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만드는 천재 정령사의 힐링 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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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원송
그림/삽화
오전 10시 20분
작품등록일 :
2024.08.14 15:37
최근연재일 :
2024.09.12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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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6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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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3화. 유일등급 환상지역 마나샘

DUMMY

003. 유일등급 환상지역 마나샘




[마나샘이 초 흥분 상태입니다!]


번쩍- 번쩍-! 정신없이 빛들이 번쩍거린다.


그러니까··· 대체 마나샘이 뭐란 말인가.


의구심을 가득 담아 신나게 번쩍이고 있는 마나샘을 바라보았다.


[마나샘은 당신이 바라봐서 정말 행복합니다!]


단순한 녀석이네. 녀석을 잠시 바라보고 있자 뭔가가 떠오른다.


==========


[대상 정보]


이름 : 마나샘


종류 : 환상지역


등급 : 유일


단계 : 1성


설명 : 맑고 깨끗한 샘이 생명의 뿌리와 만나 신비한 힘을 갖게 되었습니다.


특별한 기운을 가지고 있는 주인과 능력을 공유하며, 주인이 있는 마나샘은 잘 마르지 않고 성장할 수 있습니다.


마나샘의 주변은 ‘마나샘의 공간’으로 마나를 가지고 있는 생명체들에게 특별한 효과를 줄 수 있습니다.


주인을 제외한 다른 사람에게는 평범한 샘물로 보입니다.



마나샘의 공간 : 마나샘의 공간에서는 치유, 회복 효과가 미미하게 상승하며, 깨끗하고 순도 높은 마나가 생성됩니다.


마나샘의 공간에서는 몸과 마음이 편안해 집니다.


마나샘의 공간은 계절과 상관없이 식물들이 튼튼하게 잘 자라며, 성장 속도가 빨라집니다.


==========


‘신기하네···.’


그러니까 할머니 집 마당에 있던 이 작은샘은 그냥 평범한 옹달샘 따위가 아니라 무려 ‘유일 등급’, ‘환상지역’ 마나샘이라는 녀석이었다.


[흠칫]


순간 여전히 신이 나서 날뛰던 마나샘의 빛이 움직임을 뚝 멈췄다.


그러더니 당황한 것처럼 빛을 깜빡이며 어쩔 줄 몰라 한다.


[마나샘이 주인의 기운이 조금 다르다며 당황합니다.]


[마나샘이 당신에게 ‘교감’을 제안합니다!]


마나샘에서 마치 손처럼 작은 빛이 꼬물대며 나타난다.


[마나샘이 제안한 ‘교감’을 수락하시겠습니까? Y/N]


예의바른 마나 샘이네. 정중하게 허락을 구하잖아.


민서가 헛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자, 작은 빛의 손이 민서의 손을 잡는다.


팟-!! 밝은 빛이 쏟아져 내리고··· 민서의 눈앞에 어떤 장면이 떠오른다.


슬퍼하는 작은 샘. 외로운 감정이 고스란히 민서에게 전해진다. 짙은 슬픔, 고독감과 기다림.


‘어···? 근데, 이건 할머니?’


그런 작은 샘에게 찾아온 것은 낡은 사진첩에서 보았던 젊은 모습의 할머니였다.


웃으면 눈이 반달처럼 접히는 시원하게 웃는 모습이 아름다운 앳된 모습의 할머니 말이다.


그랬구나.


할머니가 이 마나샘의 주인이었구나. 그래서 나와 헷갈렸던 거구나.


나는 할머니를 아주 많이 닮았으니까.


[마나샘이 20년 동안 기다리게 한 것은 밉지만 이제 모든 것을 이해했다고 이야기합니다.]


[역시 자신의 주인은 대단하다고 소리칩니다!]


뭘, 어떻게 이해한 거냐.


민서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무래도 오해한 거 같은데.


[마나샘이 강해지기 위해 열심히 수련한 당신을 칭찬합니다.]


[마나샘이 수련을 마치고 돌아온 주인을 위해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마나샘이 당신에게 선물을 받아달라고 말합니다.]


샘에서 잔잔한 물결이 일며, 가운데에서 동그란 무언가가 천천히 떠오릅니다.


‘이게 뭔데···?’


샘 가운데 있는 둥그란 것이 민서 쪽으로 부드럽게 밀려온다.


마나샘은 마치 소중한 것이라도 되는 양 조심스럽게 민서 쪽으로 그것을 밀어냈다.


“이게 선물이다 이거지···?”


[마나샘이 우쭐댑니다.]


[마나샘이 자신은 대단하다고 뻐깁니다.]


아무래도 뭔가 단단히 오해한 것 같지만 저렇게 기뻐하고 있으니 내버려둘까.


민서는 신나서 우쭐대는 마나샘을 내버려두고 마나샘이 귀환 선물로 준 탁구공 같은 물체를 건져 올렸다.


그나저나 이건 뭘까?



.

.

.



“있는가?”


가구, 가전이나 큰 짐들은 미리 이사업체를 통해 옮겨 두었기에 오늘 가져온 민서의 짐은 엄마가 싸준 반찬 정도였다.


자질구레한 짐들을 풀고, 옮기고 정리하고 있는데 밖에서 목소리가 들려온다.


민서의 가슴이 요동치기 시작한다. 뭘까, 여기까지 기자들이 따라온 건가?


긴장한 표정으로 조심스레 밖을 내다보니··· 저분은?


지난 번 도움을 주었던 허상철 할아버지가 담벼락 뒤에서 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오늘 온다는 소식은 이미 선주한테 들었구먼. 어찌나 걱정을 하던지.”


어색하게 인사를 건네자 자연스럽게 마당으로 불쑥 들어오신다.


“어뗘? 깨끗하게 잘 해놨지? 내가 공사 중에 수시로 들여다보면서 감시를 했지! 사람 없으면 허투루 하니께. 지켜보고 섯어야 되는겨.”


아, 그건 몰랐는데···. 경계심이 조금 누그러지는 것이 느껴진다.


적어도 이 분은 뭔가 다른 마음을 품고 나를 대하는 것이 아닌 것 같고.


근데··· 조금 불편하네.


잘 설명할 수는 없지만 뻘쭘 하기도 하고 뭔가 서먹서먹하지만 또 싫지 않은 그런 기분이다.


아무 대가없이 내 일에 발 벗고 나서주신 분을 의심했다는 게 조금 죄송하기도 하고.


“감···사합니다.”


“공치사 할려고 한 말은 아니고, 그래도 나가 신경을 썼다 그런 생색은 좀 내고 싶네. 헛헛헛-!”


시원하게 웃음을 터트리는 모습이 밉지 않은 분이시다.


상철 할아버지는 또다시 내 등을 팡팡 치면서 웃었다.


저번에도 느꼈지만 힘이 장사다. 키도 꽤 크시고, 허리도 굽지 않아 건장한 체격이다.


상철 할아버지는 내 등을 신나게 때리시다가 빙그레 웃음 지으며 뒷짐을 지고 마당 여기저기를 둘러보시더니 샘과 가까운 공터를 바라보고 말씀하셨다.


“여기에 텃밭 만들면 딱 좋을 겨. 여기 작물들이 옛날부터 아주 잘 자랐어, 미자씨가 손끝이 아주 야물딱 졌었거든. 생긴 건 도시 깍쟁이처럼 생겼지만.”


상철은 턱을 만지작거리며 회상에 잠겼다.


세련된 외모의 오미자가 이 산골에 내려와 하루도 못 버티고 갈 줄 알았더니 웬걸.


마을 제일 끝자락 산 밑의 외딴 집에서 참 씩씩하게도 살았지.


깡이 장난 아니었는데. 그러고 보니 손주가 할머니를 아주 많이 닮았구먼. 머리만 길러놓으면 영락없는 오미자네.


상철의 이야기를 듣고, 민서는 샘 주변을 살펴보았다.


[마나샘이 자신은 ‘아가 식물’을 잘 돌볼 수 있다고 외칩니다.]


마나샘은 또다시 흥분한 듯 빛을 번쩍 거린다.


민서는 깜짝 놀라 상철 할아버지의 안색을 살폈지만 그는 별다른 반응이 없다.


‘저 빛이 안보이는 건가?’


오히려 잘됐다. 빛이 번쩍이며 말하는 샘물이 있다는 게 알려지면 곤란할 것 같았으니까.


그나저나··· 텃밭이라. 안해 본 일인데, 괜찮지 않을까···?


뭔가 할 일이 있다면 시간 보내기도 좋고, 쓸데없는 생각 잊기에도 좋을 것 같고.


“어뗘? 텃밭한번 가꿔 볼텨? 필요한 건 말만 햐. 우리 집에 다 있응께.”


“···네.”


쭈뼛거리며 말하는 민서에게 상철이 함지박같이 미소 지었다.


“그려!! 말만햐. 이럴게 아니라 당장 우리 집으로 가세! 쇠뿔도 단김에 뽑으랬잖여. 빼랬나?”


마음 치료에는 밭일만한 게 없다.


구슬땀 흘려가며 흙을 만지고, 햇빛을 쐬고, 정성들여 돌본 작물들이 결실을 일구었을 때의 그 뿌듯함.


‘맴이 아픈 애라고 했응께.’


상철이 안쓰러운 표정으로 민서를 바라보았다.



* * *



“자네집이 보시다시피 나비골 젤 끝이여. 나비골이 왜 나비골인지는 아는겨?”


민서는 얼떨결에 상철 할아버지 집에 끌려가다가 갑자기 마을 한 바퀴를 돌며 주민 분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상철 할아버지 손에 이끌려 얼결에 주민 분들을 만나보니 나비골 분들은 내가 누군지 별 관심 없으시다.


그저 젊은놈이 이사 온다는 사실이 기쁜 듯 했다. 좋네.


“별건 없어. 나비가 많아서 나비골이랴. 하하하핫-!!”


상철 할아버지는 보기보다 말이 많으셔서, 묻지도 않은 마을의 전설이나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을 아주 많이 해주셨다.


“근데 살아보니까 나비가 안 많어. 오히려 나비가 별로 없어. 근데 왜 나비골인겨? 나는 그게 미스타리다 그 말이여. 자, 여가 나비골 시내여. 시내.”


마을 한바퀴를 빙 돌아 내려오자 아까 지나쳤던 슈퍼가 보인다.


[수퍼마케]


슈퍼 앞에 모여 앉아 있던 할머니들이 상철을 보고 수줍게 인사를 건넨다.


역시 나에게는 별 관심이 없다. 인기가 많네, 상철 할아버지는.


“어맛, 허 회장님.”


“여기 인사혀. 이분이 우리 나비골 슈퍼 김옥분이 사장님.”


응? 잠깐이지만 상철 할아버지가 조금 부끄러워 하시는 것 같았는데.


단발머리의 수더분한 인상의 김옥분 사장님은 감았는지 떴는지 모를 눈이 웃고 있는 부처님처럼 생긴 노인이었다.


“김옥분이에요. 미자랑은 아주 친했었는데, 이렇게 손주가 오니깐 좋네. 부탁할 거 있으면 언제든지 찾아와요.”


“···예.”


나는 꾸벅 인사했다. 할머니들이···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어서 너무 너무 부담스러웠다.


“그리고, 여짝은 우리 나비골 대표 맛집, 대포집 여공주 사장님.”


“꼴이 형편 없구만.”


“예?”


뽀글뽀글 파마머리에 꽃분홍색 립스틱, 사나운 갈매기 눈썹문신.


부리부리한 눈빛의 이 할머니는 대포집 여공주 사장님이라고 했다.


아까 전에 차 창문 내리라고 하셨던.


여공주 사장님은 뭐가 맘에 안 드는지 혀를 쯧-! 하고 크게 차더니 벌떡 일어나 어디론가 가버렸다.


“내비둬. 워낙에 특이한 성격이라 아주 골치 아퍼.”


대수롭지 않은 표정으로 상철이 고개를 저었다.


음··· 원래 저런 성격이구나.


민서는 슈퍼 코앞에 있는 대포집으로 쑥 들어가는 여공주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 외에도 마을회관, 농산물 저장 창고, 저수지, 정미소 등등을 구경하고 모여 있는 집들 몇 곳을 더 들리자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왠지 상철 할아버지가 더 신난 것 같았다.


“나비골에 새로 이사 오는 사람이 참 드물어서 내가 흥분했던 거 같네. 다른 사람들도 다들 반가워 하는거 가텨. 헛헛-.”


뭔가 콩고물이 떨어질 것은 없을까.


나에게 이득이 될 것은 뭐가 있지 않을까.


오로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다가오는 도시의 사람들과의 삶에 너무 익숙해져있는 걸까.


나는 이토록 순박하게 웃음 짓는 나비골 사람들이 조금 낯설게 느껴졌다.


어쩌면 나 역시 도시의 그 사람들처럼 계산적인 인간관계밖에 경험해 보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르지.


“마침 3월이라 시기도 아주 좋아. 이 때는 뭐든 암거나 심어도 되는 철이여. 딸기, 부추, 상추 뭐 암거나 다 되여.”


상철 할아버지는 이것저것 작은 농기구를 비료푸대에 담더니, 모종 몇 개를 들고 나오셨다.


“그래도 첨이면 이런게 최고지. 이놈은 상추, 이놈은 부추, 이놈은 파. 밭 갈고 심기만 하면 되니까 어렵지는 않을겨.”


와, 신기하네.


마트에서 제대로 사 본적도 없었다.


식당이나 엄마가 차려주는 것만 먹을줄 알았지. 잘할 수 있으려나···.


“어이고, 챙기다보니까 많네. 꽤 무거운디? 들고 갈 수 있겄어?”


가뿐하다. 몸쓰는 일은 자신 있으니까.


나는 상철 할아버지에게 깊게 고개숙여 인사를 드리고는 집으로 향했다.


발걸음이 가볍다. 누군가와 이렇게 마음 편하게 이야기 나누어 본게 언제였지···?


그런 생각을 하며, 걷다보니 어느새 집에 도착했다.


이제부터 여기가 내 집.


집 근처로 오자 약간 긴장됐던 마음이 풀리며, 뭔가 편안한 기분이 든다.


[마나샘이 아가 식물을 보고 기뻐합니다!]


[자신이 잘 돌봐줄 거라며 물을 첨벙거립니다.]


시끄러운 마나샘을 뒤로 하고, 상철 할아버지에게 받은 작은 농기구들과 모종들을 늘어 놓았다.


마나샘이 연신 재잘거린다.


근데, 생각보다 어렵네. 뭘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나는 호미로 땅을 몇 번 뒤적거리다가 포기했다. 인터넷으로라도 좀 찾아보고 난 뒤 해야지.


옆에서 물을 참방 참방 거리며 지켜보고 있던 마나샘이 실망한 것 같았지만, 미안. 내일 다시 해볼게.


[······!! 마나샘이 깜짝 놀랍니다.]


[마나샘이 어서 집에 들어가 보라고 재촉합니다!]


[마나샘이 아기가 나오고 있다고 소리칩니다!]


응? 뭐, 뭐야.


아기가 어디서 나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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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026화. 새로운 영약 +2 24.09.08 914 39 15쪽
25 025화. 자꾸 건드리네 +2 24.09.07 946 37 15쪽
24 024화. 그 말을 믿으라고? +1 24.09.06 1,019 39 13쪽
23 023화. 상부상조 +3 24.09.05 1,069 40 16쪽
22 022화. 도와주세요 (2) +3 24.09.04 1,112 46 15쪽
21 021화. 도와주세요 (1) +4 24.09.03 1,173 44 14쪽
20 020화. 진행시켜 +1 24.09.02 1,197 41 15쪽
19 019화. 수상한 열매 (수정) +1 24.09.01 1,229 37 15쪽
18 018화. 부추광이 24.08.31 1,229 38 13쪽
17 017화. 첫번째 영약 24.08.30 1,279 37 15쪽
16 016화. 성장 +1 24.08.29 1,266 41 15쪽
15 015화. 균열 파편 (수정) 24.08.28 1,303 40 14쪽
14 014화. 신수, 드래곤, 그리고 천재 정령사? +1 24.08.27 1,344 39 13쪽
13 013화. 집 터가 안 좋아 +1 24.08.26 1,345 48 13쪽
12 012화. 그 남자의 사연 +1 24.08.25 1,390 44 13쪽
11 011화. 키워, 키우라고 +1 24.08.24 1,416 49 14쪽
10 010화. 나비골의 대박 맛집 +2 24.08.23 1,429 45 13쪽
9 009화. 사기 능력 +1 24.08.22 1,461 47 14쪽
8 008화. 할머니의 치트 수첩 +1 24.08.21 1,500 45 13쪽
7 007화. 포메이션 1-1-1-1-1 +1 24.08.20 1,572 47 13쪽
6 006화. 특별한 아기식물 (수정) +1 24.08.19 1,678 50 13쪽
5 005화. 신통방통 (수정) +1 24.08.18 1,810 50 14쪽
4 004화. 아기 정령 +1 24.08.17 1,942 50 13쪽
» 003화. 유일등급 환상지역 마나샘 +1 24.08.16 1,992 54 12쪽
2 002화. 마나샘의 주인 +1 24.08.15 2,053 5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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