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척행성에서 인류 멸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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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8.09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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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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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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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화 'E-Silver-1' 은빛 섬광 사이지어

DUMMY


**


기진맥진해져 버린 니그라암.


우주를 왕복하고 죽기살기로 비행했다. 이토록 오래 날개 펄럭인 적은 없었다.


이젠 바람을 타는 것 조차 힘에 부칠 지경이다.


상승 기류의 바람은 거셌고, 고속의 비행으로 공기의 막강한 저항을 버텨야 했다.


그래도 유일하게 위협적이던 우주 전함 맥셔널을 성공적으로 따돌릴 수 있었다.


맥셔널의 집중 포격을 뚫는 일은 아무리 장로급의 드래곤이라지만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위험한 도박이었다.


도박에는 성공했지만, 안심하기엔 이르다.


엄청난 피로도와, 찢어지고 달궈진 육체의 고통에 당장이라도 땅에 떨어질 것 같았다.


드래곤들중 가장 강력한 육체를 가진 사이지어도 지치고 힘든건 마찬가지였다.


뮬렛 다음으로 최강의 전신이라는 바실라우드 또한 혀를 내두르며 온몸의 부상을 치유하기 바빴다.


그들의 비늘은 여기저기 깨지고 녹아 내려 있었으며, 불에 탄 날개는 뼈가 보일 정도였다.


온몸 군데군데에서 꺼지지 않은 불씨가 연기가 피처럼 흘러 나왔다.


마법으로 준비했던 8~10중의 방어막은 불과 몇초 되지 않는 집중 포격에 유리 깨어지듯 무기력하게 박살이 나버렸다.


‘세 갈래로 나뉘어 화력을 분산 시켰는데도, 10중 마법 방어막이 몇초만에 완파 됐어. 실로 끔찍한 병기로군.’


그마저 없었다면 지금쯤 이렇게 살아서 빠져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맥셔널을 빠져나왔으나 니그라암의 심장은 아직까지 쿵쾅대며 진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전함을 보기 좋게 따돌리고, 살아 남았지만 자축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


막대한 양의 마나를 짧은 시간 소진하는 바람에 과열되어 달궈진 드래곤 하트가 아직도 뜨거웠기 때문이다.


과부하된 그들의 드래곤하트는 당분간 마나를 흡수하지 못할 것이다.


지금 남은 얼마 남지 않은 마나가 전부이고, 그것을 가지고 승부를 보아야 한다.


육신은 피로하고, 고통은 멈추지 않았으나, 그들에게는 할일이 있었다.


마찰열에도 녹지 않는 거대한 질량체 아틀란은 이제 곧 지면에 대충돌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성좌로서. 생명의 씨앗을 수호하는 사명을 가진 이로서, 이를 막아야 한다.


조금이라도 더 부숴둬야 한다.


지면에 충돌하는 순간, 스스로의 질량에 밀리고 무너지며 자기들끼리 파괴 될 수 있도록.


무방비 상태인 아틀란의 섹터 사이에서 드래곤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각자 할 일을 향해 뛰어 들었다.


인공적으로 만들었다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100km에 달하는 광활한 물체가 7개.


수천에 달하는 기관포대가 드래곤들의 접근을 막기 위해 외부로 돌출 되었다.


목표는 아틀란 섹터 사이로 무단침입한 세마리의 드래곤.


기관포대의 사격이 일제히 시작됐다. 이를 시작 신호로, 중앙 섹터인 ‘제주’ 섹터를 가로 지르는 드래곤들의 반격이 시작되었다.


**


우주에서 무기력하게 당했던 드래곤의 복수이자 유린이 시작되었다.


전투 지역인 제주 섹터 상부.


그곳을 바어하는 수천대의 기관포대가 그들을 막아섰다.


하지만 역부족이었다. 소용 없었다.


기관포대는 기껏해야 화력 등급 T1~2급이며, 드래곤들이 지금껏 맞섰던 병력들 중에 가장 약한 화력들이다.


은색의 드래곤 사이지어의 양 손에 10m는 족히 넘는 가늘고 긴 푸른 검기가 구현되었고, 그것으로 기관포대와 아틀란의 선체를 깊게 찢으며 날아 다녔다.


기관포대는 약하고 사정거리가 짧았다.


아틀란의 중앙 함교는 느닷없는 변수에 정신이 없었다.


분주한 분위기 가운데서 함장이 모니터를 보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 댔다.


“대응하라! 저 은색놈 어서 요격해!”


모니터 상에 은색의 작은 물체가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10m가 넘는 크기임에도 눈으로 쫒기 힘들 정도의 엄청난 기동을 펼쳐내는 어처구니 없는 생명체.


기관포대 십수대가 그를 노리고 끊임없이 사격하고는 있지만, 그의 잔상만 맞힐뿐, 그를 저지 할 수 없었다.


“방금 맞은거 아니었어? 왜 반응이 없어?”


“빠..빠릅니다. 그리고 놈이 잔상을 만드는 것 같습니다.”


“잔상? 고속 카메라가 분간하지 못하는 속임수를 쓴다고?”


보고 받은 함장은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고 있냐는 표정이었지만, 자신도 그것 말고는 영상에 보여지는 저 상황을 납득 할 수 없었다.


다급한 보고는 연이어 이어졌다.


“함장님! E-Silver-1 저공 비행합니다. 예상지역은 E-102 포대 근방!”


아틀란 함교내 지휘부가 은색의 드래곤 사이지어에게 임시로 부여한 적식별 번호 E-Silver-1.


해당 번호를 단 붉은 점이 레이더 모니터 상에서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오퍼레이터의 보고대로 사이지어의 날개가 크게 펼쳐지고 그의 경로가 크게 반원을 그리더니, 아틀란에 초근접 비행을 하려했다.


근접전에 강한 오러마스터 사이지어의 접근은 빠르고 낮았다.


“안돼! 기관포대는 저고도 대응을 못한다. 놈이 가까이 오지 못하게 막아야돼!”


-펑!펑!펑!펑!펑!펑!펑!


-슈슉! 스악!


-콰쾅!! 콰콰콰쾅!!!


고속 비행을 하면서도 사이지어의 양 손엔 10m나 되는 챠크라의 검기가 맺혀 있었고, 그대로 기관포대 사이를 지나자, 순식간에 몇개의 기관포대가 무 잘리듯 폭발해 버렸다.


그가 스치고 지나간 모든 포대에서 추가 연쇄 폭발이 터졌다.


요란한 화염을 등지고 은빛의 드래곤 사이지어가 멈춰섰다.


이미 일대에는 그를 저지할 기관포대는 모두 활활 타고 있었다.


설령 남아 있다 한들 저고도에 선 그를 저지 할 수는 없었다.


그가 잠시 멈춘 까닭은 휴식을 취하기 위함이 아니다.


살벌한 기운의 안광이 곧바로 다음 타겟을 찾았고, 그의 모습이 사라지듯 카메라에서 모습을 감추었다.


그가 어디로 사라졌는지는 띠처럼 이어지는 폭발들로 한박자 늦게 알 수 있었다.


-쾅! 콰콰쾅!! 쿠왕! 쾅쾅쾅!


그의 경로를 따라 폭발과 긴 선들이 일었다.


모든 드래곤들의 난동 모두 문제이지만, 그중에서 가장 치열하게 날뛰는 E-Silver-1 사이지어가 요주의 타겟으로 모두의 주목을 끌었다.


그를 막을 대응 방법이 없는 지휘부는 곤혹스러운 상황에 빠졌다.


수많은 폭발 영상을 바라보던 아틀란의 함장이 대통령에게 건의 했다.


“대통령님. 지금이라도 상부섹터에 지원을 요청하는게 어떻습니까?”


“저걸 처리한 대응 수단이 있습니까?”


“...함포사격이라면 가능합니다.”


대답을 망설이던 함장이 어려운 답을 했다.


“T4등급 무기의 내부 사격은 안됩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대통령의 대답은 단호했다.


“대통령님, 허나···.”


“안됩니다.”


“...대안으로 T3급 고집속 레일건이나··· 팔랑크스 미사일 부대도 있습니다.”


코넬은 고심에 잠겼다.


은하 5함대의 군사용 무기 등급은 크게 4가지로 나뉜다.


알아보기 쉽게 Total target을 의미하는 ‘T’를 앞에 붙이는데, T1에서 T4까지 구분되어 있다.


T4등급을 ‘성간 융합탄’이나 ‘광역전술핵’등 생물이던 무생물이던 흔적 말살용 무기에 주어지는 등급이다.



이동형 기체중에는 맥셔널이나 하이린저등의 ‘전함’이 이 T4등급에 속한다.


T3등급는 ‘소행성 파쇄용 고집속 레일건’, ‘중장거리 함포’, ‘대함 빔포’와 ‘전투 구축함’, ‘순양함’이 이에 속한다.


T2등급에 들어가는 무기는 ‘장거리 기관포대’나 ‘전략요격기’등이있다.


마지막으로 T1등급은 대테러용으로 ‘20mm 발칸’, ‘지역제압용 드론’등의 무기에 해당한다.


아틀란의 자체방어용 무기는 T1에서 T2 등급의 중단거리 기관포대가 주력이다.


물론, 아틀란에도 T4등급과 T3등급의 무기가 없는 것은 아니다.


허나, 이들의 실질적 운영과 관리 주체는 앱실링거이다.


그만큼 위험하고 사용에 주의가 필요한 무기이기 때문이다.


앱실링거가 없는 지금, 아틀란이 운영할 수 있는 무기에는 ‘권한’에 의한 한계와 ‘운영’에 의한 한계가 걸림돌이 되었다.


선체 곳곳에 배치된 T2급 방어용 기관포대가 개방되고 아틀란은 최후의 자체 방어에 들어갔다.


5,000여 포대의 촘촘한 화망이 었지만, 드래곤들을 위협적으로 몰아 붙이진 못했다.


맥셔널의 함포망도 뚫고 나온 강력한 생물체 고작 T2급인 기관포대가 막아 낸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음을 누구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군 지휘부는 금기된 T3 등급 이상의 무기에 의존하려는 것이었다.


코넬 앞에 놓인 자료가 대통령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함장의 제안을 한번 거절했으나 함교 지휘부의 재요청으로 다시 한번 올라온 자료다.


고민 가득한 손가락만 초조하게 테이블을 쳤다.


‘대함 제압용 장거리 미사일 부대’, 일명 ‘팔랑크스’.


소형 기체지만, 아틀란이 자제 방어용으로 보유하는 T3급 미사일 요격부대이다.


각 섹터 전반에 걸쳐 배치되어 있으며, 주 목적은 아틀란에 근접하는 소행성등을 원거리 요격 분쇄하는 것.


부 목적은 앱실링거의 반란 및 위협시 대응하기 위한 상호 확증 파괴용 무기 체계.


팔랑크스가 가진 무기는 항성분쇄용 성간융합탄이다.


드래곤 800을 전멸 시켰던 바로 그 핵무기.


함장을 위시한 지휘부의 군인들은 제각각 임무에 분주했지만, 코넬의 과감한 용단을 은근히 기다리고 있는 눈치였다.


코넬이 함장의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함장 역시 오죽하면 같은 제안을 반복 하겠는가. 그것도 현재 군 통수권자이자 행정 수장, 국가 원수가 천명한 원칙에 말이다.


복잡한 생각에 침묵하던 코넬이 입을 열었다.


“팔랑크스 부대를 투입하면···적 요격 확률은 어떻게 됩니까?”


코넬의 생각이 돌아 섰다고 생각한 함장의 목소리가 잠시 기대에 찼다. 그가 신속히 대답했다.


“네 대통령님. AI의 분석에 따르면 80%이상으로 적을 타격할 수 있습니다.”


코넬 또한 T3급 이상의 무기 사용에 매순간 유혹을 느낀다.


잘하면 될것 같은데, 우선 급하니 이거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허나 그는 이 마음이 무엇에서 기인한것인지 분명히 알고 있었다.


조바심.


조바심이 끼어들어 옳은 결정을 낸 적이 없음을 그는 오랜 정치생활로 잘 알았다.


‘만약 성공해도 그건 요행이지.’


요행을 바라는 것은 도박이다.


모두가 흔들릴때 기준을 잡아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도박을 걸 수는 없었다.


유혹에 흔들리지 않은 그는 굳건히 마음을 다잡았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최선의 행위가 아니라 최악을 제거하는 것이다.’


함장을 비롯한 이곳의 지휘관 들에게 왜 T3이상의 등급이 불가능한지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판단한 그는 짧은 고심 끝에 다시 물었다.


“현재 기관포대의 가동률 대비 유효탄은 얼마입니까?”

“···3%입니다.”


코넬의 질문을 받은 함장은 멋쩍게 답했다.


“애초에 AI 예상은 72% 이상 아니었소?”


함장은 할 말이 없었다.


모두들 안다.


자칫 오탄이나서 선체에 구멍이라도 뚫리게 된다면 그때는 모든게 끝나버린다.


T3,T4 화력은 아쉬우나 과감히 포기해야 하는 카드였다.


-콰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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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35화 UKL-A01 퍼스트 패더 VS E-Blue-1 바실라우드 (1) 24.09.16 6 0 11쪽
35 34화 UKL-A01 퍼스트 패더 VS E-Silver-1 사이지어 (3) 24.09.13 7 0 13쪽
34 33화 UKL-A01 퍼스트 패더 VS E-Silver-1 사이지어 (2) 24.09.11 8 0 12쪽
33 32화 뮬렛과 아라미스 24.09.10 10 0 12쪽
32 31화 사이지어 부활, 아라미스와 뮬렛의 만남. 24.09.09 10 0 12쪽
31 30화 원치 않은 진로로의 한발. (군인 최정원이 되는 순간) 24.09.08 10 0 14쪽
30 29화 뉴프렌에서 마주한 참담한 현실 24.09.07 9 0 12쪽
29 28화 황금빛 별 하나 24.09.06 11 0 12쪽
28 27화 UKL-A01 퍼스트 패더 VS E-Silver-1 사이지어 (1) 24.09.05 14 0 13쪽
27 26화 출격 렛서팬더 24.09.04 10 0 13쪽
» 25화 'E-Silver-1' 은빛 섬광 사이지어 24.09.03 12 0 11쪽
25 24화 임무 실패 24.09.02 14 0 13쪽
24 23화 운명의 팀 24.09.01 11 0 13쪽
23 22화 지윤의 용기 24.08.31 12 0 13쪽
22 21화 정원의 용기 24.08.30 13 0 12쪽
21 20화 UKL-A01 ‘First Feather’ 회수 작전 24.08.29 12 0 12쪽
20 19화 맥셔널 vs 드래곤 24.08.28 12 0 12쪽
19 18화 드래곤의 역습 24.08.27 13 0 12쪽
18 17화 멸망의 독촉장 24.08.26 14 0 13쪽
17 16화 엘챠무아드 vs 아라미스 24.08.25 12 0 11쪽
16 15화 루미네리움 24.08.24 15 0 13쪽
15 14화 다시 만난 헬리오넬 24.08.23 16 0 15쪽
14 13화 공간의 기염 24.08.22 17 0 15쪽
13 12화 이상과의 괴리를 너무 늦게 깨달은 순간 24.08.21 18 0 16쪽
12 11화 새로운 드래곤 로드 24.08.20 17 0 16쪽
11 10화 드래곤의 위기 24.08.19 16 0 13쪽
10 9화 은하 5함대 vs 성좌 24.08.18 20 0 13쪽
9 8화 문명 출동 24.08.17 24 0 13쪽
8 7화 학폭의 현장 24.08.16 20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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