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척행성에서 인류 멸망각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SF

다초
작품등록일 :
2024.08.09 16:34
최근연재일 :
2024.09.16 14:00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610
추천수 :
1
글자수 :
208,526

작성
24.08.16 14:00
조회
19
추천
0
글자
11쪽

7화 학폭의 현장

DUMMY

"네. 편집장님. 기사 내용은 '재벌 2세 숙녀의 사회적 솔선 수범. 개척 행성의 위험한 첫 대기 관측, 점검 임무를 무사히 수행. 미완성 기체에 탑승하여 가장 위험한 역할에 자발적 지원. 그정도면 좀 아쉽긴 한데 괜찮네요. ···아뇨. 다시 고칠 필요는 없어요. 중요한건 타이밍이에요. 아시죠? 꼭 내일 아침 뉴스에 올라오도록 해줘요."


목소리만 들어도 수화기 너머로 연신 굽신 거리고 있음을 알 수 있는 편집장과의 통화가 끝나고, 그녀는 스스로의 대뷔식 준비가 잘 되어 가는 것 같아서 흡족했다.


재벌 집안의 후계 서열임에도, 그동안 나이 어린 학생이다 보니 성인인 오빠들에 가려져야만 했다. 오빠들은 경영 일선에 참여해 이런저런 사회 활동과, 지원행사에 솔선 참여 하며 인지도를 올리고 있는데 자신만 한참을 뒤쳐져 있는 것 같아서 초조하던 차였다.


그러던 중, 마침 2학년이 되자, 뉴프렌에 도착을 하게 되었고, 모두의 이목이 개척 행성에 쏠려 있을때, 개척지 대기권 첫 비행이라는 행사를 차지할 수 있었다. 입학때, 그녀가 가장 위험하다는 전술 기체 운용 학과를 선택했던것은 다 이러한 이유에서였다.


오늘 테스트 비행은 전혀 위험 할 것이 없다. 호위를 받으며 연습한 대로 짧은 경로를 비행을 하고 돌아오면 되는 쉬운 일이다. 이번 대기권용 신형 기체의 특이할 만한 내용이라면 V111을 소형화 시켜 만든, ‘반중력 장치'가 대기권을 연료 소모 없이 고속 안정 비행을 테스트 하는 것인데, 이는 이미 'UKL'(UnKnown Line)이라는 특수 임무 전투 편대에 실전 배치되어 우주에서는 입증된 것이라 우려할 것은 없다고 했다.


최초의 대기권 비행 이슈만으로는 내일 아침 뉴스 헤드라인에 내용물이 조금 부실하다고나 할까? 혜선은 조미료를 조금 더 첨가하고 싶었다.


혜선은 뒤돌아, 한심한 표정으로 누군가를 바라보며 입술을 잘근 씹었다.


그녀의 시선이 닿은 곳에는 지하 계단 아래에서 제복 웃옷을 애써 감싸안은 지윤이 움츠린채 엉거주춤 서 있었다.


지윤은 겁에 질려 덜덜 떨고 있었고, 재은이 손을 들어 무섭게 위협하자 잔뜩 겁에 질린 지윤은 눈을 질끈 감으며 고개를 묻었다.


재은은 깔깔 대며 지윤의 웃옷을 빼앗으려 잡아 당겼다. 순박한 얼굴을 한 재은은 지윤을 괴롭히는 것이 항상 재밌었다.


브라만 남겨진 지윤의 몸에는 불긋한 자국과 함께 군데군데 심각할 정도의 멍이 들어 있었다. 재은과 효정이 기술적으로 때려왔던 잔인한 흔적이다.


"히야~ 이래서 명품이 좋다니까. 멍자국도 안비춰."


재은의 비아냥에도 지윤은 저항하지 못했다. 지윤은 오들오들 떨면서 두팔로 힘겹게 몸을 가릴수 밖에 없었다. 지금 지윤에게는 모멸감 보다 공포가 더 컸다.


건물 비상 통로의 지하 계단 아래에서 혜선과 효정, 재은이 지윤을 애워싸고 있었다. 검은 정장을 입은 남성이 한명 근처에 서 있었지만, 효정의 경호원인 그는 주변을 살피며 망을 볼 뿐 이들의 일에 일절 개입하지 않았다.


이들이 있는 지하계단 끝은 사람들의 통행도 없고, 감시 카메라도 없는 곳이다. 아무도 도와 주지 않았고, 어른이 있었지만 그는 오히려 폭력을 보호해 주는 역할을 할 뿐이다. 이곳은 친구란 가면을 쓴 악마들이 지윤을 고문하는 장소였다.


교내에서 박지윤이라는 아이는 내성적이고 말수가 없는 아이로 알려져 있다. 성적이 않좋으며 간혹 문제적 사고를 치는데 학교에서는 그녀가 결손 가정이라서 그런 것이리라 치부했다. 문제아 였지만 혜선과 효정이라는 재력을 갖추고 자비로운 친구들의 보살핌으로 그들과 어울려 다니며 잘 생활하고 있다는 정도로만 알고 있는것이 전부였다.


허나 실제로, 지윤은 이 무리의 일원도 아니었고, 문제아도 아니었다. 지윤은 이들의 학폭 피해자이자 끌려다니는 학교 폭력의 피해자일 뿐이었다.


"뭐해? 바지도 벗어. 썅년아. 배은망덕한 년. 곱씹을 수록 족같네."


담배를 끈 효정이 지윤에게 욕을 뱉으며 매섭게 소리쳤다. 작은 키에 사나운 토끼 같은 이미지이지만, 성질은 가장 표독스러운 효정이다. 그리고 그녀는 혜선 만큼이나 재력이 있었기 때문에 자신의 행동에 주저함이 없었다.


"제발··· 이러지마. 흑흑흑···."


지윤이 흐느끼며 주저 앉았다. 몸을 가리는 것 외에 저항하지 못하는 지윤을 둘러 싼 이들은 힘없이 울고 있는 지윤을 전혀 동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재밌어 하며 무리한 강요를 부렸다.


"바지 벗으란 말 안들려!?"


효정은 성격이 급한 편이다. 그녀는 자신의 경호원의 허리 밸트에 걸려 있는 칼을 빼내 들었고, 경호원은 다른 곳을 망볼 뿐 제지하지 않았다.


날카로운 칼날이 지윤의 알몸 앞을 조심성 없이 지나갔다. 스치기라도 하면 살이 움푹 베일 것 같은 두려움에 지윤은 서있기 조차 힘들어 했다. 효정의 성격이면 생각없이 칼로 벨 수 있으니까.


움찔 물러서는 지윤에게 성큼성큼 다가간 효정의 손에는 칼이 장난감처럼 들려 있었고, 그것은 지윤의 배꼽 근처에 아슬아슬 닿았다. 효정이 으르렁 거리듯 협박했다.


"야. 이 썅년아. 니꺼 아니잖아. 그 옷. 그게 얼마짜린 줄 알아?"


지윤의 제복은 값비싼 명품이었다. 지윤이 원해서 살 수는 없는 가격대의 명품. 부족한 친구를 보살펴 주는척, 외부에 좋은 친구로 보이려고 혜선과 효정이 사준 것이었다. 그리고 이런식으로 생때를 쓰려고, 악행에도 명분은 필요하기에 사준 것이었다.


재벌 가문인 혜선과 효정은 천문학 적인 재산을 가진 부자이기에 옷가격따위는 개의치 않았다. 허나 생활비를 정부에서 받아서 생활하는 지윤에겐 이들의 양말 한쪽도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헌데, 아이러니하게도 지윤은 이들 덕분에 모든 옷이 명품 옷이다, 지윤의 모든 속옷에 양말 하나까지 모두 이들이 사준 옷이 아닌것이 없었다. 다시 말해, 이들이 사준것을 내놓으라고 하면 심장부터 철렁 내려 앉을 수 밖에 없었다.


억지 때를 쓰는 악녀 3인 앞에, 작아질대로 작아진 지윤은 움츠린 몸을 펼 수 조차 없었다.


"우리 나쁜애 만든다 그치? 우리랑 친구 안할거면 우리가 사준 옷 벗고 가야지. 안그래?"


재은이 효정의 말에 맞장구 쳐주며 끼어 들었다. 재벌은 아니지만, 혜선과 효정의 비위를 맞추며 콩꼬물을 얻어온 캐릭터다. 물론 그녀의 남자친구는 23살 어린 나이에 폭력 전과가 무려 4범이나 되는 조직폭력배 리더라는 점은 지윤을 또 다른 공포에 몰아 넣을 수 있는 내용이다.


"제발. 그만해. 흑흑흑···어떻게 옷 없이···흑흑···"


"말이 안통하네. 못 벗겠어? 그럼 벗겨 줄게."


효정은 칼을 들고 지윤을 위협했다. 효정은 자르다면 절망 자르는 성격이다. 당해본, 지켜본 이곳의 사람들은 알고 있었다. 그녀는 이런 가학을 즐긴다. 그리고 상대의 피학으로 우월감을 챙기려 한다.


"알았어. 제발···"


날카로운 칼날의 섬뜩함 앞에 노출된 맨살은 소름이 돋을 지경이었다. 지윤은 거역하지 못하고 떨리는 손으로 바지를 힘겹게 벗었다. 이제 속옷과 스타킹, 구두만 남았다. 단정한 머리에 제복 모자만 걸쳤지만 언제 사람들이 들이 닥칠지 모를 장소에서 벗겨진채 거의 알몸이 되었다.


굼뜬 지윤의 행동은 효정의 짜증을 돋구었다. 그녀가 바짝 다가가 지윤의 브라와 팬티를 칼로 잘라 버렸다.


"아···!"


떨어지는 속옷을 양팔로 간신히 잡고 웅크린 지윤의 눈에 다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제발··· 용서해줘. 흑흑.."


"넌 어쩜 애가 양심도 없니? 옷도 사줘. 용돈도 벌게 해줘. 그런데 넌 친구 부탁도 못 들어줘? 우리가 낸 친구비는 낼름 받아 먹고?"


이제 갓 스무살이 된 아가씨가 알몸으로 공공 건물안에서 바들바들 떨었다. 재은은 망측한 모습의 그녀를 내려다 보며 발로 머리를 슬슬 밀어댔다.


대체 이들 사이엔 무슨 일이 있길래 이런 인간으로서는 감히 할 수 없는 잔혹한 행위를 하는 것일까? 재은이 말하고 있는 그 부탁이란게 무엇이길래?


"미안··· 엉엉··· 미안해..흑흑흑.. 그런데 그건 정말···흑흑···"


이들의 부탁이란 것은, 연구소에 불을 지르는 것이었다.


견학 도중, 지윤이 몰래 빠져나가 시한장치가 된 화재 발생기를 격납고 근처 적당한 곳에 설치하면, 작은 소요가 있을 것이다. 화재 경보가 나면 혜선과 효정이 소화기로 불을 끄고, 영웅이 된다. 신문에 미담으로 실릴 것이고, 혜선과 효정은 대기업 자녀가 사회적 책임도 다한다며 모범 사례로 어필할 것이다.


혜선의 초계 비행의 민밋함을 보충해줄 요소인데, 이건 범죄다.국가 관리 시설에서의 범죄는 그 처벌이 가중되며 지윤의 앞날은··· 상상 자체가 끔찍하다.


국립 연구 시설내, 의도적 방화 범죄는 퇴학 감이 아니라 형사 재판감인 것이다. 지금껏 이들의 괴롭힘에 밀려 학교에서는 지윤의 평판이 좋지 않다. 사고를 많이치고 재적 위기인데 학생은 물론이고 교직자 누구도 지윤을 가까이 하려 하지 않았다. 여기서도 사고를 크게 치면 인생이 회생 불가능하다. 도와줄 사람은 당연히 없다.


친구라는 위장을 한 악마들은 가엾고 불쌍한 소녀에게 자신의 미담꺼리를 위해 인생을 내던지라는 희생을 강요 하고 있는 것이었다.


"야. 시간 없어. 안할 거면 얼른 꺼져."


효정이 지윤의 속옷을 빼았아 던져 버렸다. 혹여 남들이 볼까 싶어 거구의 경호원이 주섬주섬 주워 들었다. 그가 흘깃 훔쳐 보는 눈이 지윤은 더 수치스럽고 두렵게 만들었다.


언제나 울었고 용서를 빌었지만, 이들에게 눈물 같은거 안통한다는 것 지윤은 잘 안다. 그것 말고는 할 수 있는게 없었을 뿐이다. 울고 용서를 빌면 이악마들은 더 잔인해 질뿐이었다.


헤어 그물망으로 단정히 올린 머리에 제복 모자, 그러나 알몸. 이 상황에서는 어떤부탁도 거절할 수 없는 처지가 된다. 그리고 이들의 악마성을 여기까지만이라도 그치게 하려면 매번 그렇듯이 들어 주는 수밖에는 없었다.


"부끄러운거야? 햐~ 양심도 없는 년이네 이거. 그럼 이약 한번 맞아 보자. 그럼 안 부끄러울 거야."


효정의 핸드백 안에서 꺼내어진 주사기 하나. 그것을 본 지윤은 숨이 멎을 것 처럼 놀랐고, 옆에 재은은 흥미 롭다는 듯 관심을 가졌다. 효정의 회사인 '미라쥬 화학 그룹'에서 몰래 연구해낸 의료용 마약이다. 의료 승인 중이라고는 하지만 부작용이 너무 심해 사용경고등급의 마약 판정을 받은 시제품이었다. 모든 마약이 그렇겠지만 한번하면 인생 끝나는 건 당연하고, 저 약에 의지하고 않고는 살아갈 수 없게 된다.


효정은 주사기를 꺼내어 겁주듯 들이 밀었고, 재은은 알몸의 지윤을 잡아 일으켜 세웠다.


"안돼. 안돼. 제발. 안돼!"


재은과 효정을 향해 번갈아 두손을 싹싹 빌었지만 주사기 바늘은 지윤에게 점점 가까이 다가왔다.


작가의말

7화 요약.


1. 서브 주인공 등장.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개척행성에서 인류 멸망각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프롤로그 좀 바꾸어 보았습니다. (2024.09.11 news) 24.09.09 11 0 -
36 35화 UKL-A01 퍼스트 패더 VS E-Blue-1 바실라우드 (1) 24.09.16 6 0 11쪽
35 34화 UKL-A01 퍼스트 패더 VS E-Silver-1 사이지어 (3) 24.09.13 7 0 13쪽
34 33화 UKL-A01 퍼스트 패더 VS E-Silver-1 사이지어 (2) 24.09.11 7 0 12쪽
33 32화 뮬렛과 아라미스 24.09.10 9 0 12쪽
32 31화 사이지어 부활, 아라미스와 뮬렛의 만남. 24.09.09 9 0 12쪽
31 30화 원치 않은 진로로의 한발. (군인 최정원이 되는 순간) 24.09.08 9 0 14쪽
30 29화 뉴프렌에서 마주한 참담한 현실 24.09.07 8 0 12쪽
29 28화 황금빛 별 하나 24.09.06 10 0 12쪽
28 27화 UKL-A01 퍼스트 패더 VS E-Silver-1 사이지어 (1) 24.09.05 13 0 13쪽
27 26화 출격 렛서팬더 24.09.04 9 0 13쪽
26 25화 'E-Silver-1' 은빛 섬광 사이지어 24.09.03 11 0 11쪽
25 24화 임무 실패 24.09.02 13 0 13쪽
24 23화 운명의 팀 24.09.01 10 0 13쪽
23 22화 지윤의 용기 24.08.31 11 0 13쪽
22 21화 정원의 용기 24.08.30 13 0 12쪽
21 20화 UKL-A01 ‘First Feather’ 회수 작전 24.08.29 11 0 12쪽
20 19화 맥셔널 vs 드래곤 24.08.28 11 0 12쪽
19 18화 드래곤의 역습 24.08.27 12 0 12쪽
18 17화 멸망의 독촉장 24.08.26 13 0 13쪽
17 16화 엘챠무아드 vs 아라미스 24.08.25 11 0 11쪽
16 15화 루미네리움 24.08.24 14 0 13쪽
15 14화 다시 만난 헬리오넬 24.08.23 15 0 15쪽
14 13화 공간의 기염 24.08.22 16 0 15쪽
13 12화 이상과의 괴리를 너무 늦게 깨달은 순간 24.08.21 17 0 16쪽
12 11화 새로운 드래곤 로드 24.08.20 16 0 16쪽
11 10화 드래곤의 위기 24.08.19 15 0 13쪽
10 9화 은하 5함대 vs 성좌 24.08.18 19 0 13쪽
9 8화 문명 출동 24.08.17 23 0 13쪽
» 7화 학폭의 현장 24.08.16 20 0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