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부대 SST(Silent Service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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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미키
작품등록일 :
2016.06.16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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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01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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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7.13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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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전 (4)

DUMMY

“여기는 팔콘 1, 건물에서 자동차가 한 대 빠져 나간다. 레드 1 저격이 가능한가? 오버.”


건물에서 빠른 속도로 차량 한 대가 빠져나오자, 김 팀장은 레드 팀이 저격을 할 수 있는지 물었다.


“여기는 레드 1, 저격 해 보겠다.”


승리의 분위기에 도취되어 있던 레드 팀이었지만 저격 지시가 떨어지자 신속하게 저격 위치로 이동하였다.


관측병은 서둘러 쌍안경을 꺼내들고는 차량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차량이 건물 밖으로 나온 이상 열 영상 장비로 추적하기 보다는 광학 장비인 쌍안경으로 추적하는 것이 훨씬 좋았기 때문에 저격수와 관측병은 재빠르게 장비를 교체하였다.


“거리 600, 바람 왼쪽으로, 마크.”


퉁.......... 둔중한 발사음이 건물을 갈랐다.


“빗나갔다. 다시 거리 800 바람 왼쪽으로, 마크.”


퉁........... 다시 한 번 둔중한 발사음이 건물을 가르고는 M82 바렛은 큼지막한 탄피를 뱉어 내었다.


“명중, 그런데 목표 건재. 젠장.”


관측병은 쌍안경을 눈에서 떼지 않은 채 소리를 질렀다. 아무리 실력이 좋은 저격수라도 시속 100km 이상으로 달리고 있는 차량을 저격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2발 중 1발을 명중시킨 것도 대단하다고 볼 수 있다.


M82의 화력은 차량을 침묵시키기에 충분할 정도로 위력적이었으나, 탄환이 명중된 부분이 차량에게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부분은 아니었다. 따라서 차량은 M82의 직격을 맞고도 건재한 채로 도주를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놓쳤습니다. 사정거리 밖입니다.”


“알았어. 수고했다. 장비 정리하고 대기하도록.”


목표를 놓쳤다는 관측병의 말에 레드 1은 화를 내거나 흥분하지 않았다. 충분히 가속을 한 차량을 저격 총으로 잡는다는 것은 젓가락으로 파리를 잡는 것과 비슷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레드 1은 화를 내지 않았다.


가능하지 않은 것을 해내지 못했다고 하여 부하에게 화를 내는 리더는 자격이 없다. 또한 최선을 다했는데도 불구하고 일을 그르쳤다면 그건 일을 그르친 사람의 잘못이 아니다. 문책은 오직 가능한 일에 대해서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때만 물을 수 있는 것이다.


“여기는 레드 1, 목표를 놓쳤다. 저격 범위를 벗어나서 여기서는 더 이상 손 쓸 수 없다. 오버.”


“여기는 팔콘 1, 알았다. 수고했다. 여기서 처리하겠다. 오버.”


목표를 놓쳤다는 레드 팀의 보고에 김 팀장은 당황하지 않았다. 레드 팀이 차량을 무력화할 수 있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겠지만, 애초부터 고속으로 달리는 차량을 대물 저격 소총으로 저격할 확률이 높지 않다는 것은 김 팀장도 익히 알고 있었던 터였다.


“여기는 팔콘 1, 이글 1에게, 현장을 고속으로 빠져나가는 차량이 있다. 추적하여 침묵시키도록. 일반 도로로 빠져나가면 골치 아프니까 그 전에 처리하기 바란다. 오버.”


“이글 1 라져.”


김 팀장의 지시를 받자 아파치 가디언은 호버링을 그만두고 속력을 높였다. 최고 순항 속도 시속 269km에 달하는 아파치에게는 시속 100km 남짓한 속도로 달리는 자동차 따위는 속도 경쟁으로 명함도 내밀 수 없었다.


아파치 가디언은 순식간에 차량의 후미를 잡았다.


“무장 체인건, 발사.”


이글 1 화기 관제사는 발사 트리거를 가볍게 당겼다. 순간 기체에는 사격 반동 충격이 가볍게 전해졌고, 파파파파파파 하는 소리와 함께 30mm 불줄기가 차량으로 쏟아졌다. 하지만 차량 운전자도 만만치 않은 운전 실력을 보유했는지 아파치에서 쏟아지는 불줄기를 요리조리 미꾸라지처럼 잘 회피하고 있었다.


“호오 이것 봐라. 제법 잘 빠져 나가는데?”


30mm 체인건을 한 두 발만 제대로 맞아도 차량은 종이 장처럼 찢겨날 것이었지만 그 한 두 발을 좀처럼 명중시킬 수가 없었다. 차량 운전자가 아파치 헬기의 진행 방향에 맞추어 차량의 진행 방향을 귀신같이 전환시켰기 때문이었다.


아파치 가디언에서 나오는 불줄기는 번번이 차량을 맞추지 못하고 빗나갔다.


“아 진짜, 로켓탄.”


이글 1은 무장을 체인건에서 로켓탄으로 바꾸었다. 30mm 체인건과 동일하게 유도가 되지 않는 먹통 무기였지만 화력은 30mm 체인건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이 강력한 로켓탄이었다. 이것이라면 조준이 조금 빗나가도 화력으로 그 빗나간 것을 메울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 이글 1은 무장을 로켓탄으로 선택하였다.


이글 1은 트리거를 살짝 당겼다.


슈웅 하는 소리와 함께 로켓 포드에서 로켓탄 하나가 불을 뿜으며 차량을 향해 날아갔다. 잠시 후 쾅하는 폭음과 함께 커다란 폭발이 일어났다. 하지만 차량은 로켓 폭발의 폭풍에 잠시 흔들렸을 뿐 도주를 계속하고 있었다.


“뭐냐 이 자식? 데스 레이스 좀 해 봤나 본데.”


차량의 운전자는 아파치 가디언을 상대로 효율적인 운전을 하고 있었다. 마치 이런 추격전을 한두 번 해본 것이 아닌 것처럼 아파치 가디언의 공격을 노련하게 피하고 있었다. 이런 정도의 용병이라면 실전 경험면만 놓고 보았을 때는 대부분의 한국군을 압도할 것이 분명했다.


“그래? 연속기도 피할 수 있는지 한 번 보자.”


이글 1은 트리거를 짧게 두 번 연속적으로 당겼다. 슈웅, 슈웅하는 소리와 함께 로켓 2기가 힘차게 날아서 땅에 커다란 화염 2개를 일으켰다.


하지만 이번에도 차량은 로켓의 폭발을 피해갔다. 운전자는 로켓 2기가 자신을 향해 날아들자,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도로를 벗어나 산지를 달렸던 것이었다. 당연히 차량의 도주 예상로를 도로로 예측하고 있었던 이글 1의 로켓은 차량을 맞추지 못하고 애꿎은 도로에 가서 명중했던 것이었다.


“이것 봐라. 얘 진짜 잘 하는데...........”


“감탄하고 있을 때가 아니야. 쟤 지금 나무 사이로 운전하고 있어. 이렇게 되면 쫓아가기가 용이하지 않아. 그리고 조금 있으면 국도가 나온다고. 다른 차량 사이에 섞이기라도 하면.........”


아파치 가디언의 전방석에 앉아 있는 화기 관제사에게, 후방석의 파일럿이 조언을 하였다.


도주하고 있는 차량이 나무 숲 사이로 진입을 했기 때문에 체인건이나 로켓탄으로의 공격은 한계가 있었다. 헬기로 숲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용이하지 않을뿐더러 체인건이나 로켓탄을 쏘아대도 나무에 가려서 명중하지 않을 확률이 높았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조금만 있으면 국도가 나온다.


국도가 나오면 아무리 한적한 도로라도 주위에 집도 있고, 통행하는 차량도 있을 것이 뻔했다. 만약 도주 차량이 국도로 나가서 일반 차량과 뒤섞여 버리면 아파치 가디언으로서는 오폭을 할 우려까지 있었다.


즉 무슨 일이 있더라도 이 주변에서 도주 차량을 침묵시켜야 하는 것이었다. 파일럿은 조바심이 나서 전방석의 화기 관제사에게 재촉을 하기 시작했다.


“걱정하지 마, 이 녀석은 그냥 아파치가 아니라, 롱 보우 가디언이라고. 저 미꾸라지 새끼가 도주할 수 있는 곳은 오직 지옥뿐이라는 걸 보여주지.”


이글 1의 화기 관제사는 무장을 헬 파이어 미사일로 전환했다.


아파치 헬기는 롱 보우와 롱 보우 이전의 기종으로 구분된다. 롱 보우 이전의 아파치는 파이어 앤 포겟 기능이 탑재되지 않은 헬기로 장거리 공격 능력이 제한적인 공격헬기였다.


반면 롱 보우(Long Bow) 아파치는 말 그대로 장거리 공격능력을 완벽하게 갖춘 공격헬기이다. 롱 보우는 로터 위에 달린 커다란 돔의 레이더에서 방출하는 밀리미터 파 레이더로 인해 자체적으로 지상 목표물을 추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다. 또한 레이더 파는 가시거리 밖에도 도달하기 때문에 롱 보우 아파치는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목표물도 추적, 조준할 수 있었다.


여기에다 롱 보우 아파치는 레이더 파로 유도되는 AGM-114 헬파이어 II 미사일을 운용하게 되는데, 이 미사일은 레이더로 유도되는 미사일이기 때문에 일단 락온(Lock on)이 되면 따로 유도를 해줄 필요 없이 알아서 목표물로 유도가 된다.


즉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목표물에 대해서도 타격할 수 있고, 미사일을 발사한 뒤에는 신경을 꺼도 되는 파이어 앤 포겟 기능을 완벽하게 갖춘 최강의 공격헬기가 바로 롱 보우 아파치 가디언이었다.


“자 어디 보자. 지옥의 불 맛을 보여주도록 하지.”


이글 1의 화기 관제사는 디스플레이에 표시된 차량을 주시하였다. 레이더 파로 목표를 조준하는 디스플레이에 차량이 들어오자, 이글 1의 전자 장비는 차량이 락온 되었음을 알려왔다.


“잘 가라. 고 투 헬이다.”


이글 1의 화기 관제사는 발사 트리거를 가볍게 당겼다.


트리거를 당기자 가벼운 발사 진동과 함께 헬 파이어 미사일은 이글 1의 파일런에서 분리되었다. 이내 로켓 모터가 점화되어 미사일은 붉은 불꽃 꼬리를 남기며 목표 차량을 향해 힘차게 날아갔다.


30mm 체인건도 아닌, 로켓 포드도 아닌 헬 파이어 미사일이 실전에서 사용되는 것은 한국 육군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 역사적인 순간을 이글 1은 함께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헬 파이어 미사일은 조금도 주저함이 없이 목표 차량을 향해 날아갔다.


차량은 나무 사이를 지그재그로 빠져나가면서 헬 파이어 미사일을 회피하려고 애를 썼다. 하지만 롱 보우 아파치의 강력한 레이더 돔에서 나오는 레이더 파는 차량을 놓치지 않았다. 물론 그에 의해서 유도되는 헬 파이어 미사일도 목표 차량을 향해 야금야금 그 거리를 좁히며 날아가고 있었다.


잠시 후, 콰아아아앙 하는 큰 폭음과 함께 차량은 하늘 위로 날아올랐다.


헬 파이어 미사일을 정통으로 맞으면 최신 전차도 한 방에 가는 강력한 미사일이었기에, 차량에 맞으면 차량은 형체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녹아내릴 수밖에 없었다. 헬 파이어 미사일에 명중당한 차량은 순식간에 화염에 휩싸였다.


이글 1은 생존자가 있는지 잠시 동안 주위를 선회했지만 쓸데없는 행위였다. 전차의 장갑마저도 우습게 관통하는 헬 파이어 미사일을 맞고도 살아남을 수 있는 생존자는 있을 수가 없기 때문이었다.


“좀 심했나? 계산기 두드려보면 좀 손해가 심하긴 한데.......”


화기 관제사는 자신이 너무한 것은 아닌지 하고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레이더 유도형 AGM-114 헬 파이어 II 미사일은 1발당 가격이 20만불 정도를 호가한다. 즉 1발이 대략 2억 2천만원을 넘는다는 이야기이다. 1발당 가격이 약 1700만원인 메티스 M 미사일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의 비싼 미사일이었기에 화기 관제사는 조금 후회를 하는 눈치였다.


“됐어. 쟤가 국도로 들어갔음 더 심각한 일 벌어졌어. 그리고 위에서도 무제한 무장 사용 허가 해주었잖아. 네가 고민할 필요는 없지.”


“그렇지? 체인건 1발도 벌벌 떨면서 쓰다보니까 나도 모르게 쫌생이가 되어서 말이야. 알았어. 그럼 보고부터 하자.”


한 번도 써본 적이 없던 헬 파이어 미사일을 사용한 화기 관제사는 뒷감당을 걱정하느라 잠시 쫄았지만, 상부의 무제한 무장 사용 허가가 있었음을 파일럿이 상기시키자 그때서야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여기는 이글 1, 도주하는 차량에 헬 파이어 발사해서 제압했다. 생존자는 보이지 않는다. 오버.”


“여기는 팔콘 1, 수고했다. 귀환하라. 오버.”


휴우, 헬 파이어 미사일을 사용했는데도 불구하고 김 팀장이 아무런 지적을 하지 않자, 화기 관제사는 살았다는 듯이 한숨을 크게 내 쉬었다. 천조국이 아닌 한국의 군인인 이상 무장을 최대한 아껴 써야하는 한국군 신세가 좋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자기 나라가 더 좋은 것은 어쩔 수 없는 화기 관제사였다.


“여기는 팔콘 1, 각 팀은 제압 상황을 보고하기 바란다. 오버.”


어느 정도 정리가 끝난 것 같아 보이자, 김 팀장은 투입한 팀 리더들에게 상황을 보고할 것을 지시하였다. 보고를 지시받은 후 얼마 되지 않아 모든 팀은 상황이 종료되었음을 김 팀장에게 보고 하였다.


“여기는 팔콘 1, 모든 팀 수고했다. 나머지는 육상 지원 병력에게 맡기고 우리는 귀환한다. 반복한다. 수고했고, 전원 기지로 귀환한다. 오버.”


김 팀장의 귀환 지시가 내려지자, 각 팀의 팀원들은 임무 성공을 자축하며 환호성을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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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소통 +5 16.07.11 1,280 18 12쪽
27 연기 +2 16.07.11 1,400 21 14쪽
26 전의 상실 16.07.08 1,430 26 12쪽
25 폐교 돌입 16.07.07 1,617 21 13쪽
24 의인막용 용인물의 +2 16.07.06 1,606 23 13쪽
23 자기 학대에 빠진 한국 +2 16.07.05 1,635 20 15쪽
22 N. S. C. (2) +2 16.07.04 1,750 21 15쪽
21 N. S. C. (1) 16.07.03 1,594 21 13쪽
20 벌레 +4 16.07.02 1,845 27 14쪽
19 또 한 번의 시도 16.07.01 1,890 26 14쪽
18 심문 (2) +1 16.07.01 1,768 21 13쪽
17 심문 (1) 16.06.30 1,852 29 14쪽
16 수습, 그리고 새로운 의혹 +3 16.06.30 2,064 28 14쪽
15 강요 받은 선택 +1 16.06.29 2,048 28 13쪽
14 도박? 합리적인 선택? 16.06.28 2,256 34 14쪽
13 불의의 기습 16.06.27 2,357 30 13쪽
12 제압 완료 16.06.26 2,206 34 14쪽
11 돌입 시도 +2 16.06.25 1,972 33 15쪽
10 예상하지 못한 조우 16.06.24 2,290 3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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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미사일 반입 루트의 추적 +2 16.06.22 2,737 4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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