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림의 수레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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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8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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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259

작성
24.07.13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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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8쪽

남궁세가의 수난 (2부 8화)

DUMMY

남궁세가의 가주가 묵는 용봉각 대청에 남궁화와 두 명의 수호 장로가 마주 앉아 있다.


남궁화의 눈에는 그렁그렁한 눈물방울이 맺혀 있었다.


남궁화가 비통에 찬 목소리로 물었다.


“그럼 두 분만 연락이 왔다는 것이 사실인가요?”


수호 장로 중 수석장로가 대답했다.


“네, 그렇습니다. 가주님! 아마 나머지 넷은 적에게 당한 것 같습니다.”


남궁화가 목이 메인 듯 잠시 말문을 열지 못하다가 "사십 여년을 같이 했는데" 하며 기어코 눈물을 주르륵 흘렸다.


“ 가주님, 슬퍼 마십시오! 무인에게 가치 있는 죽음은 오히려 영광입니다. 그들도 가주님과 함께한 세월을 기뻐 할 겁입니다. 다만 이렇게 막강한 전력과 치밀한 계획을 세울 수 있는 조직이 누군지 궁금합니다.”


남궁화가  눈물을 닦으며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오랫동안 저희들을 노리고 준비를  한 것 같습니다. 우리의 피해는 얼마나 되나요?”


“세가 수호대도 오십 여명이 전사했고 적들은 삼백 명 이상 죽은 것 같습니다.  내일 출병하는 소가주님은 관군과 함께 가셔서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만 서호 도련님이 걱정 됩니다.”


“거장로가 같이 있으니 걱정하실 것 없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는 태양지체이고 여러 인연이 닿아 있어 쉽게 죽을 아이가 아닙니다.

이제 적들은 세가 수호대가 모두 무진으로 떠난 내일 밤, 대담하게 쳐들어 올 것입니다. 모든 세가의 식구들도 안전하게 대피를 했으니 이제 장로님들만 남으셨군요..”


“저희야 죽는 순간까지 가주님 곁에 있어야지요.”


“그럼 우리는 적들을 기다려 정체를 알아봅시다.”



다음날 세가에 또다시 밤이 찾아왔다. 늘 오는 밤이지만 오늘의 밤공기는 핏물을 손가락에 비빈 듯 끈적하게 느껴졌다.


@@@@@


남궁세가는 대륙 상권의 중심에 있어 세가 주변에는 수백 채의 집들이 빼곡한 큰 마을을 이루어 주변에 펼쳐져 있었다.


마을 뒤 세가가 바라보이는 작은 언덕 위에 한쪽 다리에 목발을 한 노인이 살기 어린 눈으로 세가를 바라보고 있다.


무형문의 수석 장로이며 ‘야월단’의 단주인 ‘조진목’이다. 그가 옆에 있는 부 단주에게 물었다.


“야월단 모두 물샐 틈 없이 세가를 포위했느냐?”


“예. 단주님!!! 뿐만 아니라 외곽에는 낭인단이 천라지망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의 피해는 어떠한가?”


“지살단은 거의 전멸 되었고 비천단의 단주님은 사망하셨습니다. 수화단도 상당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역시 남궁화로구나.”


“아니! 단주님! 지금까지의 싸움이 가주인 ‘남궁명’이 지휘한 것이 아니라 그의 어머니인 ‘남궁화’가 했단 말인가요?”


“그렇다. 사십여 년 전 다 죽어가는 몸으로 무림맹의 총사가 되어 마교를 괴멸시킨 여인이다. 우리가 세가를 정면으로 치지 못하는 것도 주변의 눈 뿐만 아니라  남궁화가 있어서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할까요? 단주님!”


“범을 잡으려면 범의 굴로 들어가야만 한다. 수호대가  떠난 지금이 최적의 기회다. 다만 남궁세가 내부의 기관매복과 함정이 문제일 뿐이다. 현재 세가의 상황은 어떠하냐?”


“예!!  세가에 심은 세작에 의하면 남궁명 가주는 모든 수호대를 이끌고 무진으로 향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지금 세가에는 남궁화 홀로 호위무사 서너 명과 함께 용붕각에 있다고 합니다.”


“그 귀신같은 년이 그렇게 허술하게 있을 리가 없다. 외곽에 있는 낭인단을 투입해 세가의 모든 전각들을 샅샅이 수색하라고 해라! 단, 용봉각은 내가 직접 들어간다!!”


잠시 후 돌아온 부단주가 확신에 찬 표정으로 


“단주님, 세가에는 아무도 남아 있지 않다고 합니다. 어떤 매복이나 함정도 없었답니다. 혹시 비밀통로가 있어 빠져나간 것이 아닐까요?”


“그럼 그 여우가 허허실실의 허장성세로 우리의 힘을 세가에 집중시키고 남궁명과 가족의 탈출을 용이하게 했단 말인가?”


조진목이 뒤에 도열해 있는 호위대에게 명령을 내렸다.


“세가로 들어가라!!”


그러자 ‘촤-르-륵-’ 하는 쇳소리를 울리며 강궁과 벽력탄 등의 함정에 대비해 철갑옷으로 무장한 호위대가 앞장서서 나아가기 시작했다.


밤안개에 오직 별빛만이 부서지는 세가의 끈적한 공기를  "꽝!!"  하는 소리가 찢어 놓았다.


용봉각의 현관문이 부서지며 호위대가 조심스럽게 앞장섰고 그 뒤로 조진목이 따라 들어갔다.


대청의 가장 안쪽 태사의에 남궁화가 앉아 있고 그 뒤에 한 백발의 노파가 서 있는 것이 보였다.


조진목은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 듯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남궁화...!!! 나를 알아보겠느냐?”


남궁화는 찻잔을 들어 한 모금 마시며 담담하게 대답했다.

“주변 놈들을 보아 겁을 잔뜩 집어먹은듯한데 네놈이 누구인지 모르겠구나.”


“사십여 년 전 너에게 발목이 잘린 ‘신투(神偸)’를 기억하느냐? ”


잠시 생각을 하던 남궁화가


“..조령마왕과 함께 중원 쌍도라 불리던 개방의 개망나니 신투를 말하는 것이냐? ”


“그렇다. 오랜 세월 오직 복수 할 이날만을 기다리며 이를 갈았다.”


“네놈이 세가를 턴 후 황궁까지 털겠다고 호언장담을 하며 조령마왕과 내기를 했지! 그런 너를 살려 준 것도 큰 인정을 베푼 것이다!

그렇다면 조용히 여생을 보낼 것이지 쓸데없이 복수를 위해 인생을 낭비했느냐?”


“젊은 날에 다리 잘린 내가 복수를 생각지 않고 어찌 절망의 세월을 견딜 수 있었겠느냐?  이제 너의 몸을 갈가리 찢어 그 한을 풀어야겠다!!!”


“그래. 좋은 때에 찾아 왔구나. 식솔들의 안전을 위해 너희들을 묶어 두려고 이렇게 홀로 남아 죽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다만, 죽기 전에 하나만 물어보자. 너는 불편한 몸으로 어떻게 이렇게 많은 수하들을 거느리고 올 수 있었느냐?”


“내 비록 너의 함정에 빠져 한쪽 발을 잃었지만 나의 신법은 강호 최강이었다. 그것을 알아 준 무형문의 문주님 덕에 오늘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 이제 무형문은 무림의 맹주로서 강호를 지배할 것이다!!!”


“신투!  네놈이 대단한 상상력을 발휘하는데 그렇게 세상이 꿀물 빨듯 달콤하게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너는 예전에 함정에 빠져 다리가 잘렸는데도 이직도 나를 모르는구나!!”


“그래 어디한번 수작을 부려봐라! 이곳 용봉각은 수십 겹으로 포위되어 있다.”


조진목의 말이 끝나는 순간 갑자기 천장에서 쇠창살이 떨어지며 출입구와 창문을 틀어막았다.


그것을 본 조진목이 조소를 날리며


“네년이 나를 우습게 아는구나! 세가 밖의 내 수하들이 곧 들이닥칠 것인데 네가 나를 가둘 수 있을 것 같으냐?”


“너를 가두려는 것이 아니라 죽이려는 것이다!”


그 말이 떨어지자 천장에서 기름이 ‘콸-콸’ 쏟아져 나와 바닥이 흥건히 젖어들었다.


당황한 조진목이 외쳤다.


“네년이 우리와 동귀어진 하려는 것이냐?”


남궁화가 비웃으며 “너희들의 철갑이 불길도 막는지 보고 싶지만 그만 떠나야겠다.”


그 순간 조진목의 수하들 중 앞에 있는 놈들이 남궁화를 향해 덮쳐왔다.


그러자 남궁화의 뒤에 있는 호위 장로가 콧방귀를 날리며 두 손을 쭉 뻗자 하얀 두 손에서 빙정들이 쏟아져 나오며 수하들의 머리를 하얗게 부셔 버렸다.


동시에 남궁화가 앉아 있던 태사의가 ‘빙-글’ 회전 하더니 남궁화와 호위장로가 바닥으로 쑥 꺼져 들어갔다.


그러자 사방에서 불길이 솟구쳐 조진목과 이십여 명의 호위 무사들은 사방이 철로 된 방에  갇혀 시커멓게 탄 숯덩이가 되고 말았다.


바닥으로 떨어진 지하에는 수로가 있었고 수로 위배에는 수석 장로가 기다리고 있었다.


“가주님!! 강까지 가는 모든 길은 제가 깨끗하게 처리했습니다.” 하며 미소를 띠었다.


“수고하셨습니다. 자.. 그럼 우리는 이제 먼 길을 떠나볼까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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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신화문 (2부 38화) 24.09.14 32 0 11쪽
74 태양과 천도(2부 37화) 24.09.13 44 0 10쪽
73 제왕지로(帝王之路)(2부 36화) 24.09.12 50 0 9쪽
72 장천검의 검무(2부 35화) 24.09.09 55 0 9쪽
71 협의문(2부 34화)  24.09.08 53 0 9쪽
70 혈성랑 (2부33화) 24.09.07 49 0 10쪽
69 남궁 화의 계략 (2부 32화) 24.09.06 51 0 9쪽
68 주화산의 보름달 (2부 31화) 24.08.31 61 0 9쪽
67 호위무사 (2부 30화) 24.08.30 62 0 9쪽
66 구씨 촌 (2부 29화) 24.08.29 56 0 9쪽
65 추호비침 (2부28화) 24.08.24 65 0 10쪽
64 두개의 달 (2부 27화) 24.08.23 72 1 12쪽
63 나한동인 (2부26화) 24.08.22 67 0 9쪽
62 무림첩 (2부25화) 24.08.17 77 1 8쪽
61 문주의 첫걸음 (2부24화) 24.08.16 84 0 9쪽
60 월하장 (2부23화) 24.08.15 74 0 8쪽
59 재회 (2부 22화) 24.08.10 82 0 10쪽
58 정도문 (2부 21화) 24.08.09 80 0 9쪽
57 박쥐 (2부 20화) 24.08.07 89 0 9쪽
56 영웅은 사라지고(2부 19화) 24.08.03 85 1 12쪽
55 미혼산 (2부 18화) 24.08.02 87 0 11쪽
54 첫 걸음 (2부 17화) 24.08.01 90 1 8쪽
53 현상금 (2부 16화) 24.07.28 96 1 9쪽
52 의형제 (2부15화) 24.07.26 103 1 8쪽
51 힘의 뿌리 (2부 14화) 24.07.25 90 1 10쪽
50 구청산 (2부 13화) 24.07.22 89 2 8쪽
49 드러난 진실(2부 12화) 24.07.21 100 2 10쪽
48 빙정의 사연 (2부 11화) 24.07.19 108 2 8쪽
47 억울한 절규 (2부 10화) 24.07.18 98 2 8쪽
46 출생의 비밀 (2부 9화) 24.07.14 107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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