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계략 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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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나루엔
그림/삽화
나루엔
작품등록일 :
2024.07.24 08:16
최근연재일 :
2024.09.01 20:00
연재수 :
10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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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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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C.12 - 올펜 제국(6)

DUMMY

79.

C.12 - 올펜 제국(6)



"크아아아!"

"그아아아!"


-빠직, 찌지직! 쩌저적!


베르무트가 황금의 검을 박아넣었다.

동시에 어비스 결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모든 것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줄 알았다.


"아아, 나의 조카여. 참으로 끈질기구나."

"커헙···."


베르무트의 일격은 강력했다.

사탄의 육신이 절반 이상 날아갔다.

하지만 베르무트의 상태 또한 심상치 않았다.

사탄의 가시가 베르무트의 심장을 꿰뚫고 있었다.

베르무트가 핏멍울을 토해냈다.


"푸확, 커헙. 하, 하하. 이거, 정말 영웅이 되겠는걸."

"아니, 그 누구도 너를 알아주지 않을 것이다."

"아니, 그렇지 않아."

"···?"


-서걱.


반이 채 남지 않은 사탄의 몸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서걱, 서걱, 사사삭.


그 반 의반.


-시사사사사사사사삿, 스사삿!


사탄의 육신이 먼지가 되어 사라졌다.


"살다님 헬 하운드가 사라지고 있어요."

"후, 그렇구나."


사탄이 사라지자.

헬 하운드 또한 하나둘 어비스로 돌아갔으며.


-그오오, 우어어어, 으아아아아아아.


수백 수천의 망자들 또한 심연 아래로 빨려 들어갔다.


-파직, 파지직, 파칭!


어비스 결계가 무너지며 황궁의 모습이 드러났다.


수 백 년을 버텨온 황궁의 하늘이 뚫려있었다.


하늘에서 내려온 빛이 황궁을 비췄다.


그 빛 아래 베르무트가 있었다.


"쿨럭."

"베르무트···."


베르무트는 가슴이 비어있었다.

입에서는 핏멍울이 끊임없이 쏱아져내렸다.


"아, 그래. 너인가. 사실, 앞이 잘 보이지 않아서."

"어째서?"


"이미 상태가 좋지 않았어. 폐하께서 가지고 계신 검이 보통이 아닌지라··· 쿨럭."

"남기고 싶으신 말이 있으십니까?"


살아있는 것이 신기한 상태.

그의 강대한 육체가 마지막 순간을 붙잡아 두었다.

그럼에도 어쩐지 그의 얼굴은 평온해 보였다.


그가 쏟아버린 핏물만큼.

표현할 수 없는 무언가가 가득 차 있었다.


"나는, 영웅으로 남겠는가···."

"물론."

"그래."


베르무트가 눈을 감았다.

그저 눈을 감았다.



* * *



거의 가루가 된 사탄의 시체를 살펴보았다.

사탄의 시체는 갈기갈기 찢어져 얻을 것이 없어보였다.


다만 그가 사용하던 해골모양의 지팡이가 비교적 온전하게 남아있었다.

래브는 아니고.

리타 또한 이걸 쓰라고 하면 질색을 할 것이다.

역시 이건.


"살다님이 사용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후후, 그래. 사탄의 유품이라."


"만약, 신경 쓰이신다면···."

"아니다. 그 녀석과는 항상 싸워왔으니."

"혹시 이전에 살다님께 드렸던 마력구를 가지고 계십니까?"

"아, 그거라면··· 여기 있다."


나는 이전 레비아탄을 잡은 뒤 살다에게 양도했던 마력구를 다시 받아서 들었다.


우선 해골 지팡이 한쪽을 고정하고.

헤골 이마 부분에 마력구를 박아넣었다.


-띠리리리리리리!


순간 심상치 않은 빛과 함께.

금빛의 기운이 지팡이를 둘러쌌다.


-펑!


잠시 후.

내 손에는 수만번의 게임 플레이에서도 쉽게 볼 수 없었던 종결 급 아이템이 들려있었다.


카두케우스

[티어5 / 지팡이 / 마력+60(49-60)]

[마법 데미지가 두배 증가합니다.]


와우.


<직관> 스킬이 저절로 발동하며 아이템의 정보가 머릿속에 각인됬다.


정말, 어마어마한 물건이 나왔다.


마왕을 처치하고 얻은 아이템 두 개를 합성한 것이다.

당연히 좋아야 하는 게 맞겠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5 티어 아이템은 특별했다.

아이템에 붙는 능력치는 물론이거니와.

개체에 따라 특별한 특수 옵션이 붙어 나왔다.

그런데 카두케우스에 붙은 능력은 무려 데미지 두배 옵션이었다.

마력 또한 나올 수 있는 극한값 말 그대로 극옵이었다.


보통 패시브 스킬에 붙는 데미지 랭크업이 랭크 1 당 데미지 10% 증가라는 것을 생각해 보았을 때. 이것은 거의 말이 되지 않는 옵션이었다.


살다 또한 내가 합성한 지팡이가 심상치 않음을 느낀 것 같았다.

카두케우스를 받아드는 살다의 얼굴이 상기되어있었다.


"호오. 이건···. 한아 제법 쓸만한 게 만들어졌구나."

"살다님이 만족하셨다니 다행입니다."

"그냥 만족하기만 할 뿐이겠느냐?"

"···."


살다가 은근한 눈빛을 보내왔다.

밤에 자신의 방으로 오라는 신호였다.


등골에 식은땀이 흐르는 것이 느껴졌다.



* * *



황제는 곧 정신을 되찾았다.

그는 베르무트의 죽음에 오열했다.


데저린과 함께 반란을 모의했던 많은 이들이 숙청당했다.

정치, 경제, 국방, 행정, 농업, 산업 등.

전 분야가 휘청일 정도였다.


하지만 이는 꼭 필요한 일이었다.

알게 모르게 스며든 마왕의 뿌리는 제국 깊숙이 박혀있었다.

지금까지 파악하지 못했던 수많은 배교자와 이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제국민들은 그 사실에 경악했다.

마왕의 끄나풀을 잡기 위한 집회가 곳곳에서 벌어졌다.

거센 민중의 파도가 몰아쳤다.

제국은 혼란에 휩싸였다.


그것은 교황청 또한 마찬가지였다.

데저린과의 접점이 의심되는 수많은 고위 성직자들이 한순간 모습을 감췄다.

많은 이들이 본단이 위치한 라시타 공국으로 발길을 돌렸다.

한순간 비어버린 교황청의 상황에 관계자들은 몹시 당황했다.

하지만 남아있는 자들은 스스로 형제회를 결성하여 혼란에 빠진 제국민들을 다독였다.

후에 이들은 독립하여 놋쇠 형제회라는 분파로 갈라지게 되었다.


베르무트는 데저린의 반란이라는 큰 사건의 반대급부로 떠오르게 되었다.

마지막까지 황제의 곁을 보필하다 마왕에게 최후의 일격을 날린 이야기는 음유시인들에 의해 널리 퍼져나갔다.

후에 제국 국립공원에 베르무트의 생전 모습을 딴 동상이 세워지게 되었다.

그것은 역대 황제를 제외하고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베르무트는 그가 원하던 대로 영웅이 되었다.



* * *



우리는 정식으로 황궁에 초대받았다.


리히크 올펜 하인베르크 3세가 왕좌에서 우리를 맞이했다.

황제의 주변으로 삼엄한 경계가 유지되고 있었다.

황제가 손을 들어 그들을 물러나게 했다.


"그들은 황궁의 은인이다. 마땅히 예를 갖추도록 하라."

"명에 따르겠습니다."


그들은 우리에게 깊이 고개 숙인 후.

뒷걸음질로 물러났다.


리히크가 우리를 향해 미소 지었다.


"우선, 감사의 인사를 전해야겠군. 정말 고맙네. 자네들이 제국을 구했네."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내 대답에 리히크가 손사래를 치며 입을 열었다.


"아니, 아닐세. 자네가 이룬 업적은 그 정도로 평가할 수 있는 것이 아니지. 나는 자네가 지금까지 어떤 일들을 해왔는지 보고 받았다네. 자네는 우리 제국뿐만 아니라 이 대륙을 돌며 마왕을 처치했다 하더군."

"제가 감당할 수 있는 일이었기에 실행하였을 뿐입니다."


내 말에 리히크가 호탕하게 웃어 보였다.


"하하하, 그거 아는가? 자네가 앞마당에 있는 고블린 잡듯 해낸 그 일을 교황청 놈들은 제국 수도 절반을 구매하고도 남을만한 헌금을 받아먹고도 수백 년 동안 미적거렸다는 사실을?"

"···."


"원하는 것이 있다면 말하게. 내 가능한 편의를 봐주도록 하겠네."

"그렇다면···."


나는 내 현상금을 취소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본인이 정신 지배에 걸린 상태에서 통과시켰던 안건이었음에도 나에게 깊이 사과했다.

내 목에 걸린 현상금은 취소되었다.

그리고 대신 나는 그 현상금을 받게 되었다.


"사과의 의미로 자네에게 걸려있던 현상금을 전달하도록 하겠네. 또한 사탄에게서 나온 모든 부산물의 소유권 또한 자네에게 주도록 하겠네."

"감사합니다."


래브가 리타에게 물었다.


"···10,000,000 제국 금화면 대체 얼마죠?"

"적어도 김한씨가 죽을 때까지 돈 걱정할 필요는 없겠네요···."


1 금화면 서민 계층이 한 달 동안 생활할 수 있는 금액이었다.

그런데도 리히크는 호탕하게 웃어 보였다.


"그거 아는가? 교황청 놈들이 급히 짐을 싸 도망가고 난 뒤. 그곳을 털어 나온 제물들의 일부로 자네의 현상금을 지급할 수 있었다네."

"···엄청나군요."


리히크의 말에 리타가 수치스러운 얼굴로 얼굴을 붉혔다.

살다가 그녀를 토닥여 주었다.


"후후, 리타야 이제 너는 김한을 믿고 있으니 그들과의 인연에 연연할 필요가 없느니라."

"그럼에도 얼굴이 붉혀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네요."


거기에 더해 리히크는 나에게 백작의 작위를 내리겠다고 선언했으나.

나는 정중히 거절했다.


"저는 드라코 컴퍼니의 업무만으로 버겁습니다."

"크흠, 그것참 아쉽구나. 하지만 나는 라이오네와도 가까운 사이이니 자네 또한 앞으로도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기를 바라네."

"물론입니다."



* * *



대략적인 논공행상이 끝나고 얼마 뒤.

베르무트의 장례식이 시작되었다.


우리는 베르무트와 마지막까지 함께 싸운 전우로서 자리에 함께했다.

그와의 만남은 길지 않았으나.

그의 유쾌함과 사려 깊음은 나에게 큰 영감을 주었다.


장례식에는 리히크 황제가 직접 나서 영결식을 진행하였다.


"베르무트, 나의 동생. 그리고 황실 기사단장. 그는 제국의 영광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쳤다. 나는 그의 공로를 절대 잊지 않을 것이며. 이제, 그의 영혼이 안식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제국은 그의 유지를 이어 영원히 찬란하리라."

"황제 폐하 만세!"

"베르무트님···."

"크흑, 어찌 이리 먼저 가셨습니까···."


곳곳에서 베르무트를 추모하는 인파들이 인산인해를 모였다.

나 또한 그의 마지막 모습을 기억하며.

그의 영혼이 안식할 수 있기를 빌었다.


"그는··· 좋은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그렇습니까?"

"응, 네. 정말로."


메이냥이 그를 생각하며 감상에 잠겼다.

그녀들 또한 굳은 표정으로 그를 애도했다.


발인이 끝났다.

베르무트는 황족들이 자리하는 묘지에 들어갔다.

우리는 그의 무덤 앞에서 마지막으로 그를 추모했다.


시간이 제법 흘렀다.

몸은 완전히 회복되었다.

나는 돌아가야 할 때가 되었음을 느꼈다.


우선 정비를 위해 드라코 컴퍼니로 복귀하기로 했다.

우리의 복귀 소식을 들은 황제가 직접 우리를 배웅해주었다.


"저희는 이제 돌아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허, 정말 아쉽군. 원한다면 얼마든지 제국에 체류해도 된다는 사실을 기억하게."

"황제 폐하의 호의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황제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며 입맛을 다셨다.


"크흠, 그대의 뜻이 확고하니 더 이상 붙잡는 건 서로에게 좋지 않겠군. 그러니 내가 할 수 있는 건 이 정도로 하겠네. 그대에게 지급될 금화를 드라코 컴퍼니로 보내주도록 하지. 그것이 자네에게 도움이 되겠지?"

"물론입니다. 폐하."


"그래. 제국은 그대의 헌신을 기억하겠네."


황제와 신하들의 배웅을 받으며 우리는 드라코 컴퍼니아로 발길을 돌렸다.


처음과 달리 거대화한 굴린이 자랑스럽게 콧김을 뿜으며 마차를 이끌었다.


"굴린이 한동안 숨어다녀야 했던 게 스트레스가 쌓였었나 봐요."

"그렇게 말이다. 굴린의 발걸음이 아주 가벼워 보이는구나."

"후후, 축복 주문이라도 걸어줘야겠어요."


돌아가는 길은 평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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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C.18 - 살다메인 24.08.31 23 1 11쪽
97 C.18 - 리타 24.08.31 21 1 12쪽
96 C.18 - 래브도느 24.08.30 25 1 11쪽
95 C.17 - 인류보호 프로그램(2) 24.08.30 19 0 12쪽
94 C.17 - 인류보호 프로그램(1) 24.08.29 22 0 12쪽
93 C.16 - 국제 회의(2) 24.08.29 22 0 11쪽
92 C.16 - 국제 회의(1) 24.08.28 23 0 11쪽
91 C.15 - 축제(2) 24.08.28 22 0 11쪽
90 C.15 - 축제(1) 24.08.27 22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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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C.14 - 라시타 성국(3) 24.08.26 24 1 11쪽
87 C.14 - 라시타 성국(2) 24.08.26 21 1 11쪽
86 C.14 - 라시타 성국(1) 24.08.25 25 1 11쪽
85 C.13 - 벨페고르의 초대(6) 24.08.25 23 1 11쪽
84 C.13 - 벨페고르의 초대(5) 24.08.24 24 1 12쪽
83 C.13 - 벨페고르의 초대(4) 24.08.24 27 0 11쪽
82 C.13 - 벨페고르의 초대(3) 24.08.23 26 1 11쪽
81 C.13 - 벨페고르의 초대(2) 24.08.23 28 1 11쪽
80 C.13 - 벨페고르의 초대(1) 24.08.22 28 1 12쪽
» C.12 - 올펜 제국(6) 24.08.22 29 1 11쪽
78 C.12 - 올펜 제국(5) 24.08.22 29 1 11쪽
77 C.12 - 올펜 제국(4) 24.08.21 34 1 11쪽
76 C.12 - 올펜 제국(3) 24.08.21 28 0 12쪽
75 C.13 - 올펜 제국(2) 24.08.21 26 0 11쪽
74 C.12 - 올펜 제국(1) 24.08.20 27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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