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계략 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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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나루엔
그림/삽화
나루엔
작품등록일 :
2024.07.24 08:16
최근연재일 :
2024.09.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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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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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C.12 - 올펜 제국(4)

DUMMY

77.

C.12 - 올펜 제국(4)



나와 놈 사이.

순식간에 수 십 합이 지나갔다.

우리 둘 사이로 때늦은 파공음이 몰아쳤다.


-퍼퍼펑!


"으읏."

"조금 더 뒤로 물러나죠."


살다가 침착하게 래브와 리타의 손을 잡아끌었다.


나는 왼쪽 어깨.

놈은 오른쪽 다리.


내가 기동성에서 우위.

다시 한번 그림자 이동을 사용했다.


"단순히 직종을 구분하려 했다가는 호되게 당하겠는걸."

"슬슬 끝을 봐야겠습니다."


그는 마치 육감이라도 지닌 것처럼.

보이지도 않는 공격을 피해냈다.


-스아아!


내 바디샷이 또 한 번 허공을 갈랐다.

하지만 베르무트는 내 공격을 피하기 위해 큰 동작을 낭비했다.


"어, 이런."


-빠악, 뻐억, 빠직!


내 연속 공격이 장딴지와 가슴을 타고 올라가.

최후에는 턱을 날려버렸다.

순간 삼 연속으로 들어간 공격에 베르무트의 눈이 뒤집혔다.


확실히 쉽지 않은 상대였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 둘 다 모든 것을 보여주지 않았는 것.

놈도 나도 마지막 순간 그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만약 진심이었다면 둘 중 하나가 죽어야만 싸움이 종결되었을 것이다.


마지막 순간.

그는 홀가분한 표정으로 눈을 감았다.

나는 이겼지만, 왠지 패배한 기분이 들어 기분이 좋지 않았다.


"하아, 하아."

"오빠, 고생하셨어요."

"감사합니다. 래브."


뒤에서 우리의 싸움을 지켜보던 사용인들이 달려왔다.

그들은 베르무트를 안아 들고는 서둘러 안채로 옮겼다.


"도, 도련님!"

"어서, 도련님을 안으로···!"


사용인들의 모습으로 알 수 있었다.

베르무트는 제법 인망 있는 주인인 것 같았다.


두어시간이 지난 후 베르무트가 눈을 떴다.


"후, 이런 완전히 당해버렸는걸?"

"어째서··· 마지막 순간에 포기하신 겁니까?"


나는 어린아이가 투정을 부리듯 물었다.

그래, 답지 않게 조금 부끄럽다.


"왜냐니···? 당연히, 마왕을 잡으려면. 힘을 아껴두는 것이 상식이잖아?"

"···."


순간, 나는 할 말을 잃고 입을 다물었다.

나는 어느 순간부터 힘에 취해있던 것일까?


"아무튼, 네 실력은 알겠어. 너 정도면 내 등을 믿고 맡길 수 있겠지."

"베르무트 당신도 마왕토벌에 참여하실 생각이십니까?"


내 질문에 베르무트는 무슨 당연한 소리를 하냐는 듯.


"응? 당연한 걸 묻어보는군. 제국의 위기에 황실 기사단장이라는 놈이 빠져있으면 모양이 서지 않잖아?"

"상대는 당신의 숙부입니다."


"하하하, 내가 그런 걸 신경이나 쓸 인물로 보이나?"

"···아닙니다."


"그럼 같이 제국을 구해볼까?"


베르무트가 상쾌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 * *



올펜제국.

황궁, 깊은 곳.


"나의 아버지시여···! 당신의 뜻대로 하겠나이다···!"


고개를 들고 자리에서 일어난 데저린의 눈에서 귀기 어린 광채가 뿜어져 나왔다.


그가 등을 돌린 곳에 기사 한명이 부복해 있었다.


"그럼,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흥, 베르무트 놈이 돌발행동은 이미 계산되어 있었다. 지금부터 네가 황실 기사단장이다."


"믿음에 보답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지금 당장 기사단원들을 모아 반역자 베르무트와 김한을 체포해라. 만약 반항한다면 죽여도 좋다."

"알겠습니다."


조심스럽게 뒤돌아 일어서는 베니가데의 눈이 타듯 달아올랐다.



* * *



회의용 탁자.

나와 베르무트 살다, 래브, 리타가 둘러앉았다.


베르무트가 황궁 내부 지도를 펼쳐놓았다.


"그래, 우리의 목표는 같으나. 서로 필요로 하는 건 다를 거야. 맞지?"

"맞아요. 저희는 메이냥을 구출해야 해요."


"위치를 알려줄게, 그러니 이곳에서 만나자."


베르무트가 지도에 손가락을 올린 뒤 경로를 표시해줬다.


"혼자서 괜찮으시겠습니까?"

"폐하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나의 임무니까."

"지금부터는 시간 싸움입니다. 서둘러 움직입시다."

"네, 오빠!"


베르무트를 선두로 우리는 황궁 입구에 도착했다.


입구에서 황실 경비대가 도열해있었다.


"충. 베르무트님 뒤의 분들은···?"

"아, 내 손님이다. 황궁을 견학시켜 주기로 했거든."

"네···? 아무리 베르무트님이라하셔도 그건···."

"막을 거야?"


베르무트는 황실 기사단장이기도 했지만.

그 또한 황족의 일원이기도 했다.


경비대원이 식은땀을 흘리며 물러났다.

베르무트는 항상 그랬다.


이번에도 그저 약간의 변덕을 부리는 것이리라.

경비대원은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아닙니다."

"자, 황궁 견학을 시작해 볼까?"

"영광입니다."


황궁 경비는 어이없을 정도로 쉽게 뚫렸다.

이것이 황실 경비대장의 권력일까?


몇 단계의 경비대원들을 넘어 갈림길이 나왔다.

돌아선 베르무트가 사정하듯 말했다.


"다들 좋은 녀석들이니. 부디 죽이지는 말아줘."

"노력해 보겠습니다."


그것으로 끝.

등을 보인 베르무트가 갈림길의 한 방향으로 나아갔다.

우리도 작전을 시작할 시간.


"시작하겠습니다."

"네···!"

"그래."

"알겠어요."

"꾸이!"


황궁의 지하통로는 마치 미로와 같았다.


하지만 베르무트의 지도와 내 퀘스트 기척 감지로 방향을 찾는 데에는 무리가 없었다.


가끔 순찰하는 경비대원을 마주칠 때면. 


"어, 누, 누구냐?"

"살다님."


-잠들렴.


황궁 경비대의 마법 저항력 또한 만만치 않을 것인데.

살다의 한마디에 경비대원의 눈이 감기더니.


-풀썩.


우리는 경비대원의 몸을 구석에 숨기고 다시 전진했다.

어둠 속에서 베르무트가 말했던 장치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게, 그 지하로 내려가기 위한 방향 장치로군요!"

"제가 조작해보겠습니다."


레버를 사용한 특이한 패턴 조작.

복잡해 보이는 물건이었지만.

이미 수백 번은 넘게 다뤄본 물건이었다.


-드득, 드드득, 드르르!


조작을 마치자 지하 입구가 드러났다.

좋지 않은 느낌.

옆을 돌아보니 리타 또한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


"서두르죠."

"그래야 할듯 하구나."

"뭐, 뭔가 문제가 있나요?"

"마기가 느껴집니다."

"히익···!"


예상대로 지하감옥은 마굴이 되어있었다.


"메이냥씨 무사할까요···."

"무사할 겁니다."


어둠 속에서 날아드는 콥스 헬 하운드를 쳐냈다.


-캐캥!


썩은 유황 냄새와 함께 산성 액이 터져 나왔다.

리타가 신성 주문을 외웠다.


-베리어.


신성 주문을 외운 리타는 조금 씁쓸한 얼굴이었다.

자신의 주문이 신앙에서 비롯된 것이 아님을 깨달은 것일까?


중요한 것은 그녀의 신성 주문이 도움이 되었다는 것.

나는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리타, 감사합니다."

"아, 네···."

"저와 했던 말을 잊지 마세요."

"후후, 이런 상황에선, 능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감사해야겠죠."


우리는 몬스터를 상대하기에 최적의 파티 구성이었다.


전위, 래브도느.

후위, 살다.

서포터, 리타.

나는 올라운더로 팀을 지휘했다.


반쯤 썩은 시체들이 몰려왔다.

인간 종족뿐만 아니라 이종족과 엘프와 드워프까지 섞여 있었다.

황궁 내부에서 보이지 않는 수많은 암투가 존재했음을 알 수 있었다.


다시 한번 리타가 활약했다.


-턴 언데드.


그녀의 주문을 외치자.

앞에서부터 무너진 시체가 도미노처럼 쌓여갔다.


"대체, 이곳에서 얼마나 많은 이들이 죽어간 걸까요."

"제국이 존재한 시간만큼 묻힌 이들도 많았을 것입니다."


조금 더 내려가자.

중 대형급 언데드라 할 수 있는 도살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래브가 한발 앞서며 헤레브를 겨누었다.


"저에게 맡겨주세요!"

"부탁드리겠습니다. 래브."

"하아압!"


-푸콱!

-서걱.


래브가 달려가더니.

돌개바람처럼 헤레브를 회전시켜 도살자를 갈아버렸다.

사방으로 육편이 튀어 끔찍한 장면이 연출됬다.


래브가 침을 뱉으며 육편을 뱉어냈다.


"으, 퉷, 퉷! 더러워!"

"잘하셨습니다."


나 또한 그녀에게 다가오는 도살자 둘을 베어낸 참이었다.

새로 얻게 된 담로의 성능을 확인해 보기 딱 좋은 상대들이었다.


도살자는 썩은 시체를 엮어 만들어졌으나 마법적 처리가 되어있었다.

육체 강도는 거의 트롤이나 오우거에 비교할만한 정도.

하지만 담로는 그런 도살자의 목을 너무나 쉽게 가르고 지나갔다.


이거 물건이구나.

확실히 5 티어급 아이템은 성능부터 남달랐다.


파티에 안정감이 느껴졌다.

지금까지는 이렇게 진형을 갖추고 적과 맞서야 할 일이 많지 않았다.

이제서야 제대로 된 파티 사냥을 하는 기분이 들었다.


베르무트의 지도를 펼쳐보았다.

그가 표시해준 곳까지 멀지 않았다.


"메이냥이 갇힌 곳까지 멀지 않았습니다."

"제가 축복의 주문을 걸어드리겠습니다."


리타가 양손을 모아 기도자세를 취했다.


-김한은 나의 빛이요 나의 구원이시니 내가 누구를 두려워하리요.


주문이 조금 이상한데···?

내 눈길을 느낀 것인지 리타가 쑥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믿음이 필요한 주문이니까요. 하지만 이제 굳이 라시타를 언급할 필요가 없어졌잖아요? 그렇다면 제가 믿는 이를 넣어도 주문이 시전 되는지 시험해 보았을 뿐이에요."


그녀의 말마따나 신성 주문은 제대로 작동되었다.

나를 포함한 파티원들의 몸에 광명이 스며들었다.

살다 또한 부담 없이 버프를 받아들였다.


"호오, 김한을 신성화하여 발휘한 주문이라니. 이건 연구 가치가 있겠구나."

"저어, 혹시 저도 그 주문 쓸 수 있을까요?"


육편을 털어낸 래브가 다가오더니 쑥스럽게 물어왔다.

리타는 조금 곤란한 듯한 얼굴로 대답했다.


"글쎄요, 래브가 믿음을 가지고 있다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네요."

"오···."


잠시 래브가 눈을 감은 채 끙끙 앓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나는 래브의 머리카락에 묻은 육편을 털어주며 말했다.


"음, 지금 이곳에서 할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우선 해야 할 일을 마치도록 하죠."

"아차, 그래요. 오빠. 메이냥을 찾으러 가요!"


황궁 지하 최하층에 도착했다.

아마 이곳에 메이냥이 갇혀있을 거다.

퀘스트 기척 감지에 반응이 있다.

메이냥은 살아있다.


-끼이익.


철창을 열고 들어가자.

양옆으로 더 많은 철창이 우리를 반기고 있었다.

안에는 사체부터 아직 살아있는 자까지.

수많은 이들이 갇혀있었다.


"우리는 그들이 어떤 자들인지 알지 못합니다. 메이냥만을 구출해 신속하게 탈출합시다."

"네, 오빠."

"그래요."

"그러자꾸나."


기척을 따라 이동하니 구속 구를 착용한 메이냥을 찾을 수 있었다.


"메이냥···!"

"···김한씨?"

"이런, 특별한 손님들이 방문하셨군요."

"···?"


나는 순간 할 말을 잃고 상대를 바라보았다.

그는 그레이하운드 변경백.

바네스였다.


아니 그를 바네스라고 할 수 있을까?

그의 얼굴은 가슴에 붙어있었고.

얼굴이 있던 자리에는 흰 가면이 쓰여있었다.

주변에는 헬하운드가 침을 질질 흘리며 혀를 내밀고 있었다.


그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흐음, 당신은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혹시 저를 만난 적이 있을까요?"

"···아니. 우리는 처음 보는 사이다."

"뭐, 상관없습니다만. 당신의 얼굴. 저에게 무언가 굉장히 불쾌한 기분을 느끼게 만드는군요."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


나는 그림자 이동을 사용함과 동시에 신살로 그의 목에 붉은 선을 그려주었다.


-풀썩.


"불쾌하군."


그가 다시 몸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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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C.20 - 그렇게 그들은. 24.09.01 28 0 11쪽
99 C.19 - 반고 24.09.01 19 1 11쪽
98 C.18 - 살다메인 24.08.31 23 1 11쪽
97 C.18 - 리타 24.08.31 21 1 12쪽
96 C.18 - 래브도느 24.08.30 25 1 11쪽
95 C.17 - 인류보호 프로그램(2) 24.08.30 20 0 12쪽
94 C.17 - 인류보호 프로그램(1) 24.08.29 22 0 12쪽
93 C.16 - 국제 회의(2) 24.08.29 23 0 11쪽
92 C.16 - 국제 회의(1) 24.08.28 23 0 11쪽
91 C.15 - 축제(2) 24.08.28 22 0 11쪽
90 C.15 - 축제(1) 24.08.27 22 0 11쪽
89 C.14 - 라시타 성국(4) 24.08.27 28 1 11쪽
88 C.14 - 라시타 성국(3) 24.08.26 25 1 11쪽
87 C.14 - 라시타 성국(2) 24.08.26 21 1 11쪽
86 C.14 - 라시타 성국(1) 24.08.25 26 1 11쪽
85 C.13 - 벨페고르의 초대(6) 24.08.25 23 1 11쪽
84 C.13 - 벨페고르의 초대(5) 24.08.24 24 1 12쪽
83 C.13 - 벨페고르의 초대(4) 24.08.24 27 0 11쪽
82 C.13 - 벨페고르의 초대(3) 24.08.23 26 1 11쪽
81 C.13 - 벨페고르의 초대(2) 24.08.23 28 1 11쪽
80 C.13 - 벨페고르의 초대(1) 24.08.22 29 1 12쪽
79 C.12 - 올펜 제국(6) 24.08.22 29 1 11쪽
78 C.12 - 올펜 제국(5) 24.08.22 30 1 11쪽
» C.12 - 올펜 제국(4) 24.08.21 35 1 11쪽
76 C.12 - 올펜 제국(3) 24.08.21 28 0 12쪽
75 C.13 - 올펜 제국(2) 24.08.21 26 0 11쪽
74 C.12 - 올펜 제국(1) 24.08.20 27 0 11쪽
73 C.11 - 호엘룬(6) 24.08.20 28 0 12쪽
72 C.11 - 호엘룬(5) 24.08.20 30 1 12쪽
71 C.11 - 호엘룬(4) 24.08.19 28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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