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차 뱀파이어 아이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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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박아설
작품등록일 :
2024.05.08 23:18
최근연재일 :
2024.09.14 21:45
연재수 :
6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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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10
글자수 :
266,505

작성
24.08.25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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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Windy Bloody(3)

DUMMY

사냥을 앞둔 짐승처럼. 몸을 잔뜩 낮추고 엉덩이와 발을 들썩거린다.


피의 샘으로 현준은 날아간다. 옅은 향기가 이끄는 곳으로, 텅 빈 하늘을 난다.


위이잉.


하늘을 흔들 듯이 멀리서 구급차와 사이렌 소리가 다가오고 있다. 현준은 멀리 주차장 너머를 바라보자, 멀리서 푸르고 노란빛이 깜빡인다.


‘조금만 더 다가가면 되는데’


현준은 느려터진 바람이 야속하기만 하다.


주차장에서 발걸음 소리와 드드륵 수레 소리가 들리자,


현준은 다시 방향을 바꿔 우두머리 나무로 날아간다.


사람들이 멀리서 플래시로 주위를 살피며 돌아온다. 저 멀리 잔디까지 밝게 비추는 강렬한 빛이 잔디 위로 길게 누인다. 잔디를 넓게 밝힌다. 자신을 향해 조금씩 다가온다. 조금만 오면 되는 건데,


인간들의 발걸음 소리와 플래시가 많아진다. 마구잡이로 들어온다. 무장한 경찰들이 먼저 오고 그 뒤에 구급대원들이 뒤따라 온다.


‘칫’

‘위에서 감상하려고 했는데’


현준은 나무 위로 올라가 재빨리 몸을 숨긴다.


“운이 좋네”


들 것에 누워있던 인간들이 하나둘씩 옮겨진다. 피의 샘을 내뿜던 인간도 들것에 실린다.


공원을 건너던 도중 그 인간의 팔이 힘없이 바닥을 향해 떨어진다. 움직이지 못하고, 마치 밀랍처럼 대롱대롱 들 것에 흔들린다.


“뭐야. 죽은 거였어?”


현준은 놀라움에 사체를 눈으로 좇는다.

놓친 제물에 침이 입안에 잔뜩 고이고, 현준의 눈에 밝은 보랏빛이 감돈다. 이빨은 이미 다물어진 입 사이를 삐져나와 긴 갈퀴를 만든다.


‘가장 신선하게 맛을 볼 수 있었는데’


인간들이 사라지자마자, 현준은 냄새를 좇아 다시 공원 위를 어슬렁거린다. 남겨진 인간이 있는지, 주위에 새로운 먹거리가 있는지 하이에나처럼 사라진 행복의 잔해물들을 파헤친다.


사람들의 발자국으로 더럽혀진 돗자리와 그대로 나동그라진 피크닉세트, 뜯지 않은 와인병이 곳곳에 펼쳐져 있다. 현준은 관심이 없다는 듯 지나친다. 다시 아까 시체가 있었던 피의 샘으로 돌아간다.

웅덩이 속에 피가 아직 살아 움직인다.


현준은 자세를 곧추 잡으며, 웅덩이에 입을 향하려는 순간,


다시 주위에 난폭한 발걸음 소리가 몰아닥친다. 재빠르고 딱딱하게 인간들이 명령하는 소리와 함께 플래시들이 길게 어둠을 몰아내며 다가온다.


하나의 불빛이 자신에게 다가온다.


현준은 불빛을 피해 급하게 하늘 위로 올라간다. 형사가 땅바닥만 바라본다. 그 위에 현준은 아직 보랏빛 눈빛이 형형한 채로 형사를 내려다본다.


형사는 피의 샘 근처에 있는 잔해물들을 꼼꼼하게 수거한다. 앉았다가 다시 근처에 앉았다가 굼뜨게 형사가 피의 샘 주변을 어슬렁댄다. 떠날 생각이 없다는 듯 플래시를 터뜨려 사진을 찍기도 한다.


세찬 바람이 현준의 옷 사이로 스며들어온다.


주위의 잔디들이 잔뜩 짓밟히고, 형사의 발에서도 피가 눌어붙은 듯, 형사의 움직임을 따라 인간의 피가 흐른다.


‘콜록,’

현준이 재채기를 하자.


형사가 가만히 플래시를 멈추고는 자신을 향해 등을 돌린다. 플래시를 돌려 하늘을 향해 비추자, 끝없는 하늘만이 보인다.


‘에이’


현준은 재빨리 형사의 뒤로 같이 날다, 결국 우두머리 나무 위로 돌아온다..


끈질긴 인간들에 지친 현준은 나무 위에 드러눕는다.


나무들 사이로 수풀들이 흔들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듬성듬성 현준의 아래로 플래시들이 곳곳을 비춘다. 또 다른 형사가 숲을 이리저리 탐색하는 듯하다.


“에-취”


차가운 바람을 못 이기고, 현준이 재채기를 한다.


갑자기 움직이던 형사가 멈추더니 자신 쪽으로 다가온다. 어둠에 휩싸인 숲이 밝게 빛나기 시작하고, 플래시가 우두머리 나무를 향해 가까이 다가온다.



“이미 다 끝난 마당에 헛짓거리하고 있어.”


수풀 소리가 잔뜩 휘몰아치며, 나뭇잎들이 강한 바람에 으스스하게 불어 일으킨다. 고요한 하늘 속에 여전히 익숙한 화약 냄새가 섞여 오는데 바람 속 떠다니는 피의 향은 조금씩 옅어지기 시작한다.


형사가 우두머리 나무 밑에 발걸음을 멈춘다. 현준은 몸을 바로 고쳐 앉고, 형사를 바라본다.


옆으로 누운 현준은 형사를 바라 본다. 형사의 불빛이 한 곳에 멈춰 있다.


저 빛이 위를 밝힌다면,


‘내가 누구인지 모르겠지. 그렇다면 잔뜩 놀아줄까. ’


현준은 뻐근한 몸을 가다듬고, 나뭇가지 밑에 있는 형사의 정수리를 바라보며 굳은 몸을 푼다.


“컹컹”


강아지 소리가 들린다.


“어머 너 놓고 갔구나. 같이 가래?”


형사가 강아지에게 말을 건다.


“역시나 헛발질이네”


현준은 혀를 차며 다시 하늘 위를 바라본다. 희미해지는 피의 향에 신경질적으로 나뭇잎을 하나, 둘, 뜯는다.


“어차피 안 보일 텐데 그냥 날아가? 느려서 못 쫓아 올 텐데”


다시 바로 밑에 서 있는 형사를 바라본다..


현준이 기지개를 한다. 형사를 피해 멀리 보이려면 멀게 활강해야 할 것 같다. 현준이 한쪽 다리를 나뭇가지 위에 걸친다. 금방이라도 공원들 사이에 있는 형사들의 머리를 단숨에 넘어갈 수 있다.


띠릭,


시끄러운 무전 소리가 들리고, 다시 형사가 빠르게 무전을 한다.


‘더 오려는 건가?’


형사가, 수풀을 헤치고 고요한 바깥으로 달려나간다. 강아지가 형사를 뒤쫓듯 같이 달려나간다..


후 용수철처럼 바로 땅 위로 순식간에 날아오른 현준이 피의 샘 앞으로 돌아온다. 잔뜩 풍요로웠던 웅덩이가 금세, 잔디 사이로 뒤범벅이 되어 있다. 웅덩이는 뒤범벅이 되어버린 잔디가 되어 있다.


또 다른 작은 피의 웅덩이로 간다. 이미 잔뜩 발자국으로 웅덩이가 흐트러져 있다. 흩어져 있는 풀 위에 피가 덕지덕지 달라붙어 있다.


“에이, 흥이 깨지게”


현준은 이미 피가 촉촉하게 흙 아래로 적셔진 땅을 바라본다.


“오랜만에 횡재하나 했더니. 될 리가 없지.”

현준은 여전히 달라붙은 피를 바라본다.


으르르릉


뒤에서 잔뜩 이골이 난 소리가 들린다. 뒤를 돌아보자, 강아지가 으르렁거리며 경계심을 곧추세운다. 곧이라도 싸움을 할 듯이 잇몸까지 다 드러내고, 덤빌 준비 한다.


“곧 갈 거야”


현준이 강아지를 툭툭 쓰다듬고는 주위를 다시 산책한다. 강아지는 포기를 모르는 듯이 자신을 끈질기게 따라와 바지를 물어뜯고는 놓아주지 않는다.


“이거 한정판인데 그만 놔라”

현준은 보랏빛 눈빛이 일렁이며 강아지의 얼굴을 강하게 붙잡는다.


“너보다 내 이빨이 더 날카롭거든.”


강아지가 잠시 깨갱 앓는 소리를 내면서 자신의 옷을 놓는다. 명품의 옷에 구멍이 크게 나 있다.


멀리서 들어오는 차 소리가 들린다. 곧 문이 열리고 급하게 뛰어오는 소리가 들린다.


“메리”

강아지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꼬리를 갑자기 흔들며, 눈을 동그랗게 뜬다.


“또 인간이야?”

현준은 신경질적으로 혼잣말한다.


“거, 인간 피 마시기 진짜 어렵네”


현준은 으르렁대는 강아지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고는 호텔을 향해 날아오른다..


여전히 어두운 짙은 공원에 많은 잔해가 뒹굴고, 굳은 피는 얼룩져 있는 공원 안으로 강아지의 주인이 서두르게 다가온다. 주인을 되찾은 강아지는 주인의 품에 안겨 서로의 체온을 느끼고 행운에 감사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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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The Vampire of Peace(2) 24.09.14 3 0 13쪽
59 The Vampire of Peace(1) 24.08.25 5 1 11쪽
» Windy Bloody(3) 24.08.25 7 0 8쪽
57 Windy Bloody(2) 24.08.19 7 1 8쪽
56 Windy Bloody(1) 24.08.13 6 0 11쪽
55 웰컴 투 뉴욕(3) 24.08.10 8 1 10쪽
54 웰컴 투 뉴욕(2) 24.08.10 8 1 8쪽
53 웰컴 투 뉴욕(1) 24.08.05 7 1 9쪽
52 님아 그 문을 열지 마오 24.07.30 10 0 10쪽
51 51. 은밀한 비행(2) 24.07.28 11 0 11쪽
50 50. 온라인 팬미팅(2) 24.07.23 12 1 8쪽
49 49. 온라인 팬미팅 24.07.21 12 1 9쪽
48 48. 홍삼 24.06.18 12 0 8쪽
47 47. 넌 내 팬이 아냐 24.06.15 13 0 14쪽
46 46. 은밀한 비행 24.06.12 12 0 9쪽
45 45. 축제(2) 24.06.11 10 0 11쪽
44 44. 축제(1) 24.06.10 9 0 12쪽
43 43. 사이버렉카(8) 24.06.09 11 0 12쪽
42 42. 사이버렉카(7) 24.06.07 11 0 10쪽
41 41. 사이버렉카(6) 24.06.06 9 0 10쪽
40 40. 사이버렉카(5) 24.06.04 9 0 8쪽
39 39. 사이버렉카(4) 24.06.02 10 0 7쪽
38 38. 사이버렉카(3) 24.06.01 9 0 11쪽
37 37. 사이버렉카(2) 24.05.30 13 0 8쪽
36 36. 사이버렉카(1) 24.05.29 12 0 9쪽
35 35. 새봄(2) 24.05.28 13 0 9쪽
34 34. 새봄(1) 24.05.27 11 0 10쪽
33 33. 피닉스(2) 24.05.26 11 0 8쪽
32 32. 피닉스(1) 24.05.25 14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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