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림의 수레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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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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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5.08 14:41
최근연재일 :
2024.09.14 19:00
연재수 :
7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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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22
추천수 :
218
글자수 :
315,259

작성
24.07.07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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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추천
2
글자
7쪽

피의 서곡 (2부 6화)

DUMMY

남궁 세가에서 벗어난 마차 한 대가 평화롭게 동쪽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백여 리 떨어진 북청 마을을 지나 북청산 자락의 산길로 접어들자 마차는 속도가 느려졌고 마부석에 있는 마부는 긴장을 한 듯 호위 무사에게 물었다.


“전에 이곳에서 산적이 나왔다고 하는데 혼자서 감당하실 수 있나요? 이전에는 호위 무사가 여섯 명이었는데 오늘은 혼자 가셔서 걱정이 되어 드리는 말씀입니다.”


“걱정 마라. 남궁 세가의 깃발을 단 마차는 누구도 건드리지 않으니까.”


그 말이 끝나는 순간 “과연 그럴까?” 하며 십여 명의 산적이 순식간에 마차를 포위했다.


그 중, 두목인 듯한 ‘도’를 허리에 찬 산적이


“마차를 버리고 도망 간 다면 네놈들은 살 것이고 그 자리에서 버틴다면 죽을 것이다. 어찌하겠느냐?”


순간 마부와 호위무사는 서로 눈짓을 교환한 뒤 말고삐를 말 잔등 위에 살포시 얹어놓고 삼십육계 도망을 쳐 버렸다.


도망가는 꼴을 본 산적들이 통쾌한 듯 ‘껄껄’ 웃으며 마차로 접근하며 휘장을 젖히는 순간 ‘쉑--!!’ 하는 소리와 함께 앞에 있던 네 명의 목이 순식간에 잘려 나갔다.


그 순간 뒤쪽에서도 ‘퍼벅’하는 소리와 함께 또다시 산적들이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지자 놀란 다른 산적들이 뒤를 돌아보았고 그 순간 또다시 ‘쉑-’ 소리와 함께 나머지의 목이 잘려 나갔다.


언제 돌아왔는지 마부와 호위무사가 재빠르게 말에 올라 마차를 몰기 시작했다.


마부가 호위무사에게 아까와는 다른 말투로 물었다.


“저 놈들 몸에 차고 있는 검과 옷을 보니 산적이 아닌 건 확실해!”


“나도 보았네! 이제 시작이야.”


그 순간 ‘삐-익’ 하는 소리가 들리며 그 소리들은 연이어 초여름 뻐꾸기 울음소리처럼 온 산으로 울려 퍼졌다.


마차는 빠른 속도로 달려 산길을 벗어나 초원을 향해 달렸다.


그러나 얼마 못가 쌓인 나무와 돌로 길이 막혀 있는 것을 보았다.


그때 마부가 소리쳤다.


“장로님!! 도와주십시오!! 저희 둘만의 힘으로는 부족합니다.”


마차가 돌과 나무를 향해 돌진하려는 순간, 마차의 지붕 위로 하얀 물체가 뚫고 나오며 무시무시한 장력을 쏟아 붓자 돌과 나무는 산산조각 부서지며 흩어졌다.


그 광경을 북청산 정상 삼나무 꼭대기에 있는 가지 위에서 붉은 수염의 ‘무형문 지살단’ 단주 제 오호법 ‘적발염’이 보고 있다가 명령을 내렸다.


“지살단은 철라지망을 펼쳐라 !!”


초원을 달려가는 마차에서 전서구 한 마리가 푸-드-득 날아올라 마치 구조 신호를 보내는 듯 남궁 세가를 향해 날아갔다.


마차는 오래 달리지 못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지살단’ 무사들이 앞에서 덮쳐 왔다.


그러자 마차 지붕 위로 백발의 노파가 튀어 올랐다.


남궁화의 수호장로이며 빙궁 고수인 그녀의 손끝에서 하얀 눈꽃들이 쏟아져 나오며 덮쳐오던 지살단들의 머리가 ‘퍼버-벅’ 하며 부서져 나가기 시작했다.


그 순간 한 놈이 외쳤다.


“저것은 봉황성의 ‘한빙장’이다. 맞서지 마라!!”


장로는 속전속결을 원하는 듯 또다시 양손에서 눈꽃을 쏟아냈고 대여섯 명의 머리에 한빙장이 박혔다. 


장로는 마부를 향해 명령했다. “서쪽으로 향하거라!”


마차는 다시 서쪽으로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마차는 반시진도 못가 또다시 오십여 명의 지살단 단원들에 의해 막혔다.


그 순간 장로가 솟구쳤고 동시에 마부의 손끝에선 검은색 탄환이 무리를 향해 뿌려졌다.


그러자 ‘꽈광!!!’하는 요란한 소리와 함께 정면을 막고 있던 무리들이, 조각난 채 초원 위에 뿌려졌다.


장로에 의해 얼어 죽은 시체를 짓밟고, 마차는 방향을 틀어 이번에는 남쪽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이것을 바라보는 적발염이 신음소리를 내뱉었다.


“저것은 사십년 전 사라진 벽력문의 벽력탄인데... 어떻게 남궁세가의 손에 있단 말인가..?”


적발염이 새롭게 명령을 내렸다.


“북쪽의 비천단에게 지원을 요청하고 천라지망을 좁혀라!”


초원이라는 섬에 갇힌 마차는 달리다가 막아서는 적을 만나면 반쯤 죽여 놓고 방향을 틀어 다른 쪽을 향해 달렸다.


그렇게 하기를 수차례.


시간이 지날수록 말도 지치고 사람도 지쳐갔다.


벽력탄도 떨어진 듯 더 이상 사용하지를 못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나자 마침내 마차는 멈췄다.


마차 앞에는 백여 명이 넘는 지살단이 막아섰고 주변으로는 이백여 명의 비천단이 포위하였다.


잠시 후 ‘지살단’의 단주 ‘적발염’과 ‘비천단’의 단주 ‘수리청’이 나타났다.


수리청이 비웃으며 물었다.


“네놈들은 무슨 귀한 물건들을 싣고 가길래 이렇게 야단법석이냐?”


남궁세가의 수호 장로가 마차 지붕 위에서 산천을 구경하 듯 고개를 휘휘 저으며


“나는 푸른 초원과 하얀 구름을 감상하려는 세가의 수호 장로다. 네놈들은 누군데 목숨을 버려가며 훼방을 놓는 것이냐? 무림에서 처음 보는 놈들 같은데..”


“곧 죽을 목숨이니 알려주마!! 우리는 ‘무형문’의 ‘지살단’과 ‘비천단’이다. 이제 세가는 사라질 것이니 모두가 저 세상에서 산천 구경이나 실컷 하거라!! 푸 하 하 하!”


“오~호. 요즘 새롭게 구대문파의 반열에 들었다는 ‘무형문’이구나. 그런데 왜 세가를 향해 원수 대하 듯 난리법석이냐?”


“그건 저세상에 가서 가주에게 물어 보거라!”


그 말이 끝나자 비천단 무사들이 장삼을 벗어버렸고 수백 개의 크고 작은 비도들로 꽉 찬 몸이 드러났다. ‘수리청’이 소리쳤다.


"어이 봉황성의 할망구~~ 아니 이제는 봉황성은 사라졌으니 ‘빙궁’이라 해야겠군! 나의 비천검진 속에서 얼마나 견디는지 볼까?"


하며 손을 들어 올리자 수백 개의 비도가 세 사람을 향해 여름날의 장대비 처럼 쏟아졌다.


비도는 눈이 달린 듯 장력을 피해 회전을 하고 속도마저 강약을 조절하며 파고들었다.


백 여명이 펼친 비천검진의 수백 개의 칼날을 막아내기에는 중과부족이었다.


마부와 호위무사는 수십 개의 칼이 박힌 칼집이 되어 순식간에 고꾸라졌다.


장로 또한 여러 곳에서 피가 흘러나와 하얀 장삼자락이 붉게 물들었다.


장로가 하늘을 올려다보며 중얼거렸다.


"음...이정도 시간을 벌었으면 내 역할은 다 했겠지? ...이제 돌아가신 궁주님 곁으로 가야겠구나.."


초원의 싱그러운 바람이 불어와 풀잎들이 눕는 순간, 또다시 수백 개의 칼날이 장로의 몸을 향해 날아들었다.


장로는 하늘을 향해 몸을 뽑아 올렸다. 


그러자 칼들도 장로를 따라 같이 솟구쳤고, 그 순간 장로가 몸을 뒤집어 칼을 향해 자신의 몸을 내리 꽂았다.


장로의 몸에 수십 개의 비도가 꽂인 순간, 그녀의 손끝에서 유성처럼 쏘아진 푸른색 ‘빙정’은 정확하게 수리청의 심장에 박혔다.


‘허~억’ 하는 바람 빠지는 소리와 함께 수리청의 심장은 하얗게 부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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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신화문 (2부 38화) 24.09.14 32 0 11쪽
74 태양과 천도(2부 37화) 24.09.13 44 0 10쪽
73 제왕지로(帝王之路)(2부 36화) 24.09.12 50 0 9쪽
72 장천검의 검무(2부 35화) 24.09.09 54 0 9쪽
71 협의문(2부 34화)  24.09.08 53 0 9쪽
70 혈성랑 (2부33화) 24.09.07 49 0 10쪽
69 남궁 화의 계략 (2부 32화) 24.09.06 51 0 9쪽
68 주화산의 보름달 (2부 31화) 24.08.31 61 0 9쪽
67 호위무사 (2부 30화) 24.08.30 61 0 9쪽
66 구씨 촌 (2부 29화) 24.08.29 56 0 9쪽
65 추호비침 (2부28화) 24.08.24 65 0 10쪽
64 두개의 달 (2부 27화) 24.08.23 72 1 12쪽
63 나한동인 (2부26화) 24.08.22 66 0 9쪽
62 무림첩 (2부25화) 24.08.17 77 1 8쪽
61 문주의 첫걸음 (2부24화) 24.08.16 84 0 9쪽
60 월하장 (2부23화) 24.08.15 74 0 8쪽
59 재회 (2부 22화) 24.08.10 82 0 10쪽
58 정도문 (2부 21화) 24.08.09 80 0 9쪽
57 박쥐 (2부 20화) 24.08.07 89 0 9쪽
56 영웅은 사라지고(2부 19화) 24.08.03 85 1 12쪽
55 미혼산 (2부 18화) 24.08.02 86 0 11쪽
54 첫 걸음 (2부 17화) 24.08.01 90 1 8쪽
53 현상금 (2부 16화) 24.07.28 95 1 9쪽
52 의형제 (2부15화) 24.07.26 102 1 8쪽
51 힘의 뿌리 (2부 14화) 24.07.25 90 1 10쪽
50 구청산 (2부 13화) 24.07.22 89 2 8쪽
49 드러난 진실(2부 12화) 24.07.21 100 2 10쪽
48 빙정의 사연 (2부 11화) 24.07.19 108 2 8쪽
47 억울한 절규 (2부 10화) 24.07.18 98 2 8쪽
46 출생의 비밀 (2부 9화) 24.07.14 107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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