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 북벌
우리 한민족의 조상은 과연 아프리카 초원에 살던 흑인 일까요?
130. 북벌
“제군들! 드디어 우리가 나설 때가 되었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야 좋겠지만, 한반도를 둘러싼 작금의 국제정세는 우리의 힘을 필요로 하는 형국으로 돌아가고 있다.”
곽지수 예비역 준장이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연설을 시작했다.
거제도 장목 조선소 드론 잠수정 기지의 2층 대회의실을 가득 메우고 앉아있는 100여 명 특전사출신 `해미읍성 특전대` 대원들의 얼굴에 비장한 각오가 떠오른다.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의 비호를 받고 있다. 우리 한국은 우방인 미국과 일본의 지원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는 그런대로 팽팽한 군사적 균형을 이루며 대치해 왔다.”
우리는 67년 전에 이미 이런 구도에서 한국전쟁을 치렀고, 유엔군의 개입으로 종전이 아닌 휴전인 상태로 아직도 한 민족끼리 총칼을 마주 겨누고 있다. 전쟁이 끝난 것이 아니다.
“6.25 전쟁 때 우리는 겨우 9만여명의 지상군으로 19만명인 북한 괴뢰군을 맞아 싸워야 했다. 곡사포 90문으로 북한 곡사포 550문을 상대해야 했고, 박격포 900문으로 북한 박격포 1,700문과 겨루어야 했다. 그것뿐이었다면 일당백의 기개로 쉽게 밀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북한은 전차 240대를 앞세워 38선을 넘어 밀고 내려왔다. 우리는? 전차가 단 한 대도 없었다!”
곽 장군이 잠시 말을 멈추고 부하 대원들을 휘 둘러봤다.
대부분 한심한 표정을 지으며 입술을 깨물고 있다. 수류탄을 까서 들고 맨몸으로 북한 전차를 향해 달려갔던 선배들의 모습이 눈에 선한 것 같다.
그 당시 우리 공군은 1,897명으로 북한의 2,000명과 비슷했지만, 공군기는 연습기와 연락기를 합해서 고작 22대밖에 없었다. 북한은 전투기와 전폭기 등 도합 211대나 되었다.
그나마 7,715명인 해군은 경비함 28척에 보조함 43척을 보유하고 있어서 4,700명에 경비함 30척과 보조함 80척을 보유한 북한과 엇비슷한 수준이었다.
“우리는 지금 전차가 2,400대나 된다. 세계 최강의 전차로 평가되는 K-2 흑표가 106대나 실전 배치되어 있고, 조만간 200대가 더 추가될 것이다.”
곽 장군의 이 한마디에 침통했던 대원들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졌다.
전차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과의 참호전을 뚫기 위해 영국이 개발한 이후 끊임없는 변신과 발전을 거듭해왔다.
6.25전쟁에도 참가한 구 소련의 T-34, 미국의 M-26 등이 1세대 전차로 꼽힌다.
1980년대 이후에는 제3세대 또는 제3.5세대 전차들이 주력전차로 활약하고 있다.
대표적인 제3세대 전차로는 미국의 A-1 에이브람스, 러시아의 T-90, 독일의 레오파드2, 영국의 챌린저, 이스라엘의 메르카바, 우리나라의 K-1 전차 등이 있다.
1990년대 이후에는 제3.5세대 전차들이 등장했는데, 프랑스의 르클레르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제3.5세대 전차의 가장 큰 장점은 아날로그 방식을 디지털 방식으로 개량하여 실시간으로 정보지원이 가능한 차량전자화(Vetronics) 기술을 적용한 점이다.
제3.5세대 전차 가운데서도 가장 최신 기술을 적용한 전차로 평가 받는 것이 바로 우리 육군의 차기 전차로 알려진 K-2 흑표이다.
우리 육군에는 105mm 라이플포(강선총포 rifled gun)를 장착한 한국형 전차 K-1이 1984년에 개발되어 1,027대가 실전배치 되어있다.
별명이 88전차인 K-1의 유효사거리는 2Km이며 탄약 15발을 탑재하고 탑승인원 4명이 시속 65Km(야지 40Km)로 달린다.
K-1 전차를 개량해 120mm 활강포를 장착한 K1A1 전차가 2001년에 개발되어 2010년까지 484대가 실전배치 되었으며 대당 가격은 44억원이다.
K1A1의 유효사거리는 3.5Km이고 탄약 12발을 적재하며 엔진출력은 K-1과 같은 1,200마력이다. 방호력 또한 복합장갑제를 크게 개선하여 3.5세대 전차에 필적한다.
K-2 전차 흑표는 K1A1 전차의 주포보다 1.2m가 더 긴 120mm 5구경장 주포를 장착했으며 탄약 32발도 자동으로 장전된다.
부무장으로 12.7mm(50구경) K6 기관총과 7.62mm 동축기관총을 구비하고 있으며, 엔진출력 1,500마력으로 기관총 사수까지 승무원 3명이 탑승하여 시속 70Km(야지 50Km)로 달리며, 무게 55톤의 전투중량으로 수심 4m의 강물도 잠수하여 도하할 수 있다.
APS(Active Protection System 능동형 방어 시스템)의 도입으로 원거리에서 날아오는 미사일을 탐지하고 연막으로 미사일센서를 교란하여 방호한다.
그래서 방호력이 800mm 인 50톤급 전차이면서도 70톤급 전차의 방호력을 3배 가까이 능가한다는 기사가 나돌기도 했다.
전차의 취약점은 공중으로부터의 공습인데, 흑표는 포탑의 각을 고각으로 설정할 경우 헬리콥터에도 대응할 수 있어 전술적인 확장성을 갖고 있는 전차이다.
K-2 전차 흑표의 적용 기술이 2008년에 터키로 4억4천만 달러에 수출되었으며, 지금 터키에서는 `알타이`라는 이름의 전차로 생산되어 실전배치 되고 있다.
흑표의 대당 가격은 78억원으로 100억원을 호가하는 선진국의 차기 전차들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있어, 파키스탄과 인도에도 수출을 타진 중이라는 소식이 들리기도 한다.
그런데 파키스탄과 인도는 서로 국경을 접하고 오랜 기간 동안 전쟁을 치르고 있는 앙숙관계의 나라들이다. 특히 파키스탄은 중국과 가깝고 인도는 러시아와 우호적이다.
이미 K-11 복합형소총 등 방산물자를 파키스탄에 수출한 우리나라가 지금 일촉즉발인 한반도 상황을 고려할 때 과연 어떤 수출전략을 세우고 있는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일이다.
“물론 북한도 전차를 4,300대나 보유하고 있다. 숫자로는 우리의 두 배 가까이 되지만 대부분 낡은 구형모델이라서 우리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대원들의 표정이 굳어졌다가 다시 펴졌다.
과거 북한군은 천마호라는 전차를 운용해왔는데, 당시의 천마호는 우리 군의 K-1보다 성능이 훨씬 떨어졌다.
현재 북한이 보유한 전차 중에 눈여겨볼 주력전차로는 폭풍호와 선군호가 있다.
폭풍호는 북한이 2세대 전차인 천마호를 대체하기 위해 독일의 T-62 전차를 개량해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T-62 전차를 바탕으로 개량했기 때문에 세계 최초였던 115mm 활강포를 주포로 사용한다.
전차 상부에는 PK 7.62mm 동축기관총이 장착되어있고, V-55 디젤엔진이 탑재된 T-62 전차는 무게 40톤으로 총 40발의 탄약을 적재한 채 시속 50Km(야지 40Km)의 속도로 달릴 수 있다.
T-62 개량형인 폭풍호 전차에 대한 성능은 그 실체가 거의 드러나있지 않지만 다른 3세대 전차들과 동급의 성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레이저 거리측정기와 적외선 탐조, 기존 시스템보다 진일보한 사격통제시스템을 탑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 폭풍호는 500여대가 실전배치 된 것으로 보인다.
선군호는 2010년 북한의 군사퍼레이드에서 처음 확인된 북한의 최신형 전차이다.
우리나라의 K-1 또는 K-2 전차를 상대하기 위해 개발된 것으로 추측되며 아직까지 성능에 대해서는 몇 가지 외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선군호는 구소련의 T-72 전차를 모델로 개발한 것으로 125mm 활강포를 주포로 사용한다.
T-72는 소련군이 1973년에 제식화한 전차로 소련군용으로만 1만대 가까이 생산되었고 T-72A, T-72B 등 여러 가지 개량형 모델이 있다.
시리아에서는 현재도 T-72가 굴러다니고 있다.
선군호는 무게가 44톤으로 1985년부터 대량생산된 T-72B 전차를 기준으로 개발한 것으로 보이며 시속 80Km(오지 50Km)로 포탑에는 93mm 열압력탄 발사기, 헬기 격추용 SA-16 휴대용 지대공 로켓(화승총)을 장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군호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700mm 방호력이다.
어떤 군사전문가는 선군호의 방호력을 900mm로 추정하기도 하는데 철갑탄에 대한 것인지 고폭탄에 대한 방호력인지 불분명하다.
포탑이 두툼한 게 중공장갑이나 복합장갑으로 되어 있는 것 같고, 아래쪽 차체에 비교적 얇아 보이는 바둑판 모양의 반응장갑이 보인다.
선군호의 무게가 44톤 정도인 점을 고려한다면 방호력은 700mm가 맞을 것 같다.
전차는 기동성과 화력도 중요하지만 방호력이 가장 우선시 된다.
대전차 토우미사일이 아닐지라도 값싼 휴대용 RPG의 철갑탄이 전차의 장갑을 뚫고 그 구멍으로 메탈 제트와 함께 철 쪼가리들이 쏟아져 들어가 승무원을 해치게 되면, 수십억짜리 전차는 고철덩어리가 되어 주저앉고 말 것이다.
러시아 옐친 대통령 시절인 1994년에 러시아가 체첸공화국의 수도 그로즈니를 침공해서 전쟁을 벌인 적이 있다.
당시 최신예 T-80 전차와 보병 전투차량인 BMP 장갑차로 무장한 러시아의 기갑부대 마이코프 여단이 출동했는데, 세상에서 가장 값싸며 허름한 체첸 반군의 휴대용 대전차 화기 RPG에 의해 전차와 장갑차 백수십대가 몰살 당했다.
그 체첸 반군이 사용한 RPG(Rocket-Propelled Grenade)는 발사관 가격이 1,000달러 이내이고, 탄두 가격은 싼 것은 20달러에서 100달러 이내이며, 제일 비싼 열기압 탄두는 200달러 정도로 비교적 가격이 저렴하여 세계 도처에서 즐겨 사용되는 무기이다.
나중에 푸틴이 대통령이 된 뒤에 다시 제2차 체첸전쟁을 벌여 굴복시키기는 했지만 체첸 반군은 아직도 대도시에서 테러를 자행하며 러시아를 괴롭히고 있다.
“제군들은 조금 전에 지난 4월15일 평양에서 벌어진 태양절 군사퍼레이드를 관람했다. 유심히 봤다면 선군호 전차 한 대가 흰 연기를 뿜고 대열에서 빠져나가는 장면을 목격했을 것이다.”
곽 장군이 미소를 머금고 대원들을 둘러봤다. 대원들이 웅성거리다가 키득거리기까지 했다.
북한이 최정예 최신형 전차로 자랑하는 선군호가 나란히 세 대씩 열을 지어 들어오다가, 사열대 수백 미터 앞에서 두 번째 줄 가운데 한 대가 흰 연기를 뿜으며 대열을 이탈했고, 나머지 전차는 그대로 이빨이 빠진 채 사열대 앞을 썩 폼 잡으며 지나갔었다.
이미 900여대가 실전배치 되어 있어 상태가 제일 양호한 것으로 골라 왔을 터인데 저 모양이니 한심하다 못해 불쌍한 생각마저 든다. 애꿎은 관계자 몇 명은 분명히 처형되었을 것이다.
대포동 미사일 싣고 가는 트럭도 제대로 못 만들어 중국에서 들여오는 북한이 러시아에서 T-72B 도면과 샘플 전차를 입수했다고 해도, 제대로 된 엔진의 개발과 안정적인 양산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국산화율 92%라는 우리의 흑표 전차도 엔진을 냉각시키는 파워팩 문제는 아직 완벽하게 해결된 상태가 아니다.
그런데, 북한 전차가 우리의 상대가 아니라고 웃고만 있을 일이 아니다!
작년 6월에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송00 의원이 육군본부로부터 제출 받은 `대전차 미사일 현황`을 보고 지적한 내용이 있다.
육군이 보유하고 있는 4만6000여개의 대전차 미사일 가운데 수명주기가 남아있는 무기는 360개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우리 군의 대전차 무기 99.2%가 노후화되어 대체 도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그리고 제군들은 태양절 다음날 새벽에 발사한 북한 미사일이 몇 초 만에 폭발하는 장면을 보고 박수를 쳤다. 또한 북한이 인민군 창건 기념일에 원산 해안에서 벌인 사격훈련 장면도 보았다. 제군들의 감상은 어떤가?”
북한이 인민군 창건 85주년 기념일인 4월25일에 군종 합동 타격 시범훈련을 실시했다.
300문이 넘는 대구경 자주포와 수십 문의 240mm 방사포로 해안가에 진을 치고 동시다발적인 사격을 가했다.
또한 전투기와 폭격기들이 미국 항공모함을 가상한 무인도에 폭탄 수십 발을 투하 한데 이어 잠수함들이 수면 위로 부상하며 어뢰를 발사하는 장면도 나왔다.
대원들이 웃고 수군거리며 옆 사람과 나름대로의 생각을 주고 받았다.
개중에는 모래기반의 해안가에 저렇게 많은 화포들이 포진할 수 없다며, 화면이 컴퓨터로 조작됐다는 말도 했다.
어떤 사람은 2010년에 일어난 연평도 포격사건에서 북한의 대구경포 명중 폭발률이 15%밖에 안 된다며 웃기도 했다.
대다수 대원들이, 김정은이가 미국과 중국의 공조 압박에 쫄아서 이제는 핵실험도 못하니까, 남침도 함부로 못할 거라는 생각에 동조하는 듯 보였다.
“로마의 명장 베게티우스는 몰락해가는 대제국을 보면서 이렇게 말했다.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에 대비하라! ` 로마의 안보를 이민족 용병들에게 맡기고 평화를 즐기던 로마는 결국 망하고 말았다. 평화는 결코 남에게 구걸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북한 핵과 미사일에 대한 우리의 방어능력에 대한 견해도, 이번 대선에 출마한 사람들 모두가 중구난방이다. 누가 집권하게 되든, 우리 한반도는 여기 우리 구국대열 대원들 여러분의 힘으로 지켜야만 할 것이다. 제군들, 이제 때가 되었다!”
곽 장군의 비장한 한마디에, 거제도 장목 조선소 드론 잠수정 기지국 대회의실은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이 소설은 판타지가 아닙니다. 머지않은 장래에 닥쳐 올 사실을 미리 알려드리는 겁니다. 여러분의 가까운 미래를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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