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차 뱀파이어 아이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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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박아설
작품등록일 :
2024.05.08 23:18
최근연재일 :
2024.09.14 21:45
연재수 :
6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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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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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5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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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투 뉴욕(1)

DUMMY


비즈니스석 안쪽으로 급하게 편한 옷을 입은 남성이 재빠르게 들어온다. 조용히 현준과 준영을 바라보고 똑똑 노크를 하자, 잠을 자고 있던 현준이 못마땅한 표정으로 쳐다본다. 공항에서부터 따라온 새로운 매니저다.


“저희 엘스 뉴스 나가는 거 아시죠?”


“워 우,”

준영이 흥분에 소리치다가, 조용한 기내의 눈치를 살핀다.


“내일 아침에 바로 가시면 돼요.”

새로운 매니저가 말한다.

“아 잠 다 깼잖아. 일정은 그만 좀 끼워 넣어. 공항 도착해서도 알려줬어도 됐잖아.”

현준이 인상을 잔뜩 찌푸리며 말한다.


조금 전 기내식을 바꿔치기 당하자, 현준은 잔뜩 주위를 살피며 어딘가 숨어 있는 위협을 기다리다 잠을 설쳤기 때문이다. 물론, 준영은 멋대로 바꿔치기 당한 도시락도 맛있는지 다 먹고 쿨쿨 자다가 깼다.


“그리고, 라디오 인터뷰도 있는데, 아침 방송 전에 하네요.”

매니저가 현준의 험악한 인상에 아랑곳하지 않고 능글맞게 말한다. 마치 음식에 토핑 하나 추가하는 것처럼 대수롭지 않게 추가된 일정을 알려주는 모습에 현준은 속에서 열불이 난다.


“아. 너 일 좀 똑바로 안 할래. 언제 쉬라고.”

현준이 낮게 읊조린다.


“이야 도착도 하기 전에 이렇게 환영해주면 큰일인데”

준영이 거들먹거린다. 습관적으로 머리와 옷매무새를 매만진다.


가운데 텅 비어 있는 공원, 어둠을 지나 그 부분만큼 빽빽하게 건물들이 솟아서 찌를 것 같은, 비행기 안에서도 밝게 반짝인다.


다음 날 아침, 빽빽한 빌딩 숲 사이에 있는 한 건물 안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현준과 준영을 태운 검은 밴이 도착하자, 차창 너머로 들릴 만큼 팬들의 환호성이 들린다. 현준은

눈을 감고 있어도 창문으로 들리는 소리에 인상을 잠시 찌푸린다. 준영은 번역된 인터뷰 멘트를 달달 외우는 소리가 덩달아 현준의 귀에 들린다.



대기실 안에 들어가자, 이미 많은 스텝들이 대기실 안에 들어와 촬영 준비를 하고 있다. 리포터도 안에 대본을 숙지하며, 반갑게 인사를 건다.


‘앉을 시간도 없이, 제대로 굴리는군’


현준 앞으로 소속사 사장의 비굴한 웃음이 떠오르는 것 같다. 리포터는 자신을 보자마자 시선을 떼지 못자, 현준은 리포터를 향해 환하게 웃는다.


리포터의 눈에서 꿀이 떨어질 듯 다정하다.


준영을 바라본다..

“이미 K-POP의 아이콘으로 인기를 체감하고 있나요?”


“네. 어디에서도 저를 반겨주고 계시잖아요.”


“바로 그거죠. 저도 빅 팬인 걸요.”

애드립으로 대답을 하자, 준영이는 말을 잇지 못하고 자신을 쳐다본다.


“루키즈 팬인가봐”

현준이 준영에게 속삭인다.



언제든지 자랑스러워하며 모든 것을 관조하기에는,

준영이 영어를 너무 못한다.


‘설마 떨고 있는 거, 아니지?’



리포트가 이제 자신을 향해 몸을 틀며 자신에게만 대화한다. 루키즈가 미국에 온 소감은 어떤지, 앞으로의 포부가 무엇인지 등···. 준영은 가만히 웃음을 지으며 카메라만 바라본다.

‘분량이 나한테 다 쏟아지잖아’


”보통 무대 전에 무엇을 하고 있나요?”

현준이 준영의 팔을 잡으며 바라본다.

“이건 저희 준영이가 답해야 할 것 같아요”


“무대 전에 뭐 하고 있냐고”

준영에게 현준이 속삭인다.


준영이 그제야 적극적으로 구애하는 새처럼 과하게 가슴을 부풀려서 노래하기 시작한다.

“이렇게 노래를 풀죠”

“이 예~”

“뉴욕 감성이 넘치네요” 안 그래도 목소리가 큰 준영이 팝송을 부르자, 바로 옆에 있는 자신의 귀에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기가 쏙 빨리는 것 같다.



오늘따라 준영의 옆에서 기가 더 빨리는 거 같다고 생각한 현준은 무대 위로 터덜터덜 힘없이 걸음을 옮긴다. 뉴스를 다루는 무대이다 보니, 매우 비좁다. 역동적인 루키즈 안무를 생각하기만 해도 부딪힐 게 눈에 훤하다.


현준이 머리를 지끈거리지만, 준영은 오늘도 열정을 불태운다.


“이번에 크게 움직이지 말고, 자리에서 하자.”


역시나 좁은 무대에서 노래가 시작되자, 주위에서 풍기는 땀, 체취, 화장품 냄새가 강하게 느껴진다. 오밀조밀한 세트장에서 풍기는 짙은 외국의 냄새도 섞여 온다. 안 그래도 집중을 하기 어려운데, 냄새가 너무 집중을 방해한다.



준영의 퍼포먼스를 뒤로하고 숨을 참다가, 다시 한번 크게 들이시기를 반복한다. 연속으로 세곡의 무대를 마치자, 앵커가 무대 위로 올라 온다. 앵커는 현준과 준영을 보며 사무적인 표정을 짓는다. 오늘 만나기 전까지 앵커는 자신들이 누구인지 전혀 알지 못한 듯하고, 끝나고 나서도 이름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앵커는 주어진 대본을 기계적으로 외워서 묻고, 준영은 열심히 외운 멘트를 자신 있게 답한다. 실시간으로 방송되는 카메라를 바라보며.


준영과 현준을 바라 보며 쏟아지는 방청객의 환호성에 앵커는 의외라는 듯 눈을 크게 뜨고 반응한다.


“우오. 정말 굉장하네요.”


“미국에서의 인기가 너무 낯설지 않나요?” 앵커가 묻는다.

미묘하게 핀트가 어긋나는 듯하다. 이미 아레나 경기장 티켓이 매진된 지가 언제인데, 사전 조사를 전혀 하지 않은 듯하다. 영광인 줄 알라는 고압적인 태도가 섞여 있다.


준영은 눈을 반짝이며 통역을 원하는 듯 자신을 쳐다본다.


‘통역할 가치도 없어.’

현준이 생각한다,


“2년 전에도 북미 투어를 했엇는데, 다시 만나 뵙게 되어서 반가워요. 더 가까이 보니 해외에서의 열기, 인기를 실감할 수 있겠네요.”


현준이 더욱 활짝 웃으며 말한다. 당신이 무엇을 모르는지 새삼 하나하나 반박하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며.


‘이 함성을 보고도 모르겠어?’


“위 러브 뉴욕”

눈치가 없는 준영이 활짝 웃으며 우렁차게 말한다.


‘아냐, 지금 할 타이밍 아니라고’

현준이 쓴웃음을 삼킨다.


“뉴욕 와서 바깥에 가서 즐기고 하시나요?”


“당연하죠. 뉴욕의 디저트와 버거도요. 워낙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잖아요.”

준영이 알아들은 듯 더듬더듬 영어로 말한다.


‘질문이 거지 같네’

차라리 아까 리포터가 진실될 정도라고 생각한다. 현준은 억누르는 화를 참지만 미묘하게 입꼬리 한쪽이 올라가는 것을 막지 못한다.


“한국에도 많이 들어와 있지만,”


“본점에서 먹으면 색다르겠죠?”



***


준영은 금세 찍은 방송 사진을 인스타그램과 버블에 올린다. 금세 하트와 댓글들이 쏟아져 준영이 흐뭇해하다, 준영은 금세 라이브를 켠다.



무엇이 자랑이라고, 잔뜩 멋있게 폼을 부리며, 수다를 떠는 목소리가 현준의 귀에 파고든다. 원래도 큰 목소리가 더욱 거슬리고 날카롭게 현준의 속을 긁는다.


“꺼라”


“여러분 옆에 현준이도 보고 싶다고요?”


기어코 현준이까지 카메라를 켠 현준은 숙소에 도착해서까지 말을 하지 않고 불쾌한 티를 팍팍 낸다. 물론 미국에 온 것만으로도 신난 준영은 현준의 기분 따위야 개의치 않지만,


현준은 지금 준영의 발자국까지 거슬리는데도 준영은 태평하다. 공룡 발걸음 소리 만큼이나 쿵쿵 거리며 지면을 울리는데 온몸에 퍼지는 거 같다.


널따란 엘리베이터 안에서 준영이 현준의 어깨를 다시 감고는 은밀한 신호를 보낸다.


“치얼스 해야지. 이따 시원한 맥주 한잔 어때”


숨이 막힐 것 같이 엉겨 붙는 준영에 현준이 폭발한다.


“그만 좀!!!”


같이 탔던 스타일리스트는 익숙한 듯 핸드폰을 붙잡고 아랑곳하지 않고 있고, 새로운 매니저만 열심히 눈동자를 굴리며 상황을 파악한다.



현준은 엘리베이터 근처의 앞방으로, 준영은 복도를 꺾여 나가는 안쪽으로 사라진다. 아침에는 귀찮게 달라 붙더니, 정말 배려 따윈 없다고 눈꼴 시린 눈으로 준영의 뒷모습을 째려본다.


스타일리스트는 준영과 반대방향으로 커다란 캐리어를 끌며 옮긴다. 운이 좋게도 현준과 같은 복도의 끝 방에 걸린 모양이다.



‘한국은 밤인데, 여전히 밝네’


현준은 창틀에 걸터앉아 파란 하늘을 바라본다. 여전히 해가 밝게 떠 있자, 눈살을 찌푸리며 쉬폰 커튼 뒤로 숨는다. 옆에도, 앞에도 빼곡히 솟아오른 빌딩들이 좁고 높다랗게 펼쳐져 있다. 저 멀리 건너편 창문에 있는 커튼을 걷으면 사람의 얼굴을 바라볼 수 있을 듯하다.


‘여기서는 못 날겠네’


몸이 찌뿌둥한 현준은 드디어 주어진 여유를 만끽하며 스트레칭을 한다.



딩동, 밖에서 벨소리가 들린다.


‘아 진짜, 얘는 오늘따라 시차 적응이 안 되어서 정신을 개조해야 하나’


머리끝까지 화가 난 현준은 문을 벌컥 열며 소리를 지른다.


“이번엔 왜! 너는 잠시라도 가만히 못 있냐!”


“나 좀 쉬자고!”


준영이 있어야 할 곳에 텅 비어 있다. 진한 향수와 화장품 냄새가 아래에서 솟아오르자, 현준은 냄새를 따라 시선을 내린다. 낯선 외국인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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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The Vampire of Peace(2) 24.09.14 3 0 13쪽
59 The Vampire of Peace(1) 24.08.25 5 1 11쪽
58 Windy Bloody(3) 24.08.25 6 0 8쪽
57 Windy Bloody(2) 24.08.19 7 1 8쪽
56 Windy Bloody(1) 24.08.13 6 0 11쪽
55 웰컴 투 뉴욕(3) 24.08.10 8 1 10쪽
54 웰컴 투 뉴욕(2) 24.08.10 8 1 8쪽
» 웰컴 투 뉴욕(1) 24.08.05 7 1 9쪽
52 님아 그 문을 열지 마오 24.07.30 10 0 10쪽
51 51. 은밀한 비행(2) 24.07.28 10 0 11쪽
50 50. 온라인 팬미팅(2) 24.07.23 11 1 8쪽
49 49. 온라인 팬미팅 24.07.21 11 1 9쪽
48 48. 홍삼 24.06.18 12 0 8쪽
47 47. 넌 내 팬이 아냐 24.06.15 13 0 14쪽
46 46. 은밀한 비행 24.06.12 12 0 9쪽
45 45. 축제(2) 24.06.11 9 0 11쪽
44 44. 축제(1) 24.06.10 9 0 12쪽
43 43. 사이버렉카(8) 24.06.09 11 0 12쪽
42 42. 사이버렉카(7) 24.06.07 11 0 10쪽
41 41. 사이버렉카(6) 24.06.06 8 0 10쪽
40 40. 사이버렉카(5) 24.06.04 9 0 8쪽
39 39. 사이버렉카(4) 24.06.02 10 0 7쪽
38 38. 사이버렉카(3) 24.06.01 9 0 11쪽
37 37. 사이버렉카(2) 24.05.30 13 0 8쪽
36 36. 사이버렉카(1) 24.05.29 12 0 9쪽
35 35. 새봄(2) 24.05.28 13 0 9쪽
34 34. 새봄(1) 24.05.27 11 0 10쪽
33 33. 피닉스(2) 24.05.26 11 0 8쪽
32 32. 피닉스(1) 24.05.25 14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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