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볼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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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냐
작품등록일 :
2024.07.30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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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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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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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화 지배

DUMMY

"여보세요?"


한국과 미국. 태평양을 건넌 전파가 민재와 수현을 이어주었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 매미 소리와 함께 8월의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어. 할아버지는 아직?"


"응. 아빠도 슬슬 마음을 비우고 계신가 봐."


투수코치의 죽음으로 허무하게 끝나버린 승부조작 스캔들.


죽음으로 도망친 그를 인세에 있는 사람들이 달리 정죄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진실에 근접한 사람들이 해외에 있는 가족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지만, 무슨 이유인지 가족들은 모두 침묵으로 일관할 뿐.


상처만 남은 싸움이 되고 말았다.


"문고도 아직이야?"


"응. 바이탈은 정상인데 아직 못 일어나고 있어."


사건을 파헤치다가 사고로 목숨을 잃을 뻔했던 두 남자, 신문고와 대기자.


둘은 기적적으로 생명은 살렸지만 한 달이 넘도록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제 두 사람이 깨어나기를 기도할 뿐.


사건의 중심에 섰던 인물들은 찜찜한 결말을 맞이했다. 벽에 걸린 화이트보드. 수현의 시선이 그곳으로 향했다.


-워리어스 투수코치: 사망

-청태오: 행방불명

-강효민, 정우준: 약물중독으로 수사 중단 후 입원 치료

-대기자, 신문고: 의식불명

-최총재: 의식불명

-승부조작 자진신고자 명단: 크로커다일즈 이양태, 레이븐스 유등식...

-...


천둥이 친다고 강물이 멈추지 않듯. 세상은 여전히 바쁘게 돌아간다.


누군가의 날은 종말을 맞이하지만, 누군가는 꿈을 이룬다.


누군가는 죽고, 누군가는 태어난다.


모두에게 나쁜 소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저씨는 많이 바쁘시겠네."


"응. 이제 내일이면 출시니까 아마 두 주 동안은 밤샘 대기 하지 않을까?"


드디어 최수현이 구현해 낸 가상현실 게임, 플레이볼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세상에서 쌓은 데이터는 가상에서 야구장을 구현했다.


가상에서 쌓은 데이터는 가상을 초월하고 세상에 '가상'을 구현해 줄 것이다.


"축하해. 고생 많았어."


"고생은 무슨. 지금부터가 고생 시작이지."


F 식 위로에 T 식 반응. 둘은 너무나 익숙하다. 서로에게 조금의 악의도 없이 그저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것뿐. 안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추측하지 않는 것. 보여주는 만큼 믿어주는 것. 두 사람 사이의 신뢰는 그만큼 깊고 아름다웠다.


"너 진짜 잘 나가던데?"


"하하."




[7월 16일 대구 재규어스 1-5 부산 워리어스]

-부산 워리어스, 신인 이민재의 선발 데뷔전 승리! 160km, 쾅! 6이닝 무실점 완벽 투구


-칼럼: 시즌 중 선발 전환, 과연 현실적인가?

-익명1: 난 안된다고 봄. 프로 경험도 없는데 일주일 만에 선발 전환한다고?

-익명2: 데뷔 전에 선발 수업하고 올라왔을 수도 있지. 지난주에 5이닝 던진 거 보면 모름?

-익명3: 그날 공 뒤지더라. 오늘 투구폼 또 바꿔서 그때보단 약한 듯.


-뉴스: 신인왕 레이스, 윤희동과 이민재 워리어스 집안 싸움 될까?

-[댓글]붓산아재12: 92년 이후 첫 신인왕! 반갑읍니다^^*

-[댓글]번트요들레히호: 아재요 설레발은...

-[댓글]슈퍼스타가득염: 즐기시게 놔둬


복잡한 마음을 비우고 단순하게. 큰 힘 들이지 않고 좌우 코너만 보고 던지라는 조언에 그대로 하니 좋은 결과가 있었다.


6이닝, 13K, 퍼펙트. 의심을 확신으로 바꾸는 데는 많은 경기가 필요하지 않았다.




[7월 21일 광주 치타스 0-3 부산 워리어스]

-이민재, 162km로 광주 치타스 타선을 잠재우다! 양종현과 맞대결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승리


-칼럼: 패스트볼 만으로 리그 최고 자리를 노리는 이민재, 그는 누구인가?

-익명1: 공만 빠르다고 다가 아님. 우리 양종현처럼 제구랑 변화구가 다 되어야 대투수가...[더보기]

-익명2: 그래서 그분 오늘 무실점 하셨겠죠?

-익명3: 어허. 저분들이 그러시다면 그런 겁니다.


-뉴스: 81km 변화구로 지배하는 류진현! 8이닝 퍼펙트!

-[댓글]귀브왕: 커브 각 ㄷㄷ

-[댓글]불꽃대전: 근데 승투 못 먹은게 진짜...

-[댓글]까마까마귀: 못난 내야진을 둔 형에게 정말 미안하다~~


홈에서 승리를 선물한 이민재의 소식은 부산 팬들을 구름처럼 모이게 했다. 오랜만의 만원 관중. 만원 관중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투구를 보여줬다.


하지만 그날의 스포트라이트는 민재의 절반 구속으로 8이닝을 틀어막고도 승리를 따지 못한 류진현에게 돌아갔다.




[7월 26일 부산 워리어스 6-2 수원 아쳐스]

-이민재, 4일 휴식에 지쳤나! 6이닝 2 실점으로 시즌 4승, 첫 실점


-칼럼: 등판마다 달라지는 투구폼. 누구의 문제인가.

-익명1: 어린놈이 겉멋 들어서 잘 된 꼴을 못 봤다. 쯧쯧.

-익명2: 근데 공 무브먼트가 지리긴 했음. 포수가 못 잡아서 실점한 거지.

-익명3: 공이 ㄹㅇ루 싸가지가 없음 ㅇㅇ


-뉴스: 타고투저 시즌, 역대 최다 홈런 페이스. 꿈의 60홈런 달성할까?

-[댓글]국민거포박호병: 박호병 홈런왕 ㄱㄱ!

-[댓글]떨공삼마스터: 요즘 탱탱볼 심하긴 함. 맞으면 넘어가더라.

-[댓글]국민가품박호병: 가짜 홈런왕...[신고된 댓글입니다]


리그 최약체, 아쳐스. 아쳐스 상대 전적이 가장 뛰어난 언더핸드 투수의 투구폼으로 경기에 나선 민재는 의외의 한 방에 당했다.


"운이 좋았습니다. 박훈종 선수 한 번 잡아보려고 준비를 많이 했는데 마침 같은 폼으로 나와줬거든요."




[7월 31일 부산 워리어스 4-1 서울 엔젤스]

-이민재, 8이닝 1실점으로 시즌 5승! 부산 워리어스 상승세 이어가


-칼럼: 이제는 왼손! 양손 투수가 나타났다!!!

-익명1: 투수 어깨는 소모품이라는데 내구도가 2배네 그럼?

-익명2: ???: 어깨는 쓰면 쓸수록 강해진다!

-익명3: ???: 아, 사퇴한다고 하지 말걸...


-뉴스: 장마가 끝나간다. 폭염이 다가온다. 폭염 경기 취소도 나올까?

-[댓글]살려조12: 날씨 미치긴 했더라

-[댓글]치고달려라: 근데 이대로 가면 가을야구가 아니라 겨울야구인디

-[댓글]참구연: 그래서 돔구장을 지어야...


좌타자가 많은 엔젤스. 엔젤스의 천적인 류진현. 그의 투수폼으로 마운드에 오른 민재는 엔젤스 입장에서 재앙. 엔젤스의 한 베테랑 타자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구속이 10km 더 빠른 류진현이요? 변화구가 필요할까요? 저는 못 쳐요."




[8월 4일 부산 워리어스 7-0 서울 판다즈]

-이민재, 69구 7이닝 무실점 완벽 투구, 더위에 구속 저하 우려 대두. 구속 최저 138km


-칼럼: 이제 완급조절까지! 이민재의 패스트볼에는 낭만이 있다!

-익명1: 이민재는 세 가지 구종을 던진다. 빠른 공, 더 빠른 공, 더더더 빠른 공.

-익명2: 양손 다 이렇게 던지는 거 보면 그냥 인자강인 듯..

-익명3: 이정도 하면 메이저 가능하냐?


-뉴스: 야인이 된 김근성, 그를 만나다.

-[댓글]사랑님감독해: 그립읍니다...

-[댓글]야비의신: 너희 팀 종신 감독 기원ㅋ

-[댓글]열정열정열정: 이민재 이만큼 큰 것도 다 야신님 덕분이다!


같은 팀 김작가의 투구에 영감을 받은 민재는 꾸준히 대화를 나눴다. 휴식일에 파트너가 되어준 윤희동 덕분에 완급조절을 시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실전에 도입한 첫날, 언론과 팬들은 첫 등판만큼 충격에 빠졌다.




[8월 9일 인천 드래곤즈 1-5 부산 워리어스]

-3연패, 위기의 워리어스를 구해낸 이민재. 6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7승 달성!


-칼럼: 현대 야구와 4일 휴식 후 등판의 위험성. 워리어스는 안경 에이스의 저주를 되풀이하려는가.

-익명1: 망하라고 고사를 지내라 고사를ㅡㅡ

-익명2: 그러고보니 워리어스는 그런 저주가 있었죠 ㅎㄷㄷ

-익명3: 선수만 동의하면 우승할 수 있을 때 해야 한다고 봅니다.


-뉴스: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 혹시 우리 팀도?

-[댓글]사이언스킴: 세계 최초 야구물리학자 김박사님의 명언을 또 보네 ㅋㅋ

-[댓글]배다른민족12: 아니 근데 이건 너무 억까 아님? 오늘 연패 끊었는데

-[댓글]부산갈마귀: 휴... 긁힐 뻔.


에이스의 진가는 연패 기간에 도드라지는 법. 더위에 지친 선발진이 무너지는 동안에도 민재는 흔들림이 없다.


"더운데 응원해 주러 오신 팬분들께 감사합니다."


인터뷰가 익숙해진 민재도 한층 여유가 생겼다.




[8월 14일 부산 워리어스 2-0 대전 레이븐스]

-리그 최강 대전 레이븐스도 뚫지 못한 이민재는 통곡의 벽! 7이닝 무실점 쾌투로 류진현에 판정승


-칼럼: 워리어스는 어떻게 강팀이 되었나?

-익명1: 이건 좀...

-익명2: 이 글은 성지가 될 것입니다.

-익명3: 지금이야! 즐겨!


-뉴스: 그런 날 있잖아. 기세가 오른 워리어스! 1위도 꺾었다!

-[댓글]돼지와함께춤을: 전사로서 참을 수 없다! 축제다!

-[댓글]탈출은능지순: 어이 전붕아...

-[댓글]정상화가즈아: 워리어스? 곧 정상화해드리겠습니다.


"제가 더 잘했어야 했는데.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8이닝 1실점, 패전투수. 레이븐스 에이스 류진현의 어깨는 여전히 무겁다.




[8월 20일 부산 워리어스 8-1 고척 스파이더스]

-이민재, 고척 스파이더스 상대로도 흔들림 없는 투구! 6이닝 1실점으로 시즌 9승


-칼럼: 이제는 하이브리드다! 한 경기 양손 모두 선보인 이민재, 제구력의 비결은?

-익명1: 와, 진짜 미친 거 아니냐. 한 경기에 양손으로 다 던지면 반칙이지.

-익명2: 스위치 타자도 한 경기에 위치 바꾸잖아 무슨 상관임?

-익명3: ㄴ그 말하는 거 아니잖아요...


-뉴스: 양종현 10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리 달성!

-[댓글]둠치타치: 치타의 대투수 양종현! 대기록 축하합니다!

-[댓글]국내용판별기: 삐빅. 국내용입니다.

-[댓글]선비1호: 오늘 같은 날 축하하지도 못할 망정! 네이놈!!!


강호정에게 첫 피홈런을 허용하자, 왼손으로 바꾼 이민재.


6이닝 1피안타(1홈런) 1실점 15K를 기록하며 완벽하게 복수에 성공했다.




[8월 25일 부산 워리어스 3-0 창원 크로커다일스]

-이민재, 8이닝 무실점 완벽 투구로 시즌 10승! 18K로 9이닝 최다 탈삼진 경신! 부산 워리어스 3위 도약


-칼럼: 이닝마다 변화무쌍! 이민재의 투구폼은 도대체 몇 개인가?

-익명1: 오늘은 진짜 선 넘었다. 장난치는 것도 아니고 몇 번을 투구폼을 바꾸냐?

-익명2: 특검하라.

-익명3: 꼬우면 너희도 하던가 ㅋㅋ


-뉴스: 성공하려면 팔각도 좁혀야... 전설의 조언.

-[댓글]각동님사랑해: 각동님은 마이크 잡으시는 팔각도부터 좁히셔야...

-[댓글]무등산각도기: 허투루 들을 것이 아닙니다. 어른들이 하시는 말씀은 다 이유가...[더보기]

-[댓글]나고자란태양: 근데 투구폼 왔다갔다 하는데 구속 제구 다 되면 할 말 없는 거 아닌가?


바쁜 최회장이 홈구장을 찾았다. 오랜만에 팀 선수들을 만나 격려하고 위로하기 위해서.


사실은 민재를 보기위해 일부러 일정을 맞췄다. 상대팀으로 만난 이민재는 반가움에 눈을 빛냈다.


"아~ 짜식. 살살 좀 하지."


8이닝, 18K. 괜히 한숨이 나온 최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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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2화 김나박이, 최 24.08.14 20 0 12쪽
22 21화 개화 24.08.13 23 0 12쪽
21 20화 변신 24.08.12 24 0 12쪽
20 19화 야구 VS 축구 24.08.10 34 0 13쪽
19 18화 야성 24.08.09 29 0 13쪽
18 17화 균형 24.08.08 32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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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4화 리더 24.08.06 37 0 13쪽
14 13화 물밑 작업 24.08.06 43 0 12쪽
13 12화 카르텔 24.08.05 50 0 12쪽
12 11화 진실 24.08.05 53 0 12쪽
11 10화 승부조작(2) 24.08.04 59 0 12쪽
10 9화 승부조작(1) 24.08.04 58 0 12쪽
9 8화 구원투수, 배팅볼러 24.08.03 64 0 13쪽
8 7화 100마일짜리 배팅볼 24.08.03 68 0 12쪽
7 6화 이글아이 24.08.02 70 0 13쪽
6 5화 목격자 24.08.02 71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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