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계략 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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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나루엔
그림/삽화
나루엔
작품등록일 :
2024.07.24 08:16
최근연재일 :
2024.09.01 20:00
연재수 :
10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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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8,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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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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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C.14 - 라시타 성국(4)

DUMMY

89.

C.14 - 라시타 성국(4)



눈을 떴다.

스킬 선택 창이다.


이제 막바지에 다다랐음을 알리는 것일까?

다섯개의 황금 석판이 나를 맞이했다.


그러나 지금 시점에서 무언가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건 그다지 좋은 생각이 아니다.


지금의 스킬 셋을 기준으로 추가해도 어색하지 않을만한 스킬을 골라야 한다.


나는 스킬 석판을 살펴보았다.




-검의 달인[티어5 · 패시브]

날붙이를 사용 시, 데미지 랭크+7 위력+32


-바람살[티어5 · 액티브]

적들 사이를 빠르게 이동합니다. 위력+16, 이동+8, 정신+4 


-밤의 진혼곡[티어5 · 액티브]

모든 기술에 어둠 속성 추가. 위력+16, 마력+8, 정신+4 


-치명타[티어5 · 패시브]

높은 확률, 데미지 랭크+5. 치명타+16 




다행히 고를만한 게 남아있다.


<검의 달인>과 <치명타> 둘 중 무엇을 골라도 평이한 스킬들.

그렇다면.

지금 가지고 있는 무기 <담로>에 어울리는 스킬을 고르자.

나는 <검의 달인>을 선택하기로 했다.


이 세계 초반부터 함께했던 <익숙한 날붙이>를 보내주기로 했다.

뭔가 조금 아쉬운 느낌이 든다.

하지만 세상일이란 것이 다 그렇듯.

만남이란 것이 있으면 해어짐 또한 찾아오는 법.

나는 <검의 달인>을 <익숙한 날붙이>에 덮어씌웠다.


나의 최종 스킬 구성은 이렇다.



· 액티브 스킬


-축지[티어5 · 액티브]

-기묘한 회피[티어4 · 회피 · 회피+8, 이동+4, 집중+2]

-신살(神殺)[티어5 · 공격 · 위력+25]

-탈태[티어5 · 변신]


· 패시브 스킬


-검의 달인[티어5 · 데미지 랭크+7 위력+32]

-극대화[티어5 · 데미지 랭크+5 · 위력+16]

-크리티컬 어택[티어2 · 데미지 랭크+2 · 치명타+4]

-직관[티어4 · 관찰 · 정신+12, 집중+4]


· 무기


-담로[티어5 · 단검 · 위력+23(20-25)]



수만 판이 넘는 게임 속에서도.

이 정도로 완벽한 스킬 셋을 갖춰 본 것은 손에 꼽는다.

단 한 번의 재도전도 없이 여기까지 왔다는 사실에 감회가 새로웠다.


나는 미련 없이 공동을 나섰다.



* * *



눈앞에 래브가 볼을 부풀리고 서 있었다.

아무래도 심술이 난 모양.

원인은···.

나인가?


"아, 오빠 제 말 안 듣고 있었죠?"

"래브, 잠시 졸았습니다."

"아, 힘을 너무 많이 써서 피곤하신가요? 그럼 구조작업은 저희 만으로···!"

"아닙니다. 함께 하는 편이 빠르겠죠."

"후, 오빠는 자기 몸을 돌볼 줄 모른다니까요. 안 되겠어요. 이쪽에 앉아서 쉬고 계세요. 제가 오빠 몫까지 해 보일 테니까요!"

"래브? 잠깐만!"

"가. 만. 히. 계. 세. 요?"

"알겠습니다."


래브의 섬뜩한 눈빛에 식은땀이 맺혔다.

저렇게까지 말하니 잠시 쉬어볼까?


손을 붕붕 흔들어 보인 래브가 웃으며 멀어져간다.

우리는 무너져 내린 라시타 성에서 구조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바알에게 협력한 고위 성직자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모든 성직자가 그런 것은 아니었다.

그들에게 최소한의 탈출구는 마련해주어야 하는 법이다.


현장에 도착한 래브가 양손으로 번쩍 돌무더기를 들어 올렸다.

그리고서는.

-부웅, 쾅!

그야말로 인간 투석기가 따로 없군.

래브가 브이 자를 그리며 웃어 보였다.

나는 작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리타는 한쪽에 구호소를 만들어 구조한 신도들을 치료하고 있었다.

그중에는 우리와 조금 껄끄러운 인물들도 포함되고 있었지만.

그들 또한 별다른 소란 없이 우리에게 협조했다.

안 하면 어쩔 건데.


살다는 한 번에 수십 개의 돌덩이를 마력으로 띄우는 기행을 보여주고 있었다.

사실상 살다가 아니었으면 구조작업은 꿈도 꾸지 못했을 일.

살다는 카두케우스가 마음에 드는지.

마력을 난사하면서도 얼굴에 미소가 걸려있었다.


그녀들을 한 번씩 돌아볼 무렵.

나는 혼잣말을 하듯 말했다.


"이제, 나와도 돼."

"안녕하신가."

"왔군."

"그래. 어떤가 이 세계는?"

"생각보다 마음에 들어."

"후후, 그렇게 말해주니. 고마운걸."

"아, 이거 받아. 반고의 간섭을 막아줄 거야."


나는 닷핵 프로그램이 설치되어 있는 은색 팔찌를 건넸다.

루시펠이 신기한 듯 이리저리 바라보다 감탄을 터트렸다.


"호오. 벨페고르의 작품인가. 가끔 이럴 때면 나의 세상이 멈춰있음을 느끼곤 하지. 좋아. 그럼 조금 더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겠군."

"너는 이제, 어떻게 할 생각이지?"

"사실, 잘 모르겠어. 나는 본래 희생을 각오하고 있었으니까."

"그럴 필요 없어. 이제, 내가 직접 반고를 쓰러뜨리러 갈 테니까."

"후후, 신을 쓰러뜨리겠다니. 마왕을 쓰러뜨리는 것 보다 훨씬 낭만적인걸."


루시펠이 후후- 하고 웃어 보였다.

나는 조금 속이타서.

내가 생각한 가능성 중 하나를 털어놓았다.


"내 생각에는··· 만약, 우주선에 탑재된 반고를 제거하고 나면. 이 세계에 <인류 보호 프로그램>이 사라지게 될 거야. 그러면 아마···."

"괜찮아."


루시펠이 소탈하게 웃어 보였다.


"이미 내 사명은 끝났으니까."

"더 이상 이 세계가 지켜야 할 대상이 아니라는 뜻인가."

"그래. 이제 이 세계는 내가 없어도 아무런 문제 없이 돌아갈 거야."

"어째서 나였지?"


별것 아니라는 듯.

툭 던져보았다.

루시펠이 나를 바라보더니 킥- 하고 웃어 보였다.


"그게 궁금한가?"

"조금."

"양자 순간 이동에 대해서 들어본 적 있나?"

"그런 건 허황된 이야기라고 생각했었는데."

"후후. 네가 그리 말하는 거야?"

"···믿을 수밖에 없겠군."

"그래. 일단 알아야 할 건 양자 순간 이동을 실행하려면. 우선 양자 얽힘 상태가 되어야 한다는 거야."

"우리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었을 텐데."

"정말 그렇게 생각하나?"

"···알고 있었나."


루시펠이 노래하듯 말했다.


"알고 있다마다. 대한민국 국정원 소속 흑색 요원 김한. 프로젝트 막바지에 나를 암살하려 했던 인물들의 리스트는 모두 가지고 있어."

"어째서···?"

"어째서라니. 그 시절 각국에서는 초 극비리에 인류보전계획을 준비하고 있었고. 그중 가장 선두를 달리고 있던 나를 암살할 정도의 요원이라면 단연 최정예라고 할 수 있지 않겠어? 그래서 찾아봤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를 선택한 이유가 되는 것은···."

"언제, 내가 너 하나만을 선택했다고 했나?"

"음?"

"나는 초대장을 보냈을 뿐. 승낙한 건 너야 김한."

"그 게임을 말하는 건가."

"그래. 내 이야기를 조금 해볼까. 나는 극비리에 실행된 <인류보존 프로젝트>를 성공시켜 이 행성에 도착했다."


먼 하늘을 바라보며.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기 시작했다.


"나는 수천 년에 걸쳐 이 세계를 구상했다. 그 과정에서 나 또한 프로그램화될 수밖에 없었지."


그가 자기 손을 쥐어 보이며 말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반고에게 시스템 권한을 탈취당하고. 이 몸에 갇히게 되었다. 하지만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그가 웃어 보였다.


"나는 놈의 버그 리포트를 확인하고. 반란을 어느 정도 예상한 상태였지. 그래서 지구에 구조요청을 보내기로 한 거야. 내가 만든 시스템을 잘 이해하고 또 이용할 수 있으며 나와 양자 얽힘 상태가 되어 있는 객체가 필요했고. 최종적으로 응한 것이 바로 너였다. 김한."

"그렇군."


나를 이곳에 소환한 라시타.

나는 그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

물론 소환됨과 동시에 죽을 뻔한 위기도 있었지만.

나는 결국 살아남았고.

내 주위에는 수많은 동료와 인연들이 함께했다.

다시 돌아간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그냥 이렇게 말했다.


"고맙다."

"하하하, 나는 어쩌면. 지금까지 계속해서 너를 죽음의 위기에 빠뜨린 장본인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오히려 이렇게 감사의 인사를 받을 줄은 몰랐는걸."

"하지만, 덕분에 나는 이곳에서 새로운 삶을 살 수 있었다. 저쪽 세상은 조금··· 숨이 막혔거든."

"내가 만든 이 세계를 이렇게 좋아해 주다니. 감동이야."

"여기에 있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는 모두 지구인의 배아줄기세포를 사용했어. 우주선에 실어 왔거든. 그러니까··· 음. 뭐라고 해야 할까. 네가 만약 원한다면. 그녀들에게 얼마든지 아이를 선물해 줄 수 있다는 거지."

"···고맙다."


그가 멋쩍게 웃어 보였다.


"이제, 내가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얼마 없어. <인류 보호 프로그램>의 블랙박스를 지키는 정도일까? 하하.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반고놈은 속이 타겠지. 나를 처치하고 이 세계를 홀라당 먹어버릴 생각이었는데 나와 함께 사라질 위기에 처한 거니까."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그런데. 괜찮겠어? 만약 반고가 그러니까 <인류 보호 프로그램>이 사라진다면···."

"제가 지금까지 배운 스킬들도 사라진다는 말씀이시군요."

"그래. 사실, 그것뿐만이 아니지. 마력도 오러도 모두 프로그램의 일종이니까. 네가 진정 모든 과업을 완수하게 된다면. 이곳은 네가 살던 지구와 비슷해질 거야."

"바라던 바입니다."

"그래. 그럼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여기까지. 나는 네가 마지막 과업을 수행할 때까지 반고의 눈을 피해 숨어있을 거야. 그러니 사실상. 지금이 우리의 마지막 시간이라 할 수 있지."

"당신은."

"응?"


나는 무심코 이렇게 말했다.


"그 누구도 아닌 제가 이곳에 온 것에 만족하십니까?"

"물론이지. 김한."


그는 그렇게 말하며 사라졌다.

그렇게 우리의 처음이자 마지막 만남이 끝을 맺었다.

이제 남은 것은.


돌을 치우던 래브가 쪼르르 달려왔다.

아무래도 칭찬을 받고 싶은 모양.


나는 래브의 머리를 쓸어 주었다.

잠시 내 손길을 즐기던 래브가 갸웃하며 물었다.


"어, 오빠. 혹시 누구랑 같이 있었나요?"

"아니. 그냥 혼잣말을 좀 하고 있었습니다."

"뭐에요. 만약 또 그러면 저 화낼 거예요! 말할 상대가 필요하면 저 래브도느를 불러달라구요."

"하하하. 알겠습니다."

"어, 오빠 웃었다. 히히. 오빠 웃는 모습은 쉽게 볼 수 없단 말이에요."

"그렇습니까?"

"당연하죠!"

"앞으로는 좀 더 자주 웃어 보이도록 하겠습니다."

"진짜루?"

"진짜루."

"하하. 말투 뭐야! 웃겨!"

"큿흠."


저 멀리서 리타가 도끼눈을 뜨고 다가왔다.


"아니, 저는 지금 구호소에서 고생하고 있는데! 둘이서만 놀고 있는 거에요!? 애초에 이렇게 된 게 누구 때문인데!"

"리타. 지금 바로 도와드리겠습니다."

"에엑! 저는 이제 방금 쉬러 왔는데."

"둘 다 빨리 따라오세요!"

"네···."


래브가 귀를 축 늘어뜨린 체 리타를 따라나섰다.

귀여운 녀석.

나도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지.

그녀를 돕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 * *



드라코 컴퍼니로 복귀했다.

내 복귀 소식을 들은 자몽이 부리나케 달려왔다.


"아, 김한 기다리고 있었네."

"'그건' 어떻게 되었습니까?"

"물론 완성됬다네. 어디 한번 보겠는가?"

"그러죠."


곧 이 세계에서의 최종전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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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C.20 - 그렇게 그들은. 24.09.01 27 0 11쪽
99 C.19 - 반고 24.09.01 19 1 11쪽
98 C.18 - 살다메인 24.08.31 22 1 11쪽
97 C.18 - 리타 24.08.31 21 1 12쪽
96 C.18 - 래브도느 24.08.30 25 1 11쪽
95 C.17 - 인류보호 프로그램(2) 24.08.30 19 0 12쪽
94 C.17 - 인류보호 프로그램(1) 24.08.29 21 0 12쪽
93 C.16 - 국제 회의(2) 24.08.29 22 0 11쪽
92 C.16 - 국제 회의(1) 24.08.28 23 0 11쪽
91 C.15 - 축제(2) 24.08.28 22 0 11쪽
90 C.15 - 축제(1) 24.08.27 22 0 11쪽
» C.14 - 라시타 성국(4) 24.08.27 28 1 11쪽
88 C.14 - 라시타 성국(3) 24.08.26 24 1 11쪽
87 C.14 - 라시타 성국(2) 24.08.26 20 1 11쪽
86 C.14 - 라시타 성국(1) 24.08.25 25 1 11쪽
85 C.13 - 벨페고르의 초대(6) 24.08.25 23 1 11쪽
84 C.13 - 벨페고르의 초대(5) 24.08.24 24 1 12쪽
83 C.13 - 벨페고르의 초대(4) 24.08.24 27 0 11쪽
82 C.13 - 벨페고르의 초대(3) 24.08.23 26 1 11쪽
81 C.13 - 벨페고르의 초대(2) 24.08.23 27 1 11쪽
80 C.13 - 벨페고르의 초대(1) 24.08.22 28 1 12쪽
79 C.12 - 올펜 제국(6) 24.08.22 28 1 11쪽
78 C.12 - 올펜 제국(5) 24.08.22 29 1 11쪽
77 C.12 - 올펜 제국(4) 24.08.21 34 1 11쪽
76 C.12 - 올펜 제국(3) 24.08.21 27 0 12쪽
75 C.13 - 올펜 제국(2) 24.08.21 26 0 11쪽
74 C.12 - 올펜 제국(1) 24.08.20 27 0 11쪽
73 C.11 - 호엘룬(6) 24.08.20 27 0 12쪽
72 C.11 - 호엘룬(5) 24.08.20 29 1 12쪽
71 C.11 - 호엘룬(4) 24.08.19 27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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