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계략 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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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나루엔
그림/삽화
나루엔
작품등록일 :
2024.07.24 08:16
최근연재일 :
2024.09.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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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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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C.11 - 호엘룬(6)

DUMMY

73.

C.11 - 호엘룬(6)



호엘룬.

외교부, 정책 협의 회의실.


호엘룬에서 도로 사업을 위한 회의 날짜를 통보했다.

내 상태를 알고 있는 걸까?

호엘룬 측에서 꽤 여유 있는 일정표를 전달했다.


나는 몸을 충분히 회복한 뒤 일정에 맞춰 회의에 참여했다.


회의에는 도로다이가 대표로 나섰다.

시작 전. 

자신이 쿠빌라이에게 전권을 위임받았으니, 무슨 제안을 하든 안심하라고 말했다.


대체 무엇을?

도로다이는 시작부터 과감했다.


"도로 정비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겠습니다."

"뭐라고요?"


수년을 끌어온 국책사업이 어이없이 채결되었다.

라이오네가 좋아하려나?

내가 보기에도 파격적인 조건이었다.

라이오네도 좋아하겠지.


그뿐만 아니었다.


"마몬을 잡고 나온 아티팩트입니다. "

"감사합니다."


그것은 칠흑빛을 띠는 단검이었다.


담로[티어5 / 단검 / 위력+23(20-25)]


오, 좋은데···?

드라코 컴퍼니에서 지급해준 무기도 나쁘지 않았지만.

담로는 그것보다 티어가 2단계 높았다.


중요한 사실.

나는 이제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고도 마왕을 처치할 수 있다는 것.

그렇다.

이제, 나에게 핵무기는 필요 없다.

그런 상황이니만큼.

더 좋은 무기는 더 빠른 마왕처치라는 공식이 성립된다.


도로다이가 말을 이었다.


"가죽과 뼈, 남은 재료들 또한 분해하여, 드라코 컴퍼니로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어째서 이렇게까지?"


마왕급 개체에서 분해할 수 있는 재료들이 평범할 리 없다.

천금을 주고도 구할 수 없는 재료들을 배송까지 해주겠단다.


내 물음에 도로다이가 답했다.


"드라코 컴퍼니 그리고 김한님과 우호 관계를 형성하고 싶다는 것이 호엘룬 측의 입장입니다. 부디 이것으로 김한님께서 호엘룬에 호의를 가져주신다면 저희는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그렇게까지 말씀해주신다면 사양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겠지요. 드라코 컴퍼니와 저는 호엘룬의 배려를 기억할 것입니다."


내 말에 도로다이가 고개를 숙여 보였다.

이후로 약간의 논의가 있었으나.

호엘룬 측에서는 드라코 컴퍼니를 최대한 배려해주었다.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빠르게 국책 사업이 채결되면서 회의가 빠르게 종료되었다.


"그러면···."

"큿큼. 저 김한님 혹시 호엘룬의 대사로서가 아닌, 개인으로서 몇 가지 질문을 드려도 괜찮겠습니까?"


회의가 끝난 뒤. 도로다이가 조심스럽게 물어왔다.

그는 오늘 나에게 많은 배려를 해 주었다.

몇 가지 대답해주는 것 정도야.


"말씀하시지요."

"그, 혹시 혁명군에 가담한 자 중에 이런 특징을 가진 자가 있었는지요···."


도로다이가 한 인물의 특징에 대해 나열하며 설명했다.

나는 그의 설명에 바로 한 인물이 떠올랐다.


테무진을 말하는 것이로군.


본래 시나리오 대로였다면 혁명을 성공시키고 호엘룬의 왕이 되었을 인물.

하지만 내가 만드는 역사에서는 한 줌 핏물이 되어버렸다.


"그의 최후에 대해 듣고 싶으신 겁니까?"

"부디, 말씀해주시겠습니까?"


"그는 훌륭한 전사였습니다."

"···감사합니다."


도로다이는 표정의 변화 없이 담담히 내 말을 받아들였다.

내 말이 끝나자 그는 그저 고개를 끄덕인 후.

우리를 배웅해 주었다.


회의는 끝났다.


우리는 기대했던 것보다 더 큰 성과를 올린 채.

드라코 컴퍼니아로 복귀했다.



* * *



드라코 컴퍼니.

라이오네의 집무실.


외교부 장관 얀델이 다급한 표정으로 문을 두들겼다.


"네네, 들어오세요."

"사장님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 말을 들은 라이오네는 자신의 주변을 바라보았다.

서류뭉치라 불리는 하얀 악마들이 자신을 포위하고 있었다.


한숨을 내쉰 라이오네가 말했다.


"후후, 문제? 문제는 이미 이곳에도 한가득한데요."

"경영팀 김한 부장에 관련된 문제입니다."


"어머? 김한이 호엘룬에 무슨 결례라도 저지른 걸까요?"

"호엘룬이 아닙니다. 다만 올펜 제국에서 칙명이 내려왔습니다."


외교부 장관의 말에 라이오네의 미간이 좁혀졌다.

그녀 역시 일이 심상치 않게 돌아감을 감지한듯했다.


"뭐어? 올펜 제국에서 김한에게 칙명을 내렸다고요?"

"그렇습니다. 리히크 올펜 하인베르크 3세께서 직접 김한을 치하하고 작위를 내리려 하니 김한은 즉시 황궁으로 입궁하라는···."

"갑자기? 무슨 이유로?"


라이오네가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외교부 장관 얀델이 식은땀을 흘리며 입을 열었다.


"제국의 황제가 인연 하나 없는 외국인을 치하하기 위해 칙명까지 써 가며 황궁으로 부른다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입니다. 아무래도 제 생각에는···."

"무언가 꿍꿍이가 있다."


방금 전까지 따분한 표정으로 결재서류의 인장을 찍던 라이오네 였다.


마치 자신의 영역을 침범한 침입자를 보듯.

그녀는 눈빛을 날카롭게 번뜩였다.


"그렇습니다. 우선 현지 대사관과 정보원들을 통해 정보를 모으고 있는 단계입니다. 새로운 정보가 들어오는 대로 라이오네님께 보고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제국의 황제가 아무런 이유 없이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을 벌일 리 없어요. 분명 우리가 모르는 무언가가 연관되어 있을 거예요! 반드시 찾으세요."

"알겠습니다."


얀델이 집무실을 나간 뒤 라이오네는 생각에 잠겼다.


"리히크, 대체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 건가요? 이제 끝이 머지않았어요. 당신 또한 제 계획을 알고 있잖아요. 지금 상황에서 김한의 신변에 문제가 생기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에요. 후, 그렇다면··· 메이냥."

"제국에 잠입하여 정보를 모아오겠습니다."


라이오네의 옆에 서 있던 메이냥이 스르륵 모습을 감췄다.


"메이냥, 부디 무사히 다녀오시길."

"라이오네님 제가 없다고 서류 결제를 소홀히 하시면 안 됩니다. 작업량을 확인해 문제가 있다면 굴린 타임을 제한할 테니 명심하시길."


메이냥이 떠나며 라이오네에게 협박 아닌 협박을 전해왔다.


-히끅!


서류철을 한쪽으로 밀어 넣으며 히죽이던 라이오네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다시 결재도장을 집어 든 라이오네가 울먹였다.


"으으, 비서를 잘못 뽑았어요···!"



* * *



라시타 신성 교단 본교.


라시타 본교는 제국의 공인하에 독자적인 세력을 이루고 있는 종교 국가였다.


주변 국가들의 자발적 지원에 힘입어 막강한 금력과 무력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전쟁고아들을 모아 만든 성전 기사단과 이단 심문관은 일당백의 무력으로 영향력을 행세했다.


청문회장.


말레우스를 둘러싸고 교단의 핵심 인사들이 모여있었다.


-쾅!


"말레우스 언젠가 네놈이 일을 저지를 줄 알았다."

"말레우스 어째서냐? 지금이라도 죄를 뉘우치고 교황청으로 돌아가게!"


말레우스를 둘러싸고 우려 섞인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말레우스는 눈을 감고 그저 조용히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있었다.


말레우스가 눈을 떴다.


"고민은 끝났다."

"그게, 무슨···?"


그의 몸이 광명으로 불타올랐다.

근육이 터질 듯 부풀어 오른 말레우스가 발검 자세를 취했다.


"내가 이곳을 정화하겠다."

"겨, 경비···! 아, 아니! 르, 르블랑을 불러! 으아악!"


심상치 않음을 감지한 주교와 추기경들이 급히 경비를 불러 모았다.

하지만, 말레우스는 전혀 개의치 않은 뒤.


그저 가로로 뱄다.


"정의."

"캬아악!"


단 일격.

자리에 있던 주교급 이상 성직자 삼 분의 일이 라시타의 품으로 돌아갔다.


청문회장이 붉게 물들었다.

당황한 추기경들이 성호를 그으며 소리쳤다.


"라, 라시타시여···! 어, 어떻게 암시와 구속 결계가 풀려있는 것이지···? 이,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누군가! 누구라도 좋으니 놈을 멈춰라!"


-쾅!


청문회장의 문이 세차게 열림과 동시에.

구속 구를 매단 청년 하나가 들어섰다.


가슴에는 큰 상처를 입었고.

한쪽 눈은 패어있었다.


한때는 꽤 미남이라 불렸을 만큼 훤칠한 외모의 청년이 입을 열었다.


"흐흐흐, 언제나 너로구나. 그래, 언제나 너였어. 말레우스 난 이 순간만을 기다려왔다."


르블랑의 치근거림에 말레우스는 한마디 내뱉었다.


"불쌍한 놈."

"크아악! 이런 개 같은 자식이!"


르블랑은 어정쩡한 공격으로는 말레우스에게 상처 하나 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라시타여! 내 모든 수명을 바치겠나이다. 저에게 부디 저 이단자를 처단할 힘을 주소서···!"


그는 처음부터 자신의 최강의 기술을 시전했다.


-아르마투라 루시스(Armatura Lucis, 빛의 갑주)


경건한 천상의 울림과 함께 하늘의 커튼이 열렸다.


날개 달린 빛의 갑주를 입은 르블랑이 내려섰다.


"반드시 죽여주마."

"···."


말레우스는 대답하는 대신 검세를 취했다.


그 모습에 잠시 움찔해 보인 르블랑.

마치 자기 모습이 치욕스럽다는 듯.

미간을 찌푸린 뒤 저돌적으로 달려들었다.


-외경.


르블랑의 몸이 강한 중력에 휩싸였다.

그는 그것을 무시하려 했으나.

바닥에 처박힘과 동시에 말레우스의 횡베기를 허용했다.


-까앙! 쿠과과과!


빛의 갑주는 말레우스의 공격을 막아주었다.

하지만 르블랑은 치욕스럽게 땅을 굴러야 했다.


고개를 쳐든 르블랑이 처절하게 외쳤다.


"젠장, 젠장, 젠장, 젠장. 어째서. 어째서 차이가 좁혀지지 않는 것이냐!"

"힘에 연연하지 마라. 힘을 올바른 방향으로 사용하는 것에 집중해라."


말레우스가 드물게 입을 열었다.

자신의 오랜 벗에게 충고하듯이.


하지만, 지금 르블랑에게 그런 말이 통할 리 없었다.

이미 그는 힘을 위해 모든 수명을 바쳤다.


"너에게는 부분일지라도, 나에게는 전부다."

"···."


르블랑이 빛의 잔상을 남기며 달려들었다.

광휘의 기운이 그를 뒤덮으며 또 비산했다.


말레우스는 그저 검을 들어 그를 마주했다.

검이 위에서 아래로 내리그었다.


-쎄에엑!

-서걱.


둘이 교차하며 일으킨 파동에 청문회장의 창문이 모두 깨어 부서졌다.

유리 조각이 광휘를 받음에 빛이 산란하여 신성처럼 느껴졌다.


"카학, 쿨럭. 푸화악!"

"···."


반 정도 부서진 빛의 갑주 속에서 르블랑의 독안이 사납게 빛났다.

입에서 뿜어져 나오는 핏줄기로 보아.

제법 커다란 상처를 입은 것 같았다.


"크흐흐, 말레우스 이 정도로는 나를 죽일 수 없다."

"너는 이미 죽어있다."


"지이랄마라아!"


르블랑이 광휘를 내뿜으며 돌진했다.

말레우스의 검을 막아내며 팔이 골절되었는지 늘어져 있었다.


-쾅, 콰광, 채채챙!


죽음을 도외시한 르블랑이 최후의 육탄공격을 감행했다.


말레우스의 첫 검격에 르블랑의 다리가 날아갔다.


르블랑이 뛰어들어 양손을 뻗어왔다.


르블랑의 양손이 사라졌다.


르블랑이 새하얀 이를 빛내며 말레우스의 목덜미를 물어뜯었다.

꽈득. 말레우스의 목이 피로 물들었다.


"으읍, 으으으!"

"불쌍하고 가여운 것."


르블랑을 감싸고 있던 광휘가 입자화 되어 사라졌다.


초라한 르블랑의 몸뚱이만 남았다.


그럼에도 르블랑은 말레우스의 목덜미를 물고 끝까지 버텼다.


말레우스는 한 손을 들어 르블랑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푸슉!


말레우스의 검이 르블랑의 심장을 관통했다.


곧 르블랑의 시야가 검게 물들었다.


"끝까지 재수 없는 놈이군."

"그래."


말레우스는 르블랑의 눈을 감겨주었다.


그의 시선이 비밀통로를 향했다.

주교들이 몸을 피하기 위해 급히 사용한 것이다.

그곳에는 교단의 깊은 어둠이 웅크리고 있을 것이었다.


이제, 그가 길고 긴 어둠을 끝낼 차례였다.

말레우스가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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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C.18 - 래브도느 24.08.30 25 1 11쪽
95 C.17 - 인류보호 프로그램(2) 24.08.30 19 0 12쪽
94 C.17 - 인류보호 프로그램(1) 24.08.29 21 0 12쪽
93 C.16 - 국제 회의(2) 24.08.29 22 0 11쪽
92 C.16 - 국제 회의(1) 24.08.28 23 0 11쪽
91 C.15 - 축제(2) 24.08.28 22 0 11쪽
90 C.15 - 축제(1) 24.08.27 22 0 11쪽
89 C.14 - 라시타 성국(4) 24.08.27 28 1 11쪽
88 C.14 - 라시타 성국(3) 24.08.26 24 1 11쪽
87 C.14 - 라시타 성국(2) 24.08.26 20 1 11쪽
86 C.14 - 라시타 성국(1) 24.08.25 25 1 11쪽
85 C.13 - 벨페고르의 초대(6) 24.08.25 23 1 11쪽
84 C.13 - 벨페고르의 초대(5) 24.08.24 24 1 12쪽
83 C.13 - 벨페고르의 초대(4) 24.08.24 27 0 11쪽
82 C.13 - 벨페고르의 초대(3) 24.08.23 26 1 11쪽
81 C.13 - 벨페고르의 초대(2) 24.08.23 28 1 11쪽
80 C.13 - 벨페고르의 초대(1) 24.08.22 28 1 12쪽
79 C.12 - 올펜 제국(6) 24.08.22 28 1 11쪽
78 C.12 - 올펜 제국(5) 24.08.22 29 1 11쪽
77 C.12 - 올펜 제국(4) 24.08.21 34 1 11쪽
76 C.12 - 올펜 제국(3) 24.08.21 28 0 12쪽
75 C.13 - 올펜 제국(2) 24.08.21 26 0 11쪽
74 C.12 - 올펜 제국(1) 24.08.20 27 0 11쪽
» C.11 - 호엘룬(6) 24.08.20 28 0 12쪽
72 C.11 - 호엘룬(5) 24.08.20 29 1 12쪽
71 C.11 - 호엘룬(4) 24.08.19 27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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