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은 빌런 킬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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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햄
작품등록일 :
2024.07.15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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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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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김독수와 존 도자

DUMMY

- 전국에 계신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여기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가스 아레나 경기장입니다.


경기를 소개하는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떨린다. 긴장했다는 증거다. 


그럴만한 것이 UFC 챔피언에 도전하는 것은 한국인으로서는 김독수가 처음이다.

 

잠시 호흡을 가다듬는 아나운서.


- 잠시 후, 도전자인 우리 대한민국의 김독수 선수와 챔피언인 미국의 존 도자 선수 간의 UFC 밴텀급 챔피언 타이틀전이 열리겠습니다. 존 도자의 11차 방어전입니다.


위성 생중계되는 경기답게 아나운서의 목소리에 긴장감이 넘친다.


- 도전자인 우리나라 김독수 선수에 대해 소개를 부탁드릴까요?


아나운서가 해설자를 바라보며 말했다.

격투기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김독수를 모를 수 없다. 


- 우리 대한민국의 김독수 선수는 28살, 서울 출생입니다. UFC 한국 챔피언을 지냈습니다. 프리 스타일이지만 복싱으로 입문을 했습니다. 전적은 30전 24승 3무 3패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2패는 데뷔후 초반에 기록한 것이고 그 후엔 3번의 무승부와 1패가 있습니다. 최근 7연승을 달리고 있습니다. 


- 챔피언 존 도자는 33전 30승 3패를 기록하고 있고요. ​30승중 29승이 KO입니다. 대단합니다.


목소리가 거칠게 긁히는 느낌이다. 목이 잠기는 듯. 해설자 역시 긴장하기는 마찬가지였다.  


- 오늘 경기를 전망해보신다면요?

- 우리 김독수 선수는 복싱 베이스의 프리 스타일이고 존 도자 선수는 주짓수를 기본으로 하는 프리스타일입니다. 서로 스타일이 완전히 다른 만큼 상대를 자기 페이스로 끌어 들이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 그럼 김독수 선수는 거리를 좀 두고 경기를 하는 것이 유리하겠군요?

- 아무래도 그렇습니다. 존 도자 선수가 주짓수 기반이기는 해도 서브미션이나 그래플링에도 능하고 순간적인 엘보라든 니킥등 타격도 강력합니다. 여러 면에서 강점이 있는 선수고요. 그 점에 각별히 주의한다면 김독수 선수의 강력한 펀치가 작렬할 기회가 올 겁니다.


- 김위원님의 말씀대로 존 도자 선수의 주짓수 공격뿐 아니라 엘보와 니킥도 강력하다고 하니 조심스럽습니다.

- 예. 어느 것 하나 피해 가기 힘든 선수인 것은 맞습니다. 무결점 파이터라고 할 정도니까요. 역사상 최강이라는 평가가 따라다니는 이유입니다. 


- 하지만 우리 김독수 선수의 펀치는 가히 핵폭탄급 아니겠습니까?

-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절반 이상의 KO가 훅, 특히 오른손 훅 단 한 방으로 이루어진 것들이 많기 때문에 언제든지 한방으로 상대를 쓰러뜨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도자 선수가 사실 맷집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거든요. 수비도 좀 약한 편이죠. 약점을 파고 든다면 좋은 결과가 기대됩니다.


아나운서와 해설자, 양 선수의 경기를 분석해 본다. 두 사람, 어떻게든 김독수의 승리를 바라는 속내를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한국선수니까 당연하지만.


그게 어디 두 사람뿐이랴. 자신의 권투 체육관에서 경기를 보고 있는 민도기 관장은 더더욱 그렇다. 가만히 앉아 있기 힘들다.


두 사람의 말이 계속된다.


- 정말 기대가 큰 경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오늘 김독수 선수의 선전을 기대합니다.

- 그런데 정말 많은 관중이 운집했는데요. 김독수 선수와 존 도자 선수의 인기도 그렇고 UFC에 대한 관심도 정말 대단합니다. 상상 이상입니다. 


- 맞습니다. 이곳 라스베거스 아레나는 각종 스포츠 행사나 음악 콘서트가 열리는 곳입니다마는 이번엔 UFC 대회를 개최했네요. 2만 석이나 되는 관중석이 꽉 찼습니다. 정말 미국에서 UFC의 인기를 실감합니다.

- 맞습니다. 근래 들어서 어떤 스포츠보다 인기가 있는 대회가 UFC 아니겠습니까. 정말 오늘 경기 기대가 됩니다.


- 아! 말씀드리는 순간 양 선수가 입장을 하고 있습니다.

​- 와아아아-!


티비에서 흘러나오는 관중들의 함성에 민도기 관장 손바닥에 땀이 고인다.


그 역시 긴장으로 숨을 제대로 쉴 수 없다. 관중의 함성을 듣고 있자니 한때 링 위를 주름잡던 젊은 시절이 떠올라 어쩔 줄 모른다. 얼른 찬물을 한 잔 벌컥 들이켠다.  


‘독수야! 잘해라. 꼭 이기라고. 알았냐.’


휘황한 라이트를 받으면서 여유만만한 모습으로 링으로 들어서는 김독수. 그는 어깨에 대형 태극기를 두르고 있다.


그리고 잠시 후, 링에 들어서는 존 도자. 머리를 깨끗이 삭발한 것인지 아니면 원래 대머린지 알 수 없지만 머리칼이 하나도 없다.


번쩍번쩍 빛나는 머리. 그러고 보니 마빈 헤글러가 생각난다. ​


인상이 아주 차갑다 못해 살벌하다. 


생긴 것부터 괜히 옥타곤의 야수라는 별명이 붙은 게 아니다. 칠흑같이 검은 피부와 우람한 근육질의 몸은 마치 아프리카 정글에서 막 튀어나온 야생동물같다.

 

생긴 것만 그런 게 아니다.

 

목을 졸라 상대를 기절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암바로 상대의 관절을 꺾어버리는 것은 다반사다. 그리고 그의 최대의 무기는 엘보 공격이다. 긴 리치를 이용해서 상대방에 근접해서 순식간에 꽂아 넣는 엘보는 빗 맞아도 기절하고 마는 그만의 전매특허라고 할 수 있다. 


가끔은 일부러 탭이나 종료 종소리를 무시하고 계속 공격을 한다는 의심을 사기도 한다. 그는 진짜 살아있는 야수다. 


양 선수가 소개되었다. 자신감이 넘치는 양 선수.


백전노장. 전 한국 밴텀급 권투 챔피언의 손바닥에 땀이 고인다. 복싱을 가르쳐 주었던 아이가 UFC 세계 챔피언에 도전하다니 기특할 뿐이다. 그게 권투였으면 더 좋았을 텐데.


“아! 긴장된다.”

“너무 떨리는 거 있지.”


마침 체육관에서 스파링을 하던 20대 후반의 청년 회원 둘도 어느 틈에 민관장 옆에 둘러앉았다.


마침내 경기가 시작되었다. 

이번 대회의 메인 이벤트답게 5분 5라운드다.


시작과 함께 상대를 탐색하는 두 선수. 

 

슬슬 가벼운 잽을 날리거나 로우 킥을 주고 받으며 탐색을 시도해 본다. 이미 서로 알 만큼 알지만 그래도 시작부터 격하게 달려들지는 않는다. 

 

탐색을 하는 동안 1분이 지났다.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김독수. 

 

주먹을 크게 날려보고 하이킥으로 상대를 자극해 본다. 존 도자는 잽에 이은 스트레이트로 응수한다. 그리고 테이크다운을 할 것처럼 몸을 낮추어본다. 존 도자의 그래플링은 조심해야 한다. 그는 강력한 주짓수 선수 출신이다. 


아웃 복싱을 하듯 주변을 맴돌다가 번개같은 잽을 날린다, 연속되는 잽이 존 도자의 얼굴과 턱에 들어간다. 인상이 구겨지는 존 도자. 스피드는 김독수가 역시 한 수 위. 


존 도자를 쉬지 않고 압박하는 김독수. 그러나 챔피언은 쉽게 다른 기회를 주지 않는다. 역시 만만치 않은 챔피언이다. 


탐색의 1라운드가 끝났다.


“와! 긴장감 빡치네.”

 

민관장 옆에서 경기를 관전하던 청년들이 감탄을 감추지 못한다. 

 

“종태야. 물 좀 가져와라. 긴장되서 그런지 목이 엄청 마르네.”

“니가 가져다 먹어라.”

“신입이 선배님께 그럼 되니?”

“지랄!”


거침없이 이어지는 대화. 둘은 속칭 죽마고우요 불알 친구다. 하나가 권투를 시작하자 다른 하나가 따라서 시작했다고 하니 둘 사이를 알 만하다.   


다들 넘치는 긴강감에 정신이 없다. 이런 경우는 또 오랜만이다. 근래 한국에서 권투든 종합격투기든 세계적인 선수가 배출된지 오래 아닌가. 하물며 한때 전성기를 구가하던 한국 권투도 이젠 대중들이 알 만한 선수가 하나도 없다.


그러니 이런 빅 매치에 흥분하는 건 당연한 일. 


2라운드가 시작되었다. 


권투 기반인 김독수와 주짓수 기반의 존 도자.  


상이한 스타일에 서로의 장단점을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러나 탐색은 1라운드 만으로 충분하다. 


2라운드가 시작되자 마자 기다렸다는 듯 순식간에 달려든 김독수의 스트레이트가 존 도자의 턱에 적중한다.


“와!”


청년들이 환호를 지른다. 바깥 어디선가에서도 환호 소리가 난다.


김독수의 연타에 휘청거리는 존 도자. 이어지는 롱훅. 얼굴을 향해 날아오는 김독수의 주먹을 간신히 피하는 존 도자. 몸을 숙여 김독수의 하체를 파고든다. 테이크 다운을 시도한다. 발을 빼 존 도자의 공격을 피하는 김독수.


테이크 다운을 노리는 존 도자. 비틀거리며 일어나는 존 도자. 

김독수의 미들킥이 존 도자의 옆구리를 강타한다. 이어지는 스트레이트성 잽과 훅. 얼굴이 일그러지는 존 도자. 


점점 더 많은 유효타를 적중시키는 김독수. 얼굴에 많이 부어오른 존 도자. 그렇게 2라운드와 3라운드라 흘러갔다. 전체적으로 김독수의 공격이 존 도자를 앞서고 있다.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는 존 도자. 


김독수의 빠른 발을 따라 잡지 못한다. 권투선수 출신답게 풋 워크 만큼은 일품이다. 존 도자 초조한 기색이 엿보인다. 


4라운드.


점점 자신감을 얻는 김독수. 상대의 접근을 잘 피하고 있다. 존 도자의 테이크 다운이 성공을 해도 김독수의 방어를 뚫지 못한다. 손과 발을 이용한 방어가 절대로 쉽게 뚫리지 않는다. 김독수가 얼마나 많은 준비를 했는지 알 수 있다. 


“대박이다. 이 상태로 간다면 이긴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청년들. 민관장도 흥분되기는 마찬가지. 표현을 안 할 뿐이다. 


“UFC 챔피언이 한국에서 탄생? 이건 정말 대단한 일이지.”


​김독수의 승리를 누구보다 고대하는 민관장이다. 유리한 경기 운영에 흥분하기는 민관장도 마찬가지. 종합격투기는 아직 불모지나 다름 없는 한국이 아닌가. 점점 인기가 높아지기는 해도 선수는 그렇게 많지 않으니까. 워낙 격하고 위험한 운동이라 선수 지망생도 그리 많지 않다. 


선수들의 근육질의 몸을 보고 있자니 새삼 부럽기 그지없다. 


나도 한땐 조금도 뒤지지 않았는데···. 민관장의 입맛이 쓰다. 세월이 뭔지.


존 도자. 연속된 공격이 먹히지 않는다. 마음이 조급해진 존 도자가 급한 공격을 시도 한다. 연속해서 테이크 다운과 함께 근접전을 시도한다. 몸을 내주지 않는 김독수. 역시 발이 빠르다. 


열 받은 존 도자. 이번에는 근접해서 훅을 날리는 듯 하더니 엘보를 구사한다.


- 아! 위험했어요. 도자 선수 실점을 만회하려고 적극적으로 나옵니다.


“와! 하마터면 맞을 뻔했어.  ”


아슬아슬하게 피하는 김독수. 그 틈을 노린 김독수의 레프트 훅이 작렬한다. 휘청거리는 존 도자. ​


이어서 김독수의 하이킥이 날아간다. 아슬아슬하게 존 도자의 얼굴을 스치는 하이킥. 


“아우!.”


안타까운 탄식이 세 사람의 입에서 일제히 튀어나온다.


“훅! 훅을 날려···.”


흥분한 청년들 주먹을 들썩인다. 그러자 그 말을 듣기라도 한 듯이 김독수 레프트 훅이 존 도자의 관자놀이에 적중한다. 비틀거리는 존 도자. 


휘청이는 존 도자를 따라 들어가며 스트레이트를 날리는 김독수. 그러나 역시 챔피언은 챔피언이다. 가볍게 스트레이트를 피하고 김독수의 복부에 훅을 작렬시키는 존 도자. 


휘청이며 코너로 몰리는 김독수.


테이크 다운을 시도하는 존 도자. 테이크 다운이 성공하면 상체를 제압하고 파운딩을 퍼붓거나 혼란한 틈을 타 암바나 초크로 공격을 연결하려 들 것이다. 가까이 붙어서는 절대 안 된다.


“안돼!”


아나운서와 해설자, 민관장과 두 청년,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동시에 내뱉는 비명. 존 도자가 김독수의 다리를 향해 돌진한다. 크게 휘청거리는 김독수.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더욱 세게 밀어붙이는 존 도자.  


야수의 움직임이란 게 저런 것인가. 엄청난 힘에 뒤로 밀리는 김독수. 곧 넘어질 것만 같다.


김독수에게 찾아온 절체절명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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