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 제국 정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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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2.1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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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 vs 마녀(190)

DUMMY

나쁜 일은 한꺼번에 벌어진다.


세렌 장로가 떠나고 테드버드는 창밖을 바라보며 상념에 잠겼다.

거버트가 그런 테드버드를 바라보고 의문을 던진다.


"온두라스와 마크라스라고 했습니까? 저번에 맨시티에 쳐들어온 녀석이 온두라스인데 마족도 부수지 못한 내성의 보호막을 세렌 장로가 간단히 부쉈는데 왜 살려 보냈을까요?"

"그 모든 핵심은 모그룩이 쥐고 있어. 모그룩이 어떤 묘수로 세렌 장로 일행을 살려 돌려보냈는지···."

"내성 주위는 마족이 겹겹이 포위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도대체 저 큰 마차는 어디서 어떻게 구했으며 세렌 장로를 내성 밖으로 실어 보낼 동안 마족은 구경만 하고 있지 않았을 겁니다."

"나도 알아. 그러니까 그런 의문점은 모그룩과 아가므네만 알고 있겠지."

"아가므네가요? 그녀는 배신자이지 않습니까?"

"후우. 이건 우리가 모르는 숨겨진 비밀이 있어. 아가므네가 정말 배신자라면 세렌 장로를 죽였겠지 점혈해서 살려 보냈겠나?"

"그건 모그룩이 아가므네를 제압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넌 아가므네를 쉽게 생각하는 구나. 아가므네는 장로 모두가 덤벼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어. 무서운 것은 그녀의 무공이 아니야. 교활함과 치명적인 독이다. 난 그녀가 쉽게 모그룩에 잡히지 않았을 거로 생각해. 그들에게 분명히 무슨 일이 있었어. 세렌은 그것을 눈치채고 직접 교주님을 만나러 간 거고."

"저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운명의 등불을 밝히는 것은 성황님의 의뢰인데···."

"뭔가 있어. 우리가 모르는 뭔가가 복잡하게 얽혀져 있는 거야. 다들 그 진실을 원하는데 누군가는 지독하게 숨기고 싶어 하는 거지."

"그 누군가가 누구인지···?"

"나도 모른다. 케이사르일 수도 있고 시몰레이크 후작일 수도 아니면 다른 제 이의 인물일 수도 있고 도대체 내성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알아야 해."

"운명을 등불을 절대 밝혀서는 안 된다는 말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성황의 명령을 반하는 역적 행위입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 마교 전체가 위험하게 됩니다. 지금 마교는 성황의 권역 권 아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세렌 장로가 레베카 님의 전령을 죽여버린 것이다. 직접 교주님께 보고하려 한 처사는 현명한 행동이었어."

"제 말이 그것이 문제가 될 거란 말입니다. 전령을 죽이면 레베카 님은 바로 아실 겁니다."

"후, 거버트 레베카 님의 전령이 맨시티에서 이곳까지 날아 올 수 있는가? 전령이 이곳에 올 수 있는 것은 교주님의 포탈 때문이지. 포탈을 여닫는 것은 침묵의 숲에 있는 사령이다. 레베카 님의 전령은 어차피 교주님의 눈을 피할 수 없어. 세렌 장로가 까마귀가 사령인지 아닌지 물었지? 사령이라면 우리의 모습이나 대화까지 감청할 수 있지만 살아있는 까마귀는 그렇지 못해. 겨우 움직이라는 명령 정도 수행하는 것이 다야. 하늘에 비둘기만 날고 있는 것은 아니지. 포식자도 그득하다고 비둘기 한두 마리 매의 먹이가 됐다 해도 이상한 것이 없다는 소리다."

"그럼 레베카 님은 자신의 전령이 죽었다 정도만 느끼겠네요. 누가 어떻게 죽였다는 것은 알수 없다는 소리입니까?"

"그렇다. 세렌 장로는 시간을 벌기 위해 전령을 죽인 거다."

"진실은 오직 모그룩의 입을 통해서 들어야겠습니다."

"그렇지. 어제저녁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는 직접 들어봐야."


그때였다. 또다시 날개 퍼덕이는 소리와 함께 새까만 까마귀 한 마리가 창가로 날아내렸다.

테드버드와 거버트는 동시에 긴장했다.


테드버드는 까마귀의 전통에서 돌돌 말린 편지를 빼냈다.


"조금 전과 같은 내용이다. 세렌 장로의 임무에 대한 답을 달라고 하는군."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가만! 이건 뭔가 이상한데?"

"왜 그러십니까?"

"지금까지 내가 받은 편지는 두 종류였다. 레베카 님이 직접 쓰신 것과 사령이신 교주님이 쓴 것. 사령이신 교주님의 필체는 워낙 특별해서 구분 못 할 것이 없지만 레베카 님의 필체가 이상해. 조금 전과 달라. 이건 누가 레베카 님의 필체를 흉내를 내서 적은 거야."

"레베카 님의 필체를 흉내 냈다고요? 그럴 필요가 있을까요? 아니 까마귀는 레베카 님의 전령인데?"


테드버드는 서랍에서 그동안 받았던 편지를 탁자 위에 펼쳐 놓았다.


"자세히 봐봐 이건 그전에 레베카 님이 보낸 편지다. 이건 방금 받은 편지고. 네가 직접 비교해 봐라."


거버트는 얼굴을 들이밀고 자세히 살폈다.


"어? 그러네요. 그냥 생각 없이 읽으면 구분이 안 되지만 말씀을 듣고 자세히 보니 이거 레베카 님의 필체가 아닙니다. 교묘하게 흉내 냈지만···."

"왜 그런 거로 생각하나?"

"글쎄요. 제 아둔한 머리로는 가만 그럼 저희 외에 다른 사람이?"

"까마귀는 오롯이 교주님과 레베카 님만이 부릴 수 있어. 보내오는 소식과 명령도 오직 두 분만이지. 메흘린 군사도 레베카 님을 통해 명령을 전해 와. 결국 편지를 쓰는 것은 레베카 님과 교주님뿐이지. 그런데 다른 사람이 흉내를 내서 까마귀의 전통에 넣었다고? 그렇다면 이 사실은 레베카 님이 알고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그럼 레베카 님은 왜 다른 사람이 편지를 써서 이곳에 오게 했을까?"

"레베카 님은 맨시티에 있으니까 편지가 이곳에 오려면 포탈을 사용해서 건너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반드시 교주님을 거쳐야 하지. 어제 세렌 장로가 한 말 생각나나?"

"교주님은 내성 공격을 중지시켰어. 그런데 갑자기 레베카 님이 세렌 장로더러 공격하라고 그것도 목숨을 거는 한이 있어도 운명의 등불을 밝혀야 한다고 했어."

"어? 두 분이 왜 각기 다른 명령을 내린 걸까요?"

"그래서 세렌 장로가 지금부터 믿을 수 있는 사람은 교주님뿐이라고 말하고 뛰쳐 나갔구나."

"그럼?"

"추측일 뿐이다. 마교 내부에서도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어. 이번 일은 단순한 임무가 아니야."

"그럼 레베카 님이 교주님 몰래 세렌 장로에게 명령을 내린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분명히 그럴 거야. 아마도 지금처럼 대필자를 이용해 세렌 장로에게 보냈을 거야."

"왜? 그런···."

"거버트 지금 일은 너와 나 둘만 아는 사실로 입을 조심해."

"알겠습니다. 스승님. 그럼 이 까마귀에는···."

"내게 생각이 있어 잠시만 기다려봐."


테드버드는 즉시 종이와 붓을 꺼내 편지를 작성했다.

테드버드는 편지를 돌돌 말아 전통에 넣지 않고 거버트에 건넸다.


"내가 밖에서 신호할 테니 그때 편지를 전통에 넣고 까마귀를 날려."

"알겠습니다."


테드버드는 천천히 밖으로 나갔고 아래층에서 작은 휘파람 소리가 들리자 거버트는 까마귀를 창문 밖으로 날려 보냈다.

까마귀는 허공으로 솟아오른 뒤 한쪽으로 날아갔다.

테드버드는 조용히 그 뒤를 따랐다.


***


"아니 갑자기 연락이 왜 끊어진 거야."

"무슨 문제가 생겼다면 교주님께서 바로 아실 테니 그리 걱정하지 말게. 잠시 혼선이 있는 모양이네만."

"후, 모그룩 이 자는 도대체 무슨 목적을 가지고 움직이는 거지? 제가 직접 동탑으로 가서 교주님을 뵈어야 하겠습니다."

"잠시만 더 기다려 보라니까. 자네 요즘 부쩍 날카로워졌어. 제수씨도 침착한데 자네가 그러면 어쩌나?"

"성황의 임무니까요. 잘못하면 마교가 존폐 위기까지 몰릴 판국입니다."


어제 온종일 정보가 오지 않았다. 레베카에도 전령을 보냈지만, 아직 답이 오지 않았다.

반사르 성에서 케이사르가 어떻게 대응했는지 알고 난 다음 살얼음판을 걷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엘빈 장로는 무사히 생환 했지만, 문제는 앞으로 진행될 상황의 임무였다.

운명의 등불은 밝혀지지 않았고 세렌 일행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아무런 보고가 오지 않았다.


그런데 오전 아침 식사를 하고 난 뒤 막 업무를 시작하는 순간 전서구 하나가 도착했다. 전서구의 전통은 군단의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맨시티의 비둘기 몇 마리를 국경 근처에 주둔하고 있는 성왕의 성군에게 보냈던 비둘기였다. 귀소 본능에 의해 다시 맨시티로 돌아온 것인데 전통이 바뀌어 있었다.


성군의 문양이 찍힌 거라면 솔라리스 왕국의 국경 지대에 주둔하는 병력의 지휘자가 보내온 것이다.

그 편지에는 메흘린조차 모르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어제저녁 세렌 일행이 내성을 공략했는데 그 이후 연락이 끊어졌다는 것이다. 정확한 사유를 보고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메흘린으로서는 깜짝 놀랄 일이었다. 자신도 모르는 마교의 일을 어떻게 성군이 먼저 알고 있는 것이며 세렌 일행이 내성을 공격했다는 것은 금시초문이었다.


서둘러 레베카에게 전령을 보냈고 혹시 빠진 정보가 없는지 모든 편지를 다시 점검했다.


"군사님! 에단입니다."

"오, 어서 들어와라."


맨시티 전서구 관리자 에단이 직접 왔다면 대단히 중대한 정보가 담긴 편지일 거다.

날렵하고 작은 체구의 에단은 경신에 매우 능한 자다.


에단으로부터 편지를 뺏듯이 받아든 메흘린은 글을 읽어 내려가더니 안색이 구겨졌다.


"무슨 일인가? 인장이 안 찍힌 것을 보니 어반마르스에서 보낸 것은 아닌 것 같은데?"

"아, 이런 와중에 이들까지···."

"무슨 일인가?"

"엠버스피어의 아칸 군단이 아칸 시티로 진군을 시작했다는 보고입니다."

"아칸으로 진군을? 마족과 싸울 셈인가? 노르딕 사령관이 말도 안 되는 일을 벌이려 하는군."

"그것뿐이 아닙니다. 여기 두 장의 편지가 더 있습니다."


에단은 두 장의 편지를 더 꺼냈다.

편지를 읽어가던 메흘린의 인상이 더더욱 찌푸려졌다.


"본대로 물러났던 5만의 로만 울프 군세가 다시 아칸 시티로 접근하고 있다는 정보원의 보고입니다."


아드리안의 눈빛이 변했다.


"어쩐지 노르딕이 마족의 무서움을 경험해 보았으면서도 움직인다 했더니 로만 울프가와 암약이 있었던 모양이야. 동과 서에서 둘이 동시에 진격해 들어갈 셈이로군."

"저희가 너무 아칸의 일에만 신경을 쓰다 보니 엠버스피어와 로만 울프가를 소홀히 했습니다."

"로만 울프가의 5만 병력을 통솔하는 자가 베레트 후작이었지? 그는 시몰레이크 후작과 연관이 있는 자가 아닌가?"

"케이사르 후작이 사라진 지금 또 다른 변수가 등장했습니다. 아칸에서 전쟁이 나면 피해는 아무 죄가 없는 아칸 시민이 죽음을 뒤집어쓸 겁니다. 케이사르가 겨우 마족을 억누르고 있었는데 그 제어권이 사라졌으니 마족은 미쳐 날뛸 겁니다."

"양쪽 다 대군이므로 행군 속도를 생각하면 적어도 두 달은 잡아야 해요. 그전에 운명의 등불만 밝히면 성군이 밀어 닥칠 테니 고민은 해결되는 셈이죠."

"그렇긴 한데 지금 아칸의 상황을 알지 못하니···."

"다른 편지는 뭔가?"

"별거 아닙니다. 트리스탄이 보내온 건데 롱홀드에서 한 무리의 기사, 마법사들과 전투가 벌어졌는데 오크 상당수가 당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조용히 그들을 감시 중이라고 합니다."


아드라인은 잠시 고개를 갸웃하다가 말했다.


"그들이 누구인지는 모르고? 특징이나 깃발은? 기사라면 가문의 문양을 달고 있을 텐데? 마법사까지 섞여 있다면 최소 백작 이상의 귀족만이 꾸릴 수 있는 파티인데."

"지금 상황에서 그쪽 일은 신경을 쓸 틈이 없습니다. 트리스탄이 알아서 감시하고 있으니 차후 소식을 기다려 보고 행동해도 늦지 않을 겁니다. 지금 세렌 장로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내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이럴 게 아니라 제가 직접 교주님을 찾아 뵐 테니 아드리안 책사님은 레베카 님을 만나 상황을 들어 보십시오."

"알겠네, 그래야 할 것 같은 분위기군."


두 사람이 나가자 작전 회의실이 조용해졌다. 매리엔은 창문을 열고 바깥 공기를 실내로 끌어들여 환기를 시켰다.

그녀는 품속에서 돌돌 말린 작은 종이 하나를 손에 쥐고 망설이는 표정을 짓더니 하늘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 그러자 까마귀 한 마리가 창가로 내려앉았다.


매리엔이 전통에 손에 쥔 편지를 넣자 까마귀는 힘차게 하늘 위로 날아올랐다.


***


"제길 나도 나이를 먹는가 보나? 새 한 마리 따라잡기가 이리 힘드니 이번에 맨시티로 돌아가면 엘빈 녀석에게 경공 특훈이라도 받아야겠어."


하늘을 나는 까마귀 뒤를 쫓아 은밀히 움직이는 사람은 테드버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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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2 마녀 vs 마녀(193) +2 21.02.23 1,042 2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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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0 마녀 vs 마녀(191) +2 21.02.18 1,043 23 13쪽
» 마녀 vs 마녀(190) +2 21.02.17 1,047 23 13쪽
558 마녀 vs 마녀(189) +3 21.02.16 1,069 24 15쪽
557 마녀 vs 마녀(188) +3 21.02.15 1,080 25 12쪽
556 마녀 vs 마녀(187) +2 21.02.04 1,212 2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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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1 마녀 vs 마녀(182) +2 21.01.28 1,120 2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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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8 마녀 vs 마녀(179) +2 21.01.25 1,132 23 14쪽
547 마녀 vs 마녀(178) +2 21.01.22 1,136 24 13쪽
546 마녀 vs 마녀(177) +2 21.01.21 1,080 25 14쪽
545 마녀 vs 마녀(176) +1 21.01.18 1,170 2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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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2 마녀 vs 마녀(173) +1 21.01.13 1,100 2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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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6 마녀 vs 마녀(107) +2 20.10.06 1,251 27 14쪽
475 마녀 vs 마녀(106) +4 20.10.05 1,207 28 13쪽
474 마녀 vs 마녀(105) +2 20.09.26 1,357 29 13쪽
473 마녀 vs 마녀(104) +2 20.09.25 1,260 28 13쪽
472 마녀 vs 마녀(103) +8 20.09.24 1,262 30 13쪽
471 마녀 vs 마녀(102) +2 20.09.23 1,260 28 13쪽
470 마녀 vs 마녀(101) +4 20.09.22 1,242 27 14쪽
469 마녀 vs 마녀(100) +2 20.09.21 1,325 27 13쪽
468 마녀 vs 마녀(99) +6 20.09.18 1,254 29 13쪽
467 마녀 vs 마녀(98) +4 20.09.17 1,264 30 14쪽
466 마녀 vs 마녀(97) +2 20.09.16 1,238 32 13쪽
465 마녀 vs 마녀(96) +4 20.09.15 1,277 3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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