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부대 SST(Silent Service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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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미키
작품등록일 :
2016.06.16 18:18
최근연재일 :
2016.08.01 07:11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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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7.08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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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글자
12쪽

전의 상실

DUMMY

“총을 버려, 어이 너는 이 쪽 늙은 놈을 맡아. 나는 이 쪽 젊은 놈을 맡을 테니까.”


지민은 리볼버를 준우에게 겨누며 말했다.


“넌 누구야? 왜 이러는 거지?”


지민을 알지 못하는 암살범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말했다. 암살 조직이 점 조직처럼 되어 있었기에 대부분의 조직원들은 서로의 얼굴을 알지 못했다. 따라서 암살범이 지민의 행동에 어리둥절해 하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어이 나 제 2 돌격대 오 지민이야. 대장이랑 우 신호 잡으러 나갔던 그 오 지민이라고. 이것 보라고.”


지민은 어깨를 노출하여 암살범에게 보여주었다. 암살범은 지민의 어깨에 있는 문신을 보았다. 지민의 어깨에는 빨간색으로 J2라고 문신이 그려져 있었다. 아마도 J2라는 문신은 암살범들의 조직원임을 나타내는 문신인 것 같았다.


암살범이 자신의 문신을 확인한 것을 본 지민은 다시 입을 열었다.


“대장은 어디 계셔? 빨리 알려야 할 게 있는데 말이야.”


“알려야 할게 뭔데?”


“우 신호가 어디 있는지, 내가 알고 있어.”


지민의 입에서 우 신호의 이름이 나오자 준우와 김 팀장은 눈살을 찌푸렸다. 준우들은 지민의 배신에 씁쓸한 표정을 감출 수 없었다. 특히 리볼버까지 쥐어준 김 팀장의 눈은 분노로 이글거리고 있었다.


“다른 베이스캠프에..... 이 베이스캠프는 이제 폐쇄할 거고. 마지막 정리만 끝나면 우리도 뜰 거야.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어?”


“이 녀석들이 다 죽였어.”


“뭐? 다 죽었다고? 그럼 너희들도 내 동료들의 목숨 값을 네 놈들 피로 갚아야 하겠지?”


암살범은 동료들이 죽었다는 소식에 분개한 듯이 위협적으로 준우들에게 다가왔다. 언제라도 권총을 쏠 수 있다는 듯이, 암살범은 방아쇠에 손가락을 건채로 김 팀장의 머리를 겨누며 총을 가볍게 흔들고 있었다.


“그만 둬!, 잭이 우 신호에게 100만 달러를 건 것을 잊지 않았겠지?”


“그게 뭐?, 이 녀석들을 살려둘 필요는 없지 않아?”


“아니, 살려둘 필요가 있어. 우 신호가 있는 곳의 보안 시스템은 이 녀석들의 생체 정보에 의해서만 해제될 수 있어. 그러니까 위험한 행동 하지 마. 잘못하면 우 신호를 잡을 수 없게 돼. 그럼 100만 달러는 날아가게 되는 거라고.”


지민은 SST 제 2 안전 가옥의 보안 시스템이 삼엄했던 것을 기억해내고는 암살범에게 그 사실을 말해주었다. 준우들의 생체 정보만 있다면 그 보안 시스템을 용이하게 해제할 수 있기 때문에 그들을 살려놓아야 한다는 말에 암살범은 흔들리는 것 같았다.


“그때 너를 죽였어야 하는 건데.”


김 팀장은 몸서리를 치며 지민에게 노골적으로 적개심을 드러내었다.


“하마터면 죽을 뻔 했지. 저기 저 애송이가 순진한 휴머니즘을 발휘하지만 않았어도 말이야. 준우라고 했나? 너의 그 고고한 이상에 감사하도록 하지.”


지민은 황당해하고 있는 준우를 비꼬며 말했다. 검은 머리 짐승은 거두지 말라는 속담이 생각나는 순간이었다.


“너의 할머니는 우리 손 안에 있는데, 그건 걱정이 안 되나?”


준우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지민에게 말했다. 하지만 지민은 한껏 의기양양해진 표정으로 준우를 비웃었다.


“하하, 아직도 내가 그 할망구에 신경이라도 쓴다고 생각하는 거야? 100만 달러, 자그마치 100만 달러라고, 그런데 그 할망구 살건 죽건 내가 알게 뭐야. 내가 할망구를 거래 조건으로 내건 건 너희들을 속이기 위해서라고. 제발 휴먼 드라마 찍지 말라고.”


“쓰레기 녀석.”


“고마워. 칭찬으로 받아들이도록 하지.”


김 팀장은 지민의 말을 참을 수 없는 듯이 지민을 모욕하였다. 하지만 지민은 그 모욕조차도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 100만 달러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알았어. 그럼 어떻게 할 거야?”


준우들과 지민이 서로 증오에 찬 대화를 나누자, 암살범은 지민에 대한 의심을 상당히 거두어 들이는 것 같았다. 암살범은 지민이 생각하고 있는 계획에 대해서 물었다.


“글세, 일단 이 녀석들을 무장해제 하는 것이 먼저겠지? 그지 않아? 그 다음 일은 천천히 생각해도 늦지 않아.”


“치, 누가 총을 버린다고 했어?”


준우들을 이미 무력화 시킨 것처럼 이야기 해대는 지민에게, 준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위 상황을 보면 준우들에게 절대 유리한 상황이 아니었다. 준우들에게 겨누어지고 있는 총이 1정에서 2정으로 늘었고, 아직까지 준우들의 권총은 권총 홀더에 고이 모셔진 채였다.


암살범 혼자 준우들에게 총을 겨누었을 때에는 희생을 감수한다면 2 : 1로서도 이길 수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지민이 암살범에 가세함으로 인해서 2 : 2 상황이 되었다. 게다가 암살범과 지민에 의해서 앞뒤로 포위된 형국에, 지민은 준우에게 암살범은 김 팀장에게 총을 겨누고 있는 상황이라, 이길 가능성은 0에 무한히 가까웠다.


암살범이 혼자일때는 준우와 김 팀장이 동시에 총을 뽑는다면, 암살범은 동시에 둘에게 대응할 수 없을 것이므로 준우들이 이길 확률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총을 뽑으려고 하는 동시에 암살범과 지민이 준우들에 대해서 동시에 총을 쏠 수 있으므로 이길 확률이 없는 것이었다. 말 그대로 개죽음이 될 확률이 매우 높았다.


“총을 버려. 난 인내심이 그리 많지 않아. 김 팀장 당신이라면 알 텐데 이 상황에서는 도저히 답이 없다는 것을........”


지민은 다시 한 번 총을 버릴 것을 재촉하였다.


“죽으면 죽었지, 네깟 놈에게 항복할 줄 아느냐?”


준우는 소리를 버럭 지르고는 권총 홀더에 손을 가까이 하려고 하였다. 준우의 행동에 언제든지 지민이 갖고 있는 리볼버에서 총성과 함께 불이 뿜어져 나올지 모르는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상황은 빠져들고 있었다.


“알았다. 내가 먼저 총을 버리마.”


“팀장님!!!!”


총을 버리겠다는 김 팀장의 말에 준우는 소리를 질렀다. 상황이 불리한 것은 사실이었지만 쉽게 포기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준우의 생각과 달리 김 팀장은 너무 쉽게 저항을 포기하였다. 2 : 2의 상황이라고 해도 권총을 뽑는 것과 동시에 크게 움직인다면 총탄을 맞는 것은 피할 수 없겠지만, 최소한 죽음은 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다.


준우로서는 모험을 한 번 해볼만 하다고 생각하였다. 부상만으로 끝날 수 있다면 반격해서 상대를 끝장내버리면 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김 팀장은 달랐다.


“역시 김 팀장이군, 상황 판단이 빨라.”


“그 더러운 입 더 이상 나불대지 마라. 이번만 지나가면 반드시 내가 널 죽여준다.”


지민의 말에 김 팀장은 무섭게 쏘아붙였다. 김 팀장의 절제되지 않는 분노의 표출에 지민은 움찔하면서 입을 다물었다. 옆에 있던 준우가 보기에도 김 팀장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박력은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손을 홀더에 넣은 다음 천천히 권총을 빼. 네가 이상한 짓을 하면 나는 바로 이 녀석을 죽인다.”


지민은 리볼버의 공이를 뒤로 당겼다. 공이가 뒤로 당겨지자, 리볼버의 실린더는 철컥하며 한 칸 회전하였다. 준우는 머리에 겨누어진 살기의 무게를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준우는 마른 침을 꿀꺽하고 삼켰다.


“알았다고.”


“그래, 착하지. 천천히, 천천히 손을 넣어서 빼내라고.”


김 팀장은 그들의 말을 들을 수밖에 없는 현실을 인정하고 있었다. 자신에게 겨누어진 권총도 있긴 하였지만, 지민이 준우의 머리를 정통으로 겨냥하고 있었기에 허튼 짓을 할 수가 없었다. 만에 하나 교전이 일어난다면 준우는 확실히 죽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김 팀장은 웃옷의 권총 홀더에 천천히 손을 가져갔다.


“천천히 하라고.”


암살범도 김 팀장이 수세에 몰린 것이 재밌는지 압박을 가하기 시작하였다. 김 팀장은 입술을 질끈 깨물었지만 그들이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 김 팀장은 반격의도가 없다는 듯이 엄지와 검지로만 손잡이를 잡아 글록 19를 권총 홀더에서 꺼내었다.


“이제서야 말귀를 알아듣는 군. 이제 총을 바닥에 내려놔. 어서.”


암살범은 신이 난 목소리로 김 팀장에게 말했다. 한 마리 맹수처럼 강렬한 포스를 풍기던 김 팀장이 자신의 명령에 고분고분한 것을 보고 암살범은 어지간히도 기분이 좋은 것 같았다.


김 팀장은 암살범이 시키는 대로 글록 19를 바닥에 조용히 내려놓았다.


“자 이제 네 차례지? 어때 반항해 볼래?”


지민은 준우에게 놀리듯이 말했다. 준우는 속이 뒤집어지는 역겨움을 느꼈지만 김 팀장이 무장해제를 당한 이상, 자신 혼자서 반격을 하는 것은 무리수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준우는 바보가 아니다. 준우는 자존심을 지키겠다고 가능성도 없는 객기를 부리는 사람이 아니었다.


준우는 김 팀장이 한 것처럼 엄지와 검지만으로 글록 19를 권총 홀더에서 빼내어 바닥에 내려놓았다.


“자 이제 권총을 발로 차서 앞으로 보내.”


지민은 준우와 김 팀장에게 자신의 앞에 놓인 글록 19들을 발로 찰 것을 명령하였다. 암살범이 있는 곳으로 총을 차서 보내라는 뜻이었다.


준우는 잠시 머뭇거렸지만 김 팀장은 주저 없이 글록 19를 발로 차서 암살범의 앞으로 보냈다. 준우는 평상시의 김 팀장과 달리 시원하게 포기하는 것을 보고 의아했다. 하지만 상황이 상황이니 만큼 김 팀장이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2 : 2의 상황에서 각각 권총으로 겨눠지고 있는 상황이니 뾰족한 방법이 없는 것이 사실이었기 때문이었다.


준우는 일부러 골을 내며 암살범의 앞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글록 19를 차버렸다. 조금도 전황을 타개할 수 없는 무의미한 행위였지만 이대로 무기력하게 당할 수 없다는 준우의 소심한 복수의 표현이었다.


“앙탈을 부리긴, 귀여운데?”


암살범은 준우의 태도에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이 만면에 미소를 띠고 있었다. 이미 준우와 김 팀장 모두의 무장이 해제되었기 때문에 암살범은 노골적으로 승리의 쾌재를 부르고 있었다.


아무리 준우와 김 팀장의 격투 능력이 좋다고 해도 무장이 해제된 상태에서, 총을 가지고 있는 암살범을 제압할 가능성은 20%도 채 되지 않았다. 물론 그것도 아주 후하게 쳐서 그런 수치를 얻을 수 있는 것이지, 지민과 암살범이 동시에 사격을 가한다면 승산은 거의 0%로 수렴될 수밖에 없었다.


“대장은 어디 있어?”


“글쎄다. 아침부터 미사일 발사기랑, 미사일 가지고 베이스캠프를 옮긴다고만 했어. 베이스캠프가 노출될 우려가 있다나 뭐래나? 진짜 우리 대장 소심한 것 같아.”


“그래 그런 것 같네. 그래서 대장은 지금 어디 있어? 빨리 알려줘야 100만 달러를 빨리 받지. 너랑 나랑 2등분 하는 건 어때?”


“2등분? 그것 괜찮네. 대장이 어디 있는지는 나도 모르고 여기 정리되면 톡으로 문자하라고 했어. 좌표 찍어준다고.”


지민에게서 50만 달러라는 거금을 약속받자 기분이 좋아진 암살범은, 지민의 질문에 술술 대답하였다. 50만 달러 한화로 약 6억 원에 달하는 거금을 받는다는 데 암살범의 기분이 좋지 않을 리가 만무하였긴 하지만 말이다.


“그래? 그럼 이 녀석들부터 정리하자. 내가 이 녀석들 볼 테니까 너는 바닥에 놓인 권총이나 모아봐.”


“알았어.”


암살범은 50만 달러를 받을 생각에 지민이 시키는 말이라면 그대로 복종을 하였다. 암살범은 준우들의 감시를 지민에게 맡기고 바닥에 놓인 총을 줍기 위해 몸을 숙였다.


그 순간.......


타아아아아앙....... 하는 총 소리가 폐교의 복도에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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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교전 (2) +4 16.07.12 1,257 18 13쪽
29 교전 (1) 16.07.12 1,257 19 13쪽
28 소통 +5 16.07.11 1,279 18 12쪽
27 연기 +2 16.07.11 1,399 21 14쪽
» 전의 상실 16.07.08 1,430 26 12쪽
25 폐교 돌입 16.07.07 1,616 21 13쪽
24 의인막용 용인물의 +2 16.07.06 1,605 23 13쪽
23 자기 학대에 빠진 한국 +2 16.07.05 1,634 20 15쪽
22 N. S. C. (2) +2 16.07.04 1,749 21 15쪽
21 N. S. C. (1) 16.07.03 1,593 21 13쪽
20 벌레 +4 16.07.02 1,844 27 14쪽
19 또 한 번의 시도 16.07.01 1,889 26 14쪽
18 심문 (2) +1 16.07.01 1,767 21 13쪽
17 심문 (1) 16.06.30 1,851 29 14쪽
16 수습, 그리고 새로운 의혹 +3 16.06.30 2,063 28 14쪽
15 강요 받은 선택 +1 16.06.29 2,047 28 13쪽
14 도박? 합리적인 선택? 16.06.28 2,255 3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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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예상하지 못한 조우 16.06.24 2,290 3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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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낯 설지 않은 신입 +6 16.06.21 2,645 47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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