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김정은 참수부대
우리 한민족의 조상은 과연 아프리카 초원에 살던 흑인 일까요?
61. 김정은 참수부대
“아이구, 신경 써서 회의했더니 배고프다! 밥 먹으러 갑시다.”
정훈이 얼굴에 환한 미소를 띄우고 괜히 딴소리를 한다.
“어머, 실장님은 이렇게 많은 물량을 주문 받고도 배가 고파요? 호호.”
지은이 농담인 줄 알면서도 너무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른다.
“그러게 말이요. 이런, 밥통 같으니라고! 한 일주일 굶어도 배부르겠구먼. 흐흐.”
근상이도 춤이라도 출 것 같은 기분에 테이블 위의 드론 배터리 샘플을 만지작거리며 핀잔을 준다.
“그럼 이게 전부 얼마나 되는 주문입니까? 하도 복잡해서 내 머리로는 계산을 못하겠네. 하하.”
“20AH짜리 드론은 단가 1만5천불에 5천대면 7천5백만불이고요, 60AH는 단가 10만불에 1천대로 1억불입니다. 두 개 합치면 모두 1억7천5백만불 됩니다.”
지은이 수첩을 보며 또박또박 얘기해준다.
“1억7천5백만불이면 한화로 얼마냐? 골통!”
정훈이 아이큐 148인 연구소장 근상을 보며 입을 삐죽 내민다.
“2천100억원이야! 으아~너무 많다!”
근상이 검은 뿔 테 안경을 쓸어 올리며 입을 쩍 벌리고 다물지 않는다.
“2천100억원! 너무 많아서 실감이 안나요, 실장님! 호호.”
지은이도 갑자기 하루아침에 엄청난 양의 주문을 받고 이게 꿈인가 싶다.
금년 매출목표가 60억원 정도였는데, 2천100억원이면 거의 40배나 되는 금액이다.
그것도 20AH짜리 7천5백만불, 900억원은 10%인 90억원을 선금으로 미리 받고, 물건은 5개월동안 나눠서 출하하면 된다.
60AH(암페어 에이치)도 근상이 거의 개발을 끝낸 단계라서 한 달쯤 후부터 생산하면 금년 내에는 모두 납품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게 다 우리 코모도 덕분이라는 거 잊지 말자고! 문도한테 전화나 해줄까?”
이런 때 대도정밀을 끌어들인 일등공신 문도가 있어야, `왕도마뱀 코모도가 뒷걸음치다가 금 덩어리 밟았다`고 놀려주고 제대로 한바탕 껄껄거려 웃을 텐데, 이역만리 열사의 나라 이란 땅에 나가있어서 기분이 조금 짠하다.
그 때, 지은의 핸드폰에서 문자수신 알림 벨이 띠륵, 울린다.
“어머, 고 사장님 문자에요! 호홍.”
지은이 깜짝 놀라며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른다.
“하~ 짜슥, 양반 되기는 틀렸네! 먼저 통화하고 저도 좀 바꿔주세요. 우리는 제 방에 가 있을 게요. 최 박사, 일어나. 가자!”
“아~따 마, 둘이서 연애 질 하는 감? 애인 없는 사람, 어디 서러워서 살겠나? 흐흐.”
근상이 농담을 하며 정훈을 따라 응접회의실을 나간다.
“문도, 이란 칠면조 가공공장은 이제 돌아가는가?”
“응, 저번에 통화했을 때 곧 초도 생산품 시식할 수 있을 거라고 했어. 윤 차장이 아까 며칠 서로 연락 없었다더니, 전화 온 거 보니까 이제 다 된 모양이네.”
“이란 간 지가 한달 넘었지?”
“응, 거의 한 달 된 것 같다. 그 짧은 시간에 공장 가동시킨 거 보면, 체통녀석 밀어붙이는 불도저 정신은 아직 살아있는 것 같지?”
“야! 지 혼자 가서 했냐? 진주 가공공장 공장장이랑 훈제기계 기술자까지 몽땅 다 데려갔잖아?”
문도랑 성격이 안 맞아 맨날 만나면 티격태격하는 근상이 심통을 부린다.
“진주 공장은 제대로 돌아가는지 모르겠네? 내년 2월에 이익배당금 적게 주기만 해봐라, 그냥 콱! 흐흐.”
그러면서 근상이 엄포까지 놓는다.
하동 칠면조농장 강호준사장과 정훈, 문도가 각각 5억원씩 내고 근상이도 2억원을 보태서 납입자본금 17억원을 마련해 진주에 있는 칠면조 가공공장을 15억원에 인수했었다. 그리고 훈제칠면조 전국체인점 사장인 문도를 대표이사로 앉혀서 운영하게 했다. 그래서 근상이도 주식지분이 11.7%나 되는 주주니까 한마디 하는 것이다.
지은이 문도와 통화를 얼른 끝냈는지 금세 핸드폰을 들고 와서 정훈에게 건네준다.
“여~ 코모도! 그래, 열사병 안 걸리고 잘 있나? 우즈벡 칠면조 훈제 맛은 괜찮고?”
정훈이 반가워서 입이 찢어진다.
“그래? 그러면 이제 이란 석유달러 쓸어 담는 건 시간문제네? 하하. 축하한다 코모도!”
우즈베키스탄에서 수입한 칠면조 육질이 한국산보다 더 좋다고 하는가 보다.
“그래! 우선 구두로 계약했고, 구매계약서 타이핑치고 법인인감증명서 준비해서 낼 모레 다시 만나 도장 찍을 거야. 생각보다 물량이 엄청나서, 우리 이제 벼락부자 되게 생겼다. 고마워, 코모도! 이게 다 네 덕분이라고 근상이가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이다. 크크.”
“내가 언제? 인마! 키키.”
근상이 소리를 지르면서도 기분 좋은 웃음은 지우지 못한다.
“응? 그래? 옌벤에는 핸드폰 사정이 안 좋은 모양이구나. 알았어! 내가 김 단장한테 얘기해서 짱개한테 확인하고 너한테 직접 전화하라고 할게!”
김 단장은 스탠드바 `바-붐` 사장이던 김세희를 말한다.
그녀는 자기가 좋아하는 정훈의 권유로 보름 전에 삼통사에 합류했다. 지금은 시흥 본부에서 야간 근무를 하며 새로 구축한 북한 구월산 중계기지국 드론을 맡아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기존의 멸악산 중계국을 맡아있는 지은도 시간 되는대로 함께 임무수행을 한다.
중국 동북 지역 지린 성의 조선족 자치주인 옌볜(연변)에는 짱개 김봉구가 떡대와 덩치를 데리고 나가있다.
문도의 진주 땅벌 중앙파 수하이던 이들은 한달 반 전에 시흥으로 올라왔다. 삼통사 본부인 오피스텔 2001호실 건너 방 2003호실을 새로 구입하여 거기에서 숙식하며 드론 조종기술을 익히고 조종면허를 땄다.
옌볜에는 예전에 정훈의 부친회사 ㈜태성에서 생산반장으로 있었던 여현숙씨가 있다. 그녀의 알선으로 옌볜에 집을 구해서 사이트를 마련했고, 짱개는 한달 전에 두 사람을 데리고 그 곳으로 출국했다.
*** ***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
버락 오바마 미국대통령이 조 바이든 부통령과 함께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통령예비후보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힐러리 옆에는 동행한 웬디 셔먼 전 국무부 정무차관이 앉아있다.
“이대로 가면 공화당한테 정권을 물려주게 될 거라면서, 불구경만 하실 겁니까?”
힐러리가 오바마를 쏘아붙인다.
그녀는 지지율 40%를 오르내리며 공화당 대통령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와 힘겨운 경쟁을 하고 있다. 트럼프는 지지율이 30%대 후반이면서 계속 상승세를 보이며 힐러리를 추격해오고 있는 중이다.
“왜 이러세요? 이번에 `입소스 퍼블릭 어페어스`가 발표한 외국 25개국 지지도 여론조사 결과는 트럼프가 13%밖에 안되고 여사님은 57%로 압도적인데, 그것은 우리 각하께서 외교정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는 증거 아닙니까?”
오바마 대신에 바이든 부통령이 정색을 하고 대꾸한다. 그는 아직 개인적으로 힐러리를 지지한다고 밝히지 않고 있는 인물이다. 물론 오바마도 마찬가지로 공식적인 힐러리 지지선언은 없었다.
“이봐요, 바이든 부통령! 그 외국의 지지율 57%는 자기네들 미국 내 히스패닉계 때문에 나에 대한 지지율이 88%나 되는 멕시코와 60%가 넘는 페루, 콜럼비아, 아르헨티나 같은 미국 이민자가 많은 국가까지 포함해서 그렇게 나온 거 아닙니까?”
트럼프는 히스패닉계 때문에 미국인들이 일자리를 다 뺏기고 있다는 등 막말을 퍼부으며 미국사회에서 소외된 저소득층 백인 아웃사이더의 표심을 긁어 모으고 있다.
히스패닉은 멕시코 같은 라틴아메리카에서 미국으로 건너와 이주한 사람을 지칭하는 말로 미국 내에서 스페인어를 자신의 모국어로 사용하는 모든 사람을 일컫는다.
“무슨 말씀입니까? 셔먼 고문님! 그 조사에는 독일, 영국, 프랑스도 포함되어 있고, 지지율도 독일은 70%고 영국이 64%에 프랑스도 58%나 됩니다!”
바이든 부통령이 자기 파일의 자료를 들여다 보면서 항변한다. 두 사람 말을 종합해보면 힐러리 지지율이 57%도 더 될 것 같은데, 무슨 이유로 논쟁을 하는지 모르겠다.
“이 보세요, 바이든! 중국은 30%고, 러시아는 12%에요! 이탈리아나 내가 공 들였던 일본도 52%밖에 안 된단 말입니다!”
은백색 쇼트 헤어컷 스타일인 셔먼이 눈에 쌍심지를 켜고 바이든을 노려본다.
셔먼은 힐러리의 남편 빌 클린턴 대통령의 행정부에서 대북정책 조정관을 지냈다. 그녀는 2000년 북-미 관계 정상화 직전까지 가는 과정에 깊숙이 관여한 `비둘기파`로 알려진 인물이다.
“하하, 중국과 러시아는 우리의 가상 적국이지 않소? 지지율이 있는 것만해도 가상한 일을 가지고 뭘 그러십니까? 중국과 러시아를 막기 위해서 우리가 얼마나 애쓰고 있는지 모릅니까? 인도와 일본을 동원해서 오는 6월 10일에는 인도해군과 일본자위대와 함께 오키나와 인근 해상에서 연합훈련을 실시할 겁니다. 이달 말에는 미국, 한국, 일본이 대규모 MD 연합훈련도 할 거고요!”
“아, 진정들 하세요. 그래서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해 주기를 바라는 겁니까?”
가만히 듣고만 있던 오바마 대통령이 두 사람의 입씨름을 만류하고 나섰다.
그는 대통령을 두 번이나 연임하며 8년간이나 통치하면서도 국민들로부터 50%가 넘는 지지를 받고 있다.
“우선 우리 민주당후보 샌더스부터 만나서 도중하차 시켜주세요! 그리고 두 분 다 저에 대한 지지를 공식적으로 선언해 주시고요. 그래야 민주당 내에서의 불필요한 소모전 끝내고 빨리 흑인 이랑 젊은 층 표 뺏어와서 트럼프한테 제대로 붙을 거 아닙니까?
오바마는 흑인과 히스패닉계 사이에 인기가 높고, 버니 샌더스 후보는 청년층에 인기가 높다.
“그 다음은 요?”
“그런 대규모 군사훈련 맨날 하면 뭐합니까? 국가 예산 만 축내지! 차라리 그 돈을 아웃사이더를 위한 복지기금으로 쓰겠다는 공약이라도 해야 트럼트를 꺾고 승리할 거 아녜요? 중국도 대북제재에 동참하는 척 하면서, 북한 외무상 지낸 리수용을 불러들여서 무슨 작당을 했는지 모르잖아요? 합동훈련 한답시고 폼 잡고 항해하다가 함정 밑에서 북한 특수부대에 의한 어뢰라도 터지면 어쩔 거에요? 한국이 6년전에 천안함이 반쪽 나서 폭침되고도 여태 아무런 보복도 못하고 있잖아요?”
힐러리의 곱상한 입에서 험한 발언이 쏟아져 나온다.
퍼스트레이디에 미국 국무부장관까지 지낸 그녀인지라, 인간 같지도 않은 트럼프에게 밀려서 벼랑에 서고 보니 남은 게 악밖에 없나 보다.
“그래요? 그럼 제가 아주 속 시원한 작전을 한번 전개해 볼까요?”
자기가 공들여서 내일 모레 인도수상을 미국에 초빙하면서까지 성사시킨 3개국 합동훈련을 비하하고 미, 한, 일 MD(미사일방어) 훈련까지 깔아뭉개는 힐러리의 발언을 들은 오바마가 발끈해서 엉뚱한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시원한 작전이요? 무슨···”
“우리가 먼저 특수부대를 노스-코리아에 침투시켜 보는 건 어때요?”
숱이 길지 않은 곱슬머리에 가무잡잡한 피부의 오바마가 힐러리를 지긋이 노려보며 입가에 야릇한 미소를 짓는다.
그는 아프리카 케냐 출신의 아버지와 유럽계 백인 어머니 사이에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태어났다. 컬럼비아 대학교와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하고 시카고에서 민권변호사로 일했으며 시카고 대학교 로스쿨에서 12년간 헌법학을 가르치기도 했다.
2008년 민주당 대통령후보 예비선거에서 힐러리 클린턴과 치열한 유세전을 벌여 대선후보로 지명되기도 했다.
그가 미국의 정권을 잡고 전세계 경찰국가의 수장행세를 하며 설치는 동안 힐러리는 8년 세월을 흘려 보내며 할머니가 다 되었다.
“예? 우리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 실`을 북한에 침투시키겠다고요? 그건 국제법 위반입니다!”
깜짝 놀라 말문이 막힌 힐러리 대신, 셔먼 고문이 크게 소리를 지른다.
“내가 그 정도도 모르는 줄 아십니까? 우리 군인을 왜 보내요?”
“아니, 그럼 일본 특수부대라도 보냅니까? 이번 히로시마 방문 때 아베 수상하고 사이에 무슨 밀약이라도 있었나요?”
힐러리가 마음을 가다듬고 과거에 그녀의 정적이었던 오바마를 빤히 쳐다본다.
`그건 내가 집권한 다음에 써먹을 카드인데, 네가 써버리려고 그러냐?`
하는 표정이다.
“일본 수륙기동단은 내년 4월이후에나 발족될 겁니다! 흐흐.”
바이든 부통령이 오바마를 대신해서 애매모호한 답변을 해준다.
“그럼 혹시 사우스-코리아가 창설한다는 그, 김정은 참수부대 입니까?”
“···... ······”
“······”
오바마 미국대통령과 바이든 부통령, 두 사람 다 아무 말없이 힐러리를 바라보기만 한다.
두 사람의 눈빛은 분명히 김정은의 목을 노린 어떤 특수부대가 북한으로 침투할 계획이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이 소설은 판타지가 아닙니다. 머지않은 장래에 닥쳐 올 사실을 미리 알려드리는 겁니다. 여러분의 가까운 미래를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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