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계략 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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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나루엔
그림/삽화
나루엔
작품등록일 :
2024.07.24 08:16
최근연재일 :
2024.09.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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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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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C.12 - 올펜 제국(1)

DUMMY

74.

C.12 - 올펜 제국(1)



드라코 컴퍼니에 복귀했다.


마몬을 처치하고 남은 부산물을 굴린에 실을 수 있을 만큼만 싣고.

나머지는 호엘룬에서 보내주기로 했다.


마왕도 잡았고.

협상에서도 이득을 봤다.


가벼운 마음으로 돌아왔으나,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라이오네가 초조한 모습으로 입을 열었다.


"메이냥이 실종됬어요."

"사정을 말씀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제국에서 김한씨를 초대한다는 칙명을 보내왔어요.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해서 메이린을 보내 조사하려 했죠."

"그 상황에서 메이린의 연락이 끊긴 거군요."


"맞아요. 이미 정기보고일은 한참 지났답니다. 그리고 그녀와 연결된 어느 루트에서도 그녀의 소식을 들을 수 없었어요."

"제가 제국에 잠입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내 제안에 라이오네가 어색하게 미소 지었다.

뭐지?

뭔가 느낌이 좋지 않았다.


"후, 김한씨 사실 말씀드릴 것이 있어요."

"경청하겠습니다."


라이오네가 어렵게 입을 열었다.


"음, 지금 제국에서 김한씨를 두고 하나의 소문이 퍼지고 있답니다."

"소문··· 말씀이십니까?"


이것이 우연일까?

나는 순간, 반고의 마지막 말이 떠올랐다.


-더는 네가 내 세상을 마음대로 들쑤시게 놔두지 않겠다.


그랬었지.

조금씩 사건의 윤곽이 보이기 시작했다.


"네. 그래요. 그런데 그 내용이···."

"설마, 저를 죽이라는 계시가 내려온 겁니까?"


라이오네는 눈이 휘둥그레지며 물었다.


"어, 어떻게 아셨죠?"

"···사정이 있습니다."


나는 내가 반고와 마주했던 이야기를 조금 각색하여 라이오네에게 말해주었다.


"세, 세상에 반고와 만나서 이야기를 나눈데다, 그를 도발하기까지 했다구요?"

"그는 라시타를 사칭하여 행동하고 있었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라시타의 계시를 비틀어 전파하는 것 또한 불가능한 일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놈은 분명 라시타 프로그램을 장악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었다.

아무래도 핵심 블랙박스에는 접근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나.

그는 분명 라시타 프로그램을 다루고 있었다.

그가 다룰 수 있는 영역이 존재할 것이다.


"이거, 큰일이에요. 그렇다면 그들이 모든 사건의 진실을 깨닫지 못하는 이상 그들은 그 계시를 분명 라시타의 것이라 믿게 될 거예요!"

"의심하지 않으시는 겁니까?"


순간 라이오네가 어색하게 웃어 보이며 입을 열었다.


"아하하, 어떨까나. 김한씨는 묘하게 믿음이 간다고 해야 할까요? 아무튼, 전 김한씨를 믿으니까요! 그러니 이번 임무는···."

"제가 해결하겠습니다. 맡겨주시겠습니까?"


나는 단호한 어조로 주장했다.


메이냥을 구출하는 것 만이 문제가 아니다.

제국의 심연에는 바알이 도사리고 있었다.


반고의 간섭이 심해지면서 시간이 많지 않음을 느꼈다.

반드시 최단 루트로 모든 사건을 해결해야 한다.


내 결심에 라이오네가 한숨을 내쉬었다. 


"후, 말린다고 들어먹으실 분이 아니었죠. 그래요. 그럼 저는 드라코 컴퍼니의 사장으로서 최대한의 지원을 약속드리겠어요. 메이냥의 생사를 확인해 주시고···. 만약 살아있다면 꼭 구출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알겠습니다."


내가 뒤돌아서자.

라이오네가 푸념하듯 입을 열었다.


"마왕을 처치한 데다, 호엘룬과 큰 계약을 체결하고 방금 복귀한 분께 다시 출장 명령을 내리다니. 사장으로서 면목이 없네요."

"직장인이 다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내 농담에 라이오네가 푸훗 하고 웃어 보였다.


나는 동료들을 불러 모았다.


"에엑, 바로 출발한다고요? 방금 도착했는데···?"

"내일 출발 예정입니다."


리타의 눈이 뱅글뱅글 돌았다.

살다가 리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입을 열었다.

그녀의 눈빛이 싸늘했다.

이건 좋지 않은데.


"그건, 그렇고 한아. 분명 모든 비밀을 함께 공유하겠다 말하지 않았었느냐. 그런데 어째서 반고와 만난 사실을 인제야 말해주는 것이냐."

"···면목 없습니다. 잠시 생각을 정리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오빠, 저희는 오빠 편이에요! 그러니 제발, 혼자 모든 것을 짊어지려 하지 마세요!"

"래브, 감사합니다."


래브가 울 것 같은 얼굴로 내 손을 잡아 왔다.

쓴웃음을 지으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이제 그녀들과 함께하기 위해선 더 이상 숨길 수 없었다.

이제 그녀들에게 나의 이야기를 전해줄 때가 왔음을 느꼈다.


"후우, 모두 말씀드리겠습니다. 조금, 긴 이야기가 될 것 같으니. 식사 후 제 방에 모여주시겠습니까?"

"···그래."


내 진지한 태도에 그녀들 또한 무언가를 느꼈는지.

작게 고개만 끄덕여 왔다.



* * *



올펜 제국.

수도.

달의 눈 지부, 뒷골목.


-탁탁탁탁!

-철컥, 철컥!


꼬마 하나를 업은 묘인족 소녀가 어둠을 헤치며 달렸다.

그 뒤로.

달빛 아래 스산한 은빛 섬광을 비추는 기사들이 따라붙었다.


"챗, 더럽게 꼬였네."

"죄, 죄송합니다."


"죄송할 거 없어. 다 내가 멍청해서 이렇게 된 거니까."

"···."


길고 긴 추격전이 이어졌다.


메이냥은 숙련된 정보원이었다.

누군가에게 꼬리를 밟힌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으나.

언제나 세상일이 뜻대로만 되는 것은 아니었다.


그녀에게 협조하기로 한 꼬마가 검문에 붙잡혔다.

무시하고 도주하면 될 일이었으나.

몸이 멋대로 움직였다.


라이오네가 자신에게 그리했듯이.

자신 또한 그리했을 뿐이다.


모두 한번에 정리하려 했으나.

한놈이 빠져나갔고.

한놈은 그들이 되어 그녀를 쫒아오기 시작했다.


"죄, ㅈ죄송해요···!"

"지금, 그런 말 하지 말라니···."


-푸슉.


"젠장."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메이냥의 시야가 붉게 물들었다.

등어리에 박힌 금속이 서늘하게 느껴졌다.


꼬마를 바닥에 내린 메이냥이 땅을 굴렀다.


-카가강!

-푸콱!


서늘한 기운을 품은 검이 메이냥의 허벅지를 뚫고 튀어나왔다.


"크풉, 커헉···."

"후, 질긴 년이구먼."


달려온 기사 하나가 그녀의 머리채를 들어 올렸다.

메이냥은 저항하려 했으나 몸이 잘 움직이지 않았다.


메이냥의 무력은 무력대 과장급을 가뿐히 넘고 있었으나.

이번에는 상대가 그리 좋지 못했다.


메이냥의 머리채를 붙잡은 기사가 불평을 토해냈다.


"아니, 무슨. 대장을 이딴 잡일에 투입한답니까?"

"베니가데 그렇게 말하지 마라."


"하지만, 그자는 황실 친위대를 무슨 뒷골목 잡배처럼 사용하고 있지 않습니까?"

"어허, 내가 그리 입조심하라 일렀거늘. 그분은 황실의 일원이자 현 황제 폐하의 외삼촌이다. 그분의 귀가 어디에든 붙어 있으니. 너는 이제 죽은 목숨이다."


"어휴, 제발 그런 농담 좀 그만하십쇼."

"흐흐, 농담으로 들리더냐."


베르무트의 말에 베니가데가 소름이 돋는 듯.

자기 팔뚝을 쓸어 보였다.


-빡!


베니가데는 그녀를 기절시켜 어깨에 둘러메었다


"크, 큿흠! 아무튼 죽이지 않고 데려오라는 임무는 성공입니다."

"그래, 돌아가자."


걸음을 옮기던 중.

베니가데가 지나가듯 말했다.


"아, 참 꼬마는 어떻게 할까요?"

"황실의 행사다. 아는 자는 적을수록 좋겠지."


꼬마의 눈이 커졌다.

심장박동이 빨라졌다.


아무 생각 없이 본능적으로 무릎을 꿇고 자비를 외쳤다.


"자, 자비를 동생이 굶고 있습니다. 분명 큰 사례를 해주시겠다고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그래, 자비를 내려주마."


-서걱.


깔끔한 일격.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는 제국의 모습.

그러나 이것은 뒷골목에서 일상과도 같았다.


"돌아가자."

"넵."


어두운 뒷골목부터.

화려하게 빛나는 골목 너머까지.

하나의 핏줄기가 그려졌다.



* * *



저녁 식사를 마친 뒤.

나는 그녀들에게 나의 이야기를 가감 없이 전달했다.

그녀들은 울기도 하고 놀라기도 하면서 내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새벽달이 저물 무렵 내 이야기는 끝났다.

그녀들의 눈이 충혈돼 있었다.


"이것이 저의 이야기입니다."

"오빠···."

"고생했구나."

"···."


래브도느가 내 손을 잡으며 말했다.


"오빠, 오빠는 저희를 떠나지 않으실 거죠?"

"물론이지. 래브."


"정말이지. 끝을 알 수 없는 사람이네요. 당신은."

"이제, 더 이상 숨기지 않겠습니다."


살다는 내 이야기를 모두 전해 듣고는 말했다.


"흐음, 그렇다면 한아. 내 오라비 루시펠은 지금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느냐."

"아마 제 생각에 루시펠은 아마 라시타와 몸을 공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아 내 이야기는 들어 알고 있겠지?"

"물론입니다. 살다님의 이야기를 들어 알고 있었기에 모든 추리가 가능했으니까요."


루시펠과 살다는 코드네임 알파와 베타.


공작원 시절 <인류 보호 프로그램>으로 파악한 자료에 따르면.


그들은 아담과 이브로 구성되어 있었다.


판데모니움의 본래 명칭 또한 에덴이었을 것이고.


내 추측은 이렇다.


새로운 행성에서 인류 재구성 프로그램을 마친 라시타의 육체는 쇠하였고.


프로젝트의 최종 단계인 아담에게 빙의하는 과정에서 보조 AI였던 반고가 반역을 일으켜 그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게 만들었다.


반고의 목적은 '덮어쓰기'를 통하여 라시타의 존재를 완벽하게 지워버리고 자신이 신 세계의 유일한 신이 되는 것.


유일하게 남은 문제는 시간대인데.


그 빌어먹을 모니터가 나를 잡아먹은 시점에서 그것을 생각할 이유가 있을까.


조금 후련한 마음이다.


어느새, 새벽이 밝아오고 있었다.


그녀들을 돌려보낸 뒤.


잠드는 대신 훈련장을 나와 가볍게 달리기 시작했다.


···얼마나 달렸을까?


내 옆으로 요크도기 부장이 따라 달리고 있었다.


요크도기 부장이 말을 걸어왔다.


"자네가 드라코 컴퍼니에 있어 주어 든든하다네."

"감사합니다."


"사실은 내가 직접 제국에 가고 싶었다네."

"···."


"나는 그 아이를 마음으로 낳아 키웠지."

"···."


"그러니 그녀는 내 딸이라 할 수 있지."

"···."


"부디, 부탁이니. 꼭 그녀를 구해주길 바라네."

"···물론입니다."


이제 곧 부장직을 내려놓고 은퇴를 준비하는 요크도기였다.

그는 메이냥의 실종 소식을 전해 듣고 십 년은 더 늙어 보였다.


강한 책임감을 느꼈다.

그녀들에게 내 모든 것을 알린 뒤.

더 이상 이 세계는 나에게 타인이 아니었다.

드라코 컴퍼니의 모두가 가족과 같이 느껴졌다.


그러니 구해낼 것이다.

내가 이 세상을 구원할 것이다.

이것이 내 다짐이다.


출발하기 전.

라이오네가 나를 불렀다.


"그래요. 요크도기가 당신을 찾았다고 들었어요."

"그렇습니다."


"후우, 너무 부담 갖진 마세요. 요크도기 또한 그걸 원하진 않을 거예요."

"적어도··· 그녀를 찾는 것을 소홀히 하지 않겠습니다."


"그 정도면 좋아요. 김한 저는 당신을 믿고 있으니까요."

"감사합니다."


몸을 배배 꼰 라이오네가 손을 내저었다.

그녀가 마지막으로 확인하듯 나에게 물었다.


"으으, 이런 이야기는 그만하죠. 아무튼 이번에는 '그 무기'를 사용하지 않으실 건가요?"

"네. 만약, 제국 한복판에 핵무기를 떨어뜨렸다간, 절대로 해피엔딩에 도달할 수 없을 테니까요."


잠시 제국 한복판에 핵무기를 떨어뜨리는 상상을 한 라이오네가 쓰게 웃어 보였다.


"으음, 그건, 역시 좀 그렇죠?"

"다녀오겠습니다."


나는 몸을 돌려 라이오네의 집무실을 빠져나왔다.

목적지는 제국.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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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C.20 - 그렇게 그들은. 24.09.01 28 0 11쪽
99 C.19 - 반고 24.09.01 19 1 11쪽
98 C.18 - 살다메인 24.08.31 23 1 11쪽
97 C.18 - 리타 24.08.31 21 1 12쪽
96 C.18 - 래브도느 24.08.30 25 1 11쪽
95 C.17 - 인류보호 프로그램(2) 24.08.30 20 0 12쪽
94 C.17 - 인류보호 프로그램(1) 24.08.29 22 0 12쪽
93 C.16 - 국제 회의(2) 24.08.29 23 0 11쪽
92 C.16 - 국제 회의(1) 24.08.28 23 0 11쪽
91 C.15 - 축제(2) 24.08.28 22 0 11쪽
90 C.15 - 축제(1) 24.08.27 22 0 11쪽
89 C.14 - 라시타 성국(4) 24.08.27 28 1 11쪽
88 C.14 - 라시타 성국(3) 24.08.26 25 1 11쪽
87 C.14 - 라시타 성국(2) 24.08.26 21 1 11쪽
86 C.14 - 라시타 성국(1) 24.08.25 26 1 11쪽
85 C.13 - 벨페고르의 초대(6) 24.08.25 23 1 11쪽
84 C.13 - 벨페고르의 초대(5) 24.08.24 25 1 12쪽
83 C.13 - 벨페고르의 초대(4) 24.08.24 27 0 11쪽
82 C.13 - 벨페고르의 초대(3) 24.08.23 26 1 11쪽
81 C.13 - 벨페고르의 초대(2) 24.08.23 28 1 11쪽
80 C.13 - 벨페고르의 초대(1) 24.08.22 29 1 12쪽
79 C.12 - 올펜 제국(6) 24.08.22 29 1 11쪽
78 C.12 - 올펜 제국(5) 24.08.22 30 1 11쪽
77 C.12 - 올펜 제국(4) 24.08.21 35 1 11쪽
76 C.12 - 올펜 제국(3) 24.08.21 28 0 12쪽
75 C.13 - 올펜 제국(2) 24.08.21 26 0 11쪽
» C.12 - 올펜 제국(1) 24.08.20 28 0 11쪽
73 C.11 - 호엘룬(6) 24.08.20 28 0 12쪽
72 C.11 - 호엘룬(5) 24.08.20 30 1 12쪽
71 C.11 - 호엘룬(4) 24.08.19 28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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