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차 뱀파이어 아이돌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공모전참가작

박아설
작품등록일 :
2024.05.08 23:18
최근연재일 :
2024.09.14 21:45
연재수 :
60 회
조회수 :
889
추천수 :
10
글자수 :
266,505

작성
24.06.06 15:10
조회
8
추천
0
글자
10쪽

41. 사이버렉카(6)

DUMMY

현준은 달갑지 않은 만남에 뒤로 한 발짝 물러선다. 조금씩 밝아지는 새벽을 핑계로 나무 뒤 그늘 밑으로 숨는다.


“안 그래도 뉴스 보고 걱정 많이 했어요. 악플러 많이 생긴 게 다 탈덕레카 때문이에요.”


“아, 내 안티가 많아졌구나···. 하하 요즘에 인터넷을 안 했더니 몰랐네”

현준이 말한다.


“신경 안 써도 돼요. 분명 알바나 봇일 거에요”

새봄이 말한다.


“그렇구나. 악플 별로 신경 안 써”


“진짜 다행이에요. 요즘에 헛소문도 많고, 수위 넘는 악플들도 많아서 매번 신고하고 있다니까요”

새봄이 대신 화를 낸다.


“그런데 뒤에는 동생이야? 학교 가야 할 텐데 늦겠다.”

현준은 빨리 새봄이 제 갈 길을 갔으면 좋겠다. 연예인으로 이미지를 관리하는 것이 정말 피곤하다.


“오늘 쉬는 날이잖아요”

새봄이 활짝 웃는다. 잠을 갓 자고 일어난 인간의 에너지는 넘쳐 흐르다 못 해서, 자신에게서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아 현준은 불길하다.


‘피를 줄 것 같지도 않은데 그냥 가면 안 되나. 수능 얼마 안 남은 애가 여유 부려도 돼?’

현준은 속으로 생각한다.


“루키즈 현준이다!”

동생이 현준의 얼굴을 보고는 갑자기 소리치며 다가온다.


“편의점 좀 가서 뭐 사와”

새봄이 동생에게 말한다.


“누나가 사와.”


“너 먹고 싶은 거 사”

새봄이 카드를 건네자 동생이 인근 앞에 있는 편의점으로 쏜살같이 달려간다.


“동생이야?”

현준은 불편한 기운을 감추지 못한다.


“네 아직 초등학생이라 많이 시끄러워요”


“그렇구나”

현준은 주변에 나무를 멀뚱히 쳐다 본다.


“주말인데 공부해야 하는 거 아냐?”


“동생 때문에 정신없을 거 같아서 산책하죠. 그런데 지금 집에서 자숙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그래서 자숙하는 거잖아. 아. 너한테만 모습 드러낸 거야.”

현준이 억지웃음을 짓는다.

“그런데 피는 안 부족해요?”


새봄이 묻는다. 아침 이슬의 향기와 흙냄새 속에서도 새봄의 향기는 여전히 진하게 자신의 코끝에 스며들어 온다.


‘아 여전히 달콤해. 감질맛이 날 정도로만 말이지. 그런데 너는 안 줄 거잖아.’

현준은 자신을 약 올리는 새봄이 얄미웠다.


“왜 나한테 헌혈하게? 이제 얼마 안 남았어.”


현준이 새봄을 탐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본다. 새봄은 탐스러운 눈빛을 모른 체하면서도, 부끄러워만 한다. 저번에는 새봄이 엄청 따졌는데, 달라진 모습에 현준은 의아해한다.


‘아, 불쌍해서 마음이 약해졌나? 조금만 더 하면 다시 주겠는데. 레카가 좋은 것도 있네. ’

현준은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영상이 계속 올라오니까 볼 때마다 몸이 바짝 말라가는 거 같아”

현준이 새봄을 떠본다. 자신의 반응에 새봄의 눈동자가 걱정스럽게 커진다.


드디어 치트키를 찾을 것 같다.


‘아 어쩌겠어. 안 되면 동정이라도 받아야지. 나는 너의 피가 없으면 필요하니까.’


‘너에게 피를 얻기 위해서라면 몇 번이고 무너지고 다시 일어설 수 있어.’


“무사히 잘 마무리될 거에요···. 옆에서 도와줄 수 없어서 너무 슬퍼요.”


“너는 존재만으로도 언제나 힘이야.”

현준이 행사장에서 짓던 환한 미소를 짓자, 새봄도 마음이 놓인 듯 얼굴이 환해진다.


‘그래 넌 항상 밝게 있어 줘. 그래야 너에게 언제든지 다가가지’


메신저가 울린다. 열어보자, 메신저로 악플러의 이름과 신상정보가 적혀 있다.


김평범

서울시 동작구 노량진동 XX번지 XX호


여기서 날아서 가면 삼십 분 안에 갈 수 있다. 현준은 날이 채 밝아지기 전에 빠르게 해치우고 싶은 현준은 나무 위로 날아간다.



“급한 일이 생겨서 다시 가볼게. 다시 연락할 게 걱정하지 마”

현준이 말한다.


‘다 처리해도, 너에게는 말하지 않을 거야. 절대로’

현준이 공원 사이 사이에 있는 나무들을 뚫고 날아간다. 가운데에서 멀리서는 나무들 사이에 군데군데 회색빛 그림자로 변해간다.


동생이 언제 왔는지, 새봄의 옆에 서 있다. 젤리를 오믈거리며 하늘을 바라본다.


“누나! 방금 사람이 날았어!”




빠르게 도착한 원룸촌은 휴일이어서 그런지, 아침에서 해가 뜰 때까지 인적 하나 없이 고요하다. 저 멀리 보이는 새로운 아파트들과 다르게 비좁은 골목길 위로 고시원과 원룸 건물들이 즐비하다. 치워지지 않은 쓰레기 봉지들이 곳곳에 길거리에 널브러져 있어, 거리에서 희미하게 생활 냄새들이 올라온다..


현준은 원룸촌 옥상에서 사람을 바라보다, 강렬해지는 햇살에 머리가 따가워지자, 골목길 밑으로 날아서 내려 온다.


자신의 모습을 누가 보지 않았을지 거리를 두리번거렸으나, 주변 건물의 창문이 모두 블라인드로 내려져 있었다. 현준은 편하게 쭈그려 앉아 악플러가 사는 건물은 바라 본다.


지나가는 사람이 자신을 쳐다본다. 서로의 눈이 마주치고 나서야 현준은 자신이 모자나 아무것도 가리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는다. 현준은 태욱을 부른다.


갓 일을 마친 태욱의 불만 섞인 소리를 뒤로하며, 태욱의 모자와 안경을 입었다가, 마음에 들지 않은 현준은 자신이 즐겨 입는 브랜드를 사 오라고 닦달하고 나서야 착용을 했다. 물론, 태욱은 아늑한 보금자리를 제공하는 작은 경차를 소유했다는 이유만으로, 현준의 옆을 지킨다.


“어디서 봉이 김선달 찾는 것도 아니고”

현준은 전화해서, 인스타에 올라온 사진을 받는다. 사진 속에는 앳돼 보이는 남자가 공원에서 검정 티셔츠에 면바지를 입고 있다. 2030대 남자가 즐겨 간다는 쇼핑몰에서 많이 본 듯하다. 머리는 귀를 겨우 덮을 정도로 머리가 제법 길다. 얼굴은 얼굴형이 부드러운 편이라는 것 말고는, 길거리에서 언제든지 마주칠 것 같이 흔하다.


“사진을 봐도 못 알아보겠는데”


현준은 인상을 찌푸린다..


현준이 눈에 불을 켜고 인스타에 몇 개 공개되지 않은 사진을 하나라도 더 찾으려고 인스타를 뒤진다. 그사이에 해가 벌써 저문다. 언제 가로등이 고장이 나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힘없이 비추는 주광색 가로등이 띄엄띄엄 서 있어, 많은 어둠이 여전히 기세등등하게 도사린다.


현준은 답답해진 공기에 창문을 내리며, 밖을 바라본다. 지금이라도 쫓아 나갈 수 있게 손잡이에 팔을 걸친다. 언제부터 있었는지, 악플러가 사는 방까지 해서 벌써 여러 개의 방에 불빛이 켜져 있다.


“휴일 수당 안 받을 테니까, 여기 시킨다.”

태욱은 매번 눈독만 들이던 3-4인 세트메뉴를 시킨다.



원룸에 불이 꺼진다. 계단에 불이 연이어 켜지더니 현관에 사람이 나타난다. 자신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곧이어 한 명의 사람이 더 나타난다. 서로 모르는 사이인 듯 멀찍이 떨어져 둘은 핸드폰을 바라보며 천천히 걷는다. 비슷한 체형이지만, 한 명은 귀밑으로 내려오는 단발머리의 여자이고, 다른 하나는 모자를 쓴 남자다.


현준은 남자가 나타나자 재빨리 차 문을 열고 쫓아간다.


갑자기 뛰쳐나가는 현준을 뒤로하고, 태욱이 앱을 바라 본다. 30분 이내에 배달이 온다는 알림에 태욱은 잠시 현준을 따라갈지 진지하게 고민하다.


“아무 데나 갖다 주면 안 되는데.”


빠르지 않은 저 걸음으로 과연 따라잡을 수 있을까 걱정스럽지만, 현준의 저기압을 생각하면 분명 한 시간 안에 절대 끝나지 않을 것 같다. 태욱은 굳은 결심을 한 듯 소리친다.


“형 잘 갔다 와!”



건물로 앞길이 막히기로 좌우로 갈라진 길이 나타나자, 현준은 남자를 뒤따라 오른쪽으로 꺾는다. 불이 켜지지 않은 건물 안으로 들어가, 남자는 계단을 올라간다. 현준은 남자를 따라 건물 안으로 들어선다.


오래 건물 청소를 하지 않은 듯 바닥은 신발에 묻은 흙으로 뒤덮이고, 울퉁불퉁한 콘크리트가 날 것 그대로 벗겨져 있다. 건물 안에는 인적이 없는 듯 방 너머로 희미하게 들릴 법한 흔한 음악 소리, TV 소리 하나 들리지 않고, 계단에는 발걸음 소리만이 가득하다. 현준은 남자의 어깨를 있는 힘껏 잡는다.



남자가 소리를 지르며 뒤를 돌아본다.


뼈가 튀어나올 것같이 기다란 현준의 손이 금방이라도 남자의 어깨에 파고들 것만 같다.


“누구세요.”

남자는 두려움에 떨리는 목소리가 떨리며 묻는다.


“나 몰라?”

현준이 묻는다. 어두운 계단 형광등 아래 모자 속에 드리워진 그림자가 현준의 얼굴을 반 이상 가린다.


“잘못 보신 거 같은데요”

남자가 답한다. 현준은 모자를 벗을까 고민하다 자신에게 오히려 협박했던 탈덕레카를 떠올리고는 다시 모자를 고쳐 쓴다.


“네가 악플 쓴 사람”

현준이 얼굴을 가까이 다가가며 말한다.


“저 인터넷 하지 않는데요”


“무슨 소리야. 얼굴에 기름기 돌아서 집에서 인터넷만 하게 생긴 애가. 야···. 봐주려고 했더니 안 되겠네”


배가 꼬르륵거리며, 오랜만에 갈증이 솟구친다. 어느 냄새라도 좋으니 역하지만 않으면 먹고 싶을 정도로. 현준은 남자를 자세히 훑어 본다. 원래였으면 쳐다도 안 볼 기름기 섞인 향기를 맡는다. 얼굴 혈색 좋고, 피 냄새 나쁘지는 않고,


‘한 번 피라도 마셔볼까? 내 스트레스에 비하면 아주 새 발의 피지’


현준은 세게 잡은 어깨를 끌어당긴다. 현준은 입안에 길어지는 송곳니를 핥으며 다른 팔을 세게 내려친다. 빨리 기절을 시켜서, 저 목 위에 송곳니를 박아야 한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7년차 뱀파이어 아이돌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휴재 알림] 한 달 뒤에 돌아올게요 24.06.23 24 0 -
60 The Vampire of Peace(2) 24.09.14 3 0 13쪽
59 The Vampire of Peace(1) 24.08.25 5 1 11쪽
58 Windy Bloody(3) 24.08.25 6 0 8쪽
57 Windy Bloody(2) 24.08.19 7 1 8쪽
56 Windy Bloody(1) 24.08.13 6 0 11쪽
55 웰컴 투 뉴욕(3) 24.08.10 8 1 10쪽
54 웰컴 투 뉴욕(2) 24.08.10 8 1 8쪽
53 웰컴 투 뉴욕(1) 24.08.05 7 1 9쪽
52 님아 그 문을 열지 마오 24.07.30 10 0 10쪽
51 51. 은밀한 비행(2) 24.07.28 10 0 11쪽
50 50. 온라인 팬미팅(2) 24.07.23 12 1 8쪽
49 49. 온라인 팬미팅 24.07.21 11 1 9쪽
48 48. 홍삼 24.06.18 12 0 8쪽
47 47. 넌 내 팬이 아냐 24.06.15 13 0 14쪽
46 46. 은밀한 비행 24.06.12 12 0 9쪽
45 45. 축제(2) 24.06.11 10 0 11쪽
44 44. 축제(1) 24.06.10 9 0 12쪽
43 43. 사이버렉카(8) 24.06.09 11 0 12쪽
42 42. 사이버렉카(7) 24.06.07 11 0 10쪽
» 41. 사이버렉카(6) 24.06.06 9 0 10쪽
40 40. 사이버렉카(5) 24.06.04 9 0 8쪽
39 39. 사이버렉카(4) 24.06.02 10 0 7쪽
38 38. 사이버렉카(3) 24.06.01 9 0 11쪽
37 37. 사이버렉카(2) 24.05.30 13 0 8쪽
36 36. 사이버렉카(1) 24.05.29 12 0 9쪽
35 35. 새봄(2) 24.05.28 13 0 9쪽
34 34. 새봄(1) 24.05.27 11 0 10쪽
33 33. 피닉스(2) 24.05.26 11 0 8쪽
32 32. 피닉스(1) 24.05.25 14 0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