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없으면 죽는 북부공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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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수곰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7.30 19:32
최근연재일 :
2024.09.08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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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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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8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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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9화. 주문하신 천벌. 직접 수령하실게요~

DUMMY

9화


“내려라 떨거지들.”


항상 그렇듯 쓰레기처럼 사람을 털어낸 마차가 잘라내기 마을을 빠져나갔다.


사람들 사이에 무척 실용적인 복장을 한 금발 소년의 얼굴은 특히 어두웠다. 재무관 라셀 글리포드의 아들인 아셀 글리포드였다.


“지금쯤 아버님이 사실을 아셨겠지... 너무 충격받지 않으셨으면...”


아셀은 떠나기 전, 어머니가 손에 쥐여준 가문의 문장이 새겨진 단검을 쓰다듬었다. 아직 남은 온기가 느껴지는 것 같았다.


집에는 동생들도 있다. 아직 어리고 총명하니 대를 잇기엔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울면서 매달리던 동생들을 마지막으로 좀 더 쓰다듬어 주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쉬웠다. 해주고 싶은 것도, 알려주고 싶었던 것도 많았는데...


‘어쩔 수 없어. 사기에 침식된 자가 가까이 있으면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모르니까.’


아셀은 눈가를 훔치며 앞을 바라봤다. 이미 일어난 일은 일어난 일이었다. ‘현실을 받아들이고 앞을 볼 때’였다.


항상 북부의 무식한 경영에 머리털이 빠져가면서도, 아버지가 매번 했던 말이었다.


그때 앞쪽에 이상한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다들 똑바로 서!”

“거기 새로 온 놈들 빨리빨리 이리로 와라!”


한 무리의 병사들과 그들에 의해 광장에 모인 마을의 주민들. 아셀 역시 협박과 다름없는 채근에 사람들과 광장에 꿇어앉혀졌다.


‘잘라내기 마을엔 영주나 치안관이 없다고 알고 있는데...’


곧 의문은 풀렸다. 기수가 들고 있는 깃발에 새겨진 도마뱀 문양. 그것은 발데크 남작가의 표식이었다.


범죄 조직부터 온갖 더러운 일에 연루되어 있다는 소문이 있는 귀족이었다. 항상 꼬리를 자르고 도망가는 바람에 아버지가 이를 갈던 것이 기억났다.


그때 다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괜찮아... 항상 있는 일이니까 금방 끝날거야...”


손에 느껴진 온기에 고개를 들자, 깡마른 소녀가 보였다. 그녀의 허리춤 그물망엔, 다양한 쓰레기 같은 것들이 들어있었다. 레나였다.


세상의 불합리는 모두 겪은 모습에도 불구하고 아셀을 독려하며 연초록 눈동자를 빛냈다.


“아... 배, 배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처음 느끼는 또래 이성의 손길에 아셀은 말을 살짝 더듬었다.


“어흠! 다들 듣거라!”


병사들 앞으로 나온 뻐드렁니의 중년 남자가 위로 솟은 수염을 매만지며 소리쳤다.


도마뱀 문장의 서코트를 흉갑 위에 덧입은 남자. 이 무리에서 가장 높은 사람으로 보였다.


“나는 최근까지 이곳을 지배하던 악독한 갱단에게 너희가 고통받음을 늘 안타깝게 여겨왔다!”

[.....]

“하여. 이 같은 일이 번복되지 않도록, 당분간 우리가 체류하며 너희를 돌보도록 하겠다! 감사히 여기도록!”


병사들이 우쭐해있는 뻐드렁니를 향해 박수를 쳐댔다. 하지만 원래 있던 주민들은 익숙한 일인 듯 한숨만 쉬었다.


“침착하고 눈 마주치지 마... 만약 무슨 일 당하면 지켜줄게. 알았지...?”


레나가 부드럽게 그의 등을 다독였다. 아셀은 처음 보는 사람이 보인 무조건적인 호의에 의문을 던졌다.


“왜 이렇게까지 해주시는 건가요?”

“너, 울고 있잖아...”


걱정스런 연녹빛 시선에 아셀은 얼굴을 매만졌다. 뜨거운 액체가 바닥으로 흩날리듯 떨어졌다.


아... 내가 울고 있었구나. 아셀이 다급히 얼굴을 훔쳤지만 한번 터진 눈물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레나는 그 작은 품으로 그의 얼굴을 묻어주었다. 따뜻한 다독임에 작은 어깨가 떨리기 시작했다.


아무리 마음을 다잡아도 15살은 아직 세상의 어두움을 받아들이기에 어린 나이였다.


“괜찮아. 다 괜찮아 질거야...”


레나의 부드러운 목소리에 필사적으로 깨문 이빨 사이로 울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작은 품이었지만 성스러운 힘에 둘러싸인 것처럼 마음이 편해졌다.


잠시 후 울음을 멈춘 아셀이 빨개진 눈가를 닦으며 머리를 들었다. 레나는 아무 말 하지 않고 생긋 웃어주었다.


“감사합니다. 배려해 주셔서. 저기 성함이...”

“레나. 이제 친구니까, 힘든 일 있으면 말해...”

“저는 ㅇ...”

“아셀 도련님!!”


그때 사람들을 거칠게 밀치며 아셀을 향해 뻐드렁니가 다가왔다. 녀석은 비굴한 웃음을 흘리며 깍듯이 고개를 숙였다.


“하이고! 이게 누구십니까. 재무장관님의 아드님이신 아셀 도련님 아니십니까~!”

“저, 저를 아십니까?”

“물론이고 말굽쇼~ 어찌 글리포드 후작가의 장남을 몰라볼 수 있겠습니다!”


주변을 보니 몇몇 고급스러운 복색의 사람들에게 병사들이 말을 걸고 있었다.


“이제부터 저희가 불편함 없이 도련님을 모시겠습니다! 그러니 아버님께는...”

‘그런 거였군...’


아셀은 어린 나이에도 몇 번의 대화로 돌아가는 상황을 파악했다. 이들은 죽음을 앞둔 사람을 가지고 장사를 하는 것이다.


사기에 침식된 자는 천민과 귀족 할 것 없이 무조건 격리되어 이곳으로 보내진다.


동시에 그들은 북부 법으로 ‘죽은 것’으로 처리되어 생전의 재산과 지위를 모두 잃게 된다.


걔 중엔 지체 높은 가문의 자식이나 가족들도 있다. 이들은 그들을 잘 보살펴 주는 명분으로 인맥과 금품을 얻으려 하는 것이었다.


죽은 것으로 처리되었다고 해도, 가족을 모른 체 할 순 없을 터. 그 부분을 파고든 얄팍한 장사였다.


“그, 그래! 어머니에게 꼭 이야기하지!”


주변의 귀한 신분의 사람들은 희망에 가득 차 너나 할 것 없이 소리쳤다.


이곳에 버려져 극한의 절망을 겪은 상황에서 내민 손길. 그것만큼 달콤한 것은 없으니 당연했다.


“귀족...?”


겁먹은 소리에 아셀은 옆을 보았다. 레나는 당황하며 그와 뻐드렁니를 번갈아 보고 있었다.


아무래도 복장이 귀족답지 않아 평민으로 착각한 듯 보였다.


레나의 넝마와 같은 옷에 선명한 눈물자국. 아셀은 이미 흘려낸 나약함을 마주하고 이빨에 단단히 힘을 주었다.


만약... 그녀의 다독임을 받지 못했었더라면, 나도 저들과 같은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


부끄럽고 치욕스러운 기분이 몰려들었다.


“자자~ 제가 정비해 둔 방이 있으니 그곳으로...”

“거절하겠습니다.”


아셀은 뻐드렁니의 손을 쳐내고 다시 자리에 앉았다. 녀석의 입가가 크게 뒤틀렸다.


“무슨 말씀이신지...”

“저는 이미 죽은 자입니다. 이미 키워주신 부모님께 불효를 저질렀는데, 어떻게 더 심려를 끼쳐드리겠습니까.”


10대 중반의 어린 나이임에도 아셀은 질책하듯 소리쳤다. 그러자 일어나던 귀족 자제들과 가족들은 헛기침하며 부끄러워했다.


“저는 이들과 같은 존재입니다. 살아서 그들을 지켜주지 못했으니 적어도 죽는 것은 같이 해 속죄하도록 하겠습니다.”


잘라내기 마을의 사람들이 웅성거렸다.


지금까지 이곳에 온 귀족 중에 이런 자가 있었던가? 귀족 습관 못 버리고 패악질 부리지만 않아도 다행이었다.


하지만 후작가의 자제. 그것도 어린 나이의 소년은 너무나도 또렷하게 북부의 귀족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었다.


하지만 그 강직함의 모든 이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이게...!”


뻐드렁니는 광대를 부들부들 떨더니 거칠게 아셀의 팔을 잡아챘다.


그러자 깜짝 놀란 레나가 녀석의 팔을 온몸으로 잡고 늘어졌다.


“아, 아셀! 내 친구를 놔줘...!”

“더러운 꼬맹이가 어딜 ...! 저리 꺼져!!”


쿠당-!!


“레나씨!!”


레나가 바닥에 패대기쳐지며 신음을 냈다. 곧이서 그녀의 배로 뻐드렁니의 부츠가 뒤따랐다.


퍽- 콱-!!


“이 거지 같은 게! 뒈진 놈들이면 시체답게 알아서 기고 있어야지! 사기라도 옮으면 어쩔 거야!!”

“끅...! 허흑...!!”


발길질이 이어질 때마다, 그물망이 터지며 쇳조각과 넝마 조각 같은 것이 바닥에 쏟아졌다.


“그만 해!!”


아셀은 피가 솟구치는 감각에 뻐드렁니를 밀쳐내곤 레나를 살펴보았다. 소녀는 배를 부여잡고 바들바들 떨며 연신 마른기침을 해대고 있었다.


“레, 레나씨!! 괜찮아요?! 레나씨!!”

“와 씨! 오늘 쥐똥만 한 것들 때문에 일진 참 사납네!

“가문을 대표하는 문장을 걸친 자가 이 무슨 행패입니까!!”

“쯧. 이보세요 도련님. 좋게 나오니까 우릴 얕봤나 봐? 이건 권유가 아니라 명령이야. 알아들어?!”


뻐드렁니는 탁한 흰 눈자위를 번들거렸다.


“당신네들 어떻게 되든 좆도 상관없어. 우리가 돌보고 있다는 것만 저쪽이 알면 된다고! 감이와?”

“사람의 불행을 두고 장사를 하다니...! 하늘이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 천벌이 내릴 거예요!”

“크하하하! 천벌? 천벌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스릉-


뽑혀 나온 검이 달빛에 시퍼런 빛을 반사했다. 아무리 아셀이라지만 어린 나이의 소년. 눈앞에 보인 살의에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팔 하나 떼어내고도 그딴 말이 나오나 보자고!!”

“으윽...!!”


아셀은 문장이 새겨진 단검도 차마 뽑지 못하고 두 눈을 질끈 감았다.


부조리한 폭력 앞에서 또래 여자아이 하나 보호해 주지 못하는 건가...? 처음으로 무력감과 분노가 몸 안을 휩쓸었다. 그때...


틱- 탱그랑


“응...?”

“.....??”


무언가 맥없이 부러지는 소리에 아셀은 눈을 떴다. 소리가 들린 곳엔 뻐드렁니의 검이 있었다.


하지만 검신이 없었다. 그 쇳덩이는 바닥에 꼴사납게 나뒹굴고 있었다.


뻐드렁니의 손잡이만 남은 검 너머로 그림자 속 두명의 인영이 보였다.


“웬 놈이냐!”


챙-


뻐드렁니는 허리춤에 있던 다른 검을 빼 들고 앞을 노려봤다. 뒤에 있던 놈들도 연달아 무기를 꺼내 앞으로 나왔다.


하지만...


티틱- 탱그랑


뻐드렁니가 들고 있던 검의 검신이 또다시 바닥으로 떨어졌다.


동시에 녀석이 입고 있던 판금 앞부분에 얇은 생채기가 났다. 그걸 눈치챈 것은 아셀 뿐이었다.


“...아저씨...”


신음 섞인 소녀의 목소리에 그림자 속 눈매가 뒤틀렸다. 누가 봐도 정비가 시급해 보이는 황금색 검이 가볍게 떨렸다.


“감히 내가 누군 줄 알고!! 이봐 검!”


뻐드렁니는 험상궂은 이빨을 바르르 떨며 검을 받았다.


티틱-

“야 이새꺄! 다른 검 내놔!!”

티틱-

“이 자식이고 저 자식이고! 빨리 검..”

티틱-

“검....”

티틱- 푸슛-


뻐드렁니는 이질적인 소리와 쓰라림에 흉갑 안으로 손을 넣었다. 얇게 갈라진 틈새로 바람이 들어왔다.


가슴에 난 생채기에서 피가 묻어 나왔다.


그제야 상황을 깨달은 녀석은 벌벌 떨기 시작했다. 카벨의 만족스러운 웃음이 녀석을 맞이했다.


“왜. 더해보지? 검 모자라?”

“도, 도대체 네놈은 누구...”

“나? 하늘.”

“뭐...?”


얼빠진 소리에 카벨이 그림자에서 나왔다. 그를 발견한 주민의 탄성과 환호성이 나왔다.


그중엔 카벨이 아닌 벨티오에게 반색하는 죽은 자들도 여럿 있었다.


“대, 대장님!”

“대장님이 여긴 왜...!”


병사들은 함성을 지르는 주민들을 주먹질로 다스리려 했지만, 북부 기사의 문장을 단 벨티오의 등장에 당황해 물러섰다.


카벨은 음영이 져, 한층 더 사나워 보이는 면상으로 사납게 이빨을 드러냈다.


“주문하신 천벌. 직접 수령하실 게요 고객님.”

“뭐, 뭐해!! 다 죽여버려!!”

[와아아아!!]


몰려드는 이십여 명의 병사들을 마주한 벨티오와 카벨은 각자의 이유로 분노하며 무기를 으스러져라 쥐었다.


“또 삐지면 짜증 나서 같이 벨 것 같으니까, 뒤에 숨어서 활이나 깔짝거리시죠. 그 뭐냐 바프였나?”

“달시다! 네놈이야말로 걸리적거리지 않게 몸이나 사려라! 힘 조절을 못 할 것 같으니까!”


두 남자는 서로를 향해 으르렁거리곤 병사들을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


“크헉!”


카벨이 가볍게 쥔 둥근 폼멜을 축으로 휘어진 검날이 병사의 옆구리를 베고 지나갔다.


갬빗슨이라고 불리는 솜 갑옷의 내용물이 내장과 섞여 붉은 눈처럼 흩뿌려졌다.


우드드득-!!


“끄아아악!!”


다가오는 녀석의 건틀릿을 잡아채, 뒤에 놈을 후려차자 뼈가 뒤틀려 으스러지는 감각이 느껴졌다.


‘금속 흉갑이라. 어중이떠중이들은 아닌가 보군.’


카벨은 꽥꽥대는 녀석의 팔을 뒤틀어 방패 삼아 들었다. 그 위로 두, 세 개의 검날이 내리쳐졌다.


카각-! 콰직-!


흉갑을 통해 검이 빗겨 나가는 소리, 검이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당황한 병사들을 향해 들고 있던 병사를 던져버렸다.


순식간에 깔린 병사들의 목을 서슬 퍼런 황금색 검이 순서대로 갈랐다.


“끄륵...! 끅!!”


깊게 베지 않은 탓에 목이 베인 병사들은 숨구멍으로 피를 뿜어내며 버둥거렸다.


공격이 뜸해진 틈을 타 카벨은 주변을 살폈다. 팔의 뼈가 작살난 병사와 목에서 피거품을 뿜는 병사들의 모습에 다른 놈들이 주춤거리고 있었다.


난전. 그것도 1대 다의 상황에서 1인 쪽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위압이었다. 그 점에서 공포심은 효과적이었다.


‘더 오러를 사용할 필욘 없겠군. 괜히 편하자고 썼다가, 사기가 더 쌓이면 귀찮으니까.’


북부의 마력에 깃든 사기. 뻐드렁니에게 위압용으로 쓴 오러로 인해 미세하지만, 마력에 이물감이 느껴졌다.


대공과의 대결 직후 카벨이 쓰러진 이유는, 피로 탓도 있었지만 몸속에 차오른 사기의 낯선 고통 때문이었다.


마치 몸 전체에 흐르는 피가 사포처럼 변한 것 같았다. 공녀가 그 수배의 사기를 축적하고도 움직인다는 게 감탄스러울 정도였다.


하지만 오러를 쓰고 싶지 않은 이유는 단순히 사기의 축척 때문은 아니었다.


“건드리면 안 되는 걸 건드린 놈들을, 간단히 죽일 생각은 없거든!”


병사들 너머를 보자 기절한 레나가 보였다. 처음 보는 금색 머리의 소년이 난전 속에서 그녀를 감싸며 지키고 있었다.


은혜는 더 큰 은혜로. 어머니가 항상 하던 말이었다.


썩은 음식이었지만, 레나에게 있어 생명과 소중한 사람의 마지막 온기를 나눠 준 거나 마찬가지라는 것을 카벨은 알고 있었다.


그 온기가 지금 혹한 속에서 자신의 몸을 데우고 있다는 것도.


“컥...!”


몇몇 병사들이 카벨을 막기 위해 인질을 잡을 셈으로 주민들에게 다가갔다. 그럴 때마다 화살이 갑옷 틈에 정확히 꽂혔다.


“뭉쳐 있어라! 내가 지켜 줄 테니! 4소대! 진형을 갖춰라! 사기 따위에 녹슬 정도로 나약하게 단련시키진 않았다는 걸 보여주는 거다!”


벨티오였다. 아침에 조직원들과 싸울 때는 검을 주로 써서 못 알아봤지만, 쿼터엘프답게 활 쏘는 솜씨가 일품이었다.


그뿐 아니라 죽은 자들 몇이 그의 명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아무래도 사기에 침식된 전 부하들로 보였다.


그는 전 부하들과 함께 옳은 일에서 눈을 돌리지 않는다는 신념으로 사람들을 지키고 있었다.


덕분에 카벨은 사람들을 신경 쓰지 않고 마음껏 속풀이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때...


“이, 이봐! 잠깐! 돌아와라!!”


벨티오의 외침을 따라가자, 레나를 감싸고 있던 남자아이가 전장으로 뛰어드는 것이 보였다.


아직 어려 보이는 인상이었지만 분노하며 명확하게 무언가를 쫓고 있는 자의 모습이었다.


카벨은 소년과 거리를 좁히려 했지만...


“야 꼬마!! 허튼짓하지 말고 빨리 돌아ㄱ...!”


캉-!!


뒤이어온 병사들이 내뻗은 무기들을 받아내느라 전진은 무의미하게 끝났다.


탐욕스러운 병사들의 얼굴과 냉병기 사이로, 나무토막을 빼든 소년의 모습이 멀어져갔다.


소년의 허리춤에서 한 번도 빼 들지 않은 고급스런 단검의 인장이 달빛으로 반짝였다.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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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38화. 약속을 지킬 때이니라. 24.09.07 14 1 16쪽
38 37화. 도둑 24.09.06 15 1 13쪽
37 36화. 루팅의 프로 24.09.05 15 1 15쪽
36 35화. 쯧 24.09.04 17 1 12쪽
35 34화. 평생 벗지 말아야지. 24.09.03 17 1 13쪽
34 33화. 쪽 24.09.02 17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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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18화. 그냥 쏠 걸. 24.08.17 37 2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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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5화. 미안해요. 24.08.14 38 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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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1화. 물어 24.08.10 48 2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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