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환한 제자들이 너무 강함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새글

극룡
작품등록일 :
2024.07.12 21:41
최근연재일 :
2024.09.16 22:57
연재수 :
57 회
조회수 :
6,736
추천수 :
172
글자수 :
394,142

작성
24.08.10 21:40
조회
130
추천
4
글자
19쪽

천상천하 유아독존 전무후무 절대지존

DUMMY


그렇게 닭다리를 잡고 힘차게 뜯으려는 바로 그때.


“음?”


만금룡의 눈이 을지문혁에게로 향했다.


“왜 먹질 않는 것이냐?”


“저는 스승님께서 먼저 드신 후에, 먹도록 하겠습니다.”


“호오. 예의가 바르구나.”


“전부 스승님의 가르침 덕분이옵니다.”


부드럽게 미소 짓는 을지문혁.


그것을 보고 있는 만금룡은, 문득 마음이 싱숭생숭해지는 것을 느꼈다.


나이로 보나 외관으로 보나, 무언가 어색하기 때문이었다.


‘현생의 나이는 스물다섯, 전생의 나이까지 합치면 쉰다섯.’


그럼에도 을지문혁은 자신에게 예의를 차리고 있었다.


‘예의를 따진다면 문혁이가 먼저 수저를 드는 게 맞을 텐데······.’


을지문혁은 그러지 않았다.


자신이 스승이라는 이유만으로 말이다.


심지어 자신이 훨씬 어렸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스승이라는 것에 의문을 가지지도 않았다.


‘어째서 그런 걸까?’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너무나도 어색했다.


왜 을지문혁은 자신을 스승이라 생각하는지를 말이다.


‘단지 소환했다는 이유로?’


게임의 시스템이나 캐릭터의 배경이 적용되었다고 한들, 지금은 현실이지 않은가?


소환되자마자 곧장 자리를 피할 수도 있었고, 자신이 마음에 안 든다면 죽이는 선택지도 있었다.


‘그런데 문혁이는 그러지 않았지.’


그에 대한 이유가 궁금했다.


‘뭐, 뭐, 나야 무림 고수 키우기를 하면서, 문혁이를 많이 봐오기도 하고, 나름 익숙하다지만······.’


제자인 을지문혁의 입장에서는 그게 아니지 않은가?


물론, 게임 설정상이나 스토리를 보면, 제자를 소환할 수 있는 자신이 스승인 것은 맞았다.


하지만 무언가가 달랐다.


을지문혁을 가르친 스승과 자신은 별개의 사람일 테니까.


아무리 그래도 전생(前生)의 전생(前生)일 리는 없을 테니 말이다.


그러니 을지문혁이 보는 자신은 난생처음으로 보는 사람과 다를 게 없었다.


‘······궁금한 게 있다면 물어봐야겠지.’


딸깍.


만금룡은 들고 있던 삼계탕 그릇을 내려놓고 제자에게 물었다.


“문혁아.”


“예. 스승님.”


“하나만 물어봐도 되겠느냐.”


“얼마든지 하명하시옵소서.”


“너는 말이다.”


“예. 스승님!”


“흐음······.”


잠시 말을 아끼는 만금룡이었다.


마음 같아서는 “내가 왜 너의 스승이더냐”라고 묻고 싶었지만, 그렇게까지는 불가능했다.


그건 너무나도 잔인한 말이었으니까.


‘이미 문혁이는 내가 스승이라 생각하고 있어.’


그러니 자신의 제자임을 부정하는 듯한 말이나, 자신이 스승이 아니라는 듯한 뉘앙스의 말은 할 수 없었다.


“······내가 너의 스승이라는 것을 어찌 알아보았느냐?”


만금룡은 살짝 에둘러서 물어보았다.


“보다시피 나는 이전의 모습과는 모든 게 다르다. 이전에는 없던 절맥의 체질을 타고났고, 나이와 외형은 물론 처한 환경까지 바뀌었지······.”


“······.”


“그런데 너는 소환이 되자마자 나를 지켜주었다. 그리고 스승님이라고도 불러주었지.”


“······.”


“어찌 그럴 수 있는 것이냐?”


만금룡의 물음에 을지문혁은 빙그레 미소 지었다.


“그건, 아주 간단한 물음이옵니다.”


“답해보거라.”


“스승님은 스승님이시기 때문입니다.”


“음? 그게 무슨뜻이냐? 나는 나다라는 그런 뜻이더냐?”


“예. 그러하옵니다. 세상이 바뀌고, 모습이 달라지신다 한들······.”


“······.”


“스승님은 스승님. 그 사실 만큼은 변함이 없사옵니다.”


“흐음······. 참으로 아리송한 말이로구나.”


조금은 미적지근한 만금룡의 반응에, 을지문혁은 조심스러운 웃음을 지으면서 말을 덧붙였다.


“저, 역시 그렇게밖에 설명할 수 없사옵니다.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인 것처럼.”


“······.”


“스승님 역시, 스승님일 뿐이옵니다. 오직, 이 을지문혁의 하나뿐인 스승님이시옵니다.”


“그건, 기쁜 말이로구나. 아주 기쁜 말이야.”


이러나 저러나 자신을 스승으로 생각해 준다는 데, 어찌 기쁘지 않을까?


심지어 절대로 만날 수 없을 줄 알았던 게임 속 제자들을 직접 만날 수 있게 된 만큼, 만금룡은 온 세상을 다 가진 듯한 기분을 느꼈다.


“······그렇다면 또 다른 궁금증도 생겨나는구나.”


“예! 무엇이든 하문하시옵소서!”


흔쾌히 대답하는 을지문혁의 말에, 만금룡은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했다.


‘문혁이가 나를 스승으로 여겨주는 것은 그렇다 치자.’


그럼, 무림으로 소환되기 전의 을지문혁은 어디에 있었을까?


‘내가 이렇게 호기심이 많을 줄은 몰랐는데 말이지.’


하나, 그럴 수밖에 없었다.


무림 고수 키우기에서도 어떤 이유로 제자들이 소환되는지 밝혀진 게 없었으니 말이다.


‘게임 설정이나 스토리 같은 느낌으로 알려 줘도 좋았을 텐데······.’


게임의 운영진들은 그러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알 수 있어!’


어디서 왔는지 물어 볼 수 있는 제자가 지금 자신의 눈앞에 있었으니 말이다!


만금룡은 눈을 초롱초롱하게 빛내면서 을지문혁을 바라보았다.


“여기로 소환되기 이전에, 너는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


“제가회의에 참가하고 있었사옵니다.”


담담한 대답이 전해졌다.


“제가회의?”


“예! 바로 그러하옵니다.”


“호오.”


역사 관련 뉴트브에서 본 적이 있었다.


제가회의(諸加會議).


그것은 대고려의 최고 국무 회의로서, 국가의 정책을 심의하고 의결하는 아주 중요한 회의였다.


‘어. 잠깐만? 회의 도중에 소환에 응했다면, 그 회의는 어떻게 되는 거지?’


만금룡은 그 부분에 의문을 가지며 제자에게 물어보았다.


“으음. 그런 중요한 회의 도중에 소환에 응했다는 것이냐?”


“그러하옵니다!”


을지문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당당하게 대답했다.


“그, 그래도 되는 것이냐?”


“예! 당연하옵니다!”


“어, 어째서 그런 것이냐. 문혁이 너는 대고려의 대장군이다. 그리고 제가회의에 참가할 정도라면, 엄청난 중역일 터인데······.”


“······.”


“그런 네가 소환에 응하여 이쪽으로 와버린다면, 대고려는 을지문혁이라는 인재를 잃어버리게 된 것이 아니냐?”


만금룡의 물음에 을지문혁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말을 받았다.


“맞사옵니다. 하오나 대고려는 괜찮을 것이옵니다. 저 하나 없다고 하여 무너질 정도로 대고려는 나약하지 않사옵니다!”


“아니, 아니.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한번 시작한 회의는 끝을 맺고 와야 하는 것이 아니냐? 대고려의 장수라면 더더욱!”


만금룡은 강한 어조로 반발했다.


하지만 대답하는 을지문혁의 목소리에도 굳건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


“그건 아니옵니다! 스승님!”


“응? 아니라니?”


“가정이 잘못되었사옵니다! 저는 대고려의 장수이기 이전에, 스승님의 제자이옵니다.”


“······!”


“그러니 스승님께서 부르신다면, 응당 만사를 제쳐 놓고 달려오는 것이 당연하옵니다!”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것처럼 확실하게 답하는 을지문혁.


그런 제자의 말에 만금룡은 한 가지 질문을 더했다.


“허어! 그렇다면, 나의 부름과 왕의 부름이 겹치면 어떡하겠느냐!”


“당연히 스승님의 부름에 답할 것이옵니다.”


칼 같은 대답이었다.

그것도 아주 날카롭게 벼려진 단칼이다.


“엉?”


“고작, 대고려의 왕 따위가 스승님께 비견되겠사옵니까?”


가소롭다는 듯이 눈을 흘기는 을지문혁.


만금룡은 그 눈빛의 대상이 자신이 아님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그, 그 정도더냐. 대고려의 왕이라면 네가 보필하는 왕이자, 상관이지 않더냐?”


“그러하옵니다만······. 하나, 스승님이 계신다면 이야기가 다르옵니다.”


“······.”


“스승님께선 저의 하늘이시자, 바다이며, 제 존재의 전부이시니 말이옵니다!”


“허어······.”


참으로 기쁜 말이었다.


별것도 아닌 자신을 이렇게까지 당당하게 이야기해 준다니, 만금룡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의 행복감을 느꼈다.


“고맙구나. 왕의 말보다 나의 말을 우선적으로 따라 준다니 말이다.”


“아니옵니다.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옵니다.”


“녀석······.”


따뜻한 여운에 젖은 만금룡의 입가가 부드럽게 풀어졌다.


“그런데 말이다. 문혁아.”


“예. 스승님.‘


“그건 나 역시 마찬가지이니라.”


“······예? 마찬가지라 하옵시면?”


을지문혁의 눈빛이 영문을 알 수 없다는 듯이 바뀌자, 만금룡은 빙그레 웃으며 말을 이었다.


“나에게 있어서도 네가 전부다. 어떻게 보면, 인생의 전부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만금룡은 솔직한 진심을 전했다.


이십 년 간의 투병 생활 중에서도 십 년이라는 세월을 버틸 수 있었던 건, 자신과 함께 살아가는 제자들이 있었기 때문이었으니까.


그런데, 대답을 들은 을지문혁의 반응이 이상했다.


“부, 부디, 그런 말씀 하지 마시옵소서······.”


절망 어린 표정의 을지문혁.


세상 그 무엇도 두려울 게 없는 초절정의 고수가 잔뜩 겁에 질려 있었다.


“음? 그런 말이라니?”


“제가 스승님의 전부여선 아니 되옵니다.”


고개를 가로저은 뒤, 만금룡의 눈을 바라보는 을지문혁.


그의 눈에는 제 의견을 관철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들어있었다.


“······그리돼선, 절대로 아니 되옵니다.”


두 번이나 말하며 강하게 부정하는 제자의 말에, 만금룡의 표정도 궁금해졌다.


“왜 그런 것이냐?”


“이유는 간단하옵니다.”


“음?”


“제게 있어서 스승님은 오작 한 분뿐이오나, 스승님의 제자들은 많기 때문이옵니다.”


“······.”


“하여, 제가 스승님의 전부가 돼선 아니 되는 것이옵니다.”


을지문혁의 말에 만금룡의 동공이 살포시 떨려왔다.


“그, 그걸 어떻게······.”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만금룡(萬金龍)으로서 소환 제자는 을지문혁이 처음.


다른 제자들을 소환한 적도, 만난 적도 없는 상황이었다.


하물며 을지문혁을 소환하면서 생겨난 그의 일생과 스토리, 그리고 스승으로서의 기억과 경험 속에서도 다른 제자들을 만났던 적은 없었었다.


‘그런데 어떻게 안 거지? 문혁이가 다른 제자들에 대해 알 수 있는 정보는 없었을 텐데?’


정말 신기한 일이었다.


을지문혁은 이미 다른 제자들의 존재를 알고 있는 것 같았으니까.


‘그렇다면 혹시, 여기가 게임 속, 무림 세계라는 걸 알고 있는 걸까?’


그래서 눈치를 챌 수 있는 걸까?


‘만약, 게임의 인터페이스와 시스템을 알고 있는 것이라면······.’


가능성은 충분했다.


마치, 시야에 떠오른 인터페이스가 게임이라는 사실을 똑똑하게 알려주는 것처럼.


‘하긴 어떻게 보면, 문혁이도 NPC였으니까······.’


이 세계 자체가 게임이었다는 것을, 진즉에 이해하고 있을지도 몰랐다.


‘흐음. 그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서운하게 생각할 수도 있겠어.’


예민하고도 민감한 부분이었다.


사람의 마음을 가진 로봇에게, 너는 사람이 아니라 로봇이야, 너는 사람이 아니야, 우리와는 다른 존재야라고 말하게 되면.


사람의 마음을 가지고 있는 로봇의 입장에선 분명, 섭섭하고 서운한 감정을 느낄 테니 말이다.


‘물론, 나에겐 상관이 없어. 문혁이가 고도로 발달한 NPC이든, 정말로 존재하는 사람이든······.’


자신의 제자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니 말이다.


‘그럼 어떻게 말해야 하지?’


어렵네.


만금룡의 고민이 깊어졌다.


처음으로 만난 소중한 제자에게 상처는 주고 싶지 않았던 만큼, 더욱 그랬다.


“······.”


그렇게 만금룡이 충격을 받은 것처럼 가만히 있자, 을지문혁은 나직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스승님.”


“어, 아, 응?”


“그야. 모르는 것이 이상할 것이 옵니다.”


“뭐, 뭐가? 아, 아니······. 크흠!”


만금룡은 목청을 가다듬으면서, 다시금 무게를 잡았다.


“······뭐가 말이냐?”


“스승님께서 저 말고도 다른 제자를 두고 있다는 부분이옵니다.”


“아. 맞다. 그런 물음이었지······.”


만금룡은 정말 궁금하다는 듯이 미간을 좁히며 물어보았다.


“문혁이 너는 그 사실을 어떻게 알았느냐? 내게 다른 제자들이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야. 당연한 것이 옵니다.”


“당연하다?”


“예. 그러하옵니다. 크고 훌륭한 나무뿌리에선 튼튼한 줄기와 가지가 뻗어나가는 법이고, 그 가지에는 많은 열매가 맺히는 법.”


“······.”


“그러니 스승님 밑에는 분명, 다른 제자들도 있을 것으로 생각했을 뿐입니다.”


“과연 대단하구나.”


만금룡의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으로 키워낸 제자들을 생각해 보면······.’


을지문혁의 말은 너무나도 정확했으니 말이다.


‘그리고 앞으로 소환할 새로운 제자들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겠지.’


첫 제자인 을지문혁이 소환 될 때처럼, 제자를 소환할 때마다 그들과 연결이 되는 기억과 배경 스토리가 자연스럽게 떠 오를테니 말이다.


“하여, 스승님께서는······.”


“······.”


“부디, 저를 전부라고 생각하지 말아 주시옵소서. 그리고 마음을 단단하게 굳히시옵소서!”


“음? 잠깐만 그건 무슨 말이냐? 마음을 단단하게 먹으라니?”


이해할 수 없는 제자의 말에, 만금룡의 고개가 갸우뚱 움직였다.


“그것은······.”


만금룡의 눈을 지그시 바라보는 을지문혁.


그의 입가에는 서글픈 미소가 걸려있었다.


“야만적인 오랑캐들의 땅에서 살아가다 보면, 분명 이런 일도 생겨날 것이옵고, 저런 일도 생겨날 것이옵니다.”


“그만.”


을지문혁의 뜻을 이해한 만금룡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네가 생각하는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스승님. 그래도 만에 하나라는 것이 있지 않겠사옵니까······.”


“아니, 만에 하나······.”


“······.”


“천만분의 일이라는 확률이라 할지라도, 절대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


너무나도 강건한 대답에, 을지문혁의 입이 조심스레 다물어졌다.


그러나 제 스승을 바라보는 눈 만큼은 초승달처럼 환하게 휘어져 있었다.


“문혁아.”


“예. 스승님.”


“그런 건 걱정할 필요가 없다. 내가 누구더냐.”


“스승님께선 스승님이시옵니다.”


“그래. 나는 스승이지. 그것도 너의 스승이다. 대고려의 대장군이자 초절정의 고수 을지문혁의 스승이다.”


“맞사옵니다.”


“그리고!”


“······?”


“지금은 아니지만······. 과거의 나는 이렇게 불리기도 했다. 천상천하(天上天下) 유아독존(唯我獨尊)이라고 말이다!”


만금룡은 자신의 별호를 당당하게 말했다.


랭킹 1위 시절. 오직 유일하게 자신만 가지고 있던 그 별호를.


“과, 과연! 역시 스승님께 어울리는 별호이옵니다. 그 누구도 그러한 별호를 가질 수 없을 것이옵니다.”


“또한 전무후무(前無後無) 절대지존(絶對至尊) 역시, 바로 나다.”


만금룡은 당당하게 선언했다.


그러고는 제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며 세상을 향해 힘껏 내밀었다.


“그래! 바로 이 몸이, 천상천하 유아독존 전무후무 고금제일의 만금룡이니라!”


절벽을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만금룡의 목소리에, 을지문혁의 눈에는 이채가 서렸다.


“여, 역시! 스승님이십니다. 이 제자로선 스승님의 뒤를 쫓는 것조차, 감히 버거울 것 같사옵니다.”


을지문혁의 찬양에 만금룡은 괜찮다는 듯이 손을 내밀었다.


“문혁아. 내가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 아느냐?”


“송구하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잘 모르겠사옵니다.”


“나는 말이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는 자리에 오르기까지, 그 어떠한 제자도 희생시켜 본 적이 없다.”


“······!”


“또한 죽게 놔둔 적도, 죽여본 적도 없느니라.”


다른 유저들은 몰라도, 적어도 자신 만큼은 그러지 않았다.


누군가는 제자를 희생하여 임무를 수행하고, 다른 누군가는 제자를 팔아 돈을 벌기도 했으며.


또 다른 누군가 들은 제자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계정 자체를 갈아엎기도 했었다.


‘하지만. 나는 그러지 않았다. ’


내 사전에 있어서 제자들의 희생, 죽음과 같은 단어는 없으니까.


“······그런 내가 너희들의 죽음을 두고 볼 것 같으냐?”


“스승님.”


“불가!”


만금룡이 팔짱을 끼며 당당하게 외쳤다.


그 목소리가 얼마나 큰지, 지평선 너머에 펼쳐진 산맥까지 닿을 것만 같았다.


“나는 절대로 허락할 수 없다. 제자들의 수명을 다하여, 건강을 다하여, 하늘에서 점지해 준 운명을 따라서 죽는 것이 아니라면······.”


“······.”


“너희들의 죽음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 그전까지는, 감히 하늘이라 하더라도 데려갈 수 없을 것이다.”


“······.”


“여태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니라!”


꽈악!


만금룡이 주먹을 들어 보였다.


너무나도 가느다란 볼품 없는 팔. 무게감이 하나 느껴지지 않는 연약한 주먹.


하지만 만금룡이 보여주는 의지만큼은, 세상조차 부술 것처럼 강대했다.


“나의 제자인 이상! 이 만금룡의 제자인 이상! 너희들은 내가 지킨다! 아무렴 내가 지킬 것이니라!”


일장 연설을 토해낸 만금룡.


그는 을지문혁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부드러운 시선을 보냈다.


“그러니······. 문혁아······.”


“예. 스승님.”


“그런 슬픈 말은 하지 말거라. 네가 나를 전부라 생각한다면······.


“······”


“너 역시 나의 전부이니라.”


만금룡은 제자의 어깨를 살포시 토닥이며 말을 마쳤다.


그리고 을지문혁은 자기 어깨에 올려져 있는 스승의 손에 제 손을 올리며 조심스레 말을 이었다.


“······죄송하옵니다. 스승님. 이 제자의 실언으로 인해 스승님의 마음이 어지러워진 모양입니다.”


“아니. 전혀 어지럽지 않구나.”


만금룡은 고개를 저으며 말을 이었다.


“오히려 고마울 따름이다. 너의 물음 덕분에, 나는 내가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제자와 행복하게 산다! 새로운 인생을 즐긴다!


‘그 과정에서 예쁜 사랑도 할 수 있으면 더더욱 좋겠지.’


꿀꺽.


미래의 사랑을 생각한 만금룡이 침을 삼켰다.


‘······산토끼 같은 아내와 떡뚜거비 같은 아들과 딸들도 얻고 말이야!’


그리고 손자와 손녀까지 본다면 더욱 최상이리라!


‘아니, 아니야.’


손자, 손녀만 보고 가기에는 이 삶이 너무 행복할 것 같다.


‘그러니 이왕이면 증조손자와 증조손녀까지도 보는 게 어떨까?’


무림인 만큼 무공을 배운다면 분명 오래 살수 있을 테니까.


환골탈태(換骨奪胎)라는 수단도 있고, 반로환동(返老還童)이라는 방법도 있으니말이다.


‘어라? 그러면 더욱 오래 살 수 있겠는데······?’


성취에 따라 고조손자와 고조손녀는 물론, 현조손자와 현조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오오오!!!’


무협 만세, 무림 최고다.



작가의말

*현재 재화

-금원보 1,999,997개.

-야명주 2,000개.

-묘안석 2,000개.

-최하급 생명력 물약 96개.

-최하급 기공력 물약 99개.

-웰컴 삼계탕 사용 완료

-회자수의 묵강박도 1자루.(수납 완료)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소환한 제자들이 너무 강함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57 위기를 기회로 NEW 17분 전 1 0 16쪽
56 잃어버렸던 감각 24.09.15 24 0 15쪽
55 손깍지 24.09.14 28 0 16쪽
54 불청객 24.09.13 27 0 16쪽
53 소장주의 장례식 24.09.12 26 0 15쪽
52 귀환 24.09.11 36 0 16쪽
51 해독 24.09.10 31 0 15쪽
50 고독 24.09.09 34 0 14쪽
49 금제 24.09.08 38 0 12쪽
48 갑과 을 24.09.07 35 1 14쪽
47 망둥어 24.09.06 39 1 14쪽
46 마마잃은 중천공 24.09.05 43 1 17쪽
45 호북사화 24.09.04 48 1 15쪽
44 제3세력 24.09.03 58 2 15쪽
43 증거 24.09.02 59 1 14쪽
42 인공호흡 +2 24.09.01 62 2 12쪽
41 선남선녀 24.08.31 57 2 13쪽
40 대사매 24.08.30 64 2 19쪽
39 선녀 24.08.29 67 2 12쪽
38 코브라 24.08.28 67 2 13쪽
37 물증 24.08.27 72 2 14쪽
36 오랑캐 24.08.26 78 2 14쪽
35 시력 100배 24.08.25 81 2 14쪽
34 초대받지 못한 손님 +3 24.08.24 95 3 17쪽
33 용의 길 +2 24.08.23 106 8 15쪽
32 군사부일체 +1 24.08.22 100 5 15쪽
31 두 번째 제자 24.08.21 99 5 13쪽
30 제자의 마음 24.08.20 99 4 16쪽
29 운철 24.08.19 94 5 14쪽
28 전설의 뚝배기 24.08.18 101 4 1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