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계략 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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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나루엔
그림/삽화
나루엔
작품등록일 :
2024.07.24 08:16
최근연재일 :
2024.09.01 20:00
연재수 :
10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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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8,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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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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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C.16 - 국제 회의(2)

DUMMY

93.

C.16 - 국제 회의(2)



"하, 하지만. 그것은 너무 일방적인 견해요!"

"···말씀해보시죠."

"마석이 사라진다는 것은 지금까지 우리가 구축해놓은 모든 인프라 또한 사라진다는 것이오. 그것이 사실상 세계의 종말과 무엇이 다르오?"


한 왕의 주장에 주변국들이 조금씩 동조하고 나섰다.

모두 마석을 사용하는 인프라를 구축한 나라들의 왕.

라이오네가 잠시 주변을 둘러보았다.

겉으로는 표를 내지 않았으나.

그에 동조할만한 이들이 눈치를 보고 있었다.

라이오네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마석으로 구성된 인프라가 편리한 건 사실이에요."

"그, 그렇다면···!"

"하지만. 그것은 한순간의 꿈과 같은 것. 때가 머지않았어요. 반고가 리사타의 블랙박스를 해체하는 순간. 당신들이 의지하던 그 인프라가 당신들을 공격할 거라고요!"

"그, 그것을 증명할 수 있소?"

"이미 반고는 라시타 시스템에 어느 정도 접근해 있는 상태에요. 당신들도 알고 있지 않나요? 계시에 대해."

"하지만 그 정도로 이 세계가 멸망한다는 말은 억측에 지나지 않은가!"

"후. 말이 자꾸 제자리를 맴도는 것 같네요. 그럼 칼페아 왕께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시는지 여쭤볼게요."


칼페아 왕이라고 불린 이가 일어나 주변을 돌아봤다.

이미 말을 맞춘 자들이 있는지.

그와 눈을 마주치며 보이지 않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힘차게 외쳤다.


"우리는 확실한 증거가 필요하네. 반고가 우리들을 멸망시킬 것이라는 증거 말일세. 그것이 아니라면 우리들은 마석을 지원하지 않는 것은 물론 이 프로젝트 자체에 의문을 던질 수밖에 없네!"

"마, 맞아. 마석과 마력은 태초부터 인간과 함께해온 신의 선물입니다. 그걸 이제 와서 뒤집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오."

"이제 와서 세계인의 마력을 모두 압수하겠다니. 그게 가당키나 한 소리요?"


올펜 제국 황제 리히크가 속이 탄다는 듯 가슴을 두드렸다.


"제대로 앞을 보지 못하는 한심한 놈들. 최초에 사람에게 마력을 내려주신 라시타께서 건재하셨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겠지. 하지만 그분은 땅에 떨어지셨고. 세계는 이미 변화의 측면에 들어섰다. 그럼에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놈들이 있다면 짐이 직접 징치하리라!"


리히크의 으르렁거리는 목소리가 장내에 짙게 깔렸다.

하지만 칼페아 왕 벨디어는 오히려 코웃음을 쳐 보였다. 


"하하, 이제는 허울뿐인 제국이 잘도 그런 말을 하시오. 이제 귀국을 지원하던 교황청도 라시타 공국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가 모두 알고 있소. 그런 상황에서 전쟁이라. 하 가당치도 않은 소리. 우리를 공격할 시간에 우선 내정을 다지는 것이 어떻겠소."

"뭐라."


리히크 황제의 눈에 불똥이 튀었다.

하지만 그 말이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그는 곧바로 반박할 수 없었다.

이제 올펜 제국은 성전기사단과 이단심문관 그리고 황실기사단을 모두 잃은 상태. 물론 제국의 보병대는 여전히 강력함을 자랑하고 있으나.

이 세계는 약한 다수보다.

단 하나의 절대 강자의 위세가 드높은 세계였다.

제국의 몰락은 시간문제라는 것이 주변국들의 입장이었다.


"칼페아 왕 우리 드라코 컴퍼니아가 제국과 화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


라이오네의 엄중한 경고에 벨디어가 오히려 코웃음을 쳤다.


"하, 라이오네 우리가 당신의 만행을 모를줄 알았소? 페카폴타스와 달마티아 해안에서 벌어진 끔찍한 학살극. 당신은 달콤한 말로 우리들을 꼬드기면서 조금이라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끔찍한 학살극을 벌여왔지. 그렇다면 당신의 행동이 반고와 다를 것이 무엇이오? 우리 연합 왕국은 이 이 자리를 빌려 선언하겠소. 지금부터 라이오네가 조금이라도 이상한 낌새를 보인다면 우리는 국제회의 전당을 탈퇴하는 것은 물론 수천 년 동안 우리들의 공공재로 존재해 왔던 마력과 마석의 존재를 부정하는 저 세력들을 향해 필사의 결의를 내보일 것이오···!"


벨디어는 자뭇 엄숙하게 선언했다.

회의장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모두가 당황하고 있는 가운데.


-끼이익.


문을 열고 시종하나가 급하게 들어왔다.

그가 향한 곳은 칼페아 왕 벨디어의 옆이었다. 

시종이 다급히 귓속말로 소곤거리자.

벨디어 왕의 안색이 급속도로 나빠지기 시작했다.


"뭐, 뭐라···?"

"그것이···."


라이오네가 차가운 눈으로 시종을 바라보며 말했다.

시종의 몸이 바들바들 떨리기 시작했다.

라이오네가 입을 열었다. 


"이곳은 회의장입니다. 안건을 말하려면 모두의 앞에서 말해야겠죠. 자 말씀해보세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저, 저기. 그게···!"

"경비 저 사람을 지하 감옥에···."

"바, 반란이 일어났습니다···!"

"톰 네 이놈이···!"


벨디어의 눈에 불똥이 튀며 톰이라 불린 시종을 붙잡으려 했으나.

순식간에 다가온 진도기 부장에 의해 제지당했다.


"놔라! 놓으란 말이다! 나는 칼테아의 왕이자 연합 왕국의 맹주다. 네놈 따위가 감히 나에게···!"

"당신은 이제 왕이 아닙니다. 벨디어. 그러니 연합 왕국의 맹주라고 할 수도 없겠지요."

"그, 그게 무슨···?"


-파치칫!


순간.

수정구가 마력에 휩싸이더니.

어딘가의 배경을 비추기 시작했다.


-와, 와! 혁명이다. 반항하는 놈들 전부 죽여버려!

-귀족 놈들 더는 못 해 먹겠다. 놈들을 몰아내고 우리들의 나라를 세우자!

-만세! 만세! 만세!


벨디어는 수정구가 비추는 배경이 어디인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곳은 자신이 통치하는 왕국. 칼테아였다.


"대체··· 이게, 뭐지···?"

"뭐긴 뭡니까. 혁명이 일어났습니다."

"그런 말도 안 되는···!"

"말이 안 되는 것은 여기서 당신이 행패를 부리는 것입니다. 이제 당신은 아무것도 아니니. 이 자리에 설 자격이 없어진 것이지요."

"그, 그런···."


벨디어가 다리에 힘이 풀린 것인지 풀썩 주저앉았다.

이제는 이곳에서 벗어나는 것이 문제가 아니었다.

설사 본국으로 돌아간다고 하더라도.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대체··· 언제부터?


"대체, 언제부터지?"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라이오네가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까딱였다.

찢어질 듯 치켜떠진 벨디어의 눈에서 피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내가 왕국에서 출국할 때까지 반역의 낌세 조차 느끼지 못했다고? 진정 그런 일이 가능할 것 같으냐? 최소한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했겠지. 라이오네 네년이었어! 반고? 그런 것보다 무서운 것이 바로 눈앞에 있었거늘!"

"진도기 부장 격에 맞지 않는 자가 회의장을 더럽히고 있군요."

"즉시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진도기 부장이 벨디어를 제압했다.

벨디어는 반항하는 것조차 포기한 듯.

허망한 모습으로 진도기 부장에게 질질 끌려갔다.

그 모습을 보더니 싱긋 웃어 보이는 라이오네.


"음, 그래서. 연합 왕국의 다른 분들의 생각은 어떠신지 다시 한번 들어볼까요?"

"그, 그게···!"

"아, 마, 마력 그런 사악한 것이 우리를 이렇게 홀리게 만들고 있었다니! 상상만으로도 끔찍하군!"

"그렇네! 우리의 적은 반고일세! 모두 힘을 하나로 뭉쳐 대항해야 하지 않겠는가!"

"라이오네님께 무조건 적인 지원을 약속드립니다."

"그것이 좋겠소! 나, 나도 지금 여기서 선언하오!"


한번 물꼬가 트이기 시작하자.

연합 왕국을 자처했던 세력들이 와르르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올펜제국의 리히크 황제는 얼떨떨한 표정으로 그 모습을 지켜봤다.

마왕성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벨페고르가 배를 잡고 웃어댔다.


"하하하, 이곳의 정치판이 마왕성의 코미디 프로보다 재미있군!"


라이오네는 벨페고르를 한 번 째려보았으나.

그 이상 무어라 하진 않기로 했다.


그렇게 잠시 소란이 있었지만.

각국에서 무제한에 가까운 마석을 지원하겠다는 계약서에 사인하는 것으로 회의가 끝을 맞이했다.


연합 왕국의 남은 왕들은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서로 순서를 미루며 투덕거렸지만.

결국 예외 없이 전부 서명해야 했다.

집무실로 돌아온 라이오네.

그녀가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한고비 넘은 것 같아요."

"칼테아 왕국의 혁명은 대체 언제부터 준비하신 겁니까?"


내 말을 들은 라이오네가 장난스럽게 눈을 찡긋해 보였다.

나는 왠지 모를 한기에 몸이 떨려오는 것 같았다.


"만약, 벨디어 그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준비하고 있었다고 말한다면 김한 당신은 그 사실을 믿으실 건가요?"

"···그건 조금 무서운 사실이군요."

"아무튼. 일이 제대로 해결되었으니. 만사 오케! 라고 해야 할까요?"

"라이오네님 당신은 역시···."

"음? 우리 그거 서로 비밀로 하기로 한 거 아니었나요?"

"하지만, 저는 이미 제 모든 것을 라이오네님께 말씀드렸죠."

"어, 그런가?"


그렇게 말한 라이오네가 은근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흐응. 설마. 여자를 셋이나 끼고 다니면서 지금 저를 유혹하려는 것은 아니겠죠?"

"그런 거 아닙니다."

"에에, 나 매력 없어요?"

"그런 말이 아니지 않습니까···."

"키키, 장난이에요. 좋아요. 김한이니까 특별히 말해주는 거랍니다."


라이오네가 손가락을 튕기자.

주변이 어두워지며 행성의 모습이 나타났다.


이건···.

설마 이 행성인가?


라이오네가 마치 내가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 맞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후후, 알아보시겠어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행성 IRIS-3628에요."

"···그렇군요."

"우선, 제 진짜 이름을 말씀드릴게요. 저는 아이리스. 당신도 잘 알고 있는 라시타 박사의 딸이랍니다."

"라시타는 당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것 같았습니다."


내 말에 라이오네의 표정이 조금 어두워졌다.

그녀가 잠시 뜸을 들이다 천천히 입을 열었다.


"맞아요. 아쉽게도 몇 번의 백업 과정에서 AI 반고의 해킹 공격이 있는 바람에 아빠의 데이터가 많이 유실됬거든요."

"어째서 라시타 박사는 당신처럼 지상에 내려오지 않은 겁니까?"

"쉽지 않은 일이었어요. 당시 아빠는 저보다 훨씬 빠르게 노쇠했거든요. 결국 아빠는 자신의 뇌를 라시타 프로그램과 동기화 시켰어요. 그러고 나서··· 아빠는 저를 자신과 같이 만들고 싶지 않아 했어요. 그래서 아빠는 한 가지 방법을 생각해냈죠."

"그건···."

"냉동인간. 저는 수백 년 동안 동결된 상태였어요. 그리고 이제는 수 백년도 전. 제가 눈을 떴을 때. 저는 고대룡 라이오네가 되어있었죠."

"···그렇군요."

"아빠는 저를 잊어버렸지만. 저는 아빠가 말했던 최후의 순간을 기억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열심히 대비하려 했죠. 후후, 어때요. 나름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많이 어설펐죠?"

"아닙니다. 만약 이곳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저는 이곳에 소환되자마자 말레우스 말레피카룸에게 살해당했거나. 아니면 홀로 힘든 싸움을 이어 나가야 했을 겁니다."


내 대답에 라이오네가 활짝 웃어 보였다.


"정말, 다행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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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C.19 - 반고 24.09.01 19 1 11쪽
98 C.18 - 살다메인 24.08.31 23 1 11쪽
97 C.18 - 리타 24.08.31 21 1 12쪽
96 C.18 - 래브도느 24.08.30 25 1 11쪽
95 C.17 - 인류보호 프로그램(2) 24.08.30 20 0 12쪽
94 C.17 - 인류보호 프로그램(1) 24.08.29 22 0 12쪽
» C.16 - 국제 회의(2) 24.08.29 23 0 11쪽
92 C.16 - 국제 회의(1) 24.08.28 23 0 11쪽
91 C.15 - 축제(2) 24.08.28 22 0 11쪽
90 C.15 - 축제(1) 24.08.27 22 0 11쪽
89 C.14 - 라시타 성국(4) 24.08.27 28 1 11쪽
88 C.14 - 라시타 성국(3) 24.08.26 25 1 11쪽
87 C.14 - 라시타 성국(2) 24.08.26 21 1 11쪽
86 C.14 - 라시타 성국(1) 24.08.25 26 1 11쪽
85 C.13 - 벨페고르의 초대(6) 24.08.25 23 1 11쪽
84 C.13 - 벨페고르의 초대(5) 24.08.24 24 1 12쪽
83 C.13 - 벨페고르의 초대(4) 24.08.24 27 0 11쪽
82 C.13 - 벨페고르의 초대(3) 24.08.23 26 1 11쪽
81 C.13 - 벨페고르의 초대(2) 24.08.23 28 1 11쪽
80 C.13 - 벨페고르의 초대(1) 24.08.22 28 1 12쪽
79 C.12 - 올펜 제국(6) 24.08.22 29 1 11쪽
78 C.12 - 올펜 제국(5) 24.08.22 30 1 11쪽
77 C.12 - 올펜 제국(4) 24.08.21 34 1 11쪽
76 C.12 - 올펜 제국(3) 24.08.21 28 0 12쪽
75 C.13 - 올펜 제국(2) 24.08.21 26 0 11쪽
74 C.12 - 올펜 제국(1) 24.08.20 27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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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C.11 - 호엘룬(5) 24.08.20 30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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