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차 뱀파이어 아이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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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박아설
작품등록일 :
2024.05.08 23:18
최근연재일 :
2024.09.14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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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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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8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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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홍삼

DUMMY

현준은 정신 없이 숙소까지 어떻게 왔는지도 모르게다. 영혼이 쏙 빠진 현준은 다시 숙소로 돌아가자, 문밖에서부터 왁자지껄한 소리가 들린다.


‘또야?’

현준은 문을 열자마자 익숙한 홍삼 냄새가 자신을 반긴다. 새봄이 집에서 탈출했는데 똑같은 냄새가 집 안을 점령한다.


‘홍삼이 도대체 무슨 일을 한 거지’

지독한 전염력이 있는 것인지, 자신을 끈질기게 뒤쫓아오는 듯하다. 현준은 숨을 참고 재빠르게 거실을 지나치자, 뒤에서 스타일리스트의 목소리가 말한다.


“현준아 오랜만에 술 먹자!”


“그래 또 해외 투어 하면 피곤해서 아무것도 못 할 텐데 가기 전에 쫑파티 해야지”

준영이 말하며, 술을 마신다.


“현준이 몸에 좋으라고 지금 약주 먹고 있어”

매니저가 말한다.


옆에서 잠 안 자고 작은 비닐스틱을 쪽쪽 빨고 있는 포이르가 보인다.


‘쟤는 지금 한창 자고 클 나이 아닌가?’


“이게 약주인데, 먹으면 특히 남자 몸에 좋대. 투어 가기 전에 한잔 쭉 하고 가자고.”

매니저는 이미 얼굴일 발그레해서 몸을 가누기 힘든 와중에도 현준에게 잔을 건넨다. 커다란 유리병이 반 이상 비어 있다. 병에서 흘러나온 술은 오래 숙성된 약초 특유의 달큰하면서도 숙성된 약초의 향기가 풍긴다. 물론 홍삼보다는 약하지만.



“아냐 난 괜찮아.”


예전에 살던 집, 거리에서 약초 냄새가 가득했던 것이 생각난다.


‘물론 냄새를 훨씬 산뜻하면서도 아렸지만. 지금 약으로 도배된 곳에서도 마시게 될 줄이야.’

현준은 거절하면서 과거를 생각한다.


현준은 없어지지 않은 홍삼 냄새를 찾아가자, 포이르가 보인다. 포이르 옆에 홍삼 그림이 그려진 비닐 스틱이 잔뜩 쌓여 있다.


‘이번에도 너군···. 꼭 기분 나쁜 데 가면 네가 있더라.’


조용히 포이르에게 레이저를 쏘자, 포이르는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지으며 현준에게 홍삼액을 건넨다.


“저희 협찬받은 거 드실래요? 청소년용이긴 한데.”


“나 먹을래. 그런데, 청소년용은 뭐가 다른 거야?”

준영이 묻는다.


“덜 진한가?”

포아르가 답한다.


“준영아 너는 홍삼 안 맞는다니까. 안 그래도 열이 많은데 마시면 심장이 벌렁거린다고.”


매니저가 뺏으며 현준이에게 내민다.


“현준아 홍삼은 너한테 딱 맞아. 너는 몸이 차서 홍삼 되게 잘 맞을 거 같은데, 안 그래도 해외 투어 다니려면 빡세”

매니저가 하나 친절하게 건네주자, 현준은 짜증이 난다.


“안 맞는다니까”


포이르는 홍삼을 먹어서 한밤중에도 컨디션이 좋은지 제법 생기 있어 보인다. 특유의 싱글거리는 표정이 사라지지 않은 채로.


“너는 이번에 가지도 않으면서 왜 이렇게 지극 정성이야”

스타일리스트가 시비를 건다.


“뭐야. 형 이번에 같이 안 가요?”

준영이 말한다.


“엇, 누나가 대신 가잖아.”

매니저가 말한다.


“아니 형 저희 매니저잖아요! 그러면 누구랑 연락해요.”


“그거야 나야 모르지···.”

매니저가 어리둥절해 하자,


“그런 게 어딨어요! 아니 같이 저번에 같이 놀러 갈 계획 세우더니. 이번에 일정 빡세졌다고 그런 거 아니에요?”


“절 ~ 대 그런 거 아니다. 와이프가 반대해서 그래. 아직 아기가 이제 겨우 돌 지났잖아. 한 달은 좀 무리야”


“형 아무리 봐도 맞는 거 같은데 이번에 삼 일마다 옮긴다고 이러는 거죠?”



“내 말이. 저번에 아기 백일도 안될 때는 잘 돌아다니고서는. 갑자기 그러더라.”

스타일리스트가 의기양양하게 옆에서 말한다.


“야 그때는 네가 안 가서 내가 간 거잖아!”

매니저가 스타일리스트에게 항의한다.


“내가 안 가고 싶어서 안 갔냐! 네 사장이 안 보내줘서 안 갔지!”

매니저와 스타일리스트가 싸운다.


“형은 보통 때 이렇게 말이 많던가. 술만 먹으면 사람이 달라져”

준영이가 매니저를 타이른다.


옆에서 포이르가 준영에게 묻는다.

“어떻게 같이 다녀요? 꽤 사이가 안 좋아 보이는데”


준영은 포이르에게 만큼은 한없이 부드러워지며, 사근사근하게 말한다.


“보통 땐 안 그래. 술 마셔서 그런 거지. 누나가 거의 큰형님이고, 매니저는 우리 막내. 현준이가 지랄만 안 할 때 기준이긴 하지만. 현준이가 지랄하면 정말 두손 두발 다 들거든. 진짜 말 그래도 지.랄. 답 없어요.”


“아 제가 해외투어를 아직 안 가봐서 그런가 그렇게 빡세요?”

포이르가 말한다.


“너도 한 번만 나가봐 몸이 녹아요. 녹아. 아 너희는 좀 널널할 수도 있겠구나. 우리는 소년가장이라, 장난 아냐.”

준영이 말한다.


“하. 진짜 네가 진짜 가장이 되어 봐라. 나도 자유롭고 싶다. 혼자만의 시간을 좀 보내고 싶다.”

술에 잔뜩 취해 무서울 게 없는 매니저가 말한다.


“지금 충분히 자유로운 거 같은데···.”

포이르가 말을 하자


“그렇지?”

하고 매니저가 눈물을 글썽인다.


“쯧쯧 실컷 좋은 약주 먹고 주책맞기는”

스타일리스트가 티슈를 건넨다.


“풀어”


매니저가 티슈에 킁킁 코를 시원하게 푼다.


“아효 이렇게 손 가는 사람만 있냐. 준영이 너 빼고”

현준이 아니라는 듯 시치미를 떼자


“현준아 너. 너 말이야.”


“나는 왜?”

멀리 떨어져 앉은 현준이 의아하게 쳐다 본다. 쩝, 다들 조용히 동의하는데 혼자만 모르는 게 참 재수 없다기 보다. 참 그렇다. 쩝


“아냐. 뭐 덕분에 내 몸값이 많이 올랐으니 뭐.”

스타일리스트가 한마디 한다.

‘좋게 생각해야지!’



조용히 스타일리스트를 바라 보며, 준영은 저번 해외 투어 때 옷 재질이나 무늬 가지고 한바탕해서 투어 직전까지 해외 스타일 팀에서 고생했다는 게 생각난다.


‘그때 일본이었나···.’


스타일팀에서 새롭게 화려한 무늬와 원색의 옷들을 입혔다가 현준이 쉬는 시간에 매장 가서 자기가 옷을 사 오겠다고까지 난리를 폈었다. 아 그때도 한여름에 일본 가서 한증막같이 습도 넘쳐나고 이상 고온이어서 리허설하는 데도 너무 덥긴 했지.


‘생각해보면 꼭 여름마다 지랄을 갱신했던 거 같단 말이야’

준영이 생각한다.


‘겨울이 다가오면 저렇게 한없이 얌전한데 아주 여름만 되면 난리. 아 맞다. 뱀파이어지. 그래 네 처지도 딱하다.’


스타일리스트는 매니저에게 수고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 매니저의 눈에는 다시 눈물이 글썽인다. 마치 서로를 불쌍하게 여기는 것 같은 표정인데···.


“아니 왜 다들 나를 그렇게 봐?”

현준이 말한다.


“내가 어느 하나 부족한 게 없잖아.”


“우리 현준이 부족한 거 많지. 손이 얼마나 많이 가는데. 햇빛 싫어해서 양산 챙겨줘. 운동 못 해서 몸 쓰는 프로 안 나가. 사람 너무 많은 거 싫어해서 팬미팅이나 예능 덜 보내. 은근 느리고 시간관념 없어서 다른 사람 한번 깨울 때 두세 번씩 확인해. 피곤하다고 연습도 하지 않아서 노래가 많이 안 늘잖아. 완전 개인주의자에 놀러 가는 기억도 없고”

스타일리스트가 과장되게 현준의 행동과 표정을 따라 하며 말한다.


“그래서 원하는 게 뭐야”

현준이 인상을 찌푸린다.


“미국 투어 가서 같이 놀러가자!”


“거기에서 새로 친구 사귀어”

현준이 말한다.


정 없긴,


스타일리스트는 거의 넘어 왔는데, 아쉽다고 생각한다.


‘혼자 노는 건 재미 없는데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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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The Vampire of Peace(2) 24.09.14 3 0 13쪽
59 The Vampire of Peace(1) 24.08.25 5 1 11쪽
58 Windy Bloody(3) 24.08.25 6 0 8쪽
57 Windy Bloody(2) 24.08.19 7 1 8쪽
56 Windy Bloody(1) 24.08.13 5 0 11쪽
55 웰컴 투 뉴욕(3) 24.08.10 7 1 10쪽
54 웰컴 투 뉴욕(2) 24.08.10 7 1 8쪽
53 웰컴 투 뉴욕(1) 24.08.05 6 1 9쪽
52 님아 그 문을 열지 마오 24.07.30 10 0 10쪽
51 51. 은밀한 비행(2) 24.07.28 10 0 11쪽
50 50. 온라인 팬미팅(2) 24.07.23 11 1 8쪽
49 49. 온라인 팬미팅 24.07.21 11 1 9쪽
» 48. 홍삼 24.06.18 12 0 8쪽
47 47. 넌 내 팬이 아냐 24.06.15 13 0 14쪽
46 46. 은밀한 비행 24.06.12 12 0 9쪽
45 45. 축제(2) 24.06.11 9 0 11쪽
44 44. 축제(1) 24.06.10 9 0 12쪽
43 43. 사이버렉카(8) 24.06.09 11 0 12쪽
42 42. 사이버렉카(7) 24.06.07 11 0 10쪽
41 41. 사이버렉카(6) 24.06.06 8 0 10쪽
40 40. 사이버렉카(5) 24.06.04 9 0 8쪽
39 39. 사이버렉카(4) 24.06.02 10 0 7쪽
38 38. 사이버렉카(3) 24.06.01 9 0 11쪽
37 37. 사이버렉카(2) 24.05.30 12 0 8쪽
36 36. 사이버렉카(1) 24.05.29 12 0 9쪽
35 35. 새봄(2) 24.05.28 13 0 9쪽
34 34. 새봄(1) 24.05.27 11 0 10쪽
33 33. 피닉스(2) 24.05.26 11 0 8쪽
32 32. 피닉스(1) 24.05.25 13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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