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계략 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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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나루엔
그림/삽화
나루엔
작품등록일 :
2024.07.24 08:16
최근연재일 :
2024.09.01 20:00
연재수 :
10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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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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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C.15 - 축제(1)

DUMMY

90.

C.15 - 축제(1)



드라코 컴퍼니아.


칠일간의 축제가 시작됐다.

술병을 홀짝이는 라이오네.

내 얼굴을 바라보더니.

풉-하고 웃어 보였다.


지금 내 얼굴에는 낙서가 가득했다.

그녀들이 장난친 결과물.


우리들이 축제를 즐기고 있음에 만족한 걸까?

라이오네의 표정이 밝았다.

그녀가 나를 타이르듯 말했다.


"김한씨. 너무 급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만약 반고가 우리를 건드릴 수 있었다면 진작 건드렸을 테니까요."

"알겠습니다."

"후후, 그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는 얼굴이네요."

"아무래도. 상대가 상대이다 보니."


조금 놀란 표정을 지어 보이는 라이오네.


"어머. 당신이라면, 설사 상대가 신이라 할지라도 무심한 얼굴로 썰어버릴 줄 알았는데요. 끝이다. 이러면서."

"저를 너무 과대평가하시는군요."


그녀가 마치 나를 흉내 내듯.

진지한 얼굴표정을 지어 보이더니.

볼팬을 집어 들고는 슈슉-.

목을 그어 보이는 시늉을 했다.


언제부터 내 이미지가 저렇게 된 거지?

완전 냉혹한 살인마가 따로 없다.

난 그런 사람이 아닌데.

그런데.

옆에서 함께 이야기를 듣던 그녀들.

표정이 이상하다.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하는 모양새.

어째서?

라이오네가 주의를 환기하듯.

헛기침을 해 보이며 말을 이었다.


"큿흠. 아무튼! 모두가 김한처럼 강한 건 아니니까요. 아실지 모르겠지만. 다른 직원분들 또한 김한씨의 일정에 맞추기 위해 매일 지옥 같은 야근을 반복하고 있었답니다. 그러니 그들에게도 쉬어갈 틈을 주어야겠지요."

"이해합니다."

"아. 그리고 김한님을 위해 특별한 손님들을 초대했으니. 드라코 컴퍼니아를 돌며 그들을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요?"

"특별한 손님들이요?"

"후후, 사실 김한님만을 위한 것은 아니지만요. 축제가 끝난 뒤. 드라코 컴퍼니를 중심으로 세계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어요. 그러니. 크고 작은 모든 국가에서 중요 인사들이 방문할 거예요. 아마, 그중에는 김한씨와 이미 만났던 인물들도 있지 않을까요?"

"그렇군요."


잠시 생각을 더듬어 보았다.

그레이하운드에서 시작된 여행.

드라코 컴퍼니에서 보냈던 시간들.

페카폴타스와 리브랜.

주와이외즈와 요정의 숲.

달마티아 해안.

올펜 제국과 호엘룬.

마왕성과 라시타 성국까지.

참 많은 일이 있었다.


조금 그리운 얼굴들이 스쳐 지나갔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축제를 마저 즐기러 가보겠습니다."

"라이오네님 이렇게 즐거운 축제를 열어주셔서 감사해요!"

"후후, 축제를 즐겨보는 것 또한 제법 괜찮은 여흥이니라."

"그래요. 김한의 뜻이 곧 저의 뜻입니다."


리타의 말에 식은땀이 흘렀다.

라시타 성국의 멸망과 함께 리타는 조금 변했다.

이게, 과연 조금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살다와 래브는 오히려 환영하는 분위기.

난감하군.


밖으로 나오자.

서류철을 들고 서 있는 우사금 부장과 마주쳤다.

그가 나를 알아보고는 밝게 웃어 보였다.


"아. 김한인가. 세계의 평화를 위해. 정말 많은 일을 해주었네. 하하 나 같은 범부는 따라가는 것조차 버겁지만. 마지막까지 자네를 응원하겠네."

"감사합니다. 어째서, 그런 서류뭉치들을··· 축제를 즐기지 않으시는 겁니까?"

"끄응. 모두가 축제를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지. 부서장은 부서장만의 고충이 있는 법이니까. 축제를 즐기는 것은 자네들로 족하네. 하하."

"···그렇군요."


괜히 물어본 것 같다.

우사금 부장의 얼굴 표정이 썩어들어갔다.

나는 재빨리 그를 지나쳐 회사를 벗어났다.


드라코 컴퍼니아 마을 회관을 중심으로 축제가 벌어지고 있었다.

래브가 내 소매를 잡아당기며 나를 이끌었다.


"오빠, 저거 해보지 않을래요?"

"그럴까요."

"오, 저것은. 한아 네 특기가 아니더냐."

"김한씨의 존엄함을 보여줄 때로군요."

"···존엄까지야."


래브가 가리킨 것은 경품 간판 대였다.

살상력을 제거한 소총이다.

점수판 위의 물건들을 쏘아 넘어뜨리는 게임.

그리고 경품 간판 대를 지키고 있는 이안.


"이안?"

"어. 리타님? 하하, 오래간만입니다. 아, 그, 저··· 형씨도 오래간만이군."

"살아계셨군요."

"큿흠. 큼! 무, 무슨 그런 무서운 소리를···! 아, 교황청과 라시타 성국에 난리가 났다는 이야기는 들었네. 그런데, 나는 결투 재판을 끝으로 전역하여 떠돌이 용병으로 활동하게 되었으니. 이제 나와는 상관이 없는 일이지."

"흐응, 그건 조금 아쉬운데."

"크흠. 저번에는 미안했소."


살다의 말에 뼈가 있었다.

이안은 모르는 척 고개를 돌렸다.


신성 결투 재판에서 이안은 마지막 일격으로 그녀들의 목숨을 위협했다.

살다는 아직 자신들을 죽이려 했던 것에 대한 앙금이 남아있는 모양.

어쩔 수 없지.

내 실력을 보여주는 수밖에.


"얼마입니까?"

"응, 잉? 아, 그렇지. 어. 잠깐! 형씨가 이걸 하겠다고? 차라리 나를 홀딱 벗겨 먹겠다고 하지 그러나! 이제 막 가판대를 연 참인데 뭐 해보지도 못하고 장사를 접게 생겼군! 이번 축제에 투자한 금액이 만만치 않다네 그러니 제발 자비를 보여 줄 수는 없겠는가?"

"얼마인지 물어보았을 뿐입니다만. 그게 싫으시다면···."


내가 힘주어 노려보자.

이안은 과장되게 웃어 보이며 양손을 파닥였다. 


"아니, 아니! 내가 형씨 성격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아이고 내 정신머리 좀 봐 그래 한 게임에 1 실버라네! 총알은 30발이고 표적에 명중하면 점수에 따라 상품을 차등 지급한다네."

"룰을 조금 바꾸죠."

"으, 으응? 그, 그게 무슨 소린가?"


내 말에 이안의 이마에 식은땀이 맺혔다.

나는 그런 이안에게 씨익 웃어주며 말했다.


"제가 30발 모든 표적을 맞히면 준비된 상품을 전부 주십시오. 대신 한발이라도 빗나가면 10골드를 드리겠습니다."

"뭐, 뭣···? 아니 제발 그러지 말게나··· 아, 아니 하나라도 빗나가면 10골드라고? 자네 배포도 크지···. 하하, 그렇게 큰 돈이라면···! 하지만 이, 이런 고민되는군."


그는 진땀을 흘려가며 손가락을 놀리더니.

곧 마음을 정한 듯 답해왔다.


"그, 그래, 좋네. 하지만 지금 여기에 준비된 총을 사용해야 하네."

"당연한 말씀입니다."


넘어왔군.

나는 속으로 씨익 웃어 보였다.


"여기, 이 총일세 만약 형씨가 표적을 전부 맞힌다면, 약속대로 준비된 상품을 전부 주겠네."

"약속한 겁니다."


이안이 어색하게 웃으며 나에게 총을 건네주었다.

조악하게 개조된 소총.

심지어 드라코 컴퍼니의 물건조차 아니었다.

아무래도 제국의 암상인들에게서 구해온 듯했다.

과연.

이것이 이안이 노리는 바인가.

조준점이 형편없이 뒤틀려 있었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적어도 탄착군을 형성하는 데만 30발을 모두 소모할 정도.

하지만 지금의 나에게 그런 건 문제가 되지 않았다.


<직관>을 사용하고 조준.

자동으로 예상 탄착 지점이 표시됐다.

다시 한번 깨닫는다.

정말 형편없는 총이다.


"오빠, 파이팅!"

"저 뒤에 있는 것이 모두 상품이더냐. 후후, 짐꾼이 필요하겠구나."

"그저, 믿습니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나는 사격로에 올라섰다.

그가 투자했다는 것이 이것이었나.


작은 나무판에 그가 직접 그린 듯한 동물들.

어떤 장치를 사용한 것인지.

표적들이 고개를 내밀었다 사라지며 약을 올리고 있었다.

물론 나에게 방해가 될 정도는 아니다.


-철컥. 탕, 탕, 탕 탕!


단 한발의 오발 없이 완벽하게 목표에 적중했다.

그녀들이 환호했다.

슬슬 구경꾼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세상에! 저 사격 솜씨 좀 봐."

"총이 좋은 거 아녀?"

"멍청한 소리. 아까 다른 놈이 쏘는 걸 봤는데. 총이 쓰레기 같다고 저기 주인장한테 욕을 한 바가지는 하고 갔다고!"

"세상에 조준하는 것 같지도 않은데 저런 명중률이라니!"

"아, 저기 역시 김한이었군!"

"드라코 컴퍼니의 비밀 요원이라 불리는?"

"그래. 바로 그자야!"


모든 표적을 맞히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혹시나 하는 표정을 지어 보이던 이안.

표적이 넘어갈 때마다 얼굴이 썩어들어가더니.

넘어간 표적이 20개가 넘어갈 때쯤.

자기 가슴을 부여잡으며 통곡하기 시작했다.


사격을 마치고 돌아보니.

이안이 혼이 달아난 듯 주저앉아있었다.

리타가 그 앞에서 팔짱을 끼고 그를 노려봤다.


"아이고. 난 망했다."

"이안. 아무리 그래도 전 성전기사단장이 꼴사납게 뭐 하는 건가요!"

"성녀님 그런 말씀 마십시오. 제가 이번 장사에 얼마를 투자했는데요!"

"흥, 자업자득이라고 생각하세요. 그리고 만약 이걸로 김한님이 당신을 용서한다면 당신은 오히려 수지맞은 것과 마찬가지라구요!"

"어휴. 우리 성녀님. 이젠 완전히 김한바라기가 되어버리셨군요."

"크, 큿흠. 합당한 능력을 지닌 남자에게 그에 걸맞은 대우를 해주는 것뿐이에요."

"크흑, 어쩔 수 없군요. 다 가져가십쇼!"


이안이 포기했다는 듯.

양손을 들어 보이며 한탄하듯 말했다.

나는 상품들을 살펴보며.

괜찮아 보이는 것들을 주워들었다.


래브에게는 분홍색.

살다는 빨간색.

리타는 오렌지색.


팔찌를 받아든 그녀들이 팔을 들어 올리며 자랑하듯 말했다.


"와, 이뻐라!"

"김한님의 선물···!"

"후후, 고맙구나."

"고르고 싶은 것이 있다면. 우선 골라 보시겠습니까?"

"그럼 저는···!"


내가 그녀들에게 나눠준 것은 각자 달랐으나.

그녀들이 집어든 것은 모두 같았다.

그건···.


내 인형···?

조금 투박하게 생기긴 헀지만.

그것은.

분명 나를 본뜬 인형이었다.


"와 이거 제법 잘 만들었네요."

"그렇게 말이다. 김한의 특징이 잘 살아있는걸?"

"이건, 성물이라 할 수 있겠군요."

"이 세계엔 초상권도 없는 것인가."


내 말에 이안이 쑥스럽게 웃으며 목덜미를 긁었다.


"어, 저기··· 형씨. 너무 화내진 말자고. 지금 드라코 컴퍼니에서 형씨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한다니까?"

"···."

"저, 저기. 형씨? 화난 거 아니지?"

"후, 이미 지나간 일이니 상관없겠죠. 어차피 이것들은 이제 전부 저희 것이니까요."

"아. 그게 말이지···."


내 말에 이안이 불안하게 웃어 보였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자자, 여길 보세요. 드라코 컴퍼니 김한 굿즈 행사장입니다. 그 어디보다 저렴하게 모시겠습니다. 자 다들 이쪽으로 모여주세요! 아, 거기 새치기할 생각하지 말고!"

"저게 뭡니까?"

"아, 음··· 그게 말이지? 내가 도안을 만들어서 드워프 들의 제작 공방에 맡겼는데. 그곳 제작자들이 물건을 만들어 주는 대신 자기들도 이걸 만들 수 있게 해달라고 하더라고? 그래서 허락해줬지 뭐야? 그런데 저 녀석들 내 도안을 발전시켜서 이것저것 굿즈들을 만들어 냈다고!"

"하아."


세상에.

김한 굿즈 행사장에.

내 모습을 그린 일러스트 북부터.

액자, 접시, 풍선 등 온갖 곳에 내 얼굴이 박혀 있었다.

그리고 그곳을 운영하는 이는···.


"놀노르."

"아, 김한! 돌아오셨군요! 이것 보세요! 김한을 좋아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아요!"

"오빠, 이것 보세요! 야광 김한 스티커에요!"

"후후, 김한 머리핀도 제법 운치 있구나."

"김한의 모습으로 깎여있는 십자가··· 성유물로 삼을 수 있겠습니다."


뭐라 할 수도 없고.

돌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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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C.19 - 반고 24.09.01 19 1 11쪽
98 C.18 - 살다메인 24.08.31 23 1 11쪽
97 C.18 - 리타 24.08.31 21 1 12쪽
96 C.18 - 래브도느 24.08.30 25 1 11쪽
95 C.17 - 인류보호 프로그램(2) 24.08.30 20 0 12쪽
94 C.17 - 인류보호 프로그램(1) 24.08.29 22 0 12쪽
93 C.16 - 국제 회의(2) 24.08.29 23 0 11쪽
92 C.16 - 국제 회의(1) 24.08.28 23 0 11쪽
91 C.15 - 축제(2) 24.08.28 22 0 11쪽
» C.15 - 축제(1) 24.08.27 23 0 11쪽
89 C.14 - 라시타 성국(4) 24.08.27 28 1 11쪽
88 C.14 - 라시타 성국(3) 24.08.26 25 1 11쪽
87 C.14 - 라시타 성국(2) 24.08.26 21 1 11쪽
86 C.14 - 라시타 성국(1) 24.08.25 26 1 11쪽
85 C.13 - 벨페고르의 초대(6) 24.08.25 23 1 11쪽
84 C.13 - 벨페고르의 초대(5) 24.08.24 25 1 12쪽
83 C.13 - 벨페고르의 초대(4) 24.08.24 27 0 11쪽
82 C.13 - 벨페고르의 초대(3) 24.08.23 26 1 11쪽
81 C.13 - 벨페고르의 초대(2) 24.08.23 28 1 11쪽
80 C.13 - 벨페고르의 초대(1) 24.08.22 29 1 12쪽
79 C.12 - 올펜 제국(6) 24.08.22 29 1 11쪽
78 C.12 - 올펜 제국(5) 24.08.22 30 1 11쪽
77 C.12 - 올펜 제국(4) 24.08.21 35 1 11쪽
76 C.12 - 올펜 제국(3) 24.08.21 28 0 12쪽
75 C.13 - 올펜 제국(2) 24.08.21 26 0 11쪽
74 C.12 - 올펜 제국(1) 24.08.20 28 0 11쪽
73 C.11 - 호엘룬(6) 24.08.20 28 0 12쪽
72 C.11 - 호엘룬(5) 24.08.20 30 1 12쪽
71 C.11 - 호엘룬(4) 24.08.19 28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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