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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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평타석
작품등록일 :
2024.07.08 08:11
최근연재일 :
2024.08.1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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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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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완결)

DUMMY

우리 파티가 던전 최후의 생존자가 되었다는 사실에 안도감이 밀려왔다. 당분간은 위험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하지만 아직 결론을 내리기에는 이르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우선 우리는 모두 함께 입구로 향했다.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문제는 로트가 입구를 치울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었다. 우리의 탈출 여부가 그의 능력에 달려있었기 때문이다.


"충분히 될 거 같아. 별로 힘들지도 않아."

"다행이군."


로트는 자신의 몸보다 더 큰 바위를 마치 장남감 옮기듯 쉽게 옆으로 밀어냈다. 그 광경을 보면서 평범한 사람이라면 놀라워해야할 장면을 아무렇지도 않게 바라보는 내 자신이 낯설게 느껴졌다. 우리는 이미 인간의 한계를 한참 뛰어넘었다.


살아남았으니 다음도 생각해야 한다. 우리는 먹고살기 위해 던전 탐사를 하는 것이니 벌이도 생각해야 했다. 던전 탐사의 의뢰자는 어차피 베테랑 파티에게 고용된 상단일 뿐이니 대금을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한푼도 못받을 상황을 대비해 돈이 될만한 아티펙트는 최대한 선별해서 가져가야했다.


다행히도 베테랑 파티가 남긴 물건들 중에는 쓸만한 아티펙트가 꽤 있었다. 그중에서도 내 눈길을 끄는 것이 하나 있었다.


23이라는 숫자가 보이는 아티펙트였는데 이것이 날짜를 알려주는 아티펙트 같았다. 예전에 베테랑 파티가 했던 말과 우리 파티가 먹은 음식과 잠을 잔 횟수를 가늠해보면 얼추 맞아떨어졌다.


우리가 이 던전에 들어온 지 고작 23일 밖에 되지 않았다니. 그 짧은 시간 동안 우리가 겪은 일들을 생각하니 마치 일 년은 지난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탈출할 수 있다는 확인은 끝났지만 나는 당분간 이 던전에서 지냈으면 해."


내 제안이 꽤 반발을 살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로트와 엘리엇 모두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도 엘리엇의 기프트 덕분에 두 사람도 내 생각을 어느 정도 읽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자세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아 나는 말을 이어갔다.


"우리의 기프트는 지금 너무 많이 강해졌어. 나는 그다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편이지만 엘리엇은 좀 다르지. 자기 의사에 따라 작동하는 기프트가 아니니까. 하지만 훈련을 통해 조절할 수 있다는 건 이미 활용하면서 깨달았으니 시간을 들이면 충분히 해결될 거야."


이번에는 로트를 바라보며 말했다.


"로트의 경우는 자신이 조절할 수 있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힘이 강해진거니 자칫 자신의 한계를 모르고 있다간 위험한 일이 닥칠 수 있어. 자신이 아니라 주변 사람에게. 로트의 성격을 고려하면 그게 더 괴롭겠지."


내 말을 듣자 로트는 가볍게 몸서리를 쳤다. 그 반응을 보니 내 걱정이 전혀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결국 내 의사대로 우리는 한동안 던전에 머물기로 결정되었다.


우리는 입구 근처에 새로운 베이스를 만들었다. 이전보다 훨씬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제야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잠자리도 편안하고 조명도 적당했다. 너무 밝지도, 너무 어둡지도 않은 완벽한 밸런스였다.


엘리엇과 로트를 위한 훈련 계획을 세우고 우리는 새로운 베이스에서 생활하기 시작했다. 각자의 기프트 특성에 맞춰 훈련 방법을 제시해줬다.


로트의 경우 자신의 힘을 실감하는데 중점을 뒀다. 특히 악력이다. 그의 힘이 얼마나 강해졌는지 정확히 인지하고 일상 생활에서 실수로 무언가를 부수거나 누군가를 다치게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했다.


엘리엇의 훈련은 좀 더 미묘한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 그녀의 마음이 타인에게 읽히지 않는 상태를 기본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반복적으로 엘리엇 주변 사람이 그녀에 기프트의 영향을 받게 된다면 처음에는 아니더라도 결국 그녀가 이상한 시선을 받게될 가능성이 높았다.


두 사람이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훈련에 몰두하는 동안 나는 던전 곳곳에 새겨진 고대 문자를 탐구하는 데 시간을 보냈다. 사실 이것이 내가 처음 이 던전 탐사에 참여하게 된 주된 이유였다. 보통의 던전에서도 고대 문자를 발견할 수 있지만 이렇게 많은 양의 문자를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대현자시여, 문자의 해독은 순조로우시나이까?"


엘리엇이 피곤한 기색으로 바닥에 드러누우며 내게 시비를 걸었다. 나는 그녀의 도발에 서슬 퍼런 목소리로 대꾸했다.


"슬슬 칭찬이 받고 싶은 모양이군."

"아니, 뭐... 그냥 그거 재밌나해서 말 걸어본 거야."


엘리엇은 금세 꼬리를 내렸다.


아무리 지식의 위대함을 모르는 어리석은 엘리엇이라도 자신이 내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걸 깨달은 모양이었다. 그녀의 반응을 보며 나는 속으로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밥 먹자. 배고프다."


로트가 우리 쪽으로 식량을 들고 오며 말했다. 그의 눈길이 내 노트로 향하는 것을 보니 그도 내 연구에 호기심을 느끼는 듯했다.


개인적인 탐구일 뿐인데 다들 지루한 모양이군. 반복적인 훈련 때문에 기분 전환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마치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는 할머니의 심정으로 입을 열었다.


"내용이라면 거의 이해했다."

"이해했다고? 고대 문자를 읽을 수 있는 사람이 있었나?"


엘리엇이 놀란 목소리로 물었다.


"읽을 수 있는 사람은 없지. 어떻게 발음 해야하는지도 모르는데. 나도 소리 내서 읽으라면 못 읽어. 그냥 이것들의 뜻을 이해했다는 거야."

"그게 더 미친 거 아니야?"

"골통 담당이잖아."


나는 내 기프트에 놀란지 한참 되었고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저 심드렁하게 대꾸했다.


엘리엇은 질린다는 표정을 지었고, 로트는 대견한 가족을 보듯 웃으며 말했다.


"케인은 역시 똑독하네."

"로트도 듬직해서 훌륭하고."

"흐흐..."


로트의 말에 나도 칭찬으로 화답했다. 역시 멘트를 바꾸지 않아도 로트는 순수하게 기뻐했다.


엘리엇은 그런 우리를 보며 꼴깝하고 자빠졌네라고 생각했다. 나는 그녀의 생각이 훤히 읽혔다. 아직 수행이 부족하구나, 엘리엇. 기프트를 닫아야지.


"그래서 무슨 내용인데."


로트가 호기심 어린 목소리로 물어왔다.


로트의 삶을 대리 체험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대가족에게 둘러싸여 살았던 그에게 형제들과 함께 할머니의 옛날 이야기를 듣던 순간들은 특별히 행복하고 소중한 추억이었다. 그 기억을 떠올리니 진짜 할머니의 심정으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졌다.


나는 목소리를 부드럽게 가다듬고 천천히 말을 시작했다.


"옛날 옛날에 고대의 존재들은 많이 있었다. 그들은 창조하는 걸 즐겨했고 다함께 이 세상을 만들었지. 바다와 땅과 들과 산과 짐승과 식물을 만들었다."

"오, 듣다가 자도 되겠는 걸."


엘리엇이 딴지를 걸었지만 진심어린 조롱은 없었다. 오히려 그녀도 꽤 흥미롭게 듣기 시작한 것 같았다. 팔을 괴고 옆으로 누워 편안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듣는 모습이 보였다.


나는 두 사람의 반응을 보며 즐거움을 느꼈다. 이 던전에서 이렇게 평화로운 순간이 찾아오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우리에게 결핍되었던 순간이기도 했다.


"유독 창조하는 것에 재능이 없는 고대의 존재가 하나 있었다. 그는 딱 하나의 창조물만을 만들었지. 그게 인간이야. 그 조차도 스스로 생각한 것이 아니라 다른 고대의 존재가 만든 것을 여기저기서 훔쳐와 기워서 만든 게 인간이었지."

"씨발... 인간 별 거 없구만."


엘리엇이 투덜거리며 말했다. 로트는 여전히 눈을 반짝이며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었다.


"인간을 만든 고대의 존재는 자신의 유일한 창조물이 그렇게 만들어졌따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다른 고대의 존재들을 모두 지우고 자신이 유일해지기로 마음먹었다. 스스로를 신이라고 이름 짓고 나머지 고대의 존재들을 사냥했다."

"미친 새끼네."


엘리엇이 다시 한 번 내뱉었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이 기록대로라면 우리는 그 미친 새끼가 만든 창조물의 후손들이고.


"고대의 존재와 싸우는 건 힘든 일이었지만 피조물을 전쟁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신밖에 없었다. 애초에 다른 고대의 존재들은 싸운다는 개념도 없었지. 결국 시간이 흐르면서 하나 둘 사냥에 성공하기 시작했다. 신은 자신의 주특기를 살렸지. 남의 것을 훔쳐서 인간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크기로 잘게 쪼개 선물했다. 우리가 흔히 아는 기프트지."


그것이 인간마다 다른 기프트를 가지고 있는 이유였다. 훔친 것을 나누어준 것이다 보니 균일한 성질을 지니지 않은 것이다.


"던전에 대한 것도 얼추 이해가 되었는데... 고대의 존재들이 자신을 지키기 위한 성채같은 것이었어. 고대의 존재를 쓰러트린 신이 땅 속에 봉인해뒀는데 신도 사라진 지 오래 되었으니 그것들이 조금씩 조각형태로 나타나는 거야. 완전체가 아니라 일부분만 드러나는 거지. 그랬다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고. 일종의 여드름 같은 거라고 할까."

"으웩."


로트가 어린아이처럼 신나서 더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진정해라, 로트. 너는 여기서 제일 아저씨야.


엘리엇이 새삼 감탄한 듯한 눈빛으로 주위의 고대 문자를 둘러보았다.


"여기에 그런 내용이 써있었다고?"

"아니, 여기 그런 내용은 거의 없어. 워낙 글이 많다보니 드문드문 그런 부분이 있긴 하지만 일부지."

"어...?"


나의 말에 엘리엇이 당황하는 소리를 냈다.


"나는 원래 고대 문자에 관심이 많았거든. 그리고 기프트가 강화되면서 기억력도 올라갔고. 이건 내가 살면서 읽은 고대 문자를 시간 순서대로 정돈한 거야. 여기에는 그런 내용 거의 없어."

"그럼 여기에는 무슨 말이 써있는데."


나는 주위를 둘러보고 씨익 웃으며 둘에게 말했다.


"너희들은 도둑놈의 자식들이다. 죽이겠다. 저주한다. 신이라는 듯도 보도 못한 단어로 자신을 칭하는 버리지의 하수인이다... 같은 내용들이 써있어. 아주 상세하게 우리가 왜 한심하고 세상에 존재하면 안되는 지 나열하기도 하고."

"전부 욕질한 거냐. 이 빼곡한 내용들이..."


엘리엇이 맥빠진 소리로 중얼거렸다.


로트는 그 사실이 재밌는지 키득거렸다.


"대단한 양반들이건 뭐건 싸우면 다 똑같은가 보지."


나도 살짝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곧 표정을 진지하게 가다듬으며 말을 이었다.


"나중에 말할 생각이었는데 이렇게 되었으니 지금 말할게. 두 사람의 훈련이 끝나면 이 던전을 우리 손으로 파괴하자. 너무 오래 던전이 유지되는 게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서로를 죽이면 이 던전이 유지되도록 에너지를 공급하는 장치가 있는 모양이야. 이 던전이 완성된 형체였다면 서로 싸운 뒤에는 파티원끼리도 죽이고 한 명만 남는 식으로 작동하는 모양이야. 그 피구슬 같은건 그걸 위한 연출이었던 거지."


이 말을 하며 나는 마음 속으로 생각했다. 이들과 서로 싸워야했다면 마음이 부숴졌을지도 모른다. 이 던전은 완전하지 않기에 그런 비극은 없다. 이것만큼은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시간이 흘러 30일이 지났다.


그 동안 엘리엇과 로트는 자신의 기프트를 제어하는 방법을 확실히 익혔다. 물론 아직 예상치 못한 상황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건 세상으로 나가 겪으며 성장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로트의 도움을 받아 우리는 바닥을 부분 부분 파냈다. 이따금 굉음을 내는 소리를 만드는 톱니들이 돌아가는 모습이 드러났다. 장치의 모습을 살피며 우리가 추적해야 할 방향을 가늠했다. 기계의 작동이 향하는 곳을 따라가자 베테랑 파티와 싸웠던 낭떠러지에 도착했다. 이 아래에 우리가 해결해야 할 장치가 있을 거라 확신했다.


"그럼 타."


로트가 말하자 엘리엇이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으윽, 왠지 싫은데."

"나도 좋은 건 아냐. 그래도 이게 제일 나을 거야."


내가 대답했다.


엘리엇과 내가 탈 수 있는 나무 상자가 눈 앞에 있었다. 얼마나 아래로 내려가야 할지 모르니 손에 힘이 부족해 위험한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 우리가 타고 로트가 메고 아래로 내려가는 계획이었다. 물론 7미터의 법칙을 이용하면 우리가 허공에 떠서 아래로 내려갈 수도 있지만, 우리 도움이 필요한 순간이 있을 수 있다. 그럼 지지대가 평평한 이 나무상자에 있는 쪽이 더 유리할 것이다.


"난 괜찮아!"


로트가 듬직하게 가슴을 탕탕 치며 말했다.


나는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아니, 그런 문제가 아니라 우리 기분 문제인 거야.


우리는 어미 등에 업힌 아기처럼 아래로 향했다. 로트는 우리 둘을 메고도 아무 무리 없이 내려갔다. 중간에 로프가 모자라는 위기가 있었지만 로트는 벽돌에 손가락을 박으며 아무렇지도 않게 계속 내려갔다.


가장 아래 바닥에 도착하자 신비하게 푸른 빛을 내뿜는 장치가 보였다. 이것이 생명을 빨아들여 던전의 수명을 연장시키고 기프트로 보상해주는 장치임이 분명해 보였다.


"뭐라고 써 있어? 여기도 역시 욕질인가?"


엘리엇이 기계 앞에 쓰인 고대 문자를 보며 물었다. 나는 차분히 그 뜻을 번역해주었다.


"서로 죽여라. 도둑의 자손답게 서로가 가진 것을 탐하고 빼앗아라. 마침내 하나가 될 때까지 죽이고 죽여라. 그리고 이곳을 떠나 약탈할 자들을 끌고 돌아와라. 마침내 단 하나의 도적만 남을 때까지 이 곳은 잠들지 않으리라."


이런 내용은 하나도 몰랐을 베테랑 파티가 참으로 충실히 이 문구를 따르고 있었다는 사실이 기막힌 우연으로 느껴졌다.


"이걸 부수면 그런 일은 이제 없겠지?"

"아마도. 적어도 이 던전을 비정상적인 기간 동안 유지 시켜주지는 못 할 거야. 적어도 한달 이내에는 사라지겠지."


나는 로트에게 이 기계를 부수라고 말하려다 엘리엇에게 부탁했다.


"엘리엇, 혹시 괜찮다면... 내 마음을 이 기계에 전달해줄 수 있을까?"

"뭐, 상관은 없는데."


엘리엇이 의아해하며 내 손을 잡안고 나머지 손은 기계장치에 대었다.


나는 마음속으로 사과했다.


이미 까마득하게 오래전의 이야기라 실감은 와닿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읽어온 고대 문자의 이야기대로라면 이들은 피해자다. 그리고 우리는 가해자의 자손이다. 죄책감에 몸을 떨며 죽어줄 마음은 없었다. 하지만 적어도 사과는 하고 싶었다.


"용서해줄 사람은 이제 없는데?"


엘리엇은 의아한듯 물었다.


나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음, 그래도 사과하고 싶은데. 용서해 줄 사람이 없어도 잘못한 사람의 후손이니까."


엘리엇의 기프트가 열려서 로트도 내 마음을 읽었다. 그도 엄숙한 표정으로 엘리엇이 기계를 댄 손의 손목을 잡고 눈을 감았다. 그도 진심어린 사과를 고대의 존재에게 전했다.


사실 사과하는 대상은 고대의 존재가 아니다. 내가 죽인 이 던전 속 사람들이다. 똑같이 시간을 되돌린다고 해도 나는 여전히 내 생존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리고 비슷한 결과가 일어날 것이다. 그래도 그걸 합리화하고 싶지는 않았다.


짧은 의식을 끝내고 우리는 다시 아기가 되어 로트의 뒤에 올라탔다. 이제 밖으로 가야할 시간이다.


"다들 밖으로 가면 이제 어쩔거야?"


로트는 힘들지도 않은지 벽을 타며 물어왔다.


"글쎄, 일단 파티 해산부터 해야지. 그리고... 나는 계속 탐험을 이어갈건데. 나는 원래 길드 소속 모험가니까. 세상에 알아야 할 것도 많고."


나의 대답에 로트는 가볍게 웃었다.


엘리엇은 조금 주저하며 말했다.


"우리 꽤 괜찮은 파티 아니었나? 내 생각에는... 이렇게 셋이서 탐험을 하는 것도 괜찮을 거 같은데. 안그래?"

"그것도 좋지."

"나도 좋아."


그녀가 주저한게 무색하게 로트와 나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고작 한달간 파티 생활을 했을 뿐인데도 우리는 제법 끈끈해졌다.


엘리엇은 대답이 마음에 들었는지 들뜬 목소리로 물었다.


"그럼 골통 담당이 계획을 짜야지!"

"우선 케브라에 가서 파티 해산을 해야지. 계약서는 그쪽에 있으니까. 어쨌건 거리 제약은 벗어나야하는 거고. 그다음은 로트의 마을에 들러서 돈을 전달하고 거기서 며칠 쉬는 것도 괜찮을 거 같아. 토양이 오염된 이유를 탐구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고."

"우리 애들 정말 귀여워. 너희들도 보면 좋아할거야."


우리는 앞날을 이야기 하며 계속 위로 올라갔다. 낭떠러지는 깊고 깊어서 아직도 올라가야할 높이는 까마득했다.


-완-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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