을 번갈아 잡고 바닥에서 힘겨워 할 뿐이었다.


“그대로 계세요. 지금은 비상 상황이고, 다시 말하지만 이곳의 모든 통제권한은 제게 있습니다.”


거구의 알렉스를 주저 없이 쓰러트린 주희에게 효정은 물론이고 학군생 누구도 다시 나서지 못했다.


연구원들도 한쪽에서 말없이 이 상황을 보고 있고 도와주지 않았다.


비상 상황의메뉴얼을 잘 알고 있는 그들은 주희를 막을 권한도, 말릴 이유도 없다.


사태가 수습되고, 군인 몇몇이 다가와 알렉스를 체포했다.


군무 집행 방해는 경우에 따라서는 테러 행위로 간주 될 수도 있는 사안이다.


수갑을 채운뒤, 몸수색을 하던 군인이 그의 주머니에서 잘린 여자 속옷을 발견하고 피식 비웃었다.


지윤의 속옷이었다.


그걸 본 주희가 경멸스러운 표정으로 인상을 쓰자 군인들은 머쓱해 하며 알렉스의 무기는 모두 압수하고 여자 속옷은 그의 주머니에 다시 넣어 주었다.


알렉스는 손과 발이 묶인 채, 한쪽 구석 고정형 의자에 묶였다.


지윤은 공포의 대상이던 알렉스가 자신과 비슷한 체구의 여자에게 단숨에 제압 당하는 것을 보고 묘한 통쾌함에 두근 거렸다.


아름다운 카리스마가 저런것인가?


그녀에 대한 동경심마저 일때, 알렉스의 주머니에서 나온 자신의 속옷에 극도의 수치심을 느껴야 했다.


혜선 일행을 제외하고, 아무도 그것이 지윤의 속옷임을 알지 못했지만, 잠시 환호했던 그녀의 감정에 더럽고 냄새나는 찬물을 끼얹은 기분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수치심과 분노에 얼굴이 붉어져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이미 망신을 당한 기분이었다.


지윤 뿐 아니라, 모두가 알렉스가 체포되는 모습을 지켜 보았다. 그 안에는 숨죽인체 고개들지 못하는 효정과 재은은 목소리가 다급해 졌다.


“효정아. 어떡해. 저여자 미쳤나봐. 총도 막 쏘고. 이거 신고해야 되는거 아냐?”


놀란 재은이 효정의 팔에 매달려 엉겨 붙었다.


“이거 놔. 이년아. 넌 눈치도 없냐? 저기 연구원들 가만히 있는거 안보여?”


“그러니까. 왜 안도와주는 거야?”


“큰소리 내지 말고 닥치고 있어봐. 연구원들이 왜 가만히 있겠냐? 저 여자말이 사실이란거 잖아.”


이제야 주희의 언행이 허세가 아님을 한발 늦게 알게된 효정이 목소리를 더 낮게 깔았다.


“그럼. 정말 저여자가 여기 책임자라고?”


“그래! 썅! 하아~ 씨발 미치겠네.”


버뜩 화가 난 효정이 잠시 언성을 높였다가 다시 고개와 목소리를 낮추었다.


효정은 속이 타들어 갔다.


이대로 가다가 혜선이 기절하는 퍼포먼스라도 한다면 다음 차례는 효정 본인 차례 였으니까.


믿었던 알렉스가 쓰러지고 나자, 혜선은 더욱 겁에 질렸다.


이번엔 아예 웅크린체로 몸을 부르르 떨고 있었다.


그녀를 오래 겪은 친구들로서는 정말 낫설고 실망스러운 모습이 아닐 수 없었다.


혜선은 자신에게 쏠리는 학생들의 시선이 평소와 다름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낯섬, 의아함 그리고 한심함의 시선을 느끼자 그녀는 수치심에 더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주희가 혜선에게 소리쳤다.


“당신은 군기관과 모든 절차에 대해 동의하고 서명했어요. 더 이상 학생이 아닌 군인 신분이에요. 명령 불복종 시에는···”


단호하게 다그치는 목소리였지만 주희는 차마 덜덜 떨고 있는 어린 학생인 혜선에게 총을 겨누지는 못했다.


시간이 얼마 없는데 이 황당한 상황이 어이 없었고, 무엇보다 자괴감이 들었다.


지금 왜 이렇게 까지 목아프게 소리치고 노력해가며 저딴 아이를 구해야 하는 걸까?


사실, 김주희는 몇시간 전부터 드래곤들과의 전투를 관전하고 있었다.


아틀란에서 함교의 지휘실을 제외하면 외부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관전하고 있는 인원은 UKL소속의 파견원인 김주희 대위가 유일했다.


UKL 부대는 앱실링거의 직속 전력인 만큼, 권한과 정보 열람 권한 자체 일반 부대와는 다르다.


때문에 단순히 드래곤과의 전투가 있었다고만 알고 있는 일반 군관계자들과는 달리,주희는 드래곤의 존재와 역전에 역전을 거듭한 전황, 아틀란의 궤도 이탈, 그 후 현재의 상황까지 보다 상세한 내용을 알고 있었다.


아틀란 섹터의 인공 중력 덕분에 느껴지지는 않지만, 현재 아틀란이 뉴프렌으로 고속 추락하고 있다는 믿기 힘든 사실 까지 말이다.


그럼에도 현재의 관측 비행 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앱실링거의 UKL 본부에서 기체 긴급 회수 명령 때문이다.


‘파견한 UKL 소속의 UKL-A01 ‘First Feather’기체를 즉각 회수 조치 한다. 임무 책임자는 대위 김주희.’


First Feather는 대기권용으로 개조한 UKL-A01 기체의 애칭으로, 온갖 첨단 기능은 모두 집어넣은 고화력의 기체지만, 무인 비행은 불가능하다.


파일럿이 탑승한 상태인 유인기로만 기능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무인 비행은 기술로는 구현 가능하지만, 유인기로 만들어진 이유는, 군수물자 제작법상 T2~T4급의 기체는 파일럿의 조종석 내부에서 사망시, 기능 정지하도록 만들도록 한 법령 때문이다.


주희 본인은 운송 책임자이긴 하지만 기체에 탈 수 없다. 파일럿이 아니니까.


이 또한, 거주거역인 아틀란에 T3 이상급의 화력 기체를 들여 올 수 없다는 법령 때문이다.


사실 UKL-A01은 아틀란에 밀반입된 군수물자라 파일럿까지 함께 올 수 없는 사연이 있다.


여하튼, First Feather를 앱실링거로 보내야 하는데, 현재 앱실링거가 헬리오넬에 끌려 가고 있다.


헬리오넬의 이동 속도와 추락하는 아틀란 간, 계속 벌어지는 거리를 감안했을때, 7단 추진 로켓 2기를 First Feather의 양쪽으로 붙여야 한다.


또한 헬리오넬로 향하는 궤도 유도 역시 기밀 사항이기에 7단 로켓 분리 작업과 동시에 관제실에서 주희가 원격으로 지시해줘야 한다.


아틀란은 이제 곧 추락할 것이다.


부인하고 싶지만, 이건 기정 사실이다.


주희는 마지막까지 자신의 임무에 최선을 다하고 싶은 생각 뿐이었다.


그리고 어떻게 해서라도 회수되는 First Feather에 태워 한두명의 학생이라도 더 살리고 싶었다.


헌데 그 속도 모르고 이리 버티고 있으니 주희로서는 미치고 팔딱 뛸 노릇이었다.


지난주에 만나서 미팅하고 동의를 얻고 서명 받을 때만해도 혜선은 믿음직하고 듬직한 학생이었는데, 지금 저 무책임한 모습은 실망스럽기 그지 없었다.


“제발··· 부탁이야. 빨리 탑승해.”


주희는 명령조의 태도를 거두고 애원하듯 부탁했다.


그럼에도 혜선은 귀를 막고 들은척도 하지 않았다.


작가의말

20화 요약.


1. 구명정에 안타려는 혜선.


2. 주희: 이런 애를 살려야 해?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개척행성에서 인류 멸망각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프롤로그 좀 바꾸어 보았습니다. (2024.09.11 news) 24.09.09 11 0 -
36 35화 UKL-A01 퍼스트 패더 VS E-Blue-1 바실라우드 (1) 24.09.16 6 0 11쪽
35 34화 UKL-A01 퍼스트 패더 VS E-Silver-1 사이지어 (3) 24.09.13 7 0 13쪽
34 33화 UKL-A01 퍼스트 패더 VS E-Silver-1 사이지어 (2) 24.09.11 7 0 12쪽
33 32화 뮬렛과 아라미스 24.09.10 9 0 12쪽
32 31화 사이지어 부활, 아라미스와 뮬렛의 만남. 24.09.09 9 0 12쪽
31 30화 원치 않은 진로로의 한발. (군인 최정원이 되는 순간) 24.09.08 9 0 14쪽
30 29화 뉴프렌에서 마주한 참담한 현실 24.09.07 9 0 12쪽
29 28화 황금빛 별 하나 24.09.06 10 0 12쪽
28 27화 UKL-A01 퍼스트 패더 VS E-Silver-1 사이지어 (1) 24.09.05 14 0 13쪽
27 26화 출격 렛서팬더 24.09.04 9 0 13쪽
26 25화 'E-Silver-1' 은빛 섬광 사이지어 24.09.03 11 0 11쪽
25 24화 임무 실패 24.09.02 14 0 13쪽
24 23화 운명의 팀 24.09.01 11 0 13쪽
23 22화 지윤의 용기 24.08.31 12 0 13쪽
22 21화 정원의 용기 24.08.30 13 0 12쪽
» 20화 UKL-A01 ‘First Feather’ 회수 작전 24.08.29 12 0 12쪽
20 19화 맥셔널 vs 드래곤 24.08.28 11 0 12쪽
19 18화 드래곤의 역습 24.08.27 13 0 12쪽
18 17화 멸망의 독촉장 24.08.26 14 0 13쪽
17 16화 엘챠무아드 vs 아라미스 24.08.25 12 0 11쪽
16 15화 루미네리움 24.08.24 15 0 13쪽
15 14화 다시 만난 헬리오넬 24.08.23 16 0 15쪽
14 13화 공간의 기염 24.08.22 16 0 15쪽
13 12화 이상과의 괴리를 너무 늦게 깨달은 순간 24.08.21 18 0 16쪽
12 11화 새로운 드래곤 로드 24.08.20 16 0 16쪽
11 10화 드래곤의 위기 24.08.19 16 0 13쪽
10 9화 은하 5함대 vs 성좌 24.08.18 20 0 13쪽
9 8화 문명 출동 24.08.17 23 0 13쪽
8 7화 학폭의 현장 24.08.16 20 0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