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주를 삼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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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제
작품등록일 :
2024.08.10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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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4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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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의 방식

DUMMY

과거.

강렬했던 어느 순간의 기억.


“을(乙)호 칠번 살수. 맞나?”


“...어떻게 오셨습니까?”


허락없이 내 비좁은 숙소를 차지하고 앉아있는 젊은 사내를 바라보았다.


“나를 아는 눈치로군”


고개를 끄덕였다.


아름다운 외모, 그에 상반되는 압도적인 무공.

홍옥은 이미 꽤나 유명한 인사였기 때문에, 그를 알아보지 못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암혼동 출신이면서도 마교 최고의 무인들을 양성하는 천무관에 입성하고, 그곳을 나온 이후로는 사대 무력부대 중 하나인 적풍대로 직행하여 최연소 부대주를 맡고 있을 시기였다.


“그렇다면 이야기가 빠르겠어. 나와 같은 암혼동 출신이라고 하던데, 혹시 함께 일할 생각 없나?”


같은 암혼동 출신이지만 그와 나는 하늘과 땅 같은 차이가 있다.

이런 유명한 인물이 나를 콕집어 찾아왔다는 것, 그리고 함께 일하자고 이야기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뭔가 잘못 알고 오신것 같군요. 저는 무인이 아닙니다. 그저 살수일 뿐이죠. 내공도 없는”


“아니. 제대로 찾아온게 맞네”


홍옥이 빙그레 웃으며 품에서 종이를 하나 꺼내들었다.


“자네의 지난 임무 기록이야. 갑호와 을호살수가 무려 여덟명이 동원된 엄청난 임무더군. 하지만 임무 시작과 동시에 네명이 사망, 세명의 정체가 발각되어 철수 명령이 내려졌지. 그러나 자네는 끝까지 남아 기상천외한 기만술로 부상당한 동료들을 구해내고, 다시 홀몸으로 임무 지역으로 돌아가 끝끝내 살행을 성공시켰지”


“......”


“그런데 공은 전혀 인정받지 못하고, 오히려 명령불복종으로 근신 중이군. 보아하니 윗분들간의 복잡한 정치싸움에 휘말렸어. 이곳에 계속 있어봤자 자네의 미래가 뻔해 보이는데, 이런건 나만 보이는건가?”


임무에 관한 것은 절대 보안이 지켜져야하는 일급비밀이다. 나와 관리자, 그리고 직통 보고계열에 속한 이들만 볼 수 있는 기록으로 알고 있는데, 저것이 어떻게 전혀 상관없는 적풍대 부대주에게 들어가 있는지 모를 일이었다.


홍옥이 다시 임무기록지를 접어 품 안에 넣으며 말했다.


“나에게는 꼭 무인만이 필요한게 아냐. 무식하게 힘만 쎈 녀석들은 이미 많거든. 머리를 써야할 일도 많고, 세밀한 작전도 짜야 하는데, 나는 자네가 그런 역할을 해줄 수 있을거라고 기대하고 있어”


“물론 때에 따라선 암살을 해야할 때도 있겠지. 하지만 자네를 암살을 위한 도구로만 쓰고 싶지 않아. 자네에게 여러가지 기회를 주고, 마음껏 그 재능을 피워낼 수 있도록 내가 도와주겠네”


“나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거든. 인재가 필요해. 너같이 젊고 재능있는 친구가”


혼란스러운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높은 곳이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지 못했다.

하지만 고작해야 나보다 몇살 많을 뿐인 이 젊은 사내가,

지금껏 보아왔던 그 누구보다도 더 크고 넓은 날개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미소.

거짓없이 투명하고, 자신에 대한 의심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자신만만하고 아름다운 미소.


“하지만 저의 소속이···”


“그런 것은 걱정할 필요없어”


정신이 들었을 땐 이미 간촐한 짐을 챙겨 숙소를 나오고 있었다.

모든 것이 일사천리였다.


“이름이 있나?”


“을호 칠번···”


“그런 것 말고”


“없습니다”


“하나 필요하겠군. 내가 지어줘도 될까?”


“......”


한참 생각에 잠겨 걷던 그가 아하! 외치더니, 밝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범계(汎界). 넘칠 범凡에, 경계를 의미하는 계界를 쓰네. 어떤가? 자네는 이제 굴레에 갇혀있을 필요가 없어. 나와 함께 자유로이 모든 영역을 넘나드는 존재가 될 것이네”


“범계···”


좋습니다.

좋습니다.


내가 답했다.



***



하지만 그것은 모두 과거의 일이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앞으로는 일어날 일이 없는 미래의 일이기도 했다.


과거로 돌아온 뒤 지난 시간이 벌써 하루에 가까워지고 있다.

많은 일이 있었지만 나는 아직 이곳에 있었고,

꿈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러니 이것은 현실이다.

바꿀 수 있는 과거이다.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갈지는 순전히 나의 선택에 달려있다.


아직 성숙되지 않은 홍옥을 만나고 나자,

젊은 시절 나를 사로잡았던 그에 대한 그리움.

그에 상응할만큼 거대한 분노가 동시에 내 마음을 지배했다.

그에게 모든 것을 바쳤던 나의 젊은 날, 그리고 형제들을 떠올렸다.

처절하게 이용당하고 배신당한 뒤 절규했던 나날들 또한.


복수는 필연이다.

하지만 그는 아직 젊고 어리다.

그리고 아직까지 어떤 죄도 짓지 않았다.

그렇다면 나의 복수는 어떤 방식이어야 하는가.


하얗게 지새운 밤.

안개처럼 떠돌던 무언가가 차츰 실체를 갖춰가기 시작할 때,


“야··· 야!”


누군가 나의 상념을 방해했다.

번쩍 눈을 떴다.


“야?”


힐긋 옆을 노려보자 나를 깨우던 덩치가 히끅 딸꾹질을 했다.


“미안. 이름을 몰라서···”


눈알을 굴리던 그가 재빠르게 말을 덧붙였다.


“내가 형님이라 부를 수는 없잖아”


맞는 말이긴 하다.


“사백이십삼”


“그렇지. 사백이십삼번. 나는 사백이십사번이고”


왼쪽으로 몸을 비틀어 반쯤 일어나자 덩치가 한걸음 물러났다.

몇몇 아이들이 일어나 있긴 하지만 아직 훈련이 시작될 시간도, 아침을 먹을 시간도 아니었다.

의아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자 덩치가 답했다.


“교관이 너를 데리고 의원에게 다녀오래. 훈련 시작하기 전에 일찍”


“교관이?”


“응. 교두님이 시켰다던데? 팔 병ㅅ···아니, 다친 것을 보고 오라고”


또다시 말실수를 할 뻔한 덩치가 꿀꺽 침을 삼켰다. 거친 동네에서 자랐는지 본디 쓰는 말투가 거칠었던 모양인데, 나에게 꼼짝없이 한번 당하고 나자 지금은 순한 양이 따로 없었다.


‘그나저나 의원이라···’


이곳에 의원 따위가 있을리 없다. 아마 약방 구노인을 이야기하는 것이겠지.

잘된 일이다. 그렇지 않아도 그곳에 드나들 구실이 필요했던 찰나였다.


예상치 못하게 홍옥을 만난 뒤 새롭게 세운 목표.

밤을 세워 구상한 계획의 실마리를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


“그러지”


덩치를 따라 동굴 한구석에 있는 약방으로 향했다. 위치도 이미 알고 있지만 괜히 티가 날 것 같아서 그냥 덩치 조장의 뒤를 따랐다. 녀석은 자꾸만 나를 힐끔거리는 것이 궁금한 것이 많은 눈치였다.


결국 어색함을 참아내지 못한 그가 물었다.


“아침부터 교두님이 챙기셨다고 교관이 그러던데. 교두님이랑은 원래 알던 사이인가? 혹시 그··· 가까운 친척이라던가. 그런거야?”


“내가. 그 털복숭이랑?”


“음. 미안”


미안할 것 까지야.

아니다. 임풍의 험상궂은 얼굴을 생각하니 미안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너 같으면 친척을 이런 곳에 쳐넣겠냐고 물어보려다가 말았다.

이런 어린아이가 뭘 알겠냐.


“그건 그렇고, 너는 어떻게 그렇게 잘 싸우는 거야? 원래 너 같이 작은 놈은 원래 한주먹거리도··· 아니다”


생각보다 수다스러운 녀석이다.


“한주먹거리도 안될 것 같아서 굳이 덤비라고 했나?”


“그건··· 그건···”


곤혹스러워 하는 녀석과 함께 약방 구노인의 처소에 들어섰다.


이곳 동굴에 거주하는 수백명의 사람들이 오직 이 노인의 의술 하나에 의존하고 있다.

실력은 꽤 있는 것으로 기억하는데 성격이 지랄맞다. 바쁘다는 핑계로 죽을만한 상처가 아니면 봐주지도 않았다. 그러니 구노인에게 가보라고 임풍 교두가 먼저 말을 꺼낸 것은 나로서는 매우 운좋은 일이었다.


약재 냄새가 진동하는 마당에는 정리되지 않은 각종 약초와 버섯, 나뭇가지들이 어지러이 널부러져 있었다. 덩치가 흠흠 헛기침을 하며 인기척을 내자, 닫힌 문 안쪽에서 카랑카랑한 노인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여. 벌써 죽을 놈이 생겼어?”


덩치가 당황하여 답했다.


“죽지는 않았고, 교두님이 치료를 받아보라고 보내셨습니다”


“교두가 직접?”


살짝 열린 문 틈으로 쪼글쪼글한 노인이 우리를 빼꼼 노려보았다.


“누가 환자여?”


덩치가 손가락을 나를 가리켰다.


“네 녀석이 더 환자같은데?”


자신의 얼굴 곳곳이 상처와 멍으로 물들어있다는 것을 깨달은 덩치가 얼굴을 붉혔다.


“이깟 상처쯤이야··· 하루밤 지나면 다 낫는 것들입니다”


“하루밤은 이미 지났어”


쎈척하는 덩치에게 일침한 뒤 앞으로 한발짝 나섰다.

축 늘어진 오른팔을 보여주자 구노인이 문을 조금 더 크게 열었다.


“이리 가까이”


약방 구노인과 이렇게 가까이 붙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실로 오랜만의 일이었다. 탁한 눈동자와 말라붙은 피부, 굽은 허리를 보면 금방이라도 황천길에 오를 노인네 같지만, 이 노인은 지금 시점으로부터 몇년 뒤에도 여전히 이 모습 그대로였다는 것이 생각났다.


앙상한 팔을 뻗어 한참 동안 내 팔을 살피던 구노인이 물었다.


“원래 못 쓰던 팔인가?”


“아뇨”


“그런데. 무슨 일이 있었지?”


잠깐 고민을 했다.

임풍 교두에게 말했던 것과 똑같은 거짓을 말할까? 싸우다가 다쳤다고?

아니다. 옆에 덩치 녀석도 있을 뿐더러, 지금은 오른팔을 빠르게 회복하는 것이 더 중요한 시점이었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것은, 거짓도 진실도 아닌 중간이었다.


“그냥. 상상을 했습니다”


“상상?”


구노인의 한쪽 눈썹이 치켜올라갔다.


“오른팔이 잘려나갔다는 그런 상상을”


“어쩌다가?”


“...어떻게든 동료를 구해내려다가?”


“...미친 놈이군”


욕설을 내뱉으면서도 구노인은 흥미가 당기는지 씨익 웃었다.

몇개 남지 않은 누렇고 까만 이빨을 본 덩치가 눈살을 찌푸렸다.


“간혹 그런 경우가 있어. 정신이 몸을 지배하는 거지”


품에서 목갑을 꺼낸 그가 제일 길고 무시무시하게 생긴 침을 꺼내들었다.

염병할 노인네가 침을 이곳 저곳에 찔러가며 나의 반응을 살폈다.

꽤나 고통스러운 작업이었지만 가만히 그가 검사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팔이 시작되는 지점부터 팔꿈치, 손가락 끝까지 꼼꼼하게 찔러보던 그가 벌떡 일어나더니, 자신의 작업실 한쪽 구석에 있는 항아리를 찾아 뚜껑을 열었다. 썩어가는 나무와 젖은 흙이 섞인 듯한 고약한 냄새가 났다. 덩치는 항아리를 연 순간부터 냄새를 피해 멀찍이 거리를 벌렸다.


구노인은 신중한 자세로 침을 항아리 속에 담갔다가 뺐다.

다시 나에게로 돌아온 그가 팔꿈치로부터 한치 떨어진 부위에 침을 겨냥한 뒤 덩치를 불렀다.


“이 녀석이 기절할지도 몰라. 움직이지 않게 꽉 잡아라”


마뜩치 않은 표정으로 다가온 덩치가 내 팔을 붙잡자, 노인은 검은 액체가 묻은 침을 세번에 나누어 찔러넣었다.

아득한 고통이 나를 엄습했다.

일그러진 나의 표정을 보며 노인이 흐흐 웃었다.


“비명도 안질러? 꼬마치고 참을성이 대단하군”


“머리에는 안찔러도 됩니까? 혹 정신이 이상한거면···”


쓸데없는 말을 덧붙이는 덩치를 매섭게 째려본 뒤 구노인에게 물었다.


“지네입니까?”


노인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약재를 알아?”


“항아리에 쓰여져있던 글씨를 봤습니다”


뒤를 돌아본 노인이 버럭 화를 냈다.


“거짓말 하지마라. 이 곳에서는 저 글씨가 보이지 않아”


“...사실 조금 압니다. 이곳에 오기 전 약방에서 일했기 때문에”


구노인이 눈을 끔벅였다.


약방에서 일했다는 것은 거짓말이지만, 내 약재에 대한 지식은 구노인에 못지 않을 것이다.

차이가 있다면 나는 사람을 죽이거나 마비시키는 쪽에 특화되어 있다는 것 정도.

하지만 구노인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이 정도의 정보만이 적당하다.

아니, 충분하다.


치료를 마친 구노인이 침을 닦아내며 말했다.


“감각은 모두 살아있으니 시간의 문제일 뿐이야. 조금 더 자극을 줬으니 팔을 다시 쓸 수 있는 시점도 앞당길 수 있을거다. 그딴 쓸데없는 상상에 오래 사로잡히지 않는다면 말이야”


“예”


“그리고 너. 내일부터 저녁을 먹고나면 이곳으로 와라”


“예?”


“일할 것은 산더미인데 일손이 딸려. 이곳에 들어오는 녀석 중에는 글을 아는 녀석이 드물지. 혹시나 글을 알아도 약재를 아는 놈이 없고”


“......”


“왜 대답을 안해?!”


구노인이 나를 윽박질렀다.


“훈련을 받아야 하지 않습니까?”


“흥, 교관들은 다들 나몰라라 도망치기 바쁜데, 나보고 어쩌라는거야? 임풍 교두에겐 내가 말해놓을테니 그런 줄 알아라”


“알겠습니다”



#



의도적으로 구노인의 관심을 끌어낸 이유는,

이곳 약방에 규칙적으로 들락날락하는 것이

나의 계획을 위해 필요한 일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부터,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강해질 생각이니까.


홍옥이 이뤄내고 성취해 낼 모든 것들.

모든 영광들, 공적들, 필요하다면 교주 자리까지도

내가 차지할 생각이었다.


그것이 내가 결론내린,

홍옥이 가장 고통스러워 할 복수의 방식.


그리하여

덧없이 죽어갔던 나의 벗들,

그리고 수많은 교도들의 고통이 되풀이 되지 않으며,


나 자신에게는 평화가,

홍옥의 마음에는 번민이 가득해지기를.


부디 그러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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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전생의 인연들 +2 24.09.15 610 22 14쪽
37 천무관 +2 24.09.14 603 22 14쪽
36 졸업 +2 24.09.13 618 22 14쪽
35 삼년 뒤 +2 24.09.12 694 24 14쪽
34 떠나는 순간 +2 24.09.11 738 21 14쪽
33 취조 +2 24.09.10 727 21 13쪽
32 군사(軍師) +2 24.09.09 743 21 13쪽
31 사도(司徒) +3 24.09.08 828 17 13쪽
30 내가 그렇게 정했다. +3 24.09.07 882 23 15쪽
29 약속 +2 24.09.06 907 20 12쪽
28 예감 +3 24.09.05 932 15 14쪽
27 발단 +2 24.09.04 952 15 13쪽
26 시비 +3 24.09.03 944 20 14쪽
25 알 수 없는 일 +2 24.09.02 953 24 14쪽
24 환희 +3 24.09.01 1,007 20 12쪽
23 증명 +3 24.08.31 990 19 13쪽
22 질주 +2 24.08.30 989 20 12쪽
21 평가 +2 24.08.29 1,010 21 14쪽
20 씨앗 +3 24.08.28 1,028 20 13쪽
19 실험 +3 24.08.27 1,032 19 14쪽
18 자령화 +2 24.08.26 1,009 20 13쪽
17 수색 +3 24.08.25 1,018 18 14쪽
16 목표 +3 24.08.24 1,024 20 14쪽
15 두번째 만남 +3 24.08.23 1,066 18 12쪽
14 살인 +3 24.08.22 1,056 21 15쪽
13 사백이십삼, 사백이십사 +3 24.08.21 1,086 19 13쪽
12 마화단(魔火丹) +2 24.08.20 1,088 1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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