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부대 SST(Silent Service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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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미키
작품등록일 :
2016.06.16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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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01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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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7.01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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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문 (2)

DUMMY

“뭐야 이 녀석, 전화를 끊네, 그나저나 잭이라는 녀석, 너네 나라에서는 되게 유명한가 보다?”


김 팀장은 새삼 놀랍다는 듯이 지민에게 말을 걸었다. 하지만 지민은 김 팀장의 태도에 토라졌는지 대답을 하지 않았다.


“일단 할머니 주소랑, 이름 같은 신원을 알 수 있는 정보를 줘. 그럼 사람을 보내서 보호를 할 테니까.”


준우는 얼른 지민을 다독였다. 우호적인 정보원의 가치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크다.


만약 일본인 중 하나가 배신을 하여 미국에게 진주만 습격을 알렸더라면 미국은 개전 초반부터 일본에게 압승을 하였을 수도 있었을 것이었다. 또한 히틀러의 폴란드 침공 계획을 영국에게 알리는 사람이 있었더라면 아마 영국은 독일이 유럽에서 휘젓고 다니지 않게끔 방비를 취했을 것이다.


즉 정보를 몰랐기 때문에 잘못된 의사 결정을 하게 되고, 그 의사 결정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기도 하였다. 따라서 적의 상황을 정확하게 알고 있고, 게다가 입을 기꺼이 열고자 하는 정보원이라면 그 가치는 잘 편제된 1개 사단보다 클 수도 있었다.


“자 여기 있어요. 할머니가 안전한 곳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제가 알고 있는 것은 다 말해 드릴 게요.”


지민은 준우가 건넨 종이와 펜으로 할머니의 인적 사항을 적고는 그를 준우에게 다시 돌려주었다. 준우는 지민이 건넨 종이를 받아서 김 팀장에게 건네주었다. 김 팀장은 준우에게서 종이를 받아 들고는 조용히 방을 나갔다.


“할머니는 너무 걱정하지 마, 우리 쪽에서 잘 보호할 테니까 말이야. 그런데 그 잭이란 사람은 어떤 사람이야?”


“아무도 진짜 얼굴을 보거나, 그에 대해서 안다고 하는 사람은 없어요. 아!!! 대장은 잭의 진짜 얼굴을 봤을지도 모르겠네요.”


“대장?”


“네, 아파트를 습격할 때 우리를 지휘하던 사람이요. 모자 푹 눌러쓰고, 말수 적은 사람이요.”


지민은 준우들이 이미 대장을 처리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준우들이 제압한 괴한 중에 모자를 눌러쓴 사람은 없었다. 오직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녀석만이 모자를 눌러쓰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은 준우는 지민에게 넌지시 물어보았다.


“그 군인 말이야?”


“군인? 대장이?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풍기는 이미지는 군인이 아니지만, 사격술이나 격투술은 차원이 달랐으니까, 군에서 배웠을 수도 있겠네요.”


“뭐야. 너 대장이 누군지도 모르면서, 지시를 따랐단 말이야?”


“말했잖아요. 서로를 모른다고, 모인 사람들 다 그래요. 대만에서 모여서 화물선에 밀항을 했는데, 제가 본 사람만 40명 정도 되거든요. 그 화물선에서 대장이 제일 위치가 높았고, 그래서 잭에게서 오는 지시도 그 대장이 이야기 해줬어요.”


지민의 말에 준우는 조금 낭패감을 느꼈다.


지민의 말을 따른다면, 한국에 투입된 조직은 확고한 체계를 가지고 상당한 기간 동안 훈련된 조직이라기보다는, 일시적인 목적을 위해 모여진 일종의 점 조직이라는 이야기가 된다. 점 조직이라고 하는 것은 하나의 지휘체계를 가지고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 아닌, 소규모의 조직들이 엉성하게 연결되어 있는 조직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 조직들을 상대해야 하는 정보, 수사 기관들은 그 대응에 어려움이 있다.


왜냐하면 하나의 지휘 체계로 이루어져서 확고한 질서를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그 하부 말단 조직을 잡아서 그 상층부에 대한 정보를 캐내는 것이 용이하고, 반대로 상층부를 궤멸시켜버리면 하부 말단 조직으로 가는 명령을 원천 봉쇄할 수 있으므로 그 박멸이 쉬운데 반해 점 조직은 그 반대의 형태를 띠기 때문이었다.


점 조직은 명령 체계를 갖고 있지만, 하부 말단 조직이 자신의 상부에 대해서 아는 것은 극히 제한적이고, 상부로부터 구체적인 지시가 오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현장의 리더가 일반 원칙에 의해서 하부 말단 조직을 이끄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상층부를 궤멸시켜도 점 조직은 그대로 테러를 행할 가능성이 있고, 하부 말단 조직을 캐내어도 상층부에 대한 정보에 접근하는 것은 어렵다는 뜻이 되었다. 즉 이를 상대하는 정보기관은 난색을 표할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점 조직 방식으로 조직을 운영하는 것으로는 IS를 들 수 있다. IS 의 테러 방식으로 <외로운 늑대>라는 단어를 사용하게 되는데, 이 외로운 늑대라는 것은 혼자 혹은 소규모로 테러를 일으킨다는 뜻이다.


“그 대장이라고 하는 녀석은 어떤 녀석인데? 아는 대로 다 말해봐.”


“한국으로 오는 배 안에서 만난 사람이라, 많이 알지는 못해요. 단지 배 안에서도, 한국에서도 대장이 우리에게 총기 사용법이라던가, 격투술 같은 걸 가르쳤어요. 대부분 주먹은 쓸 줄 아는 건달이었지만, 총을 사용하는 건 아무래도 처음인 사람들이 많았으니까요.”


“뭐라고? 한국에서도 사격을 가르쳤다고? 너희가 한국에 들어온 게 언제 정도인데?”


“한 3개월은 족히 되었죠.”


준우는 지민의 말에, 머리를 쇠망치로 강하게 가격을 당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3개월!!!!! 최소한 40명 이상의 인원이 3개월을 한국에서 테러 모의를 하고 있었는데, 아무런 낌새도 차릴 수가 없었다니........


“3개월 정도 훈련 했는데 특전사의 경호를 물리치고, 타이베이 시장을 암살했다고, 지금 그런 말인 거야?”


“그건 아니에요. 모인 사람들 중에서 일부는 외국에서 전장을 떠돌던 용병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런 용병들을 모아서 시장을 습격한 것이고요. 저 같은 사람들은 훈련 정도에 따라서, 임무에 차출되어 나가는 방식을 썼어요. 최종 임무에 쓸 사람들은 따로 훈련을 시킨다고 했고요.”


“최종 임무? 시장을 암살하는 것이 최종 임무가 아니었단 말이야? 그 최종 임무라는 것이 도대체 뭐야?”


“저로서는 알 수 없죠. 시장을 암살하는 것이 최종 목적이 아니라는 것은 알아요. 다만........”


준우는 지민이 알고 있는 정보가 제한적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리고 아직 할머니를 보호한다는 확신이 없는 이상, 지민이 준우에게 모든 것을 다 가르쳐 주지도 않을 것이란 것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한국 내에서 40명 이상의 외국인이 몰래 모여, 메티스 M 미사일로 무언가 꿍꿍이를 꾸미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민국의 방위를 책임지고 있는 기관 중의 하나에 속해있는 사람으로서 준우는 분개할 수밖에 없었다.


준우는 깊은 심호흡을 한 번 하였다. 흥분을 하다가는 지민의 신뢰마저 잃게 되고, 그렇게 되면 추가 테러를 방지할 수 있는 기회마저 잃어버리게 될 수 있었기 때문에, 준우는 자신의 마음을 다 잡았다.


“그래서, 그럼 그 사람들이 모여서 훈련하는 장소도 알고 있겠네?”


준우의 질문에 지민은 고개를 끄덕일 뿐 더 자세한 정보는 주지 않았다. 더 이상의 상세한 정보는 할머니의 안위와 맞교환하겠다는 지민의 의지가 준우에게 가감 없이 그대로 전달되어 왔다.


준우는 자신이 안 정보를 김 팀장과 공유하기 위해서 밖으로 나갔다. 김 팀장은 아까 끊겼던 통화를 계속하고 있는지 준우가 바깥으로 나온 지도 몰랐다.


“어 그래, 알았어. 수고했다. 나중에 밥 한 끼 살게. 아이고, 깜짝이야.”


전화를 끊고 돌아서던 김 팀장은 자신의 시야에 갑자기 들어온 준우를 보며 깜짝 놀란 듯이 자리에서 뛰어 올랐다.


“이 자식아. 인기척 좀 내고 다녀라. 간 떨어지는 줄 알았다. 그래서, 뭐래?”


“추가 테러를 계획하고 있답니다. 그리고 자기가 그 본거지를 알고 있다고 하네요. 아무래도 우리랑 거래를 할 심산인 것 같은데, 갖고 있는 정보가 진짜라면 손해 보는 거래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나와 본 겁니다. 팀장님 쪽은 어떤가 해서요.”


“일단 박 과장 이야기로는 할머니에 대해서는 알아보겠대. 대만에 우리 쪽 요원이 꽤 있고, 안가도 있으니까 이쪽에서 결심만 굳힌다면 저 녀석 할머니는 우리 측에서 보호를 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런데 그 전에 저쪽도 패를 까야지.”


김 팀장은 박 과장과의 이야기에 진전이 있음을 준우에게 말해 주었다. 하지만 추가 테러를 계획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김 팀장은 준우와 달리 의외로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의외로 덤덤하시네요. 추가 테러를 계획하고 있다는 데..,.....”


“어차피 발사기 3기를 가져갔는데, 1기만 사용했다는 건 다른 계획이 있다는 것 아니겠어? 예상은 충분히 했었지. 아니길 바랐지만, 어쩔 수 있나? 어차피 벌어진 일이고 수습을 해야지. 일단 들어가서 거래를 마무리 지어보자고.”


준우와 김 팀장은 다시 방 안으로 들어왔다.


방안으로 다시 들어온 준우의 모습을 보고 지민은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다. 아마도 말없이 준우가 방을 나가자, 거래가 깨어진 것은 아닌가 하고 조마조마 했던 모양이었다.


“할머니에 대해서는 이쪽에서 손을 쓸 수 있을 것 같아. 하지만 먼저 네 정보가 믿을만한 것인지를 알아야겠어.”


“뭘 어떻게 더 해야 믿으시겠다는 겁니까? 저도 바보가 아니에요. 제가 정보를 모두 드리면 헌신짝처럼 버려질 것이 뻔한데, 정보를 더 달라고요?”


김 팀장의 말에 지민은 강하게 반발하였다.


“난 신뢰, 믿음, 이런 단어들 보다 거래, 협상 이런 단어를 좋아해. 물론 너도 우리를 못 믿겠지만, 우리도 너를 못 믿는 건 사실이야. 거래할 물건도 보지 않고 거래를 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잖아. 그래서 말인데, 네가 밀항했다고 하는 그 화물선 이름을 대봐. 입항 날짜랑, 그것만 확인되면 네 말을 믿겠다.”


김 팀장은 지민에게 밀항을 한 선박의 이름과 입항 날짜를 대라고 말했다.


지민이 밀항선과 입항 날짜를 알려준다면, 김 팀장은 그 선박을 추적해서 지민의 말의 진위를 확인해 볼 생각이었다. 갑작스럽게 거짓을 꾸며내었다면 지민이 밀항선의 이름과 입항 날짜를 댈 수 있을 가능성이 낮았기 때문이었다. 또한 지민이 진실을 말해서 밀항선의 이름과 입항 날짜가 확인이 된다면, 밀항선으로부터 수사의 단서를 찾을 수도 있었기에 손해 볼 것은 없었다.


또한 지민으로서도 단순히 밀항선을 알려준 것에 불과하므로, 근거지에 대한 정보를 여전히 가지고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손해 볼 것은 없었다. 지민도 이런 상황이 이해가 되었는지 뭔가를 생각해 내려는 듯이 한참을 고민하더니 입을 열었다.


“배 이름은 화룡호 일겁니다. 컨테이너선이고, 부산항에 6월 초순 즈음에 입항한 것 같아요. 항해하는 동안 달력이랑 전화기를 볼 수 없었으니까 날짜는 정확하게 기억이 안 나지만, 6월 초순 즈음에 입항한 건 틀림없어요.”


지민의 입에서 화룡호라는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김 팀장은 6월 초순, 부산항에 입항한 화룡호를 조사해 볼 것을 국정원에 문자로 보냈다.


잠시 후 전화기 벨이 울렸다. 김 팀장에게로 전화가 온 것이었다.


“그래. 난데, 어때? 그런 선박이 있어?”


“네, 화룡호라고 5000TEU급 컨테이너선이 부산항에 입항한 적이 있습니다. 어디 보자, 6월 2일에 부산항에 입항한 것이 맞고, 선적은 파나마로 나오는데, 실소유주는 조사를 해봐야 알 것 같습니다.”


“OK, 그 배에 대해서 조사를 조금 진행해줘, 입항해서 출항하기 전까지 알 수 있는 건 전부다 말이야.”


“네 알겠습니다. 그럼 이만.”


전화 통화를 끝낸 김 팀장은 지민에게로 가까이 다가갔다.


“자 꼬맹이, 물건 확인을 했으니까 이젠 거래 조건을 확인해보도록 하지. 우리가 원하는 건 네 머릿속에 들어 있는 정보, 특히 너희 근거지에 대한 정보를 원해. 네가 너희 근거지를 알려줘서, 우리가 추가 테러를 방지할 수 있다면 그에 합당한 보상을 해줄 거라고 약속하지.”


정색을 하며 진지한 태도로 김 팀장이 말하자, 지민은 그에게 더 이상 침묵으로 일관하지 않았다.


“제가 원하는 건, 할머니의 안전이에요. 할머니가 안전하다면 최대한 협조하겠어요.”


“일단 사과하지. 고문이나 하는 인간쓰레기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확실히 아닌 것 같군. 자기보다 할머니 안전을 더 챙기는 걸 보니 말이야.”


“당신에게서 칭찬 들을 생각 없어요. 어릴 때부터 내 편이 되어준, 유일한 가족을 잃을 수는 없으니까 협조하는 것뿐이에요.”


“알았어. 네 기분을....... 네가 적극 협조해서 추가 테러를 방지할 수 있다면 너와 네 할머니의 안전은 대한민국이 책임지겠다. 됐나?”


지민은 김 팀장의 말에 동의하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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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N. S. C. (2) +2 16.07.04 1,750 21 15쪽
21 N. S. C. (1) 16.07.03 1,594 2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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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또 한 번의 시도 16.07.01 1,890 26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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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심문 (1) 16.06.30 1,852 29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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