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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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평타석
작품등록일 :
2024.07.08 08:11
최근연재일 :
2024.08.11 16:45
연재수 :
2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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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41
글자수 :
119,017

작성
24.07.24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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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16

DUMMY

우리는 방의 위장 작업을 마치고 다음 지역으로 이동하기 위해 천장으로 올라갔다.


내가 앞장서서 일행을 이끌었다.


우리의 목표는 세 파티중 남은 두 파티를 찾는 것이었다. 기프트의 비밀을 알고 적극적으로 강해지는 파티인만큼 망설일 시간이 없었다.


천장을 따라 이동하는 동안 주변을 경계하며 조용히 발걸음을 옮겼다.


갑자기 던전 내부에서 커다란 소리가 울려 퍼졌다.


구르르르.


거대한 기계가 움직이는 듯한 소리에 우리는 잠깐 멈췄다. 이 소리의 정체를 여전히 알 수 없지만 분명 던전의 내부 기관이 작동하는 소리임이 틀림없었다.


"정말 신경 쓰이네."


엘리엇이 짜증 섞인 목소리로 투덜거렸다. 그녀의 말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불규칙적으로 들리는 소리의 정체를 알 수 없는 이상 신경에 거슬리는 건 당연했다.


"우선 해야할 일에 집중하자."


나는 동료들을 향해 조용히 말했다.


던전의 불길한 소리에 동요하지 말고 우리의 목표에 집중해야 했다. 내 말에 엘리엇과 로트는 고개를 끄덕였고 우리는 다시 조심스럽게 전진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두 번째 파티의 근방에 도착했다. 나는 잠시 멈춰 서서 로트를 바라보았다. 그의 상태가 걱정되어 전투에 참여할 수 있을지 물어보려 했다. 하지만 내가 입을 열기도 전에 엘리엇이 말을 꺼냈다.


"거 참, 보모도 아니고 애지중지하는군. 로트는 이미 마음을 굳혔어. 계속 그렇게 물어볼 필요 없어."


엘리엇의 지적에 나는 조금 머쓱해졌다.


로트를 바라보니 엘리엇의 말대로 그의 표정에서 결의를 읽을 수 있었다. 굳게 다문 입술과 단호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그의 모습에서 더 이상의 확인이 필요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접시를 꺼내 귀에 대고 소리를 확인했다.


적 파티는 이동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살인을 저지른지 얼마 되지 않아 기프트가 강화되는 중이었다. 메스꺼움과 떨림이 있는 상태였다. 습격하기 좋은 상황이다.


나는 기존 전략을 조금 수정하기로 했다.


적의 머리 바로 위에서 공격하는 대신 천장 위장에 더 유리한 위치를 선택하기로 했다. 은신처를 더 오래 유지하는 편이 훨씬 중요하다. 기습은 벽을 뚫고 진행하는 것으로도 충분할 것이다. 이 던전의 모험가들은 베테랑 파티를 제외하면 수준이 낮은 편이니까.


"우리 전략을 조금 바꿀게."


나는 내가 생각하는 바를 설명했다. 당연하게도 로트와 엘리엇은 별다른 반발을 하지 않았다. 정말... 판단은 나에게 다 맡기는군.


적당한 위치를 찾은 뒤 일행에게 알렸다.


구불구불한 복도로 이어진 덕에 천장을 파손해도 바깥에서 보이지 않으니 적당한 곳만 부숴 다른 공간과 단절시키면 된다.


"이번에는 조금 조용히 내려가자. 한번에 힘차게 부수지 말고 조금씩 으스러트리는 식으로."


나는 천장 바닥을 가볍게 두드리며 로트에게 말했다. 로트의 힘이 정확히 어느 정도일지 가믄하기는 어려웠지만 엘리엇과 내가 성장한 정도를 고려하면 충분히 가능할 거라고 판단했다.


로트는 잠시 의구심 어린 표정을 지었다. 아마도 자신의 힘이 그정도가 될지 확신하지 못하는 듯했다. 하지만 그는 곧 표정을 가다듬고 내 지시에 순순히 따랐다.


로트가 벽돌이 조금 튀어나온 부분을 양손으로 조심스럽게 쥐었다. 힘을 주자 놀랍게도 그 부분이 순신간에 가루가 되어버렸다. 로트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당기듯 힘을 주었고 벽돌은 마치 서로 달라붙었던 적이 없었던 것처럼 조용히 분리되기 시작했다.


나는 속으로 감탄했다. 그의 강화된 기프트의 위력을 직접 목격하니 우리 파티의 전력이 얼마나 상승했는지 실감할 수 있었다.


우리는 신속하게 천장에서 내려왔다. 나는 앞장서서 일행을 이끌며 적 파티의 위치를 향해 조용히 움직였다. 던전의 구조를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기에 우리는 거의 소리 없이 목표 지점에 도달할 수 있었다.


나는 손가락을 입에 대고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낸 뒤 벽을 가리키며 그 너머에 적이 있다는 것을 수신호로 알렸다.


이제부터는 우리가 익숙한 전략을 사용할 차례였다. 나는 로트에게 고개를 끄덕여 신호를 보냈다. 로트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벽을 향해 손을 뻗었다.


로트가 힘을 주어 어깨로 벽에 부딪히자 벽돌이 적들을 향해 튕겨져 나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으앗!"


적들의 놀란 외침이 들렸다. 벽이 무너지면서 날아간 벽돌 파편에 맞아 그들은 이미 혼란에 빠져있었다.


나는 엘리엇과 함께 그 틈을 노려 재빨리 적진으로 뛰어들었다.


네명의 적이 있었지만 그들은 이미 상당한 피해를 입은 상태였다. 벽돌에 맞아 비틀거리는 적도 잇었고 아예 쓰러진 적도 있었다. 기습은 완벽했다.


"엘리엇!"

"알아!"


우리는 각자 정한 방향으로 흩어졌다.


나는 칼을 빠르게 휘둘러 가장 가까이 있는 적의 목을 그은 뒤, 머리에 벽돌을 맞아 쓰러진 적에게 달려가 그대로 칼을 내리쳤다. 순식간에 두명을 정리했다. 엘리엇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로트가 끼어들 틈도 없는 찰나의 순간이었다.


로트가 비록 전투에 끼어들지는 못했지만 그는 더이상 망설이는 표정이 아니었다. 엘리엇의 말대로였다. 나는 그걸로 충분히 만족했다.


하지만 동시에 내 마음 한구석에서는 불편한 감정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이렇게 망설임 없이 사람을 죽이는 내 모습이 익숙해져간다. 잠깐 회의감이 들었지만 그 문제는 제쳐두기로 했다.


기프트 강화의 느낌이 또 다시 찾아왔고, 이번에도 강도는 강했다.


"이동하자. 내가 앞장설게."


나는 단호한 목소리로 말하며 일행에게 신호를 보냈다. 우리는 즉시 우리가 왔던 통로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통로에 도착하자마자 로트가 앞으로 나섰다. 미리 지정해준 통로의 일부를 무터트리기 시작했다. 엘리엇과 나는 그 뒤를 이어 가짜 유리 포션을 꺼내 무너진 부분을 위장하기 시작했다. 이미 한번 해본 작업이라 손발이 잘 맞았다. 서로 눈빛만 교환하며 빠르게 작업을 진행했다.


"좋아, 이정도면 충분해."


내가 말했고 우리는 곧바로 천장으로 올라갔다.


숨을 고르며 우리는 벽에 등을 기대고 기프트 강화로 인한 느낌을 감당하기 시작했다.


"이건 언제 겪어도 개같군."

"그러게."


엘리엇의 한숨섞인 말에 나는 동의했다. 정말 기분 나쁜 감각이다.


약간의 휴식 후 나는 다시 접시에 귀를 대고 세번째 파티의 소리를 듣기위해 집중했다. 하지만 세번째 파티의 소리가 들리지 않았고, 잠시 그들이 갈만한 곳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이동 속도를 고려하면 그렇게 넓은 공간은 아닐텐데 소리를 찾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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