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척행성에서 인류 멸망각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SF

다초
작품등록일 :
2024.08.09 16:34
최근연재일 :
2024.09.16 14:00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619
추천수 :
1
글자수 :
208,526

작성
24.09.07 14:00
조회
8
추천
0
글자
12쪽

29화 뉴프렌에서 마주한 참담한 현실

DUMMY

스피커를 통한 주희의 목소리에 촛점 없던 정원의 눈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뭔가에서 깨어난 것이다.


잘은 모르겠는데 방금 전 큰 충격을 받은 것 같다. 그것 때문에 그런가? 주희의 목소리가 심상치 않다.


“으···지윤아 괜찮아?”


“네.. 오빠. 꺅!”


잠시 기절했던 지윤이 헬멧을 비비며 일어나다, 모니터에 보인 물체를 보고 비명을 지르며 기겁했다.


난생 본적도, 들어본적도 없는 은색의 거대 생명체의 모습때문이었다.


비명만 지르지 않았을 뿐이지, 놀란건 정원도 마찬가지였다.


깜짝 놀란 정원의 퍼스트페더가 엉켜있는 사이지어를 밀쳐내며 몸을 일으켰다.


“우와악! 뭐..뭐야?! 이거??”


-무장 체계 점검 중입니다. 충격으로 인한 시스템 점검에 1분 52초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퀸비의 알림이 울렸다.


그제서야 정원은 주변 상황을 둘러 볼 수 있었다.


“어떻게 된거야? 여긴 밖인가? 부..분명 격납고 안 이었는데?”


[정원 학생 괜찮아요? 다친데는 없어요?]


이제서야 주희의 목소리가 귀에 들어왔다.


“네. 누님. 전 괜찮아요. 그런데 저희가 왜 여기 있죠?”


[...방금 전의 일. 기억 안나요?]


“방금 전의 일이요? 무슨일? 잠깐··· 이..이거 뭐에요?”


정원이 놀란 것은 기절해 있는 은색의 거대 생물체 때문이 아니었다.


그가 입을 떠억 벌린체 눈을 떼지 못하는 것은 모든 전방향 모니터를 통해 보이는 대기권의 모습 때문이었다.


지평선과 비스듬한 각도, 빠른 속도, 퍼스트패더에 표시되는 낮아지는 고도계.


그리고 느껴지는 행성의 중력.


정원과 지윤 두사람다 이것이 무슨 상황인지 알 수 있었다.


추락.


‘아틀란이 추락중이라고?’


인류 과학의 결정체이자, 행성을 대체 할 수 있는 완벽히 안전한 공간인 아틀란이 붕괴되고 있다는 사실은 눈으로 보고도 믿기 어려울 지경이었다.


행성 뉴프렌의 대기권에서 서서히 낙하하는 아틀란의 모습은 충격 그 자체였다.


게다가 섹터 곳곳에서 가로로 흐르는 저 수많은 연기는 또 뭐야?


**



아틀란 중앙 제주 섹터 함교.


기상 정보 연구소가 뚫렸다.


모두들 끝이라고 생각한 순간.


브레스를 토해내려던 사이지어에게 내부로부터 수백발의 총격이 퍼주어 지는 모습이 보였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장면에 모두들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어?!”


잘못 본건가?


모두의 의심을 씻어 내듯, 날개가 꺾인 드래곤이 허공에서 휘청댔고 붉을 피를 뿜었다.


저돌적으로 맹공을 펼치던 조금 전의 기세와는 달리, 힘없이 개폐구에서 떨어져 나와 날개짓만 비척대고 있었다.


미보고된 사격이라 함교 지휘실의 누구도 파악을 할 수 없었다.


“대체··· 누가?”


AW-20지역은 연구 기관 밀집 구역으로 드래곤에 치명타를 줄 수 있는 무기가 있을리 없는 곳이다.


"뭐..뭐지? 주변에 남은 병력이 있다고?"


"이곳엔 남은 포대가 없을 텐데···"


근방에는 방어 수단인 기관 포대 또한 존재하지 않는 지역.


그럼 대체 누가?


쓰러지는 사이지어의 모습을 지켜보던 함교의 모든 행정 수반과 승무원들의 눈이 다시 한번 휘둥그레졌다.


모두가 같은 의문을 품은 그때, 사출구를 박살내며 튀어 나온 하얀 전투 기체의 모습이 모니터에 가득했다.


얼핏 보아도 아군의 전투용 기체.


정확한 이름은 알 수 없지만, 하얀 전투 기체가 사이지어를 꽉 끌어 안고 망설임 없이 뛰어 내렸다.


드래곤을 쓰러트린 주인공의 시그널을 찾은 오퍼레이터가 그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환호하듯 소리쳤다.


"기체 시그널 UKL-A01 ···콜사인 ‘퍼스트패더’!? 아군기입니다!"


전투 기체이기에 기대와 흥분은 더욱 컸다.


“와아!!”


"대응 가능한 기체가 아직 있었어? 신이여. 감사합니다."


아틀란의 승무원들은 모두들 벅찬 마음에 저마다 환호성을 지르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대통령과 아틀란의 승무원들은 예고없던 아군의 등장에 절망 속에서 한줄기 희망을 찾은 기분이었다.



한편, 함교내의 군 수뇌부에서는 퍼스트패더를 예의 주시 하고 있었다.


모두 영관급 군인이고 군사 전문가들인데 해당 기체에 대해서 아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저런 기체가 있었나?”


“어디 소속이지? 난 처음 보는데?”


“나도 처음봐. 우리가 모르는 기체가 있었나?”


물론 기쁜 마음이야 모두 같았지만, 은하 5함대의 모든 기체를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전문가들에게도 생소한 기체은 경계의 눈빛을 갖도록 만들기도 했다.


모든 기밀 자료를 한번쯤은 열람한 코넬도 생소하고 궁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의 불안은 한가지 였다.


소속 불명 기체의 화력 등급.


그가 장성급 장군들에게 물었다.


“저 기체는 어디 소속 기쳅니까?”


아무도 대답을 못하는 틈을 타, 방위부 차관이 슬며시 다가와 대통령의 귀에 대고 낮게 속삭였다.


앱실링거의 4성 장군 출신으로 현재 아틀란의 함교 안에서 유일하게 퍼스트패더의 존재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이번 기상 대기 관측 프로젝트는 그의 주관이었고, 그가 직접 추진해서 밀수(?)한 기체니까.


“대통령님. 일전에 말씀드린 특별 대여한 기상 관측용 기체입니다.”


“관측기체? 무장을 했는데? 어디서 빌렸단 말입니까?”


눈치 없는 대통령의 큰소리에 방위부 차관이 당황하며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대통령이 다시 크게 되묻기 전에 얼른 귀에 입을 가져다 댔다.


“왜 그 ‘특수 대여’한 기체 있지 않습니까. 로저스 사령관께서 힘들게 승인한···”


갸웃하던 코넬이 마침내 생각났는지 책상을 쿵 쳤다.


“그거! 그 소형화?!”


“네. 대통령님.”


이제야 기억을 찾아낸 코넬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앱실링거에서만 보관하기로 한 신형 기체 인데, V111 소형화의 대기권 운영 실험을 목적으로 은밀히 들여온 전투 장비.


전용 무장을 해체하고도 T2급 화력이라 보고 받았다.


저정도의 화력이라면 아틀란에 위협이 되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드래곤 퇴치를 기대해 볼 수 있었다.


코넬은 대통령 명령으로 신속하게 참모장에게 지시를 내렸다.


“드래곤에 관한 모든 전투 자료를 저 아군기와 당기 지휘소에 전달하고, 섹터 주방위군, 소방청과 상호 연계 작전을 펼 수 있도록 지원합시다. 군용 통신 채널을 연결하세요.”


“네. 대통령님. 그렇게 하겠습니다.”


“저 친구가 한마리라도 제거할 수 있도록 도와봅시다. 그리고 우린 아틀란이 무사할 수 있도록 우리 일을 합시다!”


UKL_A01 퍼스트패더 덕분에 잠시지만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


코넬과 승무원들은 다시 희망을 보았다.


아틀란이 충돌을 최소화하는 작업과 남은 두 드래곤을 저지하는 일에 새로운 활력이 솟았다.


몇몇 인원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승무원들이 아틀란의 자세 유지와 반중력 장치의 컨트롤에 다시 매달릴 수 있게 되었다.



* 김주희의 플랜 B *


주희는 눈깜짝 할 사이에 벌어진 이 사달에 당황했다.


결과로만 보자면 드래곤을 제압했으니 칭찬할 만할 일이지만, 지금 상황은 결과만으로 넘어갈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뭣보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주희는 겉으로는 차분한 아가씨로 보이지만, UKL의 실전 훈련을 완벽히 마친 군인이다.


실제로 실전 경험 또한 적지 않다.


그 훈련과 경험 덕에, 어디서 부터 어디까지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인지, 운으로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은 어느선까지인지 너무도 잘 알고 있다.


‘처음 타보는 전투 기체를 설명 한번으로 완벽히 다뤘다고? 아니 그보다 조준시스템의 매칭작업 없이 원거리 타겟을 정확히 요격했어?’


결과만 보고 마냥 안도할 수 만은 없었다.


정원에게 몇가지 물어 보고 싶었지만, 관제실 파일럿의 생체 정보 그래프에 의하면 그는 지금 조금 당황한 정도였으며, 지금 행동으로 보아 약간의 단기 기억 상실 증상도 보이고 있었다.


묻고 싶은게 많았지만 더 물어 볼 수 없었다.


본인도 납득되지 않는 이 상황을 정리해보려 애쓰는 가운데, 정원과 지윤의 소란이 스피커로 터져 나왔다.


“추···추락중이잖아?! 누님. 이거 착륙이에요? 추락이죠? 여기저기 불나는데 추락 맞죠? 아틀란 정말 추락하는 거에요?”


난리가 난건 지윤이 더한 수준이었다. 비명까지 지르고 있었으니까.


“꺄아악! 저게 뭐야? 괴물이야! 저..저기요. 이거 괴물 맞죠? 저거 쓰러져 있는거 괴물이죠?!”


[잠시만. 잠깐만요. 설명해 줄게..]


“어떻게 추락할 수 있죠? 아틀란이? 이거 추락 아니죠?그냥 과격한 착륙이겠죠? 아씨.. 아닌것 같은데! 우리 다 죽어요?”


“괴물이 우리 잡아 먹기도 해요? 대위님. 어떻게 해야 되요?”


준비 없이 드래곤과 아틀란의 상황을 마주한 두사람은 난리를 부리고 있었다. 우선 두사람을 진정 시켜야 했다.


주희는 그런 두 사람에게 소리치며 책상을 세게 내리쳤다.


-쾅!


[조용!]


구령과도 같은 단호한 목소리에 정원과 지윤 두사람은 놀라 말을 멈추었다.


주희는 자신이 가진 의문은 나중으로 미뤄두고 필요한 설명을 시작했다.


[우선 아까 내가 했던 이야기 다음에 두사람이 놀랄까봐 해주지 않은 이야기가 있어요. 간단히 설명하자면, 행성 뉴프렌에 도착하자마자 드래곤과 조우한 우리는 피할 수 없는 전쟁을 시작하게 되었고, 전쟁에서 패배했어요. 그결과 아틀란은 뉴프렌의 대양에 충돌하게 됐습니다.]


“네? 우리가 졌다고요? 아니 그..그리고 아틀란이 불시착한다는 이야기에요?”


[네. 정원 학생. 우린 저 드래곤에게 패배한거고 눈앞에 저 3마리가 적들의 남은 잔존 병력이에요. 아틀란은 15분 뒤면 뉴프렌에 추락하게 될 거고··· 운석낙하급의 대충돌이 벌어질 거에요.]


참담한 심정으로 설명을 이어가는 김주희의 눈에 사출구에 덩그러니 남은 7단 추진 로켓이 들어왔다.


‘조금만 더 서둘렀더라면. 아··· 저 둘을 우주로 올려 보냈어야 했는데···’


허탈한 마음에 돌아 보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사출 레일도 엉망이 되어 복귀 시킨데도 결합을 할 수 조차 없다.


7단 추진 로켓에 실어 보내는 계획은 이젠 이미 지난 일이 되었다. 다른 방법이 없을까?


언제나 침착하게 모든 상황을 정리하고 수립된 계획의 가능성을 최대로 꾸며내는 주희 였지만, 이번 대안은 확신이 서지 않았다.


‘이젠 방법이 없어. 될지 안될지는 모르겠지만. 그 방법 밖엔 없다.’


뭔가를 다짐한 주희는 마이크를 꽉 쥐었다.


[그래서. 남은 방법은 퍼스트패더가 직접 행성의 고고도로 상승해야 해요. 충돌의 직접적인 여파만 피하면 이후에는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수도 있어요.]


그녀의 말을 들은 정원과 지윤 두사람은 말이 없었다. 잠시 뒤 정원이 말을 꺼냈다.


“...그럼 저희한테 거짓말을 한거네요?”


[미안해요. 두 사람만이라도 살리고 싶었어요.]


정원과 지윤은 그녀의 마음에 조금 감동했다. 고맙기도 했다.


그래서 더이상 거짓말에 추궁을 할 수 없었다.


아틀란이 이 상황에 놓이게 된것을 묻고 싶었지만, 그녀의 잘못도 아니고 원인을 들을 시간도 없다.


스크린을 통해 불타는 기관포대와 렛서팬더들이 대공 사격을 가하는 모습이 들어왔다.


“하나만 물을게요. 그럼 저기 렛서 팬더들과 기관포대들은 왜 저러고 있는 거에요?”


[실낫같은 희망이지만, V111의 반중력장치를 이용해 원심력을 반대로 이용하면 아틀란이 분리 되지 않으면서 대충돌의 충격도 줄이고 아틀란의 일부라도 생존 할 수 있다는 상부의 계산이 나왔어요. 헌데 어떻게 된건지 이를 알고 드래곤들이 방해를 해왔고, 모두들 희망을 놓지 않고 싸우고 있는 거에요.]


그녀의 말을 듣고 잠시 정원은 말이 없었다.


주희도 안다. 고향이 가족이 불타 없어질것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겠지.


받아 들이기 힘든 이 참혹한 상황에서 마음의 정리를 해야 하는 것이 쉽겠는가? 하지만 모두가 희망에 모든걸 걸었듯이 이 아이들도 최선을 다해 이곳을 벗어나야···


“싸워 볼래요.”


정원의 헬멧 안에서 의외의 대답이 튀어 나왔다.


[응?]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개척행성에서 인류 멸망각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프롤로그 좀 바꾸어 보았습니다. (2024.09.11 news) 24.09.09 11 0 -
36 35화 UKL-A01 퍼스트 패더 VS E-Blue-1 바실라우드 (1) 24.09.16 6 0 11쪽
35 34화 UKL-A01 퍼스트 패더 VS E-Silver-1 사이지어 (3) 24.09.13 7 0 13쪽
34 33화 UKL-A01 퍼스트 패더 VS E-Silver-1 사이지어 (2) 24.09.11 7 0 12쪽
33 32화 뮬렛과 아라미스 24.09.10 9 0 12쪽
32 31화 사이지어 부활, 아라미스와 뮬렛의 만남. 24.09.09 9 0 12쪽
31 30화 원치 않은 진로로의 한발. (군인 최정원이 되는 순간) 24.09.08 9 0 14쪽
» 29화 뉴프렌에서 마주한 참담한 현실 24.09.07 9 0 12쪽
29 28화 황금빛 별 하나 24.09.06 10 0 12쪽
28 27화 UKL-A01 퍼스트 패더 VS E-Silver-1 사이지어 (1) 24.09.05 13 0 13쪽
27 26화 출격 렛서팬더 24.09.04 9 0 13쪽
26 25화 'E-Silver-1' 은빛 섬광 사이지어 24.09.03 11 0 11쪽
25 24화 임무 실패 24.09.02 14 0 13쪽
24 23화 운명의 팀 24.09.01 11 0 13쪽
23 22화 지윤의 용기 24.08.31 12 0 13쪽
22 21화 정원의 용기 24.08.30 13 0 12쪽
21 20화 UKL-A01 ‘First Feather’ 회수 작전 24.08.29 11 0 12쪽
20 19화 맥셔널 vs 드래곤 24.08.28 11 0 12쪽
19 18화 드래곤의 역습 24.08.27 13 0 12쪽
18 17화 멸망의 독촉장 24.08.26 14 0 13쪽
17 16화 엘챠무아드 vs 아라미스 24.08.25 11 0 11쪽
16 15화 루미네리움 24.08.24 14 0 13쪽
15 14화 다시 만난 헬리오넬 24.08.23 16 0 15쪽
14 13화 공간의 기염 24.08.22 16 0 15쪽
13 12화 이상과의 괴리를 너무 늦게 깨달은 순간 24.08.21 17 0 16쪽
12 11화 새로운 드래곤 로드 24.08.20 16 0 16쪽
11 10화 드래곤의 위기 24.08.19 16 0 13쪽
10 9화 은하 5함대 vs 성좌 24.08.18 20 0 13쪽
9 8화 문명 출동 24.08.17 23 0 13쪽
8 7화 학폭의 현장 24.08.16 20 0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