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 제국 정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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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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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 vs 마녀(147)

DUMMY

새로운 임무


성황의 교지를 누가 평생에 한 번이라도 받아 보겠는가? 성황 잉그람은 주신 제국의 사람들에게 황제가 아닌 신으로 통하는 분이다.


그런 신에게 두 통의 친필 서한을 받았으니 이거야말로 가문의 영광이 아니겠는가?

엠버스피어에 있을 때 받았던 편지는 간단했고 필요한 내용만 적혀 있었다. 하지만 이번 편지는 황태자를 보필하느라 고생이 많다는 노고를 위로하는 것을 우선으로 시작됐다.


"휴."


내용을 다 읽은 메흘린은 무거운 한숨과 함께 편지를 내려놓았다.

성황이 보낸 내용은 받아들이기에 무거운 내용이 많았다.


"그리고 이것은 진버트 경이 보낸 겁니다."


매리엔은 품속에서 또 하나의 편지를 꺼냈다.


"이것도?"

"네 당신 앞으로 온 거예요."


메흘린은 진버트 경의 편지를 읽어 나갔다.


"허, 정말인가? 이 때문에 당신이 이곳에 온 것이오?"

"네, 남편의 일을 도울 수 있다면 아내로서는 큰 행복이지요."

"난 몇 년을 당신과 함께 보냈는데 진버트 경 보다 당신을 더 몰랐으니."

"우연일 뿐이에요. 진버트 경은 저희를 친절하게 대해 주셨어요. 제가 그곳에서 당신의 편지를 읽고 그 내용을 진버트 경께 설명해 드렸더니 그럼 배워 보지 않겠냐고 하셔서. 당신께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배우고 싶다고 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을 텐데? 힘들지 않았소?"

"아뇨, 재미있었습니다. 진버트 경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당신을 도울 수 있다는 생각에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메흘린은 곤히 자는 패트릭을 바라봤다. 성황의 정보원이 아칸에서 자신의 가족을 빼내 오지 않았다면 아칸에서 어떤 고초를 겪고 있었을지···.


성황은 어반마르스에 있어도 모든 것을 꿰뚫어 보고 한발 먼저 움직였다. 메흘린은 마교에 집중했지만, 성황은 주신 제국 전체를 아우르고 계셨다.


"성황께서 직접 명하셨으니 매리엔 당신은 이제부터 마교의 군사인 나의 부관으로 직책을 받을 거며 그에 대한 책임도 모두 감내해야 할거요."

"그 말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작전회의실에 테츠가 얼굴을 비추었다.


"다행이네. 다행이야. 하하. 나도 걱정이 되어서 누구를 붙여 줄까 고심을 많이 했는데 성황께서 해결책을 마련해 주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네."

"저 매리엔이 황태자님을 알현합니다."

"됐어. 됐어. 인사는 한 번으로 족해. 이 비밀은 이곳에서는 소중히 지켜져야 할 테니 앞으로는 교주로 대하도록."

"명심하겠습니다."

"허, 언제 마교의 인사를 다 배웠누?"

"남편의 편지를 눈이 닿도록 읽었더니 남편의 말투가 옮겨온 것 같습니다."

"편지를 읽어 봤는데 진버트 경이 감탄할 정도라고 하니 기대가 커. 하하."

"부끄럽습니다. 마교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매리엔에 업무를 맡기기 전 마교의 율법에 따라 먼저 마교에 가입을 시키겠습니다."


테츠는 고개를 끄덕였다.


"무공도 배우게 할 참이냐?"

"마교인이라면 누구나 배움의 길이 열려 있지 않습니까?"

"당연하다.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될 거며 마교는 여자라고 불평등 대우를 하지 않는다. 마교인이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규율 앞에 동등하다."

"그리고 성황님께서 보내주신 내용은···."

"그건 장로를 모두 소집해서 토론해야 할 내용이다. 오늘 아내가 왔지 않으냐? 잠시 시간을 줄 터이니 네 주변을 정리해라. 일주일 뒤에 전체 회의를 소집하겠다."


메흘린은 아내 매리엔의 치마를 벗기고 남자들이 입는 기사의 평상복을 입혔다. 그편이 활동하기 편하고 무공도 익히기 편해서다.


장로들에게 매리엔을 일일이 소개했다. 가입서를 작성하고 정식으로 마교에 입교했으며 가장 기본이 되는 복마기공과 태청, 매화는 틈틈이 메흘린이 직접 가르치기로 했다.


테츠가 일주일은 쉬라고 했으나 사흘째 되는 날 바로 업무에 투입되었다. 매리엔은 진버트 경의 보살핌을 받게 되었는데 어느 날 남편의 편지를 읽다가 진버트 경이 잘못 이해한 메모를 발견하고 그것을 바로 잡아 주었다가 인연이 되어 진버트 경에게 정치학을 배우게 되었다.


진버트는 곧바로 매리엔의 능력을 알아봤다. 그녀는 집중력이 대단히 높고 사물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보고 분석 판단하는데 탁월한 재능을 보였다.


특히 마교에서 메흘린의 고충을 잘 알고 있던 진버트는 묘안을 냈다. 그녀에게 정치학을 가르치고 귀족을 상대하는 법 등 자신이 가진 인맥과 노하우를 매리엔에게 전수했다.


가족 상봉도 되고 메흘린의 일감도 들어 주고 부부간에 의기투합하면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으니 일거양득의 효과였다.


마교의 그 누구도 매리엔의 갑작스러운 등단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들도 메흘린의 고충을 잘 안다. 부부간에 합심하면 손발이 잘 맞을 거고 의견 도출도 훨씬 쉽고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


마교의 현 사항에 따로 브리핑을 받는 등 시간 낭비도 없었다. 이미 잔버트 경에게 마교의 모든 것을 다 익히고 넘어왔기에 바로 업무에 투입되어도 이상할 것이 없을 정도였다.


메흘린의 입장에서도 당장 제 일의 반수가 줄었으니 숨통이 확 트일 수 있었다.


일주일 뒤 장로 전원의 소집령이 떨어졌다.

맨시티에 온 이후 모든 인원이 다 모인 것은 처음이었다.


장로들은 어반마르스에서 온 정보가 있다고 귀띔으로 전해 들은 터여서 무엇보다 진중한 분위기가 회의실 전체에 감돌았다.


테츠의 좌우로 메흘린과 매리엔이 서니 한결 분위기가 살아났다.


"문제는 간단하면서도 복잡합니다."


시작은 메흘린이었다.


"성황께서는 이미 마족의 아칸 침입을 예상하고 계셨고 테일리아드와 드라고나 왕국으로부터 성군의 개입을 정식으로 요청받았다고 하셨습니다."

"성군이 국경을 넘겠다는 말인가? 신성불가침 조약은 어떻게 되는 거지?"


테드버드의 말에 메흘린이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그 점입니다. 테일리아드의 오르도왕국과 로만 울프의 드라고나왕국에서는 요청이 있을 시 즉시 운명의 등불을 밝히겠노라고 약속했습니다. 마족의 출현은 한 왕국의 운명이 아닌 주신 제국 전체를 아우르는 중요한 사건입니다. 인류 존폐 위협을 부르는 사건입니다. 두 왕국은 성황에 무조건으로 협력을 약속했습니다."

"문제는 솔라리스의 아칸이군."

"바로 그렇습니다. 마족이 나머지 두 왕국을 침입하면 운명의 등불이 밝혀질 것이고 성군이 국경을 넘을 겁니다. 그러나 아칸 왕국 운명의 등불은 지필 수 없습니다."

"내성은 이상한 보호막으로 둘러쳐져 있지 않습니까?"

"앨빈 장로의 수석 제자 와이어트 드폴랑이 작성한 아칸의 실태를 모두 읽어 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와이어트 당주는 보호막을 뚫고 내성으로 진입했습니다. 내성으로 들어갈 수만 있다면 운명의 등불에 불을 붙일 수 있습니다. 적어도 아그니스 공주가 그곳에 있으니. 참고로 운명의 등불의 원료는 팬텀 가드너가의 순수한 피만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셔야 합니다. 내성에는 아그니스 공주 외에 윌리엄 대공도 있으니 원료가 될 피는 확보된 셈이지만 들어갈 방법은 솔직히 확신이 서지 않는 상태입니다."

"확실히 불확실한 부분이군요. 외성은 마족이 겹겹이 에워싸고 있을 텐데 그걸 뚫고 내성으로 접근해도 보호막을 해제하거나 뚫을 방법 없이는 자칫 무모한 도전이 될 수 있을지도."

"성황의 성군이나 칠무신은 신성불가침 조약 때문에 국경을 넘을 수 없습니다. 아칸으로 들어가 그 임무를 해낼 수 있는 것은 오직 저희 마교뿐입니다. 성황도 그렇게 보시고 직접 명령을 하달하셨습니다."

"그럼 우리 마교가 정식적으로 성황 잉그람님의 명을 받은 것입니까?"

"바로 그래요. 저희 마교는 성황 잉그람님의 명령을 정식으로 수용했습니다."


매리엔의 말에 작은 소란이 일었다.


"몬테그레 숲에서 있었던 마족 소탕은 순전히 교주님의 힘이었지만 이번 루엔성의 전투로 마교 장로들의 무위가 검증되었습니다. 성황 잉그람께서는 그 능력을 높이사 이번 임무를 마교에 정식 의뢰하셨습니다."

"성군이 국경을 넘을 수 있도록 아칸 왕국 내 운명의 등불을 점화시키는 것. 그것이 메인 임무죠."

"그리고 더불어 아칸의 현지 상황을 정밀히 분석해 내는 우리쪽 임무도 있습니다. 마족이 남쪽 지역의 인원만 처리하고 동쪽 귀족 지구와 서쪽 평민 지역, 북쪽 거리의 인간은 그대로 방치하는지를 알아내야 합니다. 이는 마족이 단독으로 움직이지 않고 누군가 마족을 통제하고 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합니다. 마족을 이 세계로 불러낸 원흉이라고 판단합니다."


테드버드가 고심에 찬 표정으로 말했다.


"오크의 난동을 겨우 막았는데 이번에는 마족이라. 오크야 시몰레이크 후작의 작품이라는 것이 밝혀졌는데 마족은 다들 케이사르 후작을 의심하고 있지 않습니까?"

"마족보다 더한 괴물이 두 마리다. 온두라스와 마크라스를 이 세계로 불러들인 것은 아그니스 공주였지만 그녀를 뒤에서 조종한 것은 에르제베트다. 나와 레베카가 케이사르의 궁전을 감시하고 있지만 별다른 증거를 찾아내지 못했다. 이번에는 모두 세 가지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난도 있는 임무가 될 거야."

"교주님께서 말씀하신 세 가지 임무란. 첫 번째 내성에 잠입해 운명의 등불을 점화시킬 것. 두 번째 마족과 연결고리가 있는 뒷배경을 찾아내는 것. 세 번째 에르제베트의 딸 엘리제를 구하는 것입니다."

"아칸 시티에는 이미 저희 정보원이 들어가 있습니다. 그들이 안전 가옥을 구축해 놓았으니 잠입하는 것은 그리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겁니다."

"시행일이 언제일지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온두라스 때문에 아칸으로 가는 포탈을 잃었어. 가장 가까운 곳의 포탈이 루엔의 성이다. 그곳에서부터 이동해야 한다. 더욱이 겨울이라 우리는 이 계획의 실행 시점을 두고 좀 더 고민해 봐야 할 거다. 지금은 세 가지 임무에 맞는 인원 배정이 우선이다. 시행될 때까지 자신의 임무를 숙지하고 연구할 시간이 충분할 테니."


테츠의 말을 메흘린이 이었다.


"인원 분배는 교주님과 장로들이 선정할 겁니다. 세 팀으로 구성하고 각자 맡은 바 임무를 끝까지 완수하여야 할 겁니다. 아칸은 지금 어떠한 힘의 균형이 흐르는지 알수 없습니다. 잠들어 있는 윌리엄 대공조차 안심할 수 없는 상대입니다. 정보원의 조사에 따르면 모든 일에 윌리엄 대공의 흔적이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와이어트와 아그니스 공주 간의 대화를 분석해 보면 팬텀 가드너가도 이번 사건과 알게 모르게 깊이 관여되어 있음을 알수 있습니다. 아칸으로 들어가면 아군은 아예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 좋습니다. 그걸 기본으로 하여 계획을 짜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면 온두라스와 마크라스라는 이방인과 싸워야 할지도 모릅니다. 마족의 수도 상당하고 이번에 수습한 드래곤 머리를 한 마족은 마족 내에서 지휘자급에 속한다는 것이 밝혔고 테일리아드에서조차 보고된 적이 없는 새로운 종이니만큼 아칸에서도 지휘자급의 마족이 있을 수 있으며 그들의 능력도 가늠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계획은 신중히 진행할 것이며 그리고 오랜 시간이 소요될지도 모릅니다."

"우리에게는 교주님이 있지 않은가? 드래곤 머리도 우습게 죽여 버렸는데 다른 마족이 덤벼와도 걱정할 필요가 없지."


앨빈의 말에 메흘린은 잠시 찡그린 표정을 지었다.


"그것이···. 성황의 명령서에는 이러한 부분이 기술되어 있습니다. 모두 들어 주십시오."


매리엔이 품속에서 서신을 꺼내 들고 읽기 시작했다.


"이번 임무에 교주가 포함되어서는 안 된다. 테츠 교주만은 절대 아칸으로 들어가서는 안 된다. 이는 나 성황의 명령이며 이를 어기면 황제의 명을 거역하는 것으로 알고 마교를 직접 토벌할 것이다."

"···."

"···."


테드버드와 앨빈은 할 말을 잊어버렸다. 이번 임무의 핵심은 교주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찬물을 뒤집어쓴 기분이었다.


"그렇다는구나. 불행히도 나는 움직이지 못하게 됐다. 대신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임무의 진행 시기는 미정이다. 나도 서둘지는 않을 생각이다. 마족의 엠버스피어 공략은 실패로 돌아갔다. 향후 놈들이 그 사실을 알았을 때 어떤 행동을 취할지 일단 지켜봐야 한다. 이번 겨울은 어쩌면 혹독할지도 모른다. 테드버드 장로 하나만 묻자."

"네, 말씀하십시오."

"만약 잉겔리움 무기가 없다면 너는 마족을 맞아 루엔 성에서처럼 학살할 수 있겠느냐?"

"솔직히 말씀드려 잉겔리움 무기가 없으면 고전할 겁니다. 무기를 빼면 앨빈 장로가 저보다 훨씬 나을 겁니다."

"아닙니다. 저도 마족 몇 명 정도야 때려잡겠지만 장법으로 마족을 때려잡기 위해서는 내공 소모가 극심합니다. 다섯 마리까지는 어찌해보겠으나 그 이상은 힘에 부칠 것 같습니다."

"음, 현실을 냉정하게 파악하고 있어 다행이군. 장로들에게 각자 특성에 맞는 무공을 전수했지만 어디까지나 인간 대상일 경우고 말도 안 되는 괴물들이 등단한 만큼 그에 따른 무공을 익히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다. 이번 겨울 혹독한 겨울이 되어도 괜찮겠지?"

"물론입니다. 오히려 바라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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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9 마녀 vs 마녀(110) +2 20.10.09 1,301 29 15쪽
478 마녀 vs 마녀(109) +2 20.10.08 1,231 29 14쪽
477 마녀 vs 마녀(108) 20.10.07 1,238 29 13쪽
476 마녀 vs 마녀(107) +2 20.10.06 1,252 27 14쪽
475 마녀 vs 마녀(106) +4 20.10.05 1,208 28 13쪽
474 마녀 vs 마녀(105) +2 20.09.26 1,357 29 13쪽
473 마녀 vs 마녀(104) +2 20.09.25 1,260 28 13쪽
472 마녀 vs 마녀(103) +8 20.09.24 1,263 30 13쪽
471 마녀 vs 마녀(102) +2 20.09.23 1,260 28 13쪽
470 마녀 vs 마녀(101) +4 20.09.22 1,242 27 14쪽
469 마녀 vs 마녀(100) +2 20.09.21 1,325 27 13쪽
468 마녀 vs 마녀(99) +6 20.09.18 1,254 29 13쪽
467 마녀 vs 마녀(98) +4 20.09.17 1,264 30 14쪽
466 마녀 vs 마녀(97) +2 20.09.16 1,239 32 13쪽
465 마녀 vs 마녀(96) +4 20.09.15 1,277 3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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