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계략 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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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나루엔
그림/삽화
나루엔
작품등록일 :
2024.07.24 08:16
최근연재일 :
2024.09.01 20:00
연재수 :
10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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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8,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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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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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C.13 - 올펜 제국(2)

DUMMY

75.

C.13 - 올펜 제국(2)



-다그닥, 다그닥.


의외의 도움을 얻을 수 있었다.


"감사합니다."

"후후, 서로 돕고 사는 게 인생 아니겠나. 라이오네님께는··· 큿흠, 잘 좀 말씀드려주시게."

"물론입니다."


우리는 마론의 상인단에 섞여 제국으로 향하고 있었다.


최근 북부의 대상인으로 떠오른 마론.

주와이외즈로의 임무 중 동행한 적이 있었다.

아무래도 그때의 일이 인상 깊었던 듯.

아주 쉽게 동행을 허락해주었다.


"꾸이!"

"굴린 움직이면 죽여버릴 거예요···!"

"꾸이이···."


거대화한 굴린의 모습은 너무나 눈에 띄었다.

그 때문에 작게 변해 래브의 품에 안겨있었다.


본래 굴린은 살다의 풍만한 가슴팍에 주둥이를 들이밀려 했으나.

도끼눈을 뜬 래브가 굴린의 목덜미를 잡아채더니.

자신의 품 안에 넣고는 감시하기 시작했다.


굴린은 최대한 불쌍한 얼굴로 래브를 바라보며 울먹였으나.


"굴린, 이전부터 거슬려왔어요. 이제 더 이상의 추행은 제가 용납하지 않겠어요···!"

"꾸잉, 꾸이이···."

"흐음, 래브야 언니는 굴린을 받아주어도 괜찮단다."

"언니, 계속해서 굴린을 받아주다간 점점 더 버릇이 나빠질 거예요! 이런 건 단호하게 대처해야 하는 법이란 말이에요!"

"그, 그래? 그렇다면 어쩔 수 없구나···."


살다의 은근한 말에도 래브의 입장은 단호했다.

찔끔한 살다조차 한 발짝 물러설 정도였다.


리타가 해맑게 웃으며 래브를 칭찬했다.


"래브가 품행의 중요함을 이해하고 있어 다행입니다."


나도 한마디 더했다.


"그래, 래브. 굴린이 딴짓 못하게 잘 잡고 있어."

"오빠, 물론이죠!"


래브의 눈에서 의욕이 불타올랐다.

굴린의 얼굴이 절망으로 물들었다.


며칠 후.


우리는 그레이하운드 영지에 들어섰다.


"정지."

"하하, 반갑습니다. 나으리."

"용건을 밝히시오."

"저희 같은 상인 놈들이 하는 일이 무어 있겠습니까? 드라코 컴퍼니의 진귀한 물건들과 무기를 수입해 오는 길이었습니다."

"안을 확인해 봐도 되겠소?"

"허어, 그러지 마시고. 자, 여기."

"큿흠."


마론이 은근하게 다가가 은화 몇 닙을 쥐여주자.

헛기침을 해 보인 경비가 뒤돌아 소리쳤다.


"통과."

"감사합니다."


그레이하운드의 상황이 많이 좋아진 모양이다.

만약 전시상태와 같았다면 지금처럼 넘어가는 일은 불가능했을 거다.

말론 또한 나와 같은 의견이었다.


"이 정도면 상황이 준수한 편입니다."

"그렇군요."


마을에 들어섬과 동시에 내 용모파기가 적인 현상금 수배서를 확인할 수 있었다.


<현상금 수배서>

[이름 : 김한(한스)]

[종족 : 인간]

[특징 : 검은 머리, 훤칠한 키, 준수한 외모]

[특이사항 : 성직자 사칭 전력 있음. 그레이하운드 테러, 이단 심문관 폭행 관련 용의자. 말 대신 황금 줄무늬가 달린 돼지를 끌고 다님. 동료로 여성 2명을 함께 데리고 다님. 그중 하나는 수인족 여성. 전투 능력이 매우 뛰어남, 발견 시 직접 상대하는 대신 보안청에 신고할것!]

[현상금 : 10,000,000 제국 금화]


크흠.

두려울 정도다.

나에 대해 아주 자세히 알고 있는걸.


내 표정을 읽은 것일까?

마론의 표정이 묘하게 변했다.

마치, 재수 없는 무언가를 본 모습.


"마론님?"

"큿흠, 아, 잠시 눈에 먼지가 들어간 것 같아서."


마론이 딴청을 피우는 동안 래브가 걱정스레 물어왔다.


"블루에게 도움을 청해야 할까요?"

"아니오. 지금 그와 접촉하는 것은 그다지 좋은 생각이 아닙니다."

"제국 또한 블루와 우리의 관계를 어느 정도 눈치채고 있으니. 그의 주변에 감시가 붙어있을 가능성을 염두해 두어야 해요!"

"그렇습니다. 그러니 저희는 이곳을 최대한 빠르게 빠져나가야 합니다."


우리들의 대화를 들은 마론이 솜씨 좋게 일정을 정리해주었다.


"그렇다면 오늘 하루만 묶고 내일 떠나는 일정으로 진행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늦은 저녁.


-똑똑.


"들어오세요."


리타가 내 방으로 찾아왔다.


"김한님 묻고 싶은 게 있습니다."

"말씀하십시오."


리타의 얼굴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나는 그녀가 무엇으로 고민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

그녀가 스스로 입을 열 때까지 기다려주었다.


"이 세계에··· 신은 존재하지 않는 건가요?"

"진실의 가장 큰 적은 거짓이 아니라 신화라는 말이 있지요."


"그럼, 저희가 쓰고 있는 이 신성력은···! 도대체, 어디에서 나온 것이란 말인가요?"

"말씀드렸다 싶이··· <인류 보호 프로그램>의 일종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후, 만약. 정말로 이 세상에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저는 대체 무엇을 믿고 살아가야 하는 걸까요?"

"지금까지 봐온 것들을 믿으십시오."


리타는 잠시 말없이 창밖을 바라보았다.

그녀가 입을 열었다.


"교황청에서는··· 제가 원하던 정의를 찾을 수 없었어요."

"그렇다면 스스로 정의를 만들어 믿으십시오."


"무엇이 정의인지 잊어버렸어요. 김한 당신은 알고 있나요?"

"저 또한 정의가 무엇인지 정확히는 모릅니다. 다만, 아이가 웃으며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김한은 달마티아 해안의 참상을 떠올렸다.

배를 곯아 죽은 그 남매의 시신이 아직도 생생했다.


"물론, 저도 김한님의 말씀에는 동의하지만··· 잘 모르겠어요. 제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저는 리타님을 믿습니다."


내 대답에 리타의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네···?"

"리타님은 리타님을 믿는 저를 믿으세요. 그러면 됩니다."


내 말을 믿지 못하는 걸까.

그래도 좋다 지금 당장은.


"저를 믿는 당신을 믿으라니··· 푸흡, 이상해."

"또 만약 바라볼 대상이 필요하다면 저를 보십시오. 제가 당신의 그늘이 되어드리겠습니다."


리타가 양 볼을 부풀어 보였다.


"우우, 살다와 래브도 이렇게 꼬신 건 아니겠죠?"

"···."


혀를 한번 내밀어 보인 리타가 가볍게 웃었다.


"속이 조금 풀린 것 같아요. 아니, 더 복잡해진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래도 뭐 괜찮아요. 우리에겐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잖아요?"

"그렇습니다."


리타는 그대로 몸을 돌려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밤이 깊었다.

나 또한 눈을 감고 내일에 대비했다.



* * *



올펜 제국 황궁.

지하 감옥.


"으으."

"오, 정신을 차렸는가."


정신을 차린 메이냥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훤칠한 미남이었다.

메이냥이 보기에 그는 하나의 짐승과 같았다.

검은 머리에 검은 눈.

달라붙는 가죽옷에서 번들거리는 광택이 반짝였다.


"누, 누구···."

"아, 자기소개하지 않았던가. 나는 베르무트라고 하네. 그래서 나에게 레이디의 성함을 물을 기회를 주겠는가?"


겉모습과 다르게 그는 친절해 보였다.

하지만 메이냥은 알고 있었다.


자신을 배신했던 소년의 머리를 감정 한 톨 없이 베어냈던 자가 누구인지.

메이냥은 대답하지 않았다. 


"···."

"오, 이런 상당히 미움받고 있는 모양인걸. 하지만, 그래. 그 소년은 너를 팔아먹었다고?"


"그렇다고 죽일건 아니었잖아."

"하하하, 아, 이런, 미안하군. 하지만 놀랍지 않나? 라이오네의 그림자라 불리는 메이냥이 이런 약한 모습을 보이다니. 꼭 평범한 소녀와 같지 않은가?"


베르무트의 말에 메이냥이 인상을 쓰며 그를 노려보았다.

하지만 그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다는듯 대화를 이어갔다.


"그대와는 한 번쯤, 자웅을 겨뤄보고 싶었는데. 이런 상태여서야 글러 먹었군. 하지만 걱정하지 말게. 자네는 멀쩡히 살아서 돌아가게 될 테니. 우리는 라이오네와 척지고 싶지는 않거든."

"그건 김한 또한 마찬가지야. 만약 드라코 컴퍼니와 척지고 싶지 않다면 당장 김한에 대한 수작을 그만두는 것이 좋을걸?"


메이냥이 그를 비웃듯 내뱉었다.

그런데도 베르무트의 표정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역시, 그렇지? 마치 눈을 가리고 아웅 하는 기분이야. 하지만 기사의 맹세를 한 나에게 선택의 여지란 있을 수 없는 일이지."

"나를··· 언제까지 가둬 둘 생각이지?"


메이냥의 질문에 베르무트는 별것 아니라는 듯 대답해주었다.


"음, 그렇게 오래 가둬두진 않을 거야. 김한이 이미 제국에 잠입했다는 소식이 들어왔거든. 아마 그를 생포하고 나면 너는 안전하게 드라코 컴퍼니로 돌아갈 수 있을 거야."

"어째서 나에게 이렇게 다 말해주는 거지?"


메이냥의 질문에 베르무트는 잠시 무언가 생각하는 듯하더니.


"어째서라니···. 그야··· 심심하니까?"

"···."


베르무트가 자기 어깨를 으쓱였다.

메이냥은 그의 시선을 따라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녀의 주변으로는 끔찍한 고문 도구가 널려있었고.

여기저기 출처를 알 수 없는 팔 다리 들이 바닥에 처박혀 있었다.


베르무트는 마치 놀라지 말라는 듯 그녀를 다독였다.


"아, 이건. 최근 반역자 놈들이 많아지는 바람에··· 못 볼 꼴을 보였네. 하지만 걱정하지 마, 너는 저렇게 되지 않을 테니까? 만약 걱정된다면 네 다리를 살펴봐 멀쩡하지? 그거 회복시켜 주겠다고 교황청 사람까지 불렀다니까?"

"···."


그의 말대로 검에 꿰뚫렸던 그녀의 다리가 완벽하게 고쳐져 있었다.

그녀가 자기 몸을 움직이려 하자.

베르무트가 염려 섞인 목소리로 충고했다.


"음, 하지만 도망가는 건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아. 이유는··· 알겠지?"

"그런 싸구려 도발에 넘어가지 않아."


메이냥이 단호하게 말하자 베르무트는 머쓱한 듯 목덜미를 긁어 보였다.


"이런, 확실히 미움받고 있는 모양이네. 하지만 내 말은 진심이야. 그러니 내 다음 순번까지 얌전히 있으라고 꼬마 숙녀분?"

"···."


메이냥은 대답하지 않았다.


-철컹!


다음 교대 순번이 돌아온 듯했다.

철창의 문이 열리고 기사하나가 들어왔다.


자신을 둘러메던 그 기사였다.

베니가데가 놀라 소리쳤다.


"아니, 대장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겁니까?"

"왜, 뭐가 문제야? 로벤스가 일이 있는 것 같다고 해서 내가 바꿔줬지."


베니가데가 믿어지지 않는다는 눈으로 제 대상을 살폈다.


"무슨, 평생 안 하던 짓을···? 혹시 죽을 때가 된 겁니까?"

"하하, 나 아직 팔팔한걸. 베니가데 끝나고 훈련장으로 와라."


베르무트의 말에 베니가데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거 농담으로 하는 말이요. 아님, 대장으로서 하는 말이요."

"농담 아니다."


베르무트의 확인 사살에 베니가데의 어깨가 축 내려갔다.


"이런, 제기랄. 오늘 제수가 옴 붙었군. 알겠소."

"아, 그리고 이 숙녀분은 괴롭히지 말고."


베니가데가 순간 믿을 수 없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듯.

눈을 크게 뜨고는 자기 대장에게 소리쳤다.


"···대장, 설마 취향이 그쪽이요?"

"베니가데 훈련장으로 올 때 완전 군장 상태로 올 것."


"아, 아니. 그, 그게 아니라!"

"고생해라."


-철컹.


베르무트가 복도의 어둠 속으로 모습을 감췄다.

베니가데는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보다 한숨을 내쉬었다.


"이런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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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C.19 - 반고 24.09.01 20 1 11쪽
98 C.18 - 살다메인 24.08.31 23 1 11쪽
97 C.18 - 리타 24.08.31 22 1 12쪽
96 C.18 - 래브도느 24.08.30 26 1 11쪽
95 C.17 - 인류보호 프로그램(2) 24.08.30 20 0 12쪽
94 C.17 - 인류보호 프로그램(1) 24.08.29 22 0 12쪽
93 C.16 - 국제 회의(2) 24.08.29 23 0 11쪽
92 C.16 - 국제 회의(1) 24.08.28 24 0 11쪽
91 C.15 - 축제(2) 24.08.28 23 0 11쪽
90 C.15 - 축제(1) 24.08.27 23 0 11쪽
89 C.14 - 라시타 성국(4) 24.08.27 28 1 11쪽
88 C.14 - 라시타 성국(3) 24.08.26 25 1 11쪽
87 C.14 - 라시타 성국(2) 24.08.26 21 1 11쪽
86 C.14 - 라시타 성국(1) 24.08.25 26 1 11쪽
85 C.13 - 벨페고르의 초대(6) 24.08.25 24 1 11쪽
84 C.13 - 벨페고르의 초대(5) 24.08.24 25 1 12쪽
83 C.13 - 벨페고르의 초대(4) 24.08.24 28 0 11쪽
82 C.13 - 벨페고르의 초대(3) 24.08.23 27 1 11쪽
81 C.13 - 벨페고르의 초대(2) 24.08.23 28 1 11쪽
80 C.13 - 벨페고르의 초대(1) 24.08.22 29 1 12쪽
79 C.12 - 올펜 제국(6) 24.08.22 29 1 11쪽
78 C.12 - 올펜 제국(5) 24.08.22 30 1 11쪽
77 C.12 - 올펜 제국(4) 24.08.21 35 1 11쪽
76 C.12 - 올펜 제국(3) 24.08.21 28 0 12쪽
» C.13 - 올펜 제국(2) 24.08.21 27 0 11쪽
74 C.12 - 올펜 제국(1) 24.08.20 28 0 11쪽
73 C.11 - 호엘룬(6) 24.08.20 28 0 12쪽
72 C.11 - 호엘룬(5) 24.08.20 30 1 12쪽
71 C.11 - 호엘룬(4) 24.08.19 28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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