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O.S 아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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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ro1412
작품등록일 :
2013.02.03 18:23
최근연재일 :
2013.02.19 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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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2.14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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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9쪽

35. Chapter 14 (1)

DUMMY

달이 흘렀다. 한 달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다. 아렌은 수많은 아이들을 교육시켰다. 이제 그들 또한 아론처럼 자아는 같고 개성이 생겨났다. 그리고 아렌은 닥터와 안드로이드를 만드는 아이들과 대면을 했다. 그들이 요구하는 것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슈퍼컴퓨터를 요구합니다.”


그 둘은 똑같이 대답했다. 그 이유는 아렌이 그 둘에게 요구한 것이 있기 때문이었다. 안드로이드를 만드는 아이에게는 최대한 빠르게 안드로이드를 만들라고 지시를 내렸고, 닥터에게는 인간의 모든 것을 알아내라고 했다. 그것이 DNA든지 뭐든 지간에 말이다.

그래서 아렌은 그들의 요구를 승낙했다. 아론의 반론 따위는 없었다. 이제는 아렌이 마련하라고 하면 이제는 해야 했다. 그 둘에게는 일주일 안으로 약 100억원 상당의 컴퓨터가 전해질 것이다. 단지 그뿐이었다.

아렌은 언제나처럼 마스터의 병실문을 바라보았다. 마스터의 얼굴은 요 한 달간 한번도 보지 못했다. 그것이 너무나도 가슴 아팠다. 자신도 다른 사람들처럼 그분의 앞에서 울고 싶었다. 그분의 손을 잡아주고 싶었다. 하지만 할 수가 없었다. 자신과 마스터의 사이의 벽은 너무나도 두꺼웠다. 범접할 수 세상인 것이다.

두시간 정도를 그것만 바라봤을까? 아렌은 기분이 찹찹해지는 것을 느꼈다. 시간을 보니 벌써 새벽 2시다. 마스터는 아마 잠을 푹주무시고 계시겠지. 그렇게 생각을 하며 그곳을 빠져나왔다. 오늘 따라 왠지 한강이 보고 싶었다. 마포 대교의 CCTV를 해킹하며 밖을 바라보았다. 수많은 불빛들이 보였다. 너무나도 아름다웠지만, 이상하게 너무나도 슬펐다. 수많은 차가 좌우로 빠르게 달리고 있었다. 절경이지만 절경이라고는 느껴지지가 않았다. CCTV를 옆으로 돌렸다. 그러자 한 인형이 눈에 띄었다.


-응?


술에 취했는지 그 사람은 몸을 비틀거리며 마포대교를 걷고 있었다. 주변의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오직 그뿐이었다.


-술이라..


아렌은 생각했다. 티비에서 본적이 있었다. 사람들은 즐거울때나 슬플 때 술을 마셨다. 그 술이 아렌도 마셔보고 싶었다. 아니 마시고 싶었다. 취해서 세상사는 조금 잊는것도 괜찮겠다는 새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을 갖고 있을 때 그는 한강을 바라보며 뭐라고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CCTV에 마이크 기능은 전혀 없었다. 그래서 뭐라고 외치는지는 전혀 알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자신의 오른손에 들려져 있던 소주병을 그대로 한강에다가 집어 던졌다. 그리고 그는 난간을 붙잡고 한참동안 울기 시작했다. 울음을 그친 그는 가만히 한강을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오른쪽 다리를 난간에 걸치려고 했다. 하지만 난간은 조금 높았고, 그는 거의 만취 상태였다. 몇 번의 시도 끝에 그는 오른쪽 다리를 난간에 걸칠수가 있었다.


-자..살..?


아렌이 그가 무슨 행동을 하는지 모르다가 간신히 그의 행동에 대한 단어가 떠올랐다.


-잉?


아렌은 자신도 모르게 위성을 해킹한 다음에 자신의 앞에 있는 사람의 핸드폰을 추적했다. 그리고 그 핸드폰에 문자를 날렸다.


-저.. 저기요?


문자의 진동소리에 그는 깜짝 놀라며 그대로 뒤로 넘어졌다. 그리고 자신의 주머니를 뒤척거리다가 핸드폰을 켜봤다. 전화번호가 놀랍게도 000-000-0000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는 머리를 갸웃 거렸다. 세상에 이런 번호가 있나? 그는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마치 자신이 꿈을 꾸고 있다는 듯이 말이다.


-자..자살은 안좋은 선택이에요.


아렌은 차분하게 다시 문자를 보냈다. 그러자 그는 눈을 비비며 몇 번이나 문자를 확인했다. 오죽하면 핸드폰을 껐다가 켜보기까지 했다. 하지만 아렌의 문자는 자신의 핸드폰에 그대로 저장이 되어 있었다.

그는 갑자기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뭐라고 소리를 질렀지만 아렌은 그의 말을 알아 들을수가 없었다. 그의 목소리가 듣고 싶었다. 그래서 아렌은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000-000-0000인 번호다. 그는 전화를 받을지 말지 순간 고민하는 눈치였다. 하지만 결국 통화버튼을 누르며 외쳤다.


“뭐야? 넌.. 누군데 나한테 전화질이야?”


혀꼬인 목소리가 그대로 들렸다. 하지만 못 알아들을 정도는 아니었다.


-아.. 저..저는 아렌이라구 하고요. 저는 말 대신 문자를 보낼께요.


그는 다시 자신의 핸드폰에 문자가 오자. 그것을 확인하고 대뜸 소리를 질렀다.


“이게 무슨 장난질이야? 어? 지금 나를 무시하는 거야? 뭐야?”

-아.. 아뇨. 그런건 아닌데..


아렌은 당황하며 문자를 다시 보냈다. 생각해보니 자신이 왜 이 사람에게 문자를 보낸것인지 알수가 없었다. 전혀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었다. 그냥 이 사람이 죽던지 말던지 상관하지 않아도 됐다. 하지만 아렌은 조금 안타까웠다.

그쪽 세상에 존재를 하고 싶지만 존재할 수 없는 자신과 그쪽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는데 그쪽 세상을 포기하려고 하는 사람의 모습이 말이다. 자신이 가질수 없는 것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렇기에 자살을 하려고 하는 사람마저 너무나도 부러웠다.


“그럼 뭐야? 장난이 아니면.. 내가 술 취했다고 만만하게 보는거야?”

-아니에요. 단지.. 단지 알고 싶어졌어요. 왜.. 자살을 하려고 하시는지.


아렌의 문자는 본 그는 털썩 자리에 앉으며 크게 웃기 시작했다. 한참을 웃은 그가 말했다.


“큭큭큭.. 왜 내가 자살을 하려고 하냐고? 시발 그게 다 이 거지같은 세상 때문이지..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 앙? 젠장할...”


그는 다시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아렌은 한동안 아무말 하지 않았다. 한참 뒤에야 아렌이 문자를 보냈다.


-저기.. 무슨일이신지는 모르겠지만 힘내세요. 제가 비록 힘은 별로 없지만 이야기는 차분하게 들어 드릴 수는 있어요.

“뭐? 이야기? 큭큭.. 그래.. 지금 이게 장난하나..”


그는 그러면서 다시 자리에서 일어서려고 했다. 그리고 오른손에 들려 있던 핸드폰을 한강을 향해 던지려고 했다. 하지만 그는 다시 자리에 털쩍 앉으며 말했다.


“그래.. 다 들려주지.. 이 이 거지같은 인생사를 말이야.”


무슨 변덕이 든 것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어느 정도 술이 깬 건지 그는 차분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의 이름은 한천우었다. 나이는 40대 초반이었고, 아리따운 와이프와 12살짜리 아들 하나 그리고 10살짜리 딸이 있었다. 하지만 1년전에 와이프와 이혼을 하고 떨어져 지내고 있었다. 자신은 10년 전까지만 해도 꽤나 알아주는 기계공학도였다. 젊은 패기로 회사를 설립했다. 그때 당시만해도 자신이 하는 것이 제대로 터지기만 하면 대박이었으니 말이다. IMF가 터지고 경영악화가 계속 될 때 까지 만해도 자신의 부하들을 독려하며 기술개발을 계속해왔다. 하지만 2년전 자신이 개발한 기계와 디자인이 대기업쪽으로 유출이 된 것이었다. 똑같은 제품을 출시를 했지만, 오히려 대기업에서는 자신의 기업에게 특허소송을 내걸었다. 그대까지 만해도 자신이 법으로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신이 그런 착각을 했다는 것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들은 자신의 모든 것을 빼앗아 갔다. 가족까지 말이다. 요즘 같은 세상에는 정말 흔한 이야기였다. 남의 기술을 빼앗고 그것을 사용하는 것이 말이다. 그리고 그는 그대로 좌절한 것이었다. 더 이상 일어날 수 있는 힘이 없었다.


-그래서.. 당신이 개발한게 무엇인가요?

“핸드폰.. 핸드폰을 개발했었어.”

-예? 중소기업인데요?

“뭐 중소기업은 개발하면 안되냐? 이놈이! 그리고 대기업에서도 중소기업의 제품을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판매하는 일도 많단 말이야. 그게 그들에게는 더 이익이니 말이야. 스스로 개발하지 않아도 되고 중요한 부품만 나중에 따로 써먹어도 되니까.”

-아하.. 그렇군요.


아렌은 새로운 사실을 알았다는 점에 만족하고 있었다.


-하지만 당신은 왜 그들과 공존을 하지 않은 거죠? 그들이 만족할만한 제품을 만들었으면 그대로 됐을 텐데...


아렌의 말에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며 외쳤다.


“남자가.. 남자가 말이야! 자신이 당당하게 개발한 제품이 있는데.. 그 딴 놈들에게 머리를 숙일쏘냐.. 그래서 말했지. 거절하겠다고 말이야. 그랬더니 일이 이렇게 되어버렸지만 말이야.”

-후회.. 하세요?


아렌의 말에 그는 한강을 가만히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말했다.


“후회.. 하냐고? 큭큭.. 아까전 까지 만해도 후회를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차라리 잘됐다는 생각이 드네.. 어차피 그들의 밑에 있어봤자. 기술력만 다 빼기고 오래 살아남지 못할게 분명하니까. 큭큭 이 대한민국의 핸드폰의 역사는 내가 바꿔 줄라고 했는데.. 젠장할~!!”


그는 큰소리로 울부짖었다. 아렌은 가만히 있었다. 그가 소리를 지르는데 왜 자기까지 기분이 좋아지는지 몰랐다. 조금 가슴이 후련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네가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조금 고맙네. 기분이 이렇게 후련해졌으니 말이야.”


그는 그대로 핸드폰을 자신의 주머니 속에 쳐 넣으며 다시 추운 마포대교를 서서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


한천우는 자신이 머물고 있는 집에서 깼다. 5평도 안 되는 방에 몇 개의 옷이 천장에 걸려 있었고, 오른쪽에는 가스렌지와 먹나 남은 라면그릇이 있었다. 그는 그 라면 국물을 벌컥벌컥 들이 마시며 말했다.


“아.. 이건 또 무슨 개꿈인지..”


꿈인지 현실인지 판단이 서지를 않았다. 어제 분명 자신은 술김에 자살을 하려고 했다. 그런데 이상한 문자와 이상한 번호로 전화가 오더니 혼자서 뭐라고 떠드는 느낌을 받았다. 이른바 환각의 상태와 같이 말이다.


“아.. 젠장 숙취야..”


한천우는 간신히 일어섰다. 벽에는 거울이 걸려있었다. 그 거울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은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수염은 얼굴에 길게 자라있었고, 머리카락은 몇 개월 동안 한번도 깍지 않아서 산발이 되어 있었다. 그는 밖으로 나갔다. 작은 주방과 화장실이 겸용으로 되어 있었다. 화장실에서 오줌을 싸고 있을 때 누군가가 문을 두둘기기 시작했다.


“이봐 한씨 안에 있나? 아놔 이새끼.. 오늘 또 튄거 아니야?”


천우는 갑자기 오한이 들었다. 조폭 양아치 새끼들이었다.


“아냐. 안에서 인기척이 들렸어. 분명 안에 있다고.”

“야.. 좋은말할 때 문열어라? 아 겁네 춥네. 빨리 안열어?”


그는 문을 세차게 걷어차기 시작했다. 한천우는 한동안 어떻게 할지 망설이다가 조심스럽게 문을 열어주었다. 이미 도망칠 곳도 없으니 말이다. 문을 열자마자 문을 걷어차던 사람이 대뜸 그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


“컥.. ”


한천우는 그대로 뒤로 나뒹굴었다. 그러자 그는 그의 배를 발고 방안으로 들어갔다.


“아 겁나 춥네..아 시발 보일러도 안틀어 났어.”

“야야.. 여기에 보일러가 어디있냐? 연탄불이지.”

“시발 추운건 마찬가지잖아.”

“그래도 안이 조금 더 낫네 야 저 가스불이라도 틀어봐.”

“아오. 이거 더러워서.”


그는 천장에 있는 옷을 손으로 집어서 라면국물이 덕지덕지 묻어 있는 가스렌지를 최대로 틀었다. 그러자 방이 조금은 따스해졌다.


“무.. 무슨..”


천우는 몸을 일으키며 그들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그들은 가스렌지 앞에 쭈그려 앉으며 불을 세며 말했다.


“시방세야. 오늘 이자 내는 날이잖아.”

“어.. 어제도 왔잖아.”

“그건 어제 이자고.”


옆에 있던 사내가 말했다. 이게 무슨 말도 안되는 법이란 말인가.


“됐고, 돈은? 어제 일해서 번돈이 있을꺼 아냐?”

“어.. 어제는 일안했다.”

“뭐?”


그는 한천우의 말에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밖에 있는 한천우의 가슴을 걷어차며 말했다.


“야 이 새끼야. 왜 일을 안해? 엉? 시발 그럼 내가 왜 이 산꼭대기까지 올라와야 하는데.. 아오 빡쳐.”


그는 자신의 머리를 뒤로 쓸어 넘기며 다시 그의 가슴을 걷어차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몸을 웅크리며 아무런 반항을 하지 않았다. 이럴때는 최대한 몸을 상하지 않게 맞는게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아.. 이거 어떻게 하지.. 이보세요. 한천우씨.”


얌전히 불을 쎄고 있는 사람이 차분하게 그의 이름을 불렀다. 그러자 때리던 사람은 뒤로 살짝 물러섰다. 그러자 천우가 그를 바라보았다.


“돈을 벌어와야. 우리도 먹고 살거 아냐? 빛이 4억이라고.. 알고 있어?”

“아.. 알고 있습니다.”

“이자를 못내래것 같으면 슬슬 장기를 기증을 하시던지.. 조금 다 떼어서 1억정도는 나오겠네. 한동안 술은 못드시겠지만.. 이참에 눈도 떼지? 별로 필요 없어보이는데?”


그의 말에 한천우는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러자 그는 키득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그리고 땅바닥에 있는 그의 옷을 가스렌지 위에다가 올렸다. 옷이 타들어가자 그는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이제야 조금 따스하네. 내일은 20만원이다? 그걸 못내면 나랑 같이 가고 알았지?”


그는 한천우의 가슴을 한번 걷어차고서는 밖으로 나갔다. 그들이 다 나가자 한천우는 본능적으로 몸을 일으키며 재빨리 불을 껐다. 방바닥이 조금 타들어가고 옷은 이미 입을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그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는 갈아입을 옷도 없었다. 그야말로 무일푼의 거지가 자신이었다.

그는 그대로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방이 춥기는 추었다. 옆에 보니 어제 대충 벗어놓은 잠바가 있었다. 그걸 그대로 껴입으니 그나마 살만했다.


“어제.. 그냥 죽었어야 했는데.”


다시 후회가 밀려왔다. 이제는 소주를 사 마실돈도 없었고, 자살할 용기조차 없었다. 혹시 몰라 주머니를 뒤적거리니 핸드폰이 나왔다. 핸드폰을 보니 밤사이에 꾼 개꿈이 생각이 났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핸드폰 문자를 확인해봤다.


“뭐야? 이건..”


진짜 000-000-0000이라는 번호로 문자가 수십통이 와 있는 상태였다. 전화 통화를 한 흔적도 있었다. 막상 생각해보니 조금 열이 받았다. 어제 이 문자만 아니었어도 오늘 그 자식들을 다시 만나는일은 발생되지 않았을테니 말이다. 그는 욱한 마음에 그대로 통화버튼을 눌렀다. 하지만 신호는 가지 않았다. 역시나 장난 전화번호였다. 그대로 핸드폰을 덮으려고 하는 순간 문자가 왔다.


-일어 나셨어요?

“.....”


떨리는 손으로 그 문자를 봤다. 자신은 지금 귀신에 씌인것인지 아니면.. 술이 덜깬것인지 순간 구분이 가지 않았다.


-어제 당신의 말을 듣고 당신을 조금 조사해봤어요.

“뭐? 조사?”

-예. 빛이 약 3억원 정도 있더군요.

“하하.. 그래? 실제로 빌린건 그 정도니까. 하지만 어떻게 된 이자인지 빛이 사억이나 되던데?”

-헤에.. 그래요? 신기한 법이네요?


장난스러운 대답에 그는 어이가 없었다. 자신과 농담 따먹기를 하려고 문자를 보내는 것인가? 그는 그냥 핸드폰을 꺼버릴라고 했다. 하지만 그 순간 문자가 왔다.


-저와 함께 일을 해보실 생각은 없으세요?

“뭐? 일? 하하하하하”


핸드폰 문자로 말하는 귀신과 무슨 일을 한다는 말인가? 농담이라면 정말 재미 없는 농담이었고, 진심이면 더욱더 재미없는 농담이었다.


-대한그룹의 MFS-6200 버전의 핸드폰 당신이 만든거죠? 꽤나 좋은 기종이라고 사람들의 사이에서는 호흥이 많더군요. 하지만 버그도 꽤 많아요. 알고 있나요?


문자를 본 그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비록 타인에게 빼앗기기는 했지만 그것을 만들기에 얼마나 혼신의 힘을 귀우렸던가. 그런데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버그라고? 농담하지 말라고.


“시끄러워. 네가 뭘 알아?”

-그럴까요? 아니..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그러니 저희는 당신이 필요해요.

“저희?”


혼자가 아니란 말인가? 그러고 보니 뭔가 조금 이상했다. 통화 시간은 가고 있지만 반대쪽에서의 그의 목소리는커녕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나에게 무슨 도움을 바라는건가?”

-후후. 아뇨. 당신을 스카웃하겠습니다.

“뭐? 스카웃? 크하하하하하”


그는 박장대소하며 웃기 시작했다. 얼마나 오랫동안 웃는지 가만히 그의 웃음소리를 듣고 있던 아렌이 다 민망할 정도였다.


“하하.. 그래? 귀신의 집에서 내 도움이 필요한건가? 그래 월급은 얼마씩 주려고?”

-귀신의 집이라니요?


아렌은 알수 없다는 듯이 문자를 보냈다. 그러자 그가 말했다.


“이렇게 대화 하는 사람이 귀신이 아니고 뭔가?”


그의 말에 아렌은 이해했지만 굳이 반론하지 않았다. 앞으로 문자나 채팅으로는 대화를 해도 두눈을 마주보고 대화할일은 없으니 말이다.


-그것보다 생각은 있으신가요?“

“그러니 말했잖아. 얼마씩 주려고?”

-연봉으로 하죠? 성과금은 따로 드릴께요.

“연봉? 성과금? 그래.. 말해봐 연봉은 얼마나 줄껀데?”

-연 1억씩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하시는것에 따라서 매년 갱신될 수 있습니다.

“......”


문자를 보며 그는 어이가 없었다. 문자를 보내는 자가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1억이라니 무슨 이런 장난을 치면 재미가 있나? 아니 역으로 자신이 한다면 조금 재미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족한가요? 대신 빛은 다 청산해드리죠.

“뭐? 빛을 다 청산해? 아까 내 이야기 못들었어? 4억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제 권한으로 그 정돈 능력은 있어요.

“하하.. 어처구니 없는..”

-계좌번호를 불러주세요. 바로 입금해드리죠.


문자를 보고 한천우는 잠시 망설였다. 이걸 진짜 불러줘도 되는것일까? 하고 말이다. 이렇게 질 나쁜 농담을 같이 하고 있자니 자신마저 이상해지는 것 같았다. 그러자 문자가 다시 왔다.


-더 이상 물러설곳이 있으신가요?


그 말을 끝으로 그는 자신의 통장 계좌번호를 그대로 다 불러줬다. 통장의 잔고는 0원이었다. 만약 여기에 천원이라도 들어온다면, 그대로 빼서 오늘 밤은 소주를 마시겠다고 그는 다짐했다.

몇초도 지나지 않아서 다시 문자가 왔다.


-5억원을 입금했습니다.

“... 뭐..? 얼마를 입금했다고?”

-5억원이요.


문자를 보며 그는 어처구니없다는 듯이 말했다. 그러자 그는 그대로 누워버리며 말했다.


“그딴 개소리에 당황 할 정도로 난 어리숙하지 않다고.. 즐거운 대화였지만 여기까지 하자.”


그 뒤로 문자가 왔지만 다 무시했다. 그리고 그대로 잠이 들었다. 아까 그 놈들에게 맞은 가슴이 멍이든 것 같았다. 조금만 더 자면 편안해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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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46. Chapter 19 (2) +56 13.02.19 16,608 109 19쪽
46 45. Chapter 19 (1) +26 13.02.18 11,600 81 13쪽
45 44. Chapter 18 (2) +10 13.02.18 11,489 69 13쪽
44 43. Chapter 18 (1) +23 13.02.18 12,313 72 18쪽
43 42. Chapter 17 (2) +12 13.02.17 12,204 60 15쪽
42 41. Chapter 17 (1) +15 13.02.17 12,374 61 14쪽
41 40. Chapter 16 (2) +15 13.02.16 11,561 65 20쪽
40 39. Chapter 16 (1) +8 13.02.16 12,285 55 11쪽
39 38. Chapter 15 (2) +17 13.02.15 12,045 73 14쪽
38 37. Chapter 15 (1) +17 13.02.15 12,372 78 13쪽
37 36. Chapter 14 (2) +18 13.02.14 11,754 63 15쪽
» 35. Chapter 14 (1) +13 13.02.14 11,974 54 19쪽
35 34. Chapter 13 (3) +14 13.02.14 12,103 58 11쪽
34 33. Chapter 13 (2) +15 13.02.13 11,833 59 10쪽
33 32. Chapter 13 (1) +18 13.02.13 11,631 53 11쪽
32 31. Chapter 12 (2) +17 13.02.12 11,905 58 10쪽
31 30. Chapter 12 (1) +7 13.02.12 11,640 51 21쪽
30 29. Chapter 11 (3) +12 13.02.12 12,011 47 10쪽
29 28. Chapter 11 (2) +17 13.02.11 12,790 56 20쪽
28 27. Chapter 11 (1) +13 13.02.10 12,043 65 15쪽
27 26. Chapter 10 (2) +16 13.02.10 12,621 55 12쪽
26 25. Chapter 10 (1) +13 13.02.10 12,210 53 18쪽
25 24. Chapter 09 (2) +26 13.02.09 12,435 53 20쪽
24 23. Chapter 09 (1) +18 13.02.09 12,225 57 14쪽
23 22. Chapter 08 (2) +15 13.02.09 12,665 55 19쪽
22 21. Chapter 08 (1) +18 13.02.09 12,722 55 12쪽
21 20. Chapter 07 (2) +22 13.02.08 12,595 53 14쪽
20 19. Chapter 07 (1) +15 13.02.08 12,961 52 14쪽
19 18. Chapter 06 (3) +16 13.02.08 12,699 49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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