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계략 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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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나루엔
그림/삽화
나루엔
작품등록일 :
2024.07.24 08:16
최근연재일 :
2024.09.01 20:00
연재수 :
10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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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8,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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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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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C.20 - 그렇게 그들은.

DUMMY

100.

C.20 - 그렇게 그들은.



강당 앞에 수인 하나가 서서 칠판을 가리키고 있다.

칠판에는 동그란 구 형태.

그를 둘러싸는 두 개의 행성이 그려져 있었다.


수인이 분필을 이용하여 포물선을 그렸다.

그 포물선은 동그란 구에 약간의 거리를 둔 상태.

수인이 포물선이 끝나는 지점에 우주선 모형 하나를 그려 넣었다.


"그렇게 행성 아이리스에 <인류 보존 계획>의 사명을 띤 라시타호가 도착 했습니다. 라시타 박사는 라시타 호에서 수천 년에 걸쳐 인류를 재건했죠. 하지만 그의 보조 인공지능인 AI 반고가 반역을 일으켰습니다."

"오, 안돼!"

"세상에 그래서 어떻게 됐죠?"


수인이 으스스한 목소리로 이야기하자.

어린아이들로 보이는 이들이 몸을 떨며 자기 팔뚝을 쓸어내렸다.



"후후, 어떻게 됬냐고요? 바로 이 시대의 영웅이라 칭송받고 있는 김한님이 등장해 우주까지 날아가 반고를 처치해버렸답니다."

"와. 세상에."

"김한이라는 사람은 우주를 날아다닌 건가요?"

"물론이죠. 그 신화적 기록은 역사 기록물 관리 위원회에서 찾아보실 수 있답니다. 아. 저도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기록이 있는데 그렇다면 지금 여기서 한번 그의 활약을 확인해 볼까요?"

"네, 좋아요!"


수인의 말에 아이들이 환호하며 소리쳤다.

음, 조금 부끄러운데.


"어때요. 세계 역사에 이름을 올린 기분이."

"음, 얼굴이 화끈거리는 기분입니다."

"후후, 이제는 익숙해질 때도 되지 않았나요?"

"쉽지 않군요."


-띵동댕동.


마침 수업이 끝난 듯.

아이들이 밖으로 나와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사이.

나를 알아보더니.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여 보이는 한 아이.


"어, 저 사람!"

"방금 역사책에 나왔던 그 아저씨 아니야?"

"맞는 것 같은데?"

"큿흠."


나는 헛기침을 한번 해 보인 후.


"래지도느 데리러 왔단다."

"으, 으···!"

"음···?"

"부끄러워!!!"

"엌."


-퍽.


음.

역시, 래지도느.

6세 아이의 주먹이라고는 할 수 없을 정도의 파괴력.

잘못했으면 아이들 앞에서 주저앉을 뻔했다.

간신이 몸을 일으켜 세워 래지도느를 살폈다.

이미 저 멀리 도망가버린 그녀.

후.

애 보는 게 쉽지 않다.


"김한씨도 많이 약해지셨네요."

"이제, <인류 보호 프로그램>은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반고가 사라진 후.

인류 보호 프로그램은 서서히 제 위력을 잃어갔다.

10년이 지난 지금.

마석과 마력의 존재는 역사 속의 이야기처럼 전해졌다.


대신 세계인들을 하나로 뭉치게 되었다.

벨페고르는 망설임 없이 문물을 개방하였고.

인류는 빠르게 발전을 거듭하게 되었다.

이제는 지구와 거의 같은 수준으로 발전한 드라코 컴퍼니.

그리고 드라코 컴퍼니를 중심으로 발전하는 주변 국가들. 


라이오네가 나에게 물었다.


"혹시. 후회하진 않으시나요?"

"그럴 리가요. 그럼 저는 이만."

"아, 오늘 하루 잘 보내시길."

"네, 라이오네님도 좋은 하루 보내시길."


래지도느의 흔적을 쫒아 이동한 곳은 놀이터였다.

홀로 그내에 앉아있는 래지도느.

내가 다가서자 얼굴이 붉어졌다.


"래지. 괜찮니."

"우으, 저, 저기···."

"그래."

"아빠, 제성해요. 잘은 모르겠지만··· 왠지 얼굴이 붉어지고 참을 수가 없어서···."

"큿흠. 그래, 래지도 이제 부끄러움을 탈 나이가 되었구나. 하지만 래지 아빠가 교과서에 나온 건 전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좋겠어."

"미한해여."

"아니다. 그럼 우리 집으로 가 볼까?"

"네. 아빠."


나는 래지를 안아 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마왕성을 본떠 만든 100층짜리 빌딩.

그곳의 최상층이 우리 집이다.


-띵.


엘리베이터가 멈추는 소리와 함께.

그녀들이 마중 나왔다.


"아니 래지! 또 아빠한테 안겨 온 거야? 오빠! 너무 래지를 오냐오냐 키우면 안됀다구요!"

"음 하지만 래브. 당신도···."

"···오. 빠?"

"아닙니다. 래지 이제 내려가자꾸나."

"엄마, 무서워···."


래브의 험악한 표정에 래지가 더욱더 강하게 내 옷깃을 잡아매었다.

어. 잠깐.


"억, 으으!"

"어, 꺄아악! 래지 너 그렇게 아빠 목을 조르면 어떻게 해!"

"으, 으아앙!"

"사, 살려···."

"이, 이런 이걸 어떻게 해야!"

"후, 래브. 래지를 조금만 더 부드럽게 대해주세요."

"어, 언니···!"


래브를 부드럽게 말리는 리타.

그리고.

리타의 허리춤에서 고개를 쏙 내밀고는.

눈 한쪽을 째며 혀를 내밀어 보이는 한 남자 아이.

나와 리타 사이에 낳은 둘째.

리토다.


"래지는 바보래요."

"래지 바보 아냐!"

"바보, 바보, 바보."

"리토 그러지 말라고 했을 텐데."

"큿흠. 우리 아빠는 레지한테만 너그럽다니까."

"오, 오빠도 예전에 길 잃어 버리고 아빠한테 안겨 왔잖아!"

"우우웃! 대체 그런 건 어디서 들어가지고!"

"어, 언니가 다 말해줬지롱!"

"아니. 살핀 이 자식이···!"

"어허, 누나한테 말버릇이 그게 뭐야?"

"뭐래, 나랑 한살밖에 차이 안 나는 주제에!"

"본녀가 명백하게 나이에서 우위인 것을 아버지 저 자식이 반항하는데요?"


살핀과 리토의 싸움이 시작됐다.

이제는 일상 같은 풍경.

나는 리토의 머리에 꿀밤을 먹여주었다.


"아 또 왜 나만 가지고 그래!"

"리토 누나한테 말을 그렇게 하면 안 돼."

"하, 하지만 저, 아, 아니. 누나가 래지한테 내 흑역사를 다 말해버렸단 말이야!"

"살핀."

"죄송해요. 아빠. 래지한테도 리토가 얼마나 멍청한지 알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

"저, 저, 저! 내가 길치인 건 우리 엄마 때문이야!"

"리토. 지금 뭐라고 했니···?"

"어, 엄마? 이, 이런 도망가야···!"

"어딜! 여보. 끝나고 얘기 좀 해요."

"···그럽시다."


리타가 리토의 목덜미를 잡고 '회계실'에 들어갔다.

이제 리토는 회계실에서 리타의 김한 찬송을 귀가 터지기 직전까지 듣게 될 것이다.

리타가 조금 무섭다.

후.

어쨌든.

이제 좀 정리된 건가.

그때.

내 바짓저고리를 붙잡아 오는 살핀.


"아빠, 나 리토한테 너무 상처받았어. 안아주세요."

"후, 그래."

"어, 오빠 잠깐. 오늘은 래브도느 타임이라구요!"

"으, 응? 하지만 래브. 살핀은 아직 애인데."


내 대답에 도끼눈을 뜬 래브가 성토하듯 말했다.


"애는 무슨! 저, 저 은근슬쩍 안겨 오는 게. 완전 여우야! 오빠도 벌써 몇번이나 넘어갔잖아요! 살다언니가 제대로 교육을 해야 하는데!"

"흐응, 래브. 본녀의 가정교육이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것이냐."

"히익, 어, 언니 그런 게 아니라···."


살다의 등장에 움찔한 래브.

하지만 살다는 그저 슬쩍 웃어 보이며 말했다.


"후후, 되었다. 본녀 또한 살핀의 예사롭지 않음을 진즉에 눈치채고 있었으니. 살핀 오늘은 이 어미와 함께 잠자리에 들자꾸나."

"어, 엄마? 하, 하지만 저는 이제 혼자서도···."


내 바짓저고리를 더욱더 세게 잡아 오는 살핀.

하지만 그 순간 살다의 눈이 매섭게 변했다.


"흐응, 본녀가 정말 모를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냐. 은근슬쩍 규칙을 무시하고 한이의 침대에 파고드는 네 성격을."

"그, 그게 아니고요···."

"되었다 오늘은 래브가 마음껏 즐기는 날이니. 잠들 시간이 되면 잔말 말고 어미의 방으로 오도록 하여라."

"알게써요오···."


풀이 죽어 보이는 살핀.

하지만 살다의 발언권은 절대적.

이 집안에서 그녀보다 높은 발언권을 지닌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나는 그저 안타까운 눈빛으로 살핀을 바라봐 주었다.


"한아. 너도 살핀의 어리광을 너무 많이 받아주지 말도록 해라."

"···알겠습니다."


살다가 한순간에 집안의 상황을 정리했다.

우리 집안은 보통 이런 식으로 굴러간다.


음.

괜찮지 않나···?


반고를 처치하고 돌아온 뒤.

나는 그녀들 모두와 결혼하여 가정을 꾸렸다.

지금까지 중계기 역할을 해왔던 라시타 호가 사라지면서.

내 힘은 점차 약화되었고.

이제는 스킬의 사용조차 불가능해진 상태.

하지만.

나에겐 지금까지 모아 온 막대한 양의 금화가 남아있었다.


덕분에 벨페고르의 기술자들을 고용해 100층 높이의 초거대 빌딩을 지어 올릴 수 있었다.

솔직히.

많이 부러웠거든.

내 초거대 빌딩에 대한 정보는 입소문을 타고 번져 나갔고.

결국.

내 빌딩은 드라코 컴퍼니 제2의 관광 테마파크로 거듭나게 되었다.

나는 이제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불어나는 돈을 감당할 수 없는 수준.


그래서 나는 내 돈을 관리해 줄 사람을 고르게 되었다.

내가 고른 이는.

바로.


"아, 김한님 이번 달 결재서류 가지고 왔습니다."

"아 우사미 부장님. 여기에 두고 가시면 됩니다."

"네. 그럼 좋은 하루 보내시길."

"네, 오늘 하루 잘 보내시길." 


항상 야근에 시달리는 우사미 과장.

그녀는 내 은근한 속삭임에 홀라당 넘어가.

드라코 컴퍼니에 사표를 던진 뒤.

내 빌딩의 관리인으로 재취업했다.

표정을 보아하니 제법, 만족스러운 모습.


"아, 준. 일은 좀 어때?"

"나, 일. 열심히 한다."

"그래. 좀 더 고생해라."

"일자리. 주어 고맙다."


빌딩의 정문 가드로 준을 고용했다.

한때 어설픈 나무로 길을 지켜 막던 준.

이제는 100층 높이의 건물을 막아서는 든든한 가드가 되었다.


"아, 김한님 여기 계셨군요."

"음? 제프. 뭔가 문제가 있나요?"

"77층 전기배선에 문제가 생겼다고 해서 보고드리려던 참이었어요."

"아, 그렇다면 놀노르 과장한테 한번 말해 보시겠어요?"

"네, 알겠습니다."


제프와 놀노르 공녀 또한 직원으로 받아들였다.

제프는 호엘룬과 드라코 컴퍼니 사이.

고속도로가 들어서면서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됐다.

그때 내가 손을 내밀어 준 것이 바로 나다.


놀노르 공녀의 경우.

그녀의 발언으로 의장 선거가 뒤집어 진 이후.

공식적으로 그녀를 바라보는 시선은 나쁘지 않았으나.

속으로는 내부 고발자라는 명목하에 직원들로부터 따돌림을 받게 되었다.

그녀는 겉으로는 티를 내지 않았으나.

속으로는 깊이 고민하고 있었고.

그녀의 고민을 알아챈 나는 내 빌딩으로 취업할 것을 권유했다.

놀노르 공녀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직장을 옮겼다.


내가 이곳에 처음 소환되었을 때.

나는 가진 것 하나 없는 맨몸뚱이 하나뿐이었다.

하지만.

지금.

이곳에는.

지금까지 나와 연을 맺었던 수십 수천 명의 사람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내 아내들과 아이들까지.


처음부터 후회는 없었다.

그리고 지금은 더욱 후회 없는 삶을 살고 있다.

한 번쯤 생각해본다.


어린 날 겪어야 했던 그 모든 고통은.

지금의 행복을 위한 시련이 아니었는지.


수백 수천수만의 확률을 뚫어내고.

나는 지금 이곳에 서 있다.


만약, 그 수많은 확률의 늪에 빠져.

내가 단 한 순간이라도 고민했더라면.

지금의 나는 존재할 수 있었을까?

아니.

아니겠지.


이건 지금까지 있었던 나의 투쟁의 이야기이다.

지금, 이 순간 시작이 두려워 고민하고 있다면.

일단 한번 도전해 보자.


시작하지 않는다면.

그 무엇도 완성되지 않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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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20 - 그렇게 그들은. 24.09.01 28 0 11쪽
99 C.19 - 반고 24.09.01 19 1 11쪽
98 C.18 - 살다메인 24.08.31 23 1 11쪽
97 C.18 - 리타 24.08.31 21 1 12쪽
96 C.18 - 래브도느 24.08.30 25 1 11쪽
95 C.17 - 인류보호 프로그램(2) 24.08.30 19 0 12쪽
94 C.17 - 인류보호 프로그램(1) 24.08.29 22 0 12쪽
93 C.16 - 국제 회의(2) 24.08.29 22 0 11쪽
92 C.16 - 국제 회의(1) 24.08.28 23 0 11쪽
91 C.15 - 축제(2) 24.08.28 22 0 11쪽
90 C.15 - 축제(1) 24.08.27 22 0 11쪽
89 C.14 - 라시타 성국(4) 24.08.27 28 1 11쪽
88 C.14 - 라시타 성국(3) 24.08.26 24 1 11쪽
87 C.14 - 라시타 성국(2) 24.08.26 21 1 11쪽
86 C.14 - 라시타 성국(1) 24.08.25 25 1 11쪽
85 C.13 - 벨페고르의 초대(6) 24.08.25 23 1 11쪽
84 C.13 - 벨페고르의 초대(5) 24.08.24 24 1 12쪽
83 C.13 - 벨페고르의 초대(4) 24.08.24 27 0 11쪽
82 C.13 - 벨페고르의 초대(3) 24.08.23 26 1 11쪽
81 C.13 - 벨페고르의 초대(2) 24.08.23 28 1 11쪽
80 C.13 - 벨페고르의 초대(1) 24.08.22 28 1 12쪽
79 C.12 - 올펜 제국(6) 24.08.22 29 1 11쪽
78 C.12 - 올펜 제국(5) 24.08.22 29 1 11쪽
77 C.12 - 올펜 제국(4) 24.08.21 34 1 11쪽
76 C.12 - 올펜 제국(3) 24.08.21 28 0 12쪽
75 C.13 - 올펜 제국(2) 24.08.21 26 0 11쪽
74 C.12 - 올펜 제국(1) 24.08.20 27 0 11쪽
73 C.11 - 호엘룬(6) 24.08.20 28 0 12쪽
72 C.11 - 호엘룬(5) 24.08.20 30 1 12쪽
71 C.11 - 호엘룬(4) 24.08.19 28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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