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계략 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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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나루엔
그림/삽화
나루엔
작품등록일 :
2024.07.24 08:16
최근연재일 :
2024.09.01 20:00
연재수 :
10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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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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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C.16 - 국제 회의(1)

DUMMY

92.

C.16 - 국제 회의(1)



축제 한 켠에 마련된 주점.


우리는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아 앉았다.

래브가 기대된다는 듯 귀를 파닥였다.


"와 분위기가 정말 좋아요."

"정말 그렇구나. 한아 이것 또한 그 자몽이란 자의 작품이냐?"

"그렇습니다. 레이저 빔이라는 물건입니다."


내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하늘에는 레이저빔이 쏘아지고 있었다.

여러 가지 역동적인 모습을 취하는 내 모습들.

이 자식들 상상력하고는···!


잠시 기다리자.

점원으로 보이는 수인 하나가 다가왔다.

우사미 과장이었다.


"···어. 우사미 과장님?"

"김한님이시군요. 그동안 직접 만나 뵐 기회는 적었지만, 김한님의 활약은 익히 전해 듣고 있었답니다. 대단한 업적을 세우셨더군요."

"칭찬에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이 주점은 직접 운영하시는 건가요?"

"아. 네. 어떻게든 재정부의 구멍 난 적자를 메워야 하기에···."

"음, 저런."


우사미 과장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이런 좋지 않은 곳을 건드렸구나.

빠르게 넘어가도록 하자.


"큼큼. 아무튼. 주문해도 될까요?"

"아, 물론이죠."

"네. 그럼. 맥주랑 스테이크 양송이수프를 곁들여서, 음··· 김한A 세트로 할게요."

"주문받았습니다. 여기 김한A 하나!"

"김한A 하나요."

"김한A 확인."


어지럽군···.

온 세상이 김한으로 도배되어있었다.

이 축제 기획한 놈이 대체 누구야···?


"저기 혹시 이 메뉴명은 대체 누가 지어낸 겁니까?"

"아 그건. 라이오네님이 특별히 지어주셨습니다."

"후, 그렇군요."

"···죄송합니다."

"이미 저질러진 일인데요. 뭘."

"대신 김한님이 직접 방문해 주셨으니. 특별히 반값으로 서비스해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메이냥이 꾸벅 인사를 해 보이더니.

급히 다른 손님들을 향해 이동했다.

고생하는군.


온갖 곳에 붙어있는 내 얼굴과 이름들. 

덕분에 그녀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오빠, 저기에도 오빠 얼굴이 그려져 있어요!"

"이번 축제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확실하게 보여주는 것 같구나."

"이번 축제로 김한님의 신도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조금 부담스럽습니다."


내 작은 항변은 그녀들의 음습한 미소에 가려졌다.

잠시 후.

음식을 가져온 것은 우사민이었다.


"오래간만입니다. 김한님."

"우사민 과장님이시군요."

"김한님이 신화적인 업적을 쌓는 것은 제 눈으로 직접 볼 수 있게 되어 영광이었습니다."

"그렇게까지는···."

"이것은 그런 당신께 바치는 제 작은 성의입니다."


우사민 과장이 가볍게 손짓하자.

그의 손에서 나타난 것은 얼음으로 조각된 장미, 네 송이 였다.

마치 살아있는 것 같이 생생한 모습.

그녀들이 그 모습을 바라보더니 감탄했다.


"와아. 이쁘다."

"마치 생화와 같은 모습이구나. 잘 조형했다."

"김한님을 위한 마음이 잘 느껴지네요."

"감사히 받겠습니다."


그녀들의 식탁 앞에 얼음 장미가 놓였다.

우리는 들뜬 기분으로 식사를 시작했다.

먼저 래브가 감탄을 터트렸다.


"와 정말 맛있어요!"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술은 정말 오래간만이로구나."

"항상, 긴장을 풀기 어려웠으니까요."

"이 시간이 영원과 같았으면 좋겠습니다."

"걱정 마세요. 리타 제가 그렇게 만들겠습니다."


좋은 분위기 속에서.

좋은 사람들과 진행되는 식사는 각별했다.

식사를 마치고 이제 돌아갈 시간.

계산하려는 우리에게 우사미 과장이 급히 달려왔다. 


"아. 김한님 혹시 현금으로 계산하는 대신 싸인 하나만 부탁드릴 수 있을까요?"

"사인이요?"

"아, 네 이곳에 사인을 해주시면 음식값은 받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으음."

"오빠, 저는 이곳 서비스가 참 좋다고 생각했는데 싸인 한번 해주는 게 어떨까요?"

"후후, 본녀 또한 그렇게 생각한다."

"김한님의 사인이라면 조금 값이 맞지 않는 감이 있지만. 포교를 위해서라면 그 또한 괜찮겠죠."

"···알겠습니다."


나는 우사미 과장이 건네준 종이에 사인해 돌려주었다.

빙그레 웃어 보인 우사미 과장.

그녀는 내 사인을 조심스럽게 액자에 담았다.


"감사합니다. 또 들려주시길!"

"잘 먹고 갑니다."


-폴짝.


꼬리를 파닥이는 래브.

어둑 해진 야경 아래.

반짝이는 불빛을 배경으로.

그녀가 해맑게 웃으며 외쳤다.


"행복해요."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겁니다."


살다와 리타 또한 그 모습을 바라보며 흐뭇하게 웃고 있었다.

나는 그녀들을 객실로 배웅해 주었다.

살다가 사근사근한 눈빛으로 내 뺨을 쓸어내렸다.

그녀가 입 모양만으로 나에게 전달했다.


'이따가. 밤에. 알지?'


이런. 신호다.

뭐.

어차피 축제니까.

상관없나.


나는 방으로 돌아가는 대신 연무장으로 이동했다.

왠지 조금 몸을 풀고 싶은 기분.

가볍게 연무장을 돌고 있는데 목소리가 들려왔다.


"김한. 축제가 한창인데 여기서 뭐 하는 건가?"

"진도기 부장님이시군요. 부장님께서도 이곳에 계시지 않습니까?"

"하하, 뭐 그렇긴 하지. 왠지 마음이 붕 떠서는 말이야. 그럴 때는 연무장을 달리는 것만큼 도움이 되는 것이 없단 말이지."

"동감입니다."


우리는 잠시 함께 연무장을 달렸다.

그와 함께 페카폴타스에 방문했던 일이 떠올랐다.

아그니에게 수소폭탄을 선물하고 도망쳤던 일부터.

골고르 국왕의 군대에 둘러싸여 죽음의 위기에 처했던 순간까지.

그는 이미 생사를 함께한 동료이자 전우였다.


"큿흠. 나는 처음에는 자네가 그리 마음에 들지 않았다네."

"그럴 수밖에요. 첫 만남부터 드라코 컴퍼니 외벽에 구멍을 내놓지 않았습니까?"

"크하하. 자네가 그 일로 머리를 부여잡은 불도기 부장의 모습을 봤어야 했는데 말이야."

"그가 제 멱살을 잡고 싶었겠군요."

"하하하, 그 정도뿐이겠는가? 뛰쳐나가려는 그를 막아 세우느라 고생 좀 했지."

"···감사합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도움을 받은 듯하다.

그에게 심심한 감사의 인사를 남겼다.

그가 지나가듯 말했다.


"이제, 정말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군."

"그렇습니다. 저는 이제 이 세계에 진정한 자유를 찾아줄 생각입니다."

"그래, 이미 탄환은 발사되었지. 이제는 정말 앞으로 나아갈 뿐. 나는 진심으로 자네를 응원한다네."

"응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 부담가지라고 한 말은 아닌데. 큿흠. 아무튼 나는 이만 가 보겠네."

"즐거운 축제 되시길."

"즐거운 축제 되게나."


후우.

잠시 연무장에 누워 하늘을 바라봤다.

하늘에는 붉고 푸른 두 개의 달이 요사스럽게 떠 있었다.

어디 도전해 볼 테면 도전해 보라는 듯이.

어디.

내가지 못할 줄 알고?

기다려라.

곧 내가 너를 찾아갈 테니.

내가 이 세계를 사람의 것으로 만들어 보이겠다.

나는 그리 다짐했다.



* * *



축제가 끝났다.


모든 사람은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다.

그리고 시작된 것은.


드라코 컴퍼니.

국제회의 전당.


라이오네를 중심으로.

제국의 황제 리히크.

호엘룬의 왕 쿠빌라이.

교황청과 라시타 공국의 대표로 참가한 마커스.

리브랜 왕국 대표 루크.

엘프왕국 엘라시아의 사절 리리안.

요정의 숲 대표 실비와 엘라라.

그레이하운드 대표 블루.

그리고 그 외에도 작은 연방국의 수장들이 참가했다.

마지막으로.

마왕국의 벨페고르가 수정구를 통해 회의에 참여했다.


장내에 큰 긴장감이 감돌았다.

수백년 동안 베일에 감싸여져 왔던 마왕국의 등장 때문이다.

하지만.

영상 속의 벨페고르는 이 모든 것이 자신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다는 듯 그저 축 늘어져 포도를 따 먹고 있을 따름이었다.


"자. 이제 제 1회 국제회의 전당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회의는 저 라이오네가 진행을 맡아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혹시 이의가 있으신 분이 계신다면 지금 손을 들어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당연히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다.

당장 이곳에 모인 황제와 왕들은 주변국들과도 사이가 좋지 않은 상태.

특히 이곳에는 마왕성의 주인인 벨페고르까지 자리해 있었다.

이 모든 이들을 하나로 합쳐 통제할 수 있는 것은 고대룡 라이오네 뿐이었다.

헛기침을 한번 해 보이는 라이오네.


"큿흠. 그럼.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도록 하죠. 첫 번째 의제는 세계인 자유 탈환 계획 동의안입니다."


라이오네가 설명한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지금 이 세계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을 세계인 이라 칭한다.


-대기권 밖에서 <인류보호프로그램>을 악용하여 세계인의 자유를 침범하고 있는 가짜 신 반고를 처치하는 것에 동의한다.


-반고를 처치할 때까지 모든 국가는 동맹 체제를 구축하며 상호 간 전쟁을 금지한다. 만약 이를 어길 경우 나머지 모든 동맹국이 개전국을 적대한다. 


-모든 국가는 반고를 처치하기 위한 인적 물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이 모든 내용을 계약서로 명시하여 기록한 다음 서명한다.


라이오네의 말을 끝까지 들은 변방의 왕 한명이 손을 들었다.

라이오네가 고개를 끄덕여 그의 발언권을 인정했다.


"말씀하세요."

"우리들을 불러주었기에 이 회의에 참여하긴 했으나. 이미 드라코 컴퍼니아와 마왕성에서 거의 모든 준비를 끝내놓은 상태라 들어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들이 당신들에게 무엇을 지원해야 하는 것인지 알려주시오."

"아, 그래요. 말씀드리는 것이 늦었습니다. 저희가 필요한 것은 막대한 양의 마석이에요."

"마석이라···."


라이오네의 말에 주변이 웅성거렸다.

마석은 마력을 품고 있는 돌이다.

그 희귀성은 물론이고.

마석이 가지고 있는 가능성만으로.

국가의 존패여부를 가를 정도로 중요한 자원이었다.

그런 물건을 선뜻 내놓을 국가는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라이오네가 단언했다.


"우선 말씀드릴게요. 저희의 예측으로는 가짜 신 반고를 파괴함과 동시에 마석은 이 세계에서 그 가치를 잃게 될 겁니다."

"마석만이 아니야. 마력 자체가 사라질 거다."


수정구 너머.

가만히 듣고 있던 벨페고르가 따분한 듯 하품하며 내뱉었다.


"뭐, 뭣? 마석이 제 기능을 잃고 사라진다고?"

"어, 어찌 그런···! 그렇다면 인류는 마법이라는 신물을 잃게 될 것입니다. 그, 그렇다면 차라리!"

"어허, 라이오네님의 설명을 듣지 못한 것이오? 지금도 반고는 꿈의 형상으로 나타나 우리들을 세뇌할 수 있소. 저기 무지렁이 평민 놈들을 보시오. 수년 전에 나타난 계시 하나로 지금까지도 나라가 혼란하지 않소. 그런 그가 만약 꿈이 아닌 현실로 나타나 우리를 제어하기 시작한다면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꼭두각시가 되어버릴 것이외다!"


한 왕의 주장에 다른 이들 또한 그 사건을 기억한다는 듯.

치를 떨며 테이블을 부여잡았다.

그때 제국의 황제 리히크가 입을 열었다.


"나. 제국의 황제인 리히크는 라이오네에게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을 이 자리에서 약조하는 바이오."

"저, 저런 리히크 황제가 저리 쉽게 승복하다니···!"


마석의 중요함은 차치하고.

마석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나라는 어디인가.

바로 제국이었다.


지금 이 자리에서 리히크가 라이오네에게 동의를 표한 이상.

그 누구도 함부로 그녀의 주장에 반박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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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C.20 - 그렇게 그들은. 24.09.01 28 0 11쪽
99 C.19 - 반고 24.09.01 20 1 11쪽
98 C.18 - 살다메인 24.08.31 23 1 11쪽
97 C.18 - 리타 24.08.31 22 1 12쪽
96 C.18 - 래브도느 24.08.30 26 1 11쪽
95 C.17 - 인류보호 프로그램(2) 24.08.30 20 0 12쪽
94 C.17 - 인류보호 프로그램(1) 24.08.29 22 0 12쪽
93 C.16 - 국제 회의(2) 24.08.29 23 0 11쪽
» C.16 - 국제 회의(1) 24.08.28 24 0 11쪽
91 C.15 - 축제(2) 24.08.28 22 0 11쪽
90 C.15 - 축제(1) 24.08.27 23 0 11쪽
89 C.14 - 라시타 성국(4) 24.08.27 28 1 11쪽
88 C.14 - 라시타 성국(3) 24.08.26 25 1 11쪽
87 C.14 - 라시타 성국(2) 24.08.26 21 1 11쪽
86 C.14 - 라시타 성국(1) 24.08.25 26 1 11쪽
85 C.13 - 벨페고르의 초대(6) 24.08.25 24 1 11쪽
84 C.13 - 벨페고르의 초대(5) 24.08.24 25 1 12쪽
83 C.13 - 벨페고르의 초대(4) 24.08.24 28 0 11쪽
82 C.13 - 벨페고르의 초대(3) 24.08.23 26 1 11쪽
81 C.13 - 벨페고르의 초대(2) 24.08.23 28 1 11쪽
80 C.13 - 벨페고르의 초대(1) 24.08.22 29 1 12쪽
79 C.12 - 올펜 제국(6) 24.08.22 29 1 11쪽
78 C.12 - 올펜 제국(5) 24.08.22 30 1 11쪽
77 C.12 - 올펜 제국(4) 24.08.21 35 1 11쪽
76 C.12 - 올펜 제국(3) 24.08.21 28 0 12쪽
75 C.13 - 올펜 제국(2) 24.08.21 26 0 11쪽
74 C.12 - 올펜 제국(1) 24.08.20 28 0 11쪽
73 C.11 - 호엘룬(6) 24.08.20 28 0 12쪽
72 C.11 - 호엘룬(5) 24.08.20 30 1 12쪽
71 C.11 - 호엘룬(4) 24.08.19 28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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