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계략 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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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나루엔
그림/삽화
나루엔
작품등록일 :
2024.07.24 08:16
최근연재일 :
2024.09.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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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6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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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6 - 주와이외즈(12)

DUMMY

게임 속 계략 용사 - 39

C.6 - 주와이외즈(12)



주와이외즈 공작가.

성소, 깊은 곳.


-풀썩


화이트칼 가주는 마치 짐짝처럼 들려져 성소 깊은 곳까지 운반되었다.


자기 부친을 돌바닥에 집어 던진 레드제미라가 흐르는 땀을 닦아냈다.


화이트칼 가주는 두려움에 몸을 덜덜 떨며 노쇠한 목소리로 애원했다.


"아, 아들아 이게 무, 무슨 짓이란 말이냐···!"

"흐흐, 아버지 자기가 초대한 손님들을 감시하겠다고 자기 수하를 전부 내보내면 어찌합니까? 덕분에 일이 쉬워지지 않았습니까?"


레드의 조롱 섞인 말에 분개한 화이트칼 가주는 역정을 내보이는 것으로 응하였으나, 레드의 서늘한 대답에 곧 얼굴이 새하얘졌다.


"네 이놈! 나는 네 아비란 말이다."

"그래서요. 나와 계약한 놈이 성검의 주인이 되기 위해서는 내 혈족을 제물로 바쳐야 한다고 하더군. 블루를 제물로 바칠 수 없음이 참으로 아쉬우나 어쩌겠소? 아버지께서는 그저 운명이다 생각하고 받아들이시지요."


아들의 매몰찬 대답에 화이트칼 가주는 순간 모든 사건의 진실을 깨닫고는 다급하게 아들을 불러세워 설명하려 했다.


"뭐, 뭣이···? 아들아. 그것의 말을 믿어서는 안 된다! 내 뒤늦게 깨달았으나 미처 너에게 이야기해줄 시간이 없었다! 성검에는 비밀이 숨겨져 있다 그 성검은···!"

"하하, 개소리도 작작 하시오. 아버지의 그 음흉한 혓바닥을 믿어 온 내가 어떤 꼴이 되었는지는 아버지가 가장 잘 아시지 않소?"


-부욱


레드제미라는 그렇게 말하며 제 아비의 입을 자기의 소맷귀를 찢어 만든 구속구로 막아버렸다.


"읍, 읍!!!"

"불효는 그리 길지 않을 테니, 잠시만 그러고 계십시오."


화이트칼 가주는 자신의 입을 막아두고 유유히 걸어 나가는 레드제미라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통탄을 금치 못했다.


'이런, 내가 자식을 잘못 키웠구나···!'


성소 중앙에 꽂혀있는 주와이외즈를 바라보는 화이트칼의 눈빛에는 통한과 두려움의 감정이 가득했다.



* * *



화이트칼 가주가 성검 주와이외즈의 이변을 눈치챈 것은 레드제미라가 악마 대공 안드라스와 계약을 맺은 직후였다.


언제나처럼 성검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성소에 들린 화이트칼 가주는 주와이외즈에서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작은 균열을 발견했다.


그것은 성검 주와이외즈 아니 적염검 헤레브가 자신의 진정한 주인인 안드라스가 레드제미라와의 계약을 맺음으로써 스스로의 힘을 드러내자 주인에게 돌아가기 위해 신성 봉인을 깨뜨리려 했던 반항의 흔적이었다.


"이게, 무슨···?"

【그그극.】


평생에 걸쳐 성검을 수호해왔던 화이트칼 가주는 성검의 균열에서 드러난 그것이 성검의 본질임을 단박에 깨달았다.


지금까지 그것을 감싸고 있던 신성력의 정체가 무엇이었는지도.


'주와이외즈는 성검 같은 것이 아니었다. 또한 이 검에 깃든 신성력은 마검을 봉인하기 위해 선조들의 희생으로 쌓아 올린 봉인의 잔재일 뿐···! 하지만 그런 것이 이제 와서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성검이 없다면 주와이외즈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 없다면 만들어서라도 주와이외즈는 가문에 영원히 계승되어야 한다!'


화이트칼 가주는 지금, 이 순간.


평생에 걸쳐 쌓아 올린 관념과 상식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주와이외즈의 가주로서 가문을 지켜낸 시간만큼은 헛되지 않았다는 듯.


그의 머리가 맹렬히 회전하며 대책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블루에게는 안타까운 일 일수 있으나, 주와이외즈의 가주로서는 성검이 블루를 선택한 것이 오히려 복이 되었다 할 수 있겠구나. 블루에게 성검을 계승시킨 다음 블루를 제물로 하여 비밀리에 전해져 온 봉인술을 실행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계승 위는 레드에게 넘어갈 것이고 그렇게만 진행된다면 주와이외즈의 혈통은 비틀림 없이 이어 나갈 수 있게 될 것이다. 이것은 혹 조상님들의 도우심인가···.'


비정한 말을 서슴없이 내뱉음에도 화이트칼의 눈빛에서는 전혀 흔들림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 후 화이트칼 가주는 우선 자신의 신성력을 모두 쏟아부어 주와이외즈의 균열을 메웠다.


'이래봐야 한순간의 조치일 뿐이다. 서둘러야겠군.'


하지만 최대한 소리 없이 계승식을 마치려고 했던 화이트칼의 계획은 초장부터 허망할 정도로 어긋나기 시작했다.


자신에게 격렬히 반발한 뒤 방에 처박힌 레드제미라.


자신의 주제도 모르고 무모한 상대에게 덤벼든 헥토르.


예상을 넘어선 김한 일행의 무력과 성녀의 엉뚱함.


블루제미라에게 은밀하게 접근해온 악마 놈 까지.


거기에 하필 악마를 쫒아내고 블루의 신변을 보호하게 된 것이 성녀 일행이라는 말을 전해 들었을 때.


화이트칼은 머리를 부여잡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굴러간 스노우 볼은 제국과 교황청 그리고 드라코 컴퍼니를 대변하는 김한이 화이트칼 가주를 압박할 수 있게 하는 단초가 되었고. 


결국 화이트칼 가주는 김한에게 주와이외즈의 치부가 드러날 수도 있는 통행증을 제 손으로 허락할 수밖에 없었다. 


'후, 어쩔 수 없지. 최악의 경우 모두 한데 모아 쓸어버린 후 입을 닫는 수밖에···.'


비록 기사단장인 헥토르가 김한에게 패배하는 일이 벌어졌다고는 하나 이곳은 주와이외즈였다.


숫자의 우세는 결코 무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그들의 사기 또한 전혀 꺾이지 않은 상태였다.


'그럼에도 이 마음의 불안은 통 잠재울 수가 없구나.'


여전히 마음이 급했던 화이트칼 가주는 자신의 심복을 모두 풀어 김한 일행이 묶고 있는 객실 전체를 감시하도록 조치했다.


그리고 그것으로 새벽녘에 있었던 살다의 암행을 파악할 수 있었다. 


'수하들의 보고서에는 그 여인이 김한이 특별히 아끼는 이라 하였다. 그렇다면 분명 써먹을 데가 있겠지.'


다음날.


화이트칼 가주는 수하들을 시켜 살다를 긴급 체포하라 명하였다.


그들이 자리를 비운 짧은 순간.


레드제미라는 제 아비를 납치하여 성소의 차디찬 바닥에 처박았다.



* * *



왈도의 도움으로 살다가 합류했다.


살다는 서둘러 김한의 상태를 살펴보더니.

인상을 찌푸린 채 김한을 나무랐다.


"한아, 본녀는 한이 네가 그런 짓을 할 줄 알았더라면 절대로 은혜를 내려주지 않았을 것이다. 어찌 그리 무모한 것이냐."

"살다님을 걱정시켜드려 죄송합니다. 다만 저는 그것이 최선의 선택이라 여겨 실행하게 되었습니다."


살다는 잠시 김한을 샐쭉하니 째려보았으나.

곧 한숨의 내쉬며 김한을 토닥였다.


"후, 내 너를 어찌해야 좋을까. 판데모니움의 정원에 묶어두자니 시들시들 말라 죽어 버릴 것만 같고. 밖에 풀어두자니 혈기가 왕성하여 무엇이든 들이받다 머리가 터져 죽어버릴 것만 같구나. 계속해서 내 품 안에만 있어 준다면 좋을 텐데···."

"살다님의 신경 써주심에 감사하나. 저희는 함께 세상을 둘러보기로 약조한 사이가 아니겠습니까? 아직 저는 살다님께 보여드리지 못한 세상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그러니 부디 살다님께서는 파랑새의 날개를 꺽는 우를 범하지 마옵소서."


김한의 대답에 살다는 그저 피식 웃어 보이더니.

다시 한번 김한의 목덜미에 자기 입술을 가져다 데었다.


이번에도 늘어진 침을 닦아낼 생각도 없어 보이는 살다가 싱긋 웃더니.

김한의 귓가에 은근히 속삭였다.


"한 번이면 충분할 줄 알았거늘. 한이 네가 네 목숨을 가지고 본녀를 이리도 애태우니 어찌할 방도가 없구나."

"살다님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휘청이는 살다를 받아든 김한은 살다를 등에 업은 채 이동하기 시작했다.


잠시 멍하니 그 둘을 바라보던 이들이 얼굴을 붉히며 헛기침하더니 김한을 따라 움직였다.


살다의 합류로 속도가 붙은 김한 일행은 빠르게 마법진을 해체해 나갔다.


살다는 김한에게 업힌 상태에서도 손짓 한 번으로 마법진을 해체하는 신비에 가까운 기교를 보여주었다.


이에 반길과 비노가 놀라다 못해 턱이 빠져버린 것은 웃기지도 않는 이야기였다.


어느새 노을 질 무렵.


서로 다른 루트로 탐색을 시작했던 김한과 성녀 일행이 최종 목적지인 성소 앞에 집합하였다.


리타는 그때까지도 김한의 등 뒤에 업혀있던 살다를 보더니 도끼 눈을 뜨고 노려보았으나.


살다는 그 모습에 그저 키득거리며 김한의 옆구리를 장난스레 찔러 델 뿐이었다.


"후흐흐, 여보아라 한아, 너의 새 아가가 나를 질투하고 있구나."

"살다님 장난이 짓궂으십니다···."


이마에 혈관이 돋아난 리타가 버럭 소리를 질러댔다.


"아니, 지금 성검을 모시는 신성한 장소에 악마가 숨어든 것도 모자라 끔찍한 모략을 꾸미고 있음이 밝혀진 상태인데! 그리도 태평하시다니요! 제가 김한을 잘못 보고 있었던 것 같네요!"

"···자중하도록 하겠습니다."


김한의 사과에 리타는 잠시 멈칫하더니.

살다를 향해 고개를 돌리고는 삿대질하기 시작했다.


"아니, 아니지, 사실 김한이 잘못한 게 아니에요. 음흉하게 김한의 등에 올라타서는 교태를 부려대는 살다메인 당신이 나쁜 거라고요!"

"흐으응, 리타 하지만 본녀는 김한에게 힘을 나누어 준 데다 마법진을 해체하느라 몸에 힘이 남아있질 않느니라."


"그, 무슨. 말도 안 되는···!!! 저 또한 김한에게 축복을 부여하고 마법진을 해체하였는데 이리 멀쩡하지 않습니까?"


그렇게 말한 리타는 잠시 살다를 위아래로 내려보더니.

우월한 미소와 함께 선언했다.


"아항, 그렇군요. 살다메인 아스모데우스 역시 나이를 먹을 대로 처 드시다 보니 무릎이 시려오시는 것 같습니다?"

"···."


순간 어떤 말에도 흔들리지 않을 것 같았던 살다의 몸이 흠칫 떨리기 시작했다.


'이, 이건 좀 위험한데···?'


김한은 본능적으로 이 상황을 해결하지 않으면 성소에 웅크리고 있는 악마보다 더 무서운 상황이 일어날 것임을 직감했다.


"성녀님. 살다님께 무례한 언행을 행하신 것을 사과하시죠."


김한은 급히 성녀를 바라보며 사과를 요구했다.


그리고 살다를 토닥이며 살포시 내려준 뒤.

김한은 필사적으로 그녀를 어르고 달래기 시작헀다.


"살다님 리타 성녀의 말을 귀담아들으실 필요 없습니다. 살다님의 고귀함은 세월의 흐름으로 홀대받을 만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너는···."


살짝 울먹이는 듯한 살다의 중얼거림에 김한이 그녀의 말에 집중하고자 고개를 가까이하자.


-츄읍


순간 살다는 기습적으로 김한에게 입맞춤 해왔다.

김한은 잠시 당황하였으나. 


그녀를 받아주는 것으로 이 상황을 정리할 수 있다면 이득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가만히 있기를 택하였다.


곧 고개를 땐 살다는 늘어진 침을 닦아 낼 생각도 하지 않은 채.

리타를 바라보며 한쪽 눈을 찡긋거렸다.


"확실히 젊은 아이의 기운이 좋긴 하더구나."

"저, 저, 저저저저저 불경한!!!!"


순간 얼굴이 벌게진 리타가 삿대질하며 다가오려 하였으나.


그녀의 뒤에 서 있던 이안이 솜씨 좋게 리타의 양 겨드랑이에 손을 넣어 그녀를 번쩍 들어 올렸다.


"놔, 놓으세요. 이안 불경죄로 잡혀가고 싶은 겁니까!"

"성녀님 제발 좀 진정하시죠. 지금 바로 앞에 악마가 있다니까요?"


이안의 핀잔에도 화가 풀리지 않는지 씩씩거린 성녀 덕분에 잠시 소란이 있었으나.


결국 수긍하여 고개를 푹 숙인 성녀를 대동하여 김한 일행은 성소에 진입하게 되었다.


'어떻게 잘 풀린 걸까···?'


김한은 성소에 숨어든 악마보다 더 무서운 것이 있음을 여실히 느끼며 선두에 서게 되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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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C.10 - 신성 결투 재판(4) 24.08.17 37 0 11쪽
64 C.10 - 신성 결투 재판(3) 24.08.16 34 0 12쪽
63 C.10 - 신성 결투 재판(2) 24.08.16 34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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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C.8 - 요정의 숲(2) 24.08.10 45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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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C.7 - 의장 선거(3) 24.08.09 41 0 11쪽
45 C.7 - 의장 선거(2) 24.08.08 42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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