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계략 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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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나루엔
그림/삽화
나루엔
작품등록일 :
2024.07.24 08:16
최근연재일 :
2024.09.01 20: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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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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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C.13 - 벨페고르의 초대(4)

DUMMY

83.

C.13 - 벨페고르의 초대(4)



다음날.


쉽지 않군.

그녀들이 깨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일어나 발코니로 나왔다.

유리로 된 수영장.

바닥이 투명하여 마치 하늘에 떠 있는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발을 슬쩍 가져다 대니.

온도 조절 기능이 탑재된 듯 미지근했다.


몸을 조심스럽게 집어넣고 부력에 몸을 맡겼다.

둥둥 내 몸이 하늘로 향한 채 자유롭게 떠돌았다.


끝이 직관적으로 느껴지는 시점이었다.

이 싸움이 끝나면 나는 어떻게 되는 걸까.

이런저런 상념이 몰려왔다.

아직 잘 모르겠다.

어떻게든 되겠지.


이곳에 소환된 이후.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달려왔다.

수많은 사람을 만났다.

좋은 사람도 있고 반대의 경우도 있었다.

나는 만족하는가?

고개를 돌려 창가를 바라봤다.

그 너머는 잠든 그녀들이 있었다.

그래, 고민할 필요는 없겠지.


"하암, 김한 아침부터 뭐 하는 거예요?"

"잠시 생각할 것이 있어 독백하고 있었습니다."


-참방.


리타가 수영장으로 들어와 앉았다.


"후후, 저희를 두고서요?"

"···죄송합니다."

"죄송할 거 있나요. 다만."


리타가 양손으로 내 얼굴을 감싸 안았다.


"이제, 저희를 책임져 주셔야 해요."

"물론입니다."

"진짜로?"

"진짜로."


가슴으로 내 머리를 받쳐 든 리타가 내 입술을 탐해왔다.


"아···!"


-툭.


어느새 일어난 래브가 수건을 떨어뜨리더니.


-풍덩!


"너무해!"

"꺄악! 래브."

"푸헙···!"


"리타 언니 이렇게 오빠를 독차지하기 없기로 했잖아요?"

"아, 저··· 그게 아니라···."

"래브, 리타를 너무 놀리지 말아주세요."

"히히, 역시 오빠 눈은 못 속이겠네요. 하지만 어느 정도 진심도 섞여 있다고요?"


베에- 하고 혀를 내밀어 보인 래브가 우리 둘을 끌어안았다.


"오빠가 모든 일을 해결하고 난 다음. 우리 이런 집을 구해서 함께 살아요!"

"흠, 충분히 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쵸? 그쵸? 아이도 많이 낳고. 또. 또 으. 여행은 이미 충분히 즐긴 것 같아요. 그래, 아이를 낳고 또 낳아서 마을을 만드는 거예요···!"

"···래브!?"

"푸흡···! 그, 그건··· 좀."


그건, 좀 무서운데.

하지만 적어도 그녀의 마음은 느낄 수 있었다.

나 또한 고아로 오랫동안 홀로 외로운 시간을 견뎌내야 했으니.


"흐응, 본녀를 두고 저들끼리 꽁냥대고 있었느냐."

"어, 언니? 그게 아니라!"

"꺄핫!"


하.

우리들은 잠시 좋은 시간을 보냈다.



* * *



마계 토너먼트 챔피언십 예선장.

같이 참가하게 된 래브와 응원의 인사를 나눴다.


"래브, 다치면 안 됩니다."

"오빠도요!"


각자의 참가자 대기실로 들어갔다.

나는 대기실을 가득 메운 악마들 사이에 서 있었다.

정말 일이 이렇게 되다니.


주변에서 흘끗대는 시선이 느껴졌다.

깔끔하게 무시하자.

필요한 건 우승 상품뿐이다.


어디 보자 나는···.

그런데 이게 뭐지?

예선장에서 번호표를 디지털식으로 나눠줬는데.

이름 뒤의 숫자가 조금씩 바뀌고 있었다. 


[G조 14번 김한. x342]


"삼백사십이?"

"아, 그건 배당률이라네."


나를 신경 쓰고 있었던 것인지.

붉은 피부에 굵직한 몸을 지닌 중년 악마 하나가 다가왔다.

그는 몹시 설명에 목마른 모습이었다.

나는 왠지 그가 안쓰러워져 여지를 내주었다.


"우승자 도박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그렇다네. 마계 토너먼트 챔피언십은 마왕성 최고의 엔터테인먼트이자 흥행사업이라 할 수 있지. 또한 이 도박자금은 단순히 벨베고르님의 지갑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닌 약소 계층의 자립과 지원을 위해 사용된다고 하니 이 얼마나 훌륭한 일인가? 재미와 기부 거기에 일확천금의 기회까지! 그러니 자네도 한번 참가해 보는 것은 어떻겠나?"

"···감사합니다."


순간 도박 홍보 담당자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의 눈빛에서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정말로 순수한 진상 설명 아저씨였다.


이 아저씨는 본능적으로 주변에 뭘 모르는 사람이 보이는 순간.

설명의 욕구를 참아 낼 수 없는 것이다···!


아무튼 내가 배당률이 300배가 넘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오늘 아침에 래브와 나눴던 대화가 떠올랐다.

물론 제국에서 받은 금화만으로도 충분할지 모르겠으나.

그녀의 원대한 꿈을 이루어 주기 위해서는 충분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참이었다.

이번 기회에 돈 좀 벌어 볼까?


순간 나의 기색을 눈치챈 것인지.

설명 아저씨의 콧구멍이 벌름거리기 시작했다.

그래, 뭐 별일 있겠어?

나는 설명 아저씨에게 물었다.


"저기, 혹시 이거, 자기 자신에게 배당을 걸 수도 있는 겁니까?"

"그럼, 물론이지. 하지만 자네는 자네가 제법 강하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우승을 노리는 것만은 절대 쉽지 않은 일이 될걸세! 특히, 이번 토너먼트에는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도미닉 경과 그 자리를 노리는 카케락이 출전하게 되면서 더욱 달아오른 상태니. 우리 같은 이들은 그저 최대한 실력을 펼쳐 보여 마왕성 경비대 소속 스카우터의 눈에 들기만을 바라는 것이 최선일걸세."

"···말씀 감사합니다."

"하하, 더 궁금한 것이 있다면 얼마든지 물어보게나."

"아닙니다. 이제 정말 괜찮습니다."

"쓰읍, 아쉽구먼 그럼 나도 예선 준비를 해야 하니 이만 실례하겠네."


설명 아저씨는 정말로 아쉽다는 듯.

한참을 입맛을 다셔 보인 뒤 자리를 떴다.

사실은 기계 사용법까지 물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그랬다가는 예선 출전 전까지 계속해서 붙들려 있었을 것이다.


나는 <직관>을 사용하여 대략적인 정보를 파악한 뒤.

기기를 조작하여 나 자신에게 배당을 걸었다.


"김한에게 7만 제국 금화."

[띠, 띠, 띠리링! 참가자 : 김한에게 7만 제국 금화를 베팅하셨습니다. 현제 배당률 : x1053입니다.]


그새 내 배당률이 1000배로 뛰었다.

그만큼 도미닉과 카케락이라는 자에게 기대감이 쏠려있는 거겠지.

오히려 좋다.

그들에게 배당금이 몰리면 몰리게 될수록.

내가 얻은 배당금이 늘어나게 된다는 이야기니까.


그때 대기실에 불빛이 켜지며 내 출전 번호가 지명되었다.


[G조 14번 김한 vs G조 13번 발루스]


"그럼, 시작해 볼까?"


나는 대기실 문을 열고 예선장으로 입장했다.



* * *



"자. 여러분 마계 토너먼트 챔피언십이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바바락 그리고 이쪽에는 해설을 맡아주신 코그모님입니다. 모두 박수와 함께 환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와아아아아!"


예선장 한쪽에 마련된 부스.

스포트라이트가 비치며 바바락과 코그모가 모습을 드러냈다.

관중들이 기대감에 몸서리치며 환호했다.

곳곳에 진행 요원들이 배치됬다.

흥분한 악마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진땀을 흘려댔다.


"자, 이번 토너먼트에는 마계 대공 도미닉경께서 일 년간의 휴식기를 마치고 출전을 선언하셨는데요! 코그모님께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크흠, 도미닉경 께서는 제가 일선에서 활약할 때부터 이미 최강자에 자리해 계신 분으로서 많은 분의 기대를 받아왔는데요. 저 또한 오랜만에 그분의 무력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되어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와아! 와! 도미닉! 도미닉!"


"하하하, 곳곳에서 도미닉경을 응원하는 환호의 메시지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코그모님 도미닉경에게 뼈아픈 패배를 경험했으나 절치부심하여 이번 토너먼트에 참가를 선언한 카케락에 대해서는 어떤 평가를 내리고 계시는지요!"

"카케락의 경우에는 저와 직접 결투를 펼쳐본 적이 없어 자세하게 말씀드릴 수는 없으나. 그 특유의 날쌘 발에는 예측할 수 없는 강력한 한방이 담겨있다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그러니 그 공격이 도미닉 경에게 얼마나 치명적인 데미지를 줄 수 있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 생각됩니다."

"카케락 화이팅! 카케락 한번 제대로 보여 달라고!"


"아, 그렇군요! 아, 마침 카메라가 예선전을 한창 치루고 있는 G 경기장을 중계하기 시작했습니다. 함께 보시죠!"


거대한 스크린에 예선전에 한창인 선수들의 모습이 담겼다.


그때 바바락이 주목한 것은 G조 13번과 14번의 결투가 치르는 7번 경기장이었다. 


"저기 보십시오. 13번과 14번의 경기가 펼치는 방향! 저건, 인간종족인가요? 신기하군요. 마왕성에 공식적으로 출입을 허가받은 인간이 있다니!"

"···그러게 말입니다. 선수 이력을 살펴보니. 벨페고르님께서 직접 출입 허가증에 도장을 찍어주신 것으로 확인되는군요! 그렇다면 저 선수 혹시 모를 다크호스로 떠오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코그모 해설의 말에 바바락이 손을 내저었다.


"저는 좀 많이 아쉽습니다. 지금 한창 전설이라 불릴만한 이들이 출전한 상태에서 그가 이 대회의 다크호스가 되기 위해서는 뚫고 나가야 하는 길이 너무 험난한데요! 만약 이전 대회에 출전했다면 저 또한 충분히 동의할만한 말씀입니다만···. 아 경기 시작하네요! 같이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G조 14번 김한 vs G조 13번 발루스]


전광판 아래 김한과 발루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발루스는 우승을 차지한 적은 없으나.

한때 이 대회에서 본선 8강까지 진출한 경험이 있는 베테랑 선수였다.

배당은 234배 김한보다 거의 4배가 높은 배율이었다. 

발루스가 김한을 내려보며 어깨를 으쓱했다.


"호오, 벨페고르님이 인간종족 녀석의 국내 체류를 허가하시다니! 거기에 대회출전까지? 놀랄 일이군. 하지만 첫 상대가 나라니. 오, 참 아쉬운 일이야. 순식간에 끝내줄 테니 관광지에서 슬롯머신이나 돌려보라고 하하하!"

"참고하지."


둘의 상태를 확인한 심판이 신호와 함께 깃발을 들어 올렸다.


"준비, 시작!"


-빠악!

-털썩.


어떻게 된 일일까?

바바락이 순간 잡고 있던 마이크를 떨어뜨렸다.

마이크를 줏어든 바바락이 더듬거리며 입을 열었다.


"어, 어···? 뭐가 어떻게 된 거죠? 코그모 해설님 어떻게 보셨습니까?"

"크, 크흠, 저도 간신히 확인했습니다만. 순간적으로 발루스 선수의 날카로운 찌르기를 피하면서 발로 간장을 공격해 중추신경계를 멈춰 다운 상태에 이르게 한 것으로 확인됩니다."


코그모 해설의 말에 바바락이 턱을 다물지 못하는 채로 침을 튀기며 입을 놀렸다.


"아니잇! 이렇게 순식간에 이 정도로 정확한 타켓팅이 진정 가능하다는 말씀이십니까?"

"저도 보고 놀랐으나. 카케락 정도의 선수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 생각됩니다."


코그모의 말에 바바락은 더욱더 놀라 외쳤다.


"아니, 그럼 저 선수가 지금 카케락에 비견될 정도라고 말씀하시는 겁니까 코그모 해설님? 저분 배당률이 얼마나 되죠? 아니, 뭐라고 1000배가 넘는다고? 세상에 우리는 지금 눈앞에서 일확천금의 기회를 날려버린 걸지도 모르겠네요."

"하하, 누가 저런 이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이라도 했겠습니까? 그런 이가 있다면 아마 본인뿐이겠지요. 저는 그저 그가 지금 이곳에서 '가능성'을 보여준 만큼 이 대회에 새로운 바람이 불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에 기대감이 드는군요."


코그모가 입에 기대의 미소가 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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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C.20 - 그렇게 그들은. 24.09.01 28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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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C.18 - 살다메인 24.08.31 23 1 11쪽
97 C.18 - 리타 24.08.31 21 1 12쪽
96 C.18 - 래브도느 24.08.30 25 1 11쪽
95 C.17 - 인류보호 프로그램(2) 24.08.30 20 0 12쪽
94 C.17 - 인류보호 프로그램(1) 24.08.29 22 0 12쪽
93 C.16 - 국제 회의(2) 24.08.29 23 0 11쪽
92 C.16 - 국제 회의(1) 24.08.28 23 0 11쪽
91 C.15 - 축제(2) 24.08.28 22 0 11쪽
90 C.15 - 축제(1) 24.08.27 23 0 11쪽
89 C.14 - 라시타 성국(4) 24.08.27 28 1 11쪽
88 C.14 - 라시타 성국(3) 24.08.26 25 1 11쪽
87 C.14 - 라시타 성국(2) 24.08.26 21 1 11쪽
86 C.14 - 라시타 성국(1) 24.08.25 26 1 11쪽
85 C.13 - 벨페고르의 초대(6) 24.08.25 23 1 11쪽
84 C.13 - 벨페고르의 초대(5) 24.08.24 25 1 12쪽
» C.13 - 벨페고르의 초대(4) 24.08.24 28 0 11쪽
82 C.13 - 벨페고르의 초대(3) 24.08.23 26 1 11쪽
81 C.13 - 벨페고르의 초대(2) 24.08.23 28 1 11쪽
80 C.13 - 벨페고르의 초대(1) 24.08.22 29 1 12쪽
79 C.12 - 올펜 제국(6) 24.08.22 29 1 11쪽
78 C.12 - 올펜 제국(5) 24.08.22 30 1 11쪽
77 C.12 - 올펜 제국(4) 24.08.21 35 1 11쪽
76 C.12 - 올펜 제국(3) 24.08.21 28 0 12쪽
75 C.13 - 올펜 제국(2) 24.08.21 26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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